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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현장] 쇼뮤지컬 '드림하이', 콘서트형 뮤지컬에 새로운 패러다임 될까

  • 입력 2023.05.18 13:27
  • 수정 2023.05.19 18:29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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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KBS 드라마 드림하이가 동명의 쇼뮤지컬로 재탄생해 최근 초연의 막을 올렸다.

쇼뮤지컬 드림하이2011년 방송된 KBS 미니시리즈 '드림하이' 주인공들의 10년 후를 그린 작품이다. KBS 학원물 학교시리즈의 원조 격으로, 김수현, 배수지, 옥택연, 함은정, 아이유 등이 출연해 K팝 아티스트를 꿈꾸는 학생들의 성장기를 담아 최고 시청률 17.9%를 기록했을 정도로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쇼뮤지컬 드림하이는 어느새 K팝 가수의 꿈을 이룬 송삼동과 세계적인 댄서, 선생님 등으로 성장한 친구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뮤지컬 드림하이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김은하 총괄 프로듀서, 이종석 연출, 최영준 안무가, 박재현 음악 감독을 비롯해 송삼동 역의 음문석, 이승훈, 유태양, 제이슨 역의 진진, 장동우, 강오혁 역의 오종혁, 윤백희 역의 박규리, 어린 삼동과 혜미 역의 심현서, 안소명 등이 하이라이트 시연과 질의응답에 함께했다.

뮤지컬 드림하이는 드라마 속 주인공들의 10년 후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그중에도 송삼동 중심으로 변화했다. 삼동은 K팝 가수로 큰 성공을 이뤘으나 가장 서고 싶었던 최고의 무대에서 이명을 겪고 고향과도 같은 존재인 강오혁을 찾아간다. 그렇게 기린 예고 친구들이 10년 만에 재회한다. 다만, 삼동과 풋풋한 사랑을 그렸던 고혜미는 등장하지 않는다.

뮤지컬 드림하이는 특히 퍼포먼스에 공을 들였다. 비보이, 힙합, 락킹, 팝핀과 등 스트릿 댄스를 중심으로 한 세계적인 수준의 댄스 퍼포먼스로 공연예술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다. 그에 맞춰 스트릿 댄서이자 아이돌 그룹 안무로 유명한 최영준이 안무에 참여했다. 또한, K팝을 소재로 한 만큼 실제 K팝 가수들이 대거 출연하고, 각 장르의 38명의 댄서가 함께한다. 최근엔 배우로 더 유명한 음문석 역시 2013년 엠넷 댄싱9’에서 팀의 리더를 맡아 우승을 이끈 댄서 출신이다. 이들의 역동적인 퍼포먼스는 여느 대형 콘서트 무대를 방불케 한다.

다만, 드라마 원작 인기에 힘입어 다수의 뮤지컬이 제작됐으나 실상 성공 사례는 손에 꼽힌다. 보통 16부작의 원작 분량을 압축하는 것도 어려울뿐더러 춤과 노래로 구현된 낯섦이 큰 탓이다. 더욱이 퍼포먼스에만 힘을 준 작품의 경우 음악방송은 공짜 아닌가라는 식의 비판이 따르기도 한다. 그런 여러 조건에서, 뮤지컬 드림하이는 어려운 길을 택한 것만은 분명한 듯하다.

그렇다면, 쇼뮤지컬 드림하이의 시작은 어떤 이유였을까. 김은하 총괄 프로듀서에 따르면 개인적인 경험이 작품으로 발전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원래 댄서들과 오래 일을 했다. 댄서들의 생존에 대한 스토리나 그들의 태도, 그리고 살아오신 삶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고, 해서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는 감정을 작품에 담고 싶었다. 우연히 드라마 드림하이를 다시 보면서 꿈이라는 아이덴티티를 발견하고 그때부터 기획하게 됐다.”면서 어린 나이대의 설정보다 꿈이 생긴 10대부터 마흔에 이르기까지, 어떤 판단을 결정해야 하는 그 세대의 꿈에 대한 서사를 녹여보고 싶었던 것도 있었다. 원작에서 포인트로 잡은 것은 성공이라는 테마다. 예술가글들의 삶을 옆에서 보다 보니 뭔가 살아남아야만 하는, 생존해야 하는 꿈의 형태를 작품으로 만들어서 그들의 삶을 공감할 수 있는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또 한 가지 의문은, ‘드림하이는 학교라는 공간을 통해 좋은 어른의 조력에 힘입어 서로의 꿈을 향해 성장해가는 소년 성장물로 큰 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그런데 이번 뮤지컬 드림하이에서는 그래미 어워즈 무대에 오를 정도로 이미 세계적인 K팝 스타가 된 송삼봉을 주인공 삼았다. 그에게서 또 어떤 메시지를 찾을 수 있을까.

