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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현장] 뮤지컬 '푸른 잿빛 밤', 연대와 위로가 만드는 희망

  • 입력 2022.12.03 14:36
  • 수정 2022.12.03 14:55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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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독일의 윤동주로 불리는 보르헤르트의 언어가 뮤지컬 '푸른 잿빛 밤'으로 재탄생해 올겨울 관객들에게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뮤지컬 푸른 잿빛 밤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을 배경으로 전쟁의 상처를 지니고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시인이자 극작가 볼프강 보르헤르트의 언어를 빌려 탄생한 작품이다. 전쟁이 끝난 독일의 함부르크를 배경으로, 홀로 살아남아 전우들의 유품을 가족들에게 전달하는 임무를 맡았지만, 상실의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남자 '볼프'와 전쟁으로 동생을 잃었지만, 상처를 애써 감추고 고향으로 돌아오는 사람들이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게 도우며 밝은 모습을 잃지 않는 여자 '라이자', 그리고 끝내 전쟁에서 돌아오지 못한 소년 '라디', 세 사람의 잿빛 고통이 서로를 통해 푸른 희망으로 물들어가는 치유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보르헤르트는 시집 '가로등과 밤과 별', 단편집 '민들레' 등을 남겼다. 2차 세계대전에 소집돼 실제 전쟁을 경험했고, 이후 26살에 요절하기까지 전쟁의 상처와 삶의 의미를 묻는 작품을 남긴 바 있다. 뮤지컬 푸른 잿빛 밤은 모든 것이 무너진 것 같은 순간에도 깜빡이는 가로등처럼, 흔들리지만 밝게 빛나는 희망을 붙들고 앞으로 나아가는 세 인물의 이야기를 통해 관객에게 삶의 새로운 희망을 찾아갈 용기를 전하고자 한다.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2관에서 뮤지컬 푸른 잿빛 밤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김은영 연출, 김진하 작곡가, 배우 최호승, 손유동, 유현석, 정우연, 길하은, 김이후, 이진우, 류찬열 등이 참석했다.

먼저 김은영 연출은 작품의 키워드로 가로등에 집중했다고 했다. 그는 우리 작품은 작가 보르헤르트의 글에서 출발했다. 전쟁이 안타깝고 나치에 반대했던, 스물여섯에 요절한, 그의 여러 고통을 우리 작품에 많이 가져왔기 때문에 그의 작품에 나온 키워드에 집중했다. 해서 가로등이 주 오브제로 사용되는데, 일상으로 돌아간 사람들을 가로등에 비춰 투영하고자 했고 그들의 마지막 도착은 객석까지 깔린 가로등이 켜지게 된다.”면서 우리 작품은 보르헤르트의 서사를 그리는 게 아닌 그의 글에 있는 심상을 표현하기 때문에 라디를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대표적인 인물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뮤지컬 푸른 잿빛 밤을 기획하게 된 배경으로, 현재 유학 중인 작가를 대신해 김진하 작곡가는 전쟁으로 인해 가장 고통받는 사람들은 결국에는 가장 보통의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전쟁의 고통에 대해 다룬 많은 작가가 있지만, 그중에도 보르헤르트의 문장은 전쟁이 어떻게 평범한 사람들을 절망으로 몰아넣는가를 가장 잘 보여준다고 생각했고, 그러면서도 민들레같은 작은 희망을 담고 있는 글이기도 하다고 생각했다. 해서 그것들을 이야기하는 과정이 관객에게 전쟁에 대한 깊은 울림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뮤지컬 푸른 잿빛 밤의 음악은 목관 악기, 현악기, 피아노 등 클래식 사운드로 채워졌는데, 김진하 작곡가는 각 악기의 음색을 캐릭터의 색채감에 맞게 배치하려 했다. ‘볼프는 어두운 정서가 많이 깔리는 캐릭터이기도 하지만 차가운 시베리아에서 살아 돌아온 인물이기도 해서 피아노라는 악기로 볼프의 곡들을 표현했을 때 좀 더 차갑고 냉정한 느낌이 든다.”고 설명했다.

배우들의 참여 소감도 있었다. ‘볼프역의 최호승은 따뜻한 작품을 하고 싶었다. 따뜻한 작품을 해서 내 마음도 따뜻해질 것 같고, 따뜻한 마음으로 공연하고 있는데, 그것이 관객에게도 잘 전달되어야 할 텐데 잘 되고 있을지,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고, ‘라이자역의 김이후는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이 겨울과 잘 어울리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겨울에 관객분들이 보시고 조금이라도 따뜻함을 느끼고 가실 수 있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열심히 하겠다.”고 전했다.

, 길하은은 좋은 배우들과 좋은 프로덕션과 함께하면서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고, 공연하면 할수록 새롭게 알아가는 것들도 많고, 내 마음이 따뜻해지는 걸 느낀다. 이런 깊이 있는 멜로를 해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할 수 있게 돼서 정말 행복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정우연은 처음 대본을 봤을 때 한 줄 대사의 울림이 굉장히 컸다. 그것을 관객분들이 함께 느껴주시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공연하고 있고, 이런 아름다운 언어가 만들어내는 참 신기한 현상들을 같이 공유하고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는 바람을 전했다.

특히 손유동은 “‘볼프가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의지가 없는 상태에서 라이자를 만나 생기가 불어넣어 지다가 결국엔 그 죽음이나 책임들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눈여겨보시면 더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것 같고, 누구의 잘못이 아닌 전쟁의 피해자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그럼에도 살아나가고, 그러면서 한 발을 내디딜 수 있는, 모두를 담고 앞으로 나아가는 삶을 계속할 수 있는 과정을 눈여겨보시면 좋을 것 같다.”며 작품의 관전 포인트를 귀띔하기도 했다.

끝으로 김은영 연출은 우리 작품은 고통에 대한 저항, 저항을 넘어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고통에 직면하고 받아들이는 볼프’, 일상에서 다시 살아가는 라이자’, 이들에게 삶의 이유를 이야기해주는 과거의 라디를 통해서 현재의 우리에게 미래를 살아갈 희망을 담고 있다.”면서 일상의 소중함에 감사함을 갖기엔 너무 익숙해서 놓치는 경우가 있는데, 보르헤르트는 그런 일상에 대한 감사함을 계속 노래한다. 여러모로 힘든 시국인데 서로 연대해서 위로하며 살아갈 수 있는, 그런 메시지를 이야기하는 우리 작품에 많이 와주셨으면 한다.”며 성원을 당부했다.

한편, 뮤지컬 푸른 잿빛 밤은 서울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2관에서 2023129일까지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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