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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초점] 오디컴퍼니 1조원 목표의 시작 '위대한 개츠비'..정작 중요한 것은

  • 입력 2023.04.28 13:27
  • 수정 2023.05.06 17:23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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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뮤지컬 제작사 오디컴퍼니의 신춘수 대표가 브로드웨이 재입성을 목전에 두고 향후 5년의 청사진을 밝혔다.

27, 서울 코엑스 스튜디오159에서 오디컴퍼니 비전 및 글로벌 신작 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신춘수 대표는 브로드웨이 입성을 앞둔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를 비롯해 향후 5년간 세계에 통할 한국 오리지널 IP 개발로 1조 원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2024년이면 22주년을 맞는 오디컴퍼니는 그동안 지킬앤하이드’, ‘그리스’, ‘드라큘라’, ‘맨오브라만차’,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스위니토드‘, ’데스노트등 해외 라이선스 작품의 흥행으로 국내 뮤지컬 시장을 확장한 공연 제작사다. 그사이 신춘수 대표는 역으로 브로드웨이 무대에 도전했는데, 2015닥터 지바고를 대표로 꼽을 수 있겠으나 흥행 부진으로 공연 한 달도 못 돼 막을 내린 쓴 경험이 있다. 실상 오디컴퍼니의 오리지널 작품은 아쉽게도 성공 사례를 꼽기 어렵다.

그럼에도 신춘수 대표는 끊임없이 브로드웨이에 도전 중이다. 수차례 실패는 있었으나 그것으로 해외 진출의 활로를 개척했다는 점은 분명 의미 있는 성과다. 신춘수 대표는 한국 최초의 브로드웨이 리그 정회원이자 리드 프로듀서이기도 하다. 절치부심 끝에 이번엔 위대한 개츠비를 내놓는다. 오디컴퍼니는 위대한 개츠비를 포함해 향후 5년간 오리지널 IP 3개 이상 보유로 기업가치 10억 달러(1조 원) 달성을 꿈꾸고 있다.

신춘수 대표가 스스로 돈키호테에 비유하며 브로드웨이 도전을 지속하는 이유는 한국 뮤지컬이 지난해 4천억 원대로 최고 매출을 달성했음에도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에 비하면 시장 규모가 현저히 작고, 내국인 한계의 내수시장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글로벌 확장이 필수라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뮤지컬 플랫폼인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에서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아야 진정한 세계화와 글로벌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 롤모델로 오페라의 유령’, ‘캣츠등을 제작한 세계적인 컴퍼니 RUG: The Really Usefl Group라이온 킹’, ‘알라딘등을 흥행시킨 디즈니 씨어트리컬 그룹을 꼽았다. 특히 1997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라이온 킹은 전 세계 누적 매출이 무려 105천억 원을 넘는다.

이날 신춘수 대표는 오디컴퍼니의 신작 소개도 함께했다. ‘위대한 개츠비를 포함해 일 테노레’, ‘캡틴 니모’, ‘피렌체의 빛’, ‘어거스트 러쉬’, ‘위더링 하이츠’, ‘나는 리처드가 아니다7편이다. 그중 위대한 개츠비일 테노레가 이미 본격 프로덕션 단계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위대한 개츠비F.스콧 피츠제럴드의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다. 2021년 퍼플릭 도메인(자유 이용 저작물)이 되었고, 오디컴퍼니는 2020년 작가진을 구성했다고 한다. 지난해 12AEA 워크샵을 거쳐 오는 1022일 뉴저지주 페이퍼밀 플레이하우스에서 트라이아웃 공연을 앞두고 있다. 2024년 브로드웨이 입성이 목표다. 그를 위해 극작, 작곡, 연출, 안무, 무대·영상·조명 및 의상 디자이너 등 모두 브로드웨이 작품 경험이 있는 현지 크리에이터로 구성됐다.

다만, ‘위대한 개츠비가 실제 브로드웨이 입성과 흥행에 성공한다 해도 이 작품을 엄밀히 한국 뮤지컬이라 말할 수 있을지, 한국 뮤지컬의 성공이라 일컬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단적인 예로 오징어 게임은 미국 OTT 플랫폼 넷플릭스 IP. 이 자체만 보면 미국 드라마란 소리다. 그러나 오징어 게임을 두고 미국 드라마라 말하는 이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아시아권 한류에 국한했던 한국 드라마를 세계적 위상으로 끌어올린 작품으로 통한다. 크리에이터부터 배우, 스태프까지 모두 한국인이고, 한국에서 촬영, 편집까지 진행된 작품이니 당연지사다

실상 오디컴퍼니의 위대한 개츠비가 성공한다면 그것은 한국 뮤지컬의 성과라기보다 신춘수 대표와 오디컴퍼니의 성과(글로벌 역량 향상)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물론 그 또한 한국 뮤지컬계의 새 역사라고는 할 수 있겠으나 극작, 작곡을 포함해 창작 분야 전원 남의 손을 빌린 작품에 한국 뮤지컬의 글로벌화라는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해서 오히려 '위대한 개츠비'가 크게 성공할수록 자칫 미국 뮤지컬의 명성만 재확인하는 모양새가 될 우려가 있다. 