이종석 연출은 이번 드림하이의 연출을 맡으면서 극 중 기린 예고 선생님인 강오혁에게 감정 이입이 많이 되더라며 송삼동의 현재에서 무엇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은, 사실은 내 경험에서 만났던 수많은 학생의 현재에 대한 두려움과 갈등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송삼봉이란 인물이 남들이 볼 때 성공한 듯 보이는 끝이었지만, 현재는 자신의 성공에 만족하지 못하고 두려워하는 것이 가득하다. 그리고 그가 다시 학교로 돌아와 선생님을 만나고 그 선생님을 통해서 원초적인 꿈에 대한 발원, 스타가 되고 싶어 노래한 건지, 노래를 잘해서 스타가 된 건지, 그런 본질적인 질문을 다시 던지게 된다. 해서 관객들에게 우리 현재의 삶이 잘 가고 있다’, ‘우리의 삶이 좀 안심해도 된다’, 그런 이야기를 오혁과 제자들을 통해 담고 싶었다. 원작 인물들의 10년 후의 이야기를 통해서 돌아갈 회귀점에 대해 담고 싶었고, 그것이 관객들의 삶과도 맞닿아 보이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이종석 연출은 퍼포먼스가 강조된 쇼뮤지컬 드림하이를 설명했다. 그는 뮤지컬 드림하이는 기존 뮤지컬과는 조금 다르다. 보통은 드라마와 넘버를 통해 한 작품의 이야기, 서사를 끌고 간다면 우리는 드라마와 춤이 넘버 만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해서, 그다음에 서사를 이끌어간다. 앞에 가 붙었기 때문에 이게 쇼인지 뮤지컬인지 콘서트인지, 보시는 분마다 관점은 다르겠지만, 10년 전 보신 드라마 드림하이속 인물들의 10년 후의 이야기를 담고자 했다. 삶에서 잊어버린 순간들, 삶의 기억들, 내가 나아가는 방향이 옳은 것인가 하는 두려움들, 그것이 송삼동과 네 명의 친구들을 통해 그려진다.”면서 이 작품에 춤이 왜 이렇게 강력하게 많이 있느냐는 질문을 품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작품 속 인물들의 두려움과 삶의 열정들이 결국은 춤으로 표현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노래보다 원초적인 몸짓을 통해서 작품 속 현재의 인물들이 가진 두려움과 열망들의 해결점을 찾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렇다 해도 뮤지컬은 극과 넘버, 퍼포먼스, 무대 등의 조화로운 밸런스가 단연 중요한 평가 지표다. 이종석 연출 역시 이야기의 밸런스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우리 작품에 춤이나 노래 등 볼거리가 많긴 하지만 믿음직스러운 이야기가 있지 않으면 춤과 노래는 장식에 불과하다고 생각해서 가장 중요하게, 이야기의 흐름을 잡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고, 이들이 현재 무대에서 노래하고 춤을 추는 사람들어서 그다음에 춤에 비중을 뒀고, K팝과 뮤지컬 송 넘버의 접점을 만들기가 쉽진 않았지만, 노래도 많이 넣어서 함께 밸런스를 맞췄다.”고 전했다.

작품의 쇼뮤지컬 색채를 대표할 퍼포먼스를 담당한 안무가 최영준은 뮤지컬 안무는 처음인데, 안무를 만드는 어려움보다 장면을 잇는 고민이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연출님과 배우들의 도움이 많았다. 퍼포먼스가 14개인데, 특히 음문석 씨가 댄서 출신이어서 감각이 정말 남다르다.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았고, 각 장르의 40여 명의 댄서분이 드림하이를 끌고 가는 핵심요소라고 생각한다.”면서 “K팝적인 무대도 있고, 감정이나 상황을 녹인 연출도 더러 있고, 핵심이라면 쇼뮤지컬 드림하이에는 춤의 많은 장르가 녹아 있다. 그것을 보여드리기 위해 많은 장르의 댄서 40여 명을 캐스팅했다. 보시면 춤에 이런 다양한 장르가 있구나,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 박재현 음악 감독은 작품에 참여하는 배우, 스태프를 비롯해 관객 모두가 꺼지지 않는 별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곡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뮤지컬 추세도 기존 문법을 탈피해가고 있다. 관객이 함께 참여하는 이머시브 형태나 콘서트형 뮤지컬도 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헤드윅을 비롯해 K팝을 소재로 한 알타보이즈’, 그 외에도 록 뮤지컬 리지와 현재 공연 중인 식스 더 뮤지컬도 이에 속한다. 그중에도 가장 놀라운 성과라면 단연 소크라테스 패러독스를 꼽을 수 있다. 흡사 힙합 경연 무대와 같이 랩 배틀로 풀어낸 소크라테스 패러독스가 호평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그렇듯 색다른 표현으로 소크라테스라는 무거운 철학을 비튼 그 자체가 소크라테스 패러독스만의 패러독스로 관객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일 것이다.

