[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MBC가 남궁민, 안은진 주연 ‘연인’으로 올해 금토드라마 첫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내달 2일이면 파트1이 끝나고 그사이 김순옥 사단의 SBS ‘7인의 탈출’이 방송될 예정이어서 ‘연인’ 파트2가 지금과 같은 성과를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이 쏠린다.
MBC 금토드라마 ‘연인’은 지난주 7회 만에 자체최고시청률 10.6%(닐슨 전국)를 기록, 8회도 10.3%를 기록하면서 주말 미니시리즈 중 유일하게 10%대를 넘겨 파죽지세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이번 파트1은 다음 주인 내달 2일 10회로 마무리된다.
‘연인’은 MBC 최초 파트제 드라마를 선언했는데, 이 결정은 다분히 2023 항저우아시안게임 일정(9월 23일~10월 8일)을 고려한 편성일 것이다. 주말에 주요 경기가 펼쳐지면 드라마 결방을 피할 수 없으니 아예 파트제로 나눠 아시안게임이 끝난 후 온전하게 파트2를 방송하려는 시도로 읽을 수 있다. 다만 결방이 꽤 길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MBC는 ‘연인’ 파트2가 10월 중 방영 예정이라고만 밝힌 상태다. 아시안게임이 끝난 후 곧바로 편성하면 10월 13일이 첫 방송이 되고, 11월 11일이 최종회가 된다. 앞서 MBC 히트작 ‘옷소매 붉은 끝동’의 히로인 이세영 출연의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이 올해 하반기 편성을 예고한 만큼 연말 연기대상 시상식에 이 작품을 후보군에 포함하려면 최소 3/5은 방영되어야 체면을 차릴 터. 실상 11월 17일 첫 방송도 빠듯하다.
어쨌든 이 상태라면 아무리 빨라도 ‘연인’은 5주의 공백이 예견된 상황. 이 파트제의 가장 큰 우려는 타 채널에 ‘빈집’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각 10회로 파트를 나누려니 아시안게임 개막 2주 전부터 ‘연인’이 멈추고, 그사이 9월 15일 SBS ‘7인의 탈출’이 첫 방송 된다. ‘황후의 품격’, ‘펜트하우스’의 김순옥 작가, 주동민 연출이 재차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늘 용두사미로 지적받지만, 온갖 막장 요소를 초, 중반에 집중해 무섭게 기세를 올리는 특유의 스타일을 고려하면 시청률 10%대의 ‘연인’이 빠진 첫 방송은 그야말로 황금 카펫을 깔아준 것과 다름없다. 특히 사극 선호 시청 층은 막장 드라마에도 익숙한 만큼 맞붙어도 시청률 분산 우려가 큰데, 심지어 무주공산이 한 달이라면 시청 층 이탈 견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MBC라고 이를 모를 리 없고, 평일 미니시리즈도 없는 와중에 꼴찌만 하던 금토드라마가 올해 처음으로 1위로 올라선 상황이다. 여러모로 계산기를 두드려보고 있겠지만 지금의 최선은 ‘연인’을 14회까지 연이어 방송한 뒤 아시안게임 기간에만 짧게 결방하는 수다.
특히 공영방송 50주년 기념작으로 역대급 스케일을 예고한 최수종 주연의 KBS 대하사극 ‘고려거란전쟁’이 시작되기 전 최종회를 마무리하는 것이 사극 틈새 전략에도 유리할 것인데, 혹여 ‘7인의 탈출’이 어떤지 일단 지켜보고 결정하자는 속내가 계산에 있다면 어림없다. '7인의 탈출'은 심지어 몇부작인지도 밝히지 않았다. 시작도 전에 반 년 간다하면 흥미가 떨어질 수 있으니 말하지 않을 뿐, 잘만 되면 '펜트하우스'처럼 시리즈로 이어갈 모양새인데, 마침 기회를 잡은 SBS가 금토 왕좌 탈환과 연말 분위기 고조를 위해서라도 재방, 삼방에 총공세를 펼칠 것은 불을 보듯 빤하지 않은가.
또한, JTBC ‘힙하게’ 후속인 ‘힘쎈여자 강남순’도 무시할 수 없는 경쟁자다. 백미경 작가의 히트작 ‘힘쎈여자 도봉순’의 스핀오프로, ‘오징어게임’의 이유미가 주인공을 맡고 10월 초 시작된다.
결과적으로, MBC가 ‘연인’을 구하려면 그나마 호조인 지금 시기를 적극 이용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가뭄의 단비와 같이 모처럼 화제작을 내놓은 만큼 ‘MBC 최초 파트제 드라마’라는 허울은 내려놓아도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