또한, 이날 신춘수 대표는 우리가 다른 나라에 권리를 줄 수 있다는 건 그만큼 한국 뮤지컬이 발전한 건 사실이지만, 공연이 그 나라에서 얼마나 영향력을 끼쳤느냐가 중요하지 않겠나. 아시아에 라이선스를 줬다는 사실로 만족하면 진정한 글로벌이 되진 않을 것이라면서 아시아에서는 우리가 확실한 경쟁력이 있다. 그런데 그것을 넘어서야 진정한 글로벌이라고, (오직) 나의 주장이다.”라고 밝힌 바 있는데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세계적으로 K-콘텐츠 전성기라는 우리 영화, 드라마도 어느 날 갑자기 작품 하나로 세계에 올라선 것이 아니다. 한때 홍콩 누아르가 아시아를 장악한 때가 있었고, 한국 영화에서도 조폭 영화가 큰 인기를 끌다 나쁜 놈 잡는 형사물이 주류를 대체했다. 이후 90~00년대를 한국 영화의 르네상스로 꼽는데, 90년대에만 봉준호, 강제규, 박찬욱, 이창동 등 명장들이 대거 등장했고, 다양한 영화의 각축이 현재의 영광을 이끈 발판이 됐다. 더불어 아시아를 사로잡은 드라마 한류에 힘입어 이병헌, (정지훈) 등을 필두로 배우들의 할리우드 진출이 본격화되기도 했다. 그런 여러 토대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질적 향상과 함께 지금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하여 크고 작은 한국 뮤지컬이 중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권으로 뻗어간다는 것은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갈 초석이 될 것이기에 앞으로도 꾸준한 노력과 개척이 필요하다. 내가 좋은 것은 받고 남이 좋아하는 것은 보내면서 상생하고 성장하는 것이다. 이는 작품 면에서도 작품의 세일즈 면에서도 마찬가지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한국 뮤지컬만의 차별화와 질적 향상을 이루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려면 우선 우리 스스로 내실을 다져야 한다. 여기엔 우리 창작진의 양성이 선행되어야 하고, 기존 유행을 뒤따르는 한계도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특히 한국 뮤지컬 시장을 이끄는 대형 제작사들은 여전히 해외 크리에이터 의존이 너무 높다. 더불어 작품의 소재에서도 해외 소설, 해외 영화, 해외 신화, 해외 인물 등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애초 세계화를 꾀한 제작이어서 세계인의 공감을 얻을 소재를 채택한다는 이유지만, 사실상 소재 개발에 큰 고민이 없다는 인상이 강하다. 신춘수 대표가 추구하는 검증된 원작은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모두 알기에 작은 빈틈이 크게 보이는 역효과가 있고, 색다른 관점과 재미를 추구하는 현대인에게 신선한 자극으로 다가서기 어렵다. 생각해 보면 기생충오징어 게임더 글로리도 작품 속 한국의 문화를 세계인이 알아서 환호했는가. 색다른 소재와 흥미로운 짜임새에 담긴 보편성으로 세계를 관통했건만 놀라울 것 없는 보편성은 결국 하향길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오디컴퍼니의 신작 7편 중 6편이 역시 해외 원작이 기반인데,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이라면 유일하게 일 테노레로 한국적 소재를 채택했고, 한국 창작진과 개발한다. 작품은 해방 이후 한국전쟁이 발발하기까지 짧은 몇 년 동안 한국 최초로 오페라 공연을 연출하고 주인공을 맡았던 실존 인물 이인선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여기엔 브로드웨이 역수출이 진행 중인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의 박천휴 극작/작사, 윌 애르손 극작/작곡/편곡, 김동연 연출이 함께한다. 무대디자인은 오필영이 맡는다. 신춘수 대표에 따르면 일 테노레는 오는 12월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먼저 선보인 후 보편성과 예술성을 확보해 미국에 가겠다는 계획이다.

, 해외 원작이긴 하지만 캡틴 니모에 김수빈 극작/작사, ‘위더링 하이츠에 한재은 극작/작사, 조아름 작곡, ‘나는 리처드가 아니다에 강남 극작/작사, 최종윤 작곡, 박소영 연출 등 한국 창작진이 이름을 올렸다. 한 작품에 모두 한국 창작진인 작품은 드물지만 분명 환영할 바다. 앞으로 더욱 지향하고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신춘수 대표는 최우선으로 위대한 개츠비의 브로드웨이 성공을 목표로 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5년이란 기간은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 길어질 수도 있는데, 글로벌 뮤지컬 컴퍼니로 자리 잡기 위해 3개 정도의 흥행 IP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위대한 개츠비는 처음부터 그 과정을 충실하게 해오면서 작품에 대한 확신과 믿음이 생겼다.”고 밝혔다. '위대한 개츠비'가 성공한다면 후속작들의 가능성도, 어쩌면 우리 소재의 '일 테노레'의 선전도 조심스럽게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복병이라면 위대한 개츠비의 원작 저작권이 풀리면서 미국의 다른 제작사 역시 기다렸다는 듯 이름도 똑같은 다른 뮤지컬을 준비 중이라는 점이다. 이 작품에는 그레이트 코멧’, ‘하데스 타운을 연출한 레이첼 차브킨이 참여한다. 최근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주목받는 연출가 중 하나다. ‘그레이트 코멧하데스 타운은 국내에도 소개됐고 신선한 파격으로 호평받은 바 있는데, 공교롭게도 위대한 개츠비두 작품의 공개 예정 시기까지 비슷해 경쟁이 불가피하다. 업계에 따르면 레이첼 차브킨의 위대한 개츠비는 이머시브형이라는 후문이다. 다시금 특유의 파격을 예상할 수 있는데, 그에 맞붙을 오디컴퍼니의 위대한 개츠비가 선전할 수 있을지 주목이 쏠린다. [사진제공=오디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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