쇼뮤지컬 드림하이도 마찬가지다. 뮤지컬에 K팝과 스트릿 댄스를 접목했다는 자체로는 이제 더는 새로움은 아니다. 뮤지컬 스웨그에이지:외쳐, 조선!’은 심지어 가상의 조선을 배경으로 하면서 한국 무용의 춤사위에 스트릿 댄스와 현대 무용 등 다양한 춤을 녹인 바도 있다. 쇼뮤지컬 드림하이만의 새로움과 차별화는 꼭 필요하다.

이종석 연출은 기존 뮤지컬에서 가지고 있는 음악적 언어들이 춤의 언어, 몸의 언어들로 다시 배치돼 있다. 원래 넘버가 배치될 곳에 꼭 말로 하지 않더라도, (표현될 수 있도록) 인물들의 몸짓으로 배치하려고 노력했다. 해서 서사를 따라가는 형태가 노래보다는 몸짓을 우선 배치하려고 노력한 점이 다른 뮤지컬과 다른 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개인적으로 38명의 댄서분에게 감사하다. 굉장히 고난도의 춤을 아침부터 새벽까지 연습하고, 그것을 배우들과 함께하고 자기들끼리 다시 연습하고, 그런 과정에서 보여준 그분들의 성실함, 자기완성의 노력이 이 작품을 이끌어가는 큰 힘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노력에 못 미치지 않기 위해 배우들이 더 애를 쓴 것으로 생각하고, 38명의 댄서, 14명의 학생 배우, 주역들이 누구 하나 위화감을 만들지 않고 모두가 배우로 만날 수 있었던 것이 감사했고, 그것이 이 공연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존중받으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며 이 작품을 만들어간 것이 서사의 밸런스 만큼 관객들에게도 온전한 힘과 빛으로 함께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어쩌면 여기에 덧붙인 이승훈의 이야기에 방점이 있었다. 이승훈은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함께하면서 느낀 점은, 우리가 한계에 부딪히면 새로운 것을 밖에서 찾으려 한다. 그런데, 작품을 보시면 우리는 다른 데서 찾는 게 아니라 내 안에서 찾게 된다. 결국에는 우리가 왜 이걸 하고 싶었는지, 이걸 왜 좋아했는지, 그런 해답을 내 안에서 찾아내는 과정을 무대 위에서 보여준다.”면서 우리 뮤지컬만의 강점인 서사가 바로 우리라고 생각한다. 가수를 위해서, 내 꿈을 위해서 평생을 바친 인물의 이야기고, (음문석) 형은 그런 꿈을 위해 40년을 살아온 사람이고, 나를 포함해 여기 모두가 본인의 꿈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평생을 살아온 친구들이다. 그런 모습이 무대 위 캐릭터와 상당히 닿아있다. 해서 우리도 굉장히 공감되고 위로를 많이 받았다. 관객들도 혹시나 힘에 부치는 상황일 수 있는데, 우리가 받은 위로처럼 여러분도 그런 위로와 응원을 받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런 따뜻한 마음으로 준비하게 됐다.”라며 성원을 당부했다.

이날 프레스콜에서 공개된 넘버는 총 5개다. 기존에 비하면 꽤 적은 공개여서 극의 연결이나 구성상의 특징을 짐작하긴 어려웠는데, 이 짧은 시연에서도 퍼포먼스 만큼은 엄청난 연습의 결과임을 능히 짐작할 수 있었다. 쇼뮤지컬 드림하이가 이 강점을 무기로 공연계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성공적 초연으로 기록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쇼뮤지컬 드림하이는 서울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723일까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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