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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현장] 뮤지컬 '다시 동물원', 과거의 화해 그리고 미래.."모두의 공감 있을 것"

  • 입력 2023.06.29 00:04
  • 수정 2023.06.30 20:50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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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8090세대를 대표한 포크 밴드 동물원김광석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다시, 동물원이 5년 만에 대학로 무대에 막을 올렸다.

뮤지컬 다시, 동물원2015년 초연 후 2018년까지 총 3시즌 공연된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을 이름을 바꿔 5년 만에 돌아왔다. 작품은 1988년 데뷔한 밴드 동물원의 결성 당시 이야기로, 밴드 멤버들과 동물원초기 멤버인 김광석의 실화를 극화했다. 극에 등장하는 모든 곡이 밴드 동물원과 김광석이 부른 곡이 쓰인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28일 오후 서울 대학로 소재 동덕여자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코튼홀에서 뮤지컬 다시, 동물원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전순열 연출, 박기영 음악 감독을 비롯해 빅스출신 한상혁, 송유택, 최승열, 임호, 강두, 임강성 등 출연진이 참석해 하이라이트 시연에 이어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전했다.

먼저 전순열 연출은 이번 다시, 동물원의 연출을 맡게 된 소회로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설렘이 있었지만, 크게 두 가지 고민이 있었다. 첫째는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보니 기존의 곡을 극 중 인물의 정서나 장면의 분위기와 어떻게 연결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둘째는 시대적 배경이 1980년대이고, 당시의 익숙한 명곡들이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콘텐츠에 많이 활용돼서, 이 부분을 지양하고 싶었다. 단순한 과거의 추억 여행에 머물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거였고, 어떻게 하면 80년대 동물원의 노래가 지금 시대에도 통할 가치를 찾을 수 있을까 하면서, 당시 젊은이들의 고민과 태도가 지금 시대에도 유효하다는 생각을 주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제목을 바꾼 이유에 대해서는 공연이 다시 한다는 의미도 있겠지만, 연출적으로 좀 고민했던 것이, 이 연습실 자체를 동물원이라는 공간과 일치시켜봤다. 극에서 현재의 창기가 정말 오랜만에 다시 이곳 연습실을 찾아온 것부터 시작되는데, 이 안에서 과거를 되짚어가는 과정 중에 새롭게 느끼는 여러 생각이나 정서를 강조하고자 그렇게 제목을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작품의 제목이자 밴드 이름 동물원의 탄생 비화도 있었다. 실제 동물원멤버인 박기영 음악 감독은 실제로 두 번째 앨범 동물원에 있는 동물원이라는 노래에서 팀 이름을 생각했다. 멤버들도 가사를 참 좋아했고, 팀 이름으로 지으면 어떨까 했는데, 당시 산울림의 김창완 선배가 앨범을 제작하셨는데, 매주 수요일에 한 곡씩 녹음하고 나면 늘 술자리가 있었다. 살면서 알코올 적응력이 김창완 선배를 이기는 분을 못 봤다. 우리 멤버가 다 같이 덤벼도 못 이겼다. 그러다 어느 날 술자리가 있고 다음 날 아침에 눈을 뜨고 보니 우리가 동물원이 되어 있더라.”면서 아직도 우리가 왜 동물원이 됐는지 정확하게 기억하는 친구가 없다.”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뮤지컬 다시, 동물원은 밴드 동물원의 실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만큼 역시 김광석의 음악으로 제작된 주크박스 뮤지컬 그날들과도 완전한 차별성을 지니고 있다. 그들의 실제 이야기에 그들의 음악이 보태진 작품이어서 주크박스 뮤지컬 특유의 드라마 따로 노래 따로의 생소함이 현저히 낮다.

정 연출은 김광석 님의 음악을 다룬 뮤지컬이 많은데, 우리는 밴드 동물원이 주가 되고 그 안에서 김광석 님이 부른 곡들이 함께 활용된다. 당시에 밴드가 결성되고 그들이 함께했었던 갈등, 고민, 태도, 이런 부분의 드라마가 다른 작품과 차이점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앞서 과거의 추억 여행에서 머물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은, ‘그땐 그랬지에만 머물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해서 엔딩 장면에 창기가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털어내는 장면을 진행하게 되고, 그때 김광석을 향해 부르는 넘버들이 있다. 창기가 이 연습실에 오랜만에 와서 과거를 되짚어가지만, 그 과정이 끝난 후에 모두가 함께 연습실을 정리하고 변화해서 밖으로 나가게 되는, 그런 구조를 지니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런 한편으로, ‘다시, 동물원은 실제 80년대 대학가 풍경을 담고 있어 당시 학창시절을 보낸 이들이라면 특유의 정서를 단번에 공감할 수 있다. 반면 지금은 대중음악 분야도, 뮤지컬 분야도 모두 학과 전공으로 있어, 학과 외 자신의 열정을 불사르던 동아리나 밴드 활동의 좌충우돌을 요즘 2030대가 공감하기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차라리 타겟층을 명확히 했다면 홍보 효과에도 유리하지 않았을까.

