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최강야구', 이러니 어떻게 몬스터즈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어

  • 입력 2023.04.25 12:32
  • 수정 2023.04.25 12:51
  • 기자명 이은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JTBC '최강야구'
사진=JTBC '최강야구'

[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상상이나 했을까, 평균 연령 40세의 최강야구몬스터즈가 깜짝 스퀴즈로 득점을 올리더니 시즌1에서 한 번도 경기 MVP를 따지 못했던 정성훈이 시즌2 개막전에서 구단 최초의 만루홈런을 때렸다. 그야말로 신들린 경기였다.

지난 24일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 37회에서는 최강 몬스터즈가 프로 구단 위즈를 상대로 개막전에서 6:2 승리를 거두는 쾌거를 낳았다. 기존 멤버들은 물론 포수 박재욱, 유격수 황영묵, 투수 신재영, 정현수 등 뉴 몬스터즈들까지 고른 활약으로 이끈 승리였다.

수술 여파로 오주원 대신 경기 당일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이대은은 친정 위즈를 상대로 51/3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양형묵, 정근우, 최수현, 정성훈 등 내야수들의 강화된 조직력이 빛을 발했고, 이대은에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특히 3회 말, 김성근 감독 특유의 작전 야구는 모두를 놀라게 했다. 지금으로는 상상 불가지만, 8~90년대 낭만 야구 시절을 떠올리면 87년 롯데 vs 해태 전, 전설의 라이벌 최동원, 선동열이 선발로 맞붙어 무려 연장 15회까지 완투(1명의 투수가 모든 이닝 투구) 무승부를 펼친 경기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당시 야구는 잘 던지고 잘 때리는 데에 집중한 플레이였는데, 그런 흐름을 깬 작전 야구의 원조 격이 바로 김성근 감독이다.

사진=JTBC '최강야구'
사진=JTBC '최강야구'

주자가 1루가 아닌 2루에 있으면 안타 한 방에 득점할 수 있고, 3루에 있으면 폭투나 희생 플라이로도 득점할 수 있다. 주자가 3루와 가까울수록 득점 확률이 높다는 것은 당연지사. 이를 위해 김성근 감독은 중심 타선도 가리지 않고 작전을 수행했는데, 당시엔 거포형 타자에게 번트를 주문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점수가 나느냐 마느냐 극적인 순간일수록 정면 승부가 답이었다. 안타를 치면 나라를 구한 듯 칭송하고 못 치면 온갖 욕설과 술병이 날아든다. 심지어 관중이 경기장으로 뛰쳐 내려오던 시절(그래서 야구장 펜스에 그물망이 생겼다). 그 또한 낭만 야구로 통했던 탓에 김성근 감독의 작전 야구는 오로지 이기기 위해 야구를 한다’, ‘재미가 없다는 식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82년 잠실구장에서 열린 세계야구선수권대회 결승 한일전에서 7회까지 2:0으로 끌려가던 중 8회 김재박의 개구리 번트스퀴즈로 동점을 만들고 끝내 역전을 이룬 쾌거는 한국 야구사의 명경기로 꼽힌다. 오늘날의 야구는 더욱 작전이 강조되고 있고, 선수들에게도 작전 수행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최강야구에서 아마추어팀과의 경기로 작전 야구를 체감한 이승엽 감독이 현재 두산 베어스의 감독으로 작전 야구를 구사하는 이유도 그와 같을 것이다.

본론으로 돌아와, 3회 말 최수현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김성근 감독의 작전이 떨어진다. 곧바로 황영묵의 희생 번트로 최수현을 2루로 보냈다. 정근우의 타석에서 투수의 볼이 빠진 틈을 타 최수현은 3루로 진출했다. 수비 실책으로 정근우도 1루에 진출한 상황. 이후 이택근이 타석에 들어서자 김성근 감독이 다시 작전을 냈다. 그러나 위즈는 이미 주자가 1, 3루에 있는 만큼 작전 사인을 가짜로 판단해 정상 수비를 펼쳤는데, 투수가 와인드 업을 하자 최수현이 미친 듯이 홈으로 달리고 일반 타격 자세로 방망이를 들고 있던 이택근이 순간 번트를 댔다. 몬스터즈 벤치 선수들마저 화들짝 놀란 스퀴즈였다. 역시나 당황한 위즈의 수비 실책으로 이택근까지 1루에 진출했고, 천금 같은 선취점을 획득했다. 빠른 발의 최수현이 3루에 있음을 이용해 선취점을 내고자 한 김성근 감독의 판단이었다.