이에 정 연출은 사실은 관객층에 관한 고민도 있었다. 그런데, 공연이 올라가는 무대가 대학로이기도 하고, 지금도 동물원의 곡들이 계속 들리고 누군가 부르고 있지 않나. 해서 만약 추억 여행으로만 끝난다면 요즘 세대에게 어떤 부분을 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으로, 마지막에 그런 구조를 가미해보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박기영 음악 감독은 “8~90년대를 기억하는 세대에게는 당시의 향수에 충분히 젖을 수 있는 작품일 것이다. , 현재성이라면, 나는 이 작품을 보면서 내가 미처 20~40대를 살아오면서 뭔가 화해하지 못했던 것들을 이 무대를 통해 화해하고 치유 받는, 그런 경험을 했다. 이건 나뿐만 아니라, 작품을 관람하시는 분들이 미처 자신의 과거와 화해하지 못했던 것들, 어떤 관계 속에서 해결되지 못했던 것들이 좀 해소되는 경험을 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그리고 요즘 젊은 친구들에게는 레트로 감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음악도 원곡을 들어보시면 이게 같은 곡인가 할 정도로 많은 변화를 주었다.”라며 힘주어 말했다.

뮤지컬 다시, 동물원70년생 임호에서부터 95년생 막내 한상혁까지 다양한 세대가 출연해 밴드 친구들로 호흡한다. 무엇보다 작품의 이해가 같을 수 있을지,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하다.

김창기 역을 맡은 임호는 내가 88학번이다 보니까 동물원이 활동할 때 함께 대학 생활을 했다. 김광석 선배님이나 '동물원' 선배님들의 노래를 듣고 청춘을 보낸 사람이어서, 작품의 내용이나 시대나 당시 인물들의 삶에 대한 고민을 이 안에서는 가장 많이 공감하는 세대인 것 같다. 해서 연습 과정에서도 내가 겪었던 80년대 후반, 90년대를 많이 설명하고 이해를 도우려 노력했다.”면서 김창기는, 악이나 드라마로 풀어갈 수 없는 세월의 흐름이나 도약을 창기의 내레이션으로 풀어가야 할 부분들이 있어서, 정서적인 도약을 어떻게 잘 연결할 수 있을지 가장 많이 고민했던 것 같고, 연기적인 면에서는, 친구들 사이에 발생하는 감정, 자존심이나 미묘한 부분들을 나 역시 경험이 있어서, 당시에 김창기 선배님은 어떤 기분이셨을까, 어떤 입장이었을까, 친구들에게 보일 수 있는 부분은 어디까지이고, 가슴에 담은 부분은 어디까지였을까, 이런 것들을 상상해보고 추측하고 판단하면서 나라면?’이라는 의문 속에 접근하고 표현하려 했다.”라고 전했다.

그 친구역을 맡은 막내 한상혁의 이야기도 있었다. 그는 대본에 나와 있는 마이마이(카세트)’ 같은 소품들은 사실 나에게는 생소하다. 내 또래나 아니면 더 어린 친구들도 생소하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먼 이야기 같기도 하고, 되게 가까운 우리 역사이자 대중음악의 황금이라 할 수 있는 시기여서 그 시대를 조금 더 느낄 수 있고 알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책임감을 지니고 작품 준비를 한 것 같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 친구역에는 JTBC ‘히든 싱어2김광석 편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최승열의 출연도 주목이 쏠린다. 그는 이번 참여에 대해 개인적으로 동물원곡을 듣고 자란 팬이었고, 이번에 기영 형님과 같이 작업하는 영광을 누리고 있다.”면서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별빛 가득한 밤에’, ‘말하지 못한 내 사랑같은 곡이다. 노랫말이 굉장히 서정적이고 지금 들어도 내 나이의 감성에 또 다른 푸릇한 정서를 살려주는 가사들, 그런 것 때문에 지금도 좋아하고 존경하는 마음이 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20대 시절의 김광석 선배님을 연기하다 보니까, 그냥 재기발랄하고 말썽꾸러기였던 나의 경험을 녹였고, 모창하기보다는 정서를 가져오려 했다.”라고 밝혔다.

뮤지컬 다시, 동물원은 김광석이 등장하고 그가 불렀던 곡을 사용하지만, 김광석이 직접 작곡한 곡은 사용하지 않는다. 김광석을 소재로 한 다른 작품에서도 저작권 다툼의 소지가 없도록 김광석의 자작곡을 제외하고, 김광석을 연상케 하는 제목을 사용하거나 김광석이 보컬로 참여한 곡들을 사용하고 있다. 다만, ‘다시, 동물원은 극의 구성상 애초 김광석의 자작곡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었다고 한다.

박기영 음악 감독은 사실 저작권에 정말 많이 신경 쓰고 있다. 해서 음악 선곡에서도 저작권에 일말의 문제가 있는 곡이면 사용하지 않고 있다. 김광석 씨가 직접 작곡한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이런 곡들은 작품에 사용하지 않고 있는데, 작품이 동물원이라는 밴드의 초창기 결성 당시 친구들의 관계, 자존심, 열등감, 이런 부분에 초점이 맞춰 있어서, 결과적으로 우리가 작품에서 쓰고 싶은 음악은 다행히 적재적소에 다 사용하게 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박기영 음악 감독은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보면서 내 과거와 그리고 지금은 김광석 씨는 곁에 없지만, ‘동물원을 함께하고 있는 멤버들, 혹은 과거의 멤버들과 화해하는 경험을 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원멤버들도 그런 경험을 했으리라고 믿고 있고, 또 실제로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고 있다. 해서 우리에게는 더 이상 고마울 것이 없는 작업이다. 사실 대한민국에서 한 아티스트의 음악으로 이렇게 뮤지컬이 올라갈 수 있다는 게 만만치 않은 일인데,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라는 소회로 작품의 성원을 당부했다.

한편, 뮤지컬 '다시, 동물원'은 서울 대학로 소재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코튼홀에서 오는 9월 17일까지 공연된다. [사진제공=오드아이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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