사진=JTBC '최강야구'
사진=JTBC '최강야구'

이로써 분위기는 한껏 끌어 올랐다. 다음 타자 박용택이 몸에 맞는 볼로 1루에 진출해 급기야 원아웃 만루 상황. 이번엔 이대호를 대신한 몬스터즈의 ‘NEW 4번 타자정성훈이 기적 같은 만루홈런을 날렸다. 이날 정성훈은 평소 3루였다가 1루수로 나서 호수비까지 펼쳤는데, 결국 거포 이대호를 빼고 정성훈을 4번 타자에 기용한 김성근 감독의 용병술이 적중한 모양새다.

정성훈은 시즌1 마무리 후 도루상을 받은 것을 창피하게 여겼고, 정근우가 쓸어간 타격 부문의 상을 하나라도 가져오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홈런은 다시 20대 시절처럼 손바닥에 물집이 잡혀가며 겨우내 훈련에 매진한 결과였다. 그 옆에는 어김없이 매의 눈을 장착한 김성근 감독이 함께였다. 정성훈은 만루홈런 이후 나이만 44세지 마음은 20대 선수들과 똑같다. 노력하고 열심히 하면 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40대는 용감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해 진한 감동을 자아냈다. 해설위원 김선우 역시 정성훈의 홈런에 울컥한 듯 눈시울이 붉어지며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3회에만 5점을 뽑으면서 승기를 굳혔다. 6회 첫 타자까지 삼진으로 잡은 이대은이 마운드를 내려오고, ‘NEW 몬스터즈정현수와 신재영이 잇따라 출격해 성공적인 몬스터즈 데뷔식을 치렀다. 이후 9회 초에서 2점을 내줬으나 경기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6:2 몬스터즈의 승리였다.

사진=JTBC '최강야구'
사진=JTBC '최강야구'

김성근 감독은 하나가 되니까 큰 힘이 생긴다는 걸 보여주는 시합이 아니었나 싶다. 모든 분야에서 미스가 없어 이렇게 깨끗한 경기도 할 수 있구나싶다라며 시즌 첫 경기에 만족을 드러냈다. 이 개막전의 MVP는 구단 최초 만루홈런의 주인공 정성훈과 51/3이닝 0볼넷, 7탈삼진 이대은이 공동 선정됐다. 더불어 이날은 또 한 명의 프로 취업선수 박찬희의 방문에 김성근 감독이 직접 독려의 메시지를 담은 볼을 선물했는데, 박찬희가 울컥 눈물을 보이는 등 훈훈함을 자아냈다. 박찬희는 김성근 감독의 특타 이후 첫 홈런을 기록한 바도 있다.

이렇듯 최강야구는 김성근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의 야구를 향한 진심으로 시청자는 물론 야구팬들의 뜨거운 응원과 지지를 받고 있다. 마지막 시범경기에서 4타수 4안타를 치고 김성근 감독에게 극찬을 받았다는 박용택이 워밍업 시간에 여기 서서 말하다 걸리면 오늘 게임에 못 나간다며 중계진과의 대화를 칼 차단하는 모습만 보아도 팀 전체의 열의가 얼마나 진심인지를 단적으로 알 수 있다.

돈 받으면 프로다라는 김성근 감독의 일침은 선수들의 각성을 불렀고, 평균 연령 40세의 팀 선수들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명언을 증명했다. 그러니, 세계 무대에서 세리머니 아웃과 같은 촌극을 목격한 야구팬들이 어찌 몬스터즈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구단 운영에 도움 좀 되라며 화장품, 건강 보조제, 안마의자 등 PPL 유치를 권장하고, 티켓 가격 상관없다며 직관 경기를 자주 하라 하고, 묶음으로 살 테니 굿즈를 내놓으라고 아우성인 것을 보면 야구팬들의 몬스터즈 사랑도 인 모양이다.

사진=JTBC ‘최강야구’
사진=JTBC ‘최강야구’

한편, 몬스터즈의 다음 상대로 김성근 감독이 프로 시절 왕조를 이끈 랜더스와의 경기가 공개돼 더욱 기대를 끌어올렸다. 2군이라 해도 랜더스는 2022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강팀인 만큼 몬스터즈가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JTBC ‘최강야구는 매주 월요일 밤 1030분에 방송된다.

키워드

#최강야구
저작권자 © 연예투데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