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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50년 명콤비" 쿤체·르베이가 전한 뮤지컬 '베토벤'

  • 입력 2022.11.18 02:27
  • 수정 2022.11.18 02:34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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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왼쪽부터) 실베스터 르베이, 미하엘 쿤체
사진=(왼쪽부터) 실베스터 르베이, 미하엘 쿤체

[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EMK뮤지컬컴퍼니의 신작, 뮤지컬 베토벤20231월 월드프리미어 초연을 앞둔 가운데, 극작가 미하엘 쿤체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 콤비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 나섰다.

극작가 미하엘 쿤체(80)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78) 콤비는 국내 관객들에게도 친숙하다. 뮤지컬 엘리자벳’, ‘레베카’, ‘모차르트!’ 등으로 전 세계 관객과 감동을 나눈 명콤비다. 함께한 세월만 50년에 이른다는 두 명장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신작 베토벤으로 다시 한번 의기투합했다. EMK뮤지컬컴퍼니의 다섯 번째 오리지널인 뮤지컬 베토벤은 세계 음악사에 악성(樂聖)’이라 불린 베토벤의 삶과 사랑을 그린다. 본격적인 작업에 과정에 7년이 걸렸다고 한다.

16일 오전, 서울 모처에서 미하엘 쿤체, 실베스터 르베이의 공동 인터뷰가 진행됐다. 2023 상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는 뮤지컬 베토벤은 어떤 작품이 될지, 이들을 통해 미리 들여다보자.

클래식의 본고장도 아닌 한국 제작사와 베토벤의 삶을 담은 뮤지컬 베토벤을 제작하게 됐다. 어떤 배경이 있을까.

쿤체는 우리는 지금까지 오랜 시간 이 작품을 준비했다. 우리에게도 여러 의미로 굉장히 새로운 작품이었다. 베토벤의 불멸의 사랑이라는 이 중요한 이야기는 베토벤의 음악을 통해서만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 음악을 통해 본인의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면서 이런 콘셉트를 이야기하면 아마 유럽에서는 조금 어려움을 느꼈을 것이다. 왜냐면 유럽에서 베토벤은 신화 같은 인물이고, 그런 인물을 뮤지컬 형태로 가져온다는 것은 금기와도 같은 느낌을 줬을 것이다. 해서 베토벤이라는 인물 자체에 선입견이 없는 나라에서 우리의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도해 보고 싶었다. 한국 관객은 어떤 선입견도 없이 작품 자체의 의미나 그 중요성을 받아줄 것으로 생각했고, 그동안 우리와 작품을 제작했던 EMK에 신뢰도 컸다.”고 밝혔다.

특히 베토벤의 사랑은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극적 장치가 될 전망이다. 실제 베토벤의 유품으로 남은 일명 불멸의 편지의 대상으로 토니 브렌타노를 설정, ‘평생 윤리를 강조한 베토벤이 귀족 출신 기혼의 여인을 사랑했다면이라는 극적인 상상력을 가미했다. 베토벤의 불멸의 여인이 과연 누구였을까에 관해서는 여전히 여러 논쟁이 존재하는데, 쿤체는 왜 토니 브렌타노를 선택했을까. 그는 베토벤은 윤리적 잣대가 굉장히 높은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이러한 사랑 관계에 얽힌다는 것이 극적으로 매우 흥미롭다고 생각했고, 이 사랑 이야기 전과 후, 베토벤이 크게 달라진다는 점에서 극작가로서 중요한 선택이었다. 사랑을 통해 어떻게 이런 변화가 생길 수 있는가에 주목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들의 사랑은 결국 거부할 수 없는 운명으로 그려진다. 르베이는 작품 안에서 두 사람의 첫 만남은 상류층이 즐기는 콘서트홀이다. 베토벤이 연주 중에도 사람들이 웃고 떠들자 유일하게 토니가 그들에게 음악가에 집중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그것은 단순한 남녀의 성적 교감이 아닌 마법 같은 순간이라고 생각했다. 이후에도 현실적인 제약으로 만남을 거부하지만, 그럼에도 서로에 대한 감정이 깊어진다. 아무리 거부하려 해도 사랑은 늘 승자가 되지 않나. 그렇기에 이 사랑을 거부할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밝힌 것처럼 작품의 넘버는 모두 베토벤의 음악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르베이는 모든 넘버는 베토벤의 원곡에 기반하고 있고, 최대한 베토벤 원곡의 선율을 따오자고 생각했다. 왜냐면 그의 음악 안에는 베토벤의 영혼, 감정이 담겨 있기 때문이고, 그 감정과 캐릭터에 더 이입하기 위해서는 원곡이 사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중 나의 역할은 현대의 뮤지컬 관객에게 베토벤의 음악이 현대적으로 느껴질 수 있고 공감을 살 수 있게끔 만드는 작업이었다. 필요시에는 추가적인 멜로디를 작곡해 원곡과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했다면서 이번 작품을 통한 우리의 목표가 있다면, 뮤지컬 음악에 익숙한 관객에게 클래식 음악을 조금 더 친숙하게 느낄 수 있게 하고 싶다는 것이다. 반대로 클래식 애호가들도 베토벤의 음악을 통해 뮤지컬 장르에 관심을 갖게 하려는 생각도 있다. 뮤지컬이라는 형태를 통해 더 큰 문화적인 확장을 시도해 본다고 말할 수 있겠다.”고 밝혔다.

이들이 뮤지컬 베토벤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결국 그의 삶과 연결되어 있다. 쿤체는 이 작품의 메시지는 물론 베토벤이라는 위대한 작곡가도 있지만, 베토벤 역시 한 명의 인간이라는 것이고,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바라보게 하려는 의미가 있다. 그중에서도 사랑 이야기를 선택한 것은 보편적인 공감이 있기 때문이다. 베토벤은 지금으로 보자면 아웃사이더 같은 존재였고, 어려서부터 늘 못생겼다, 추하다 등의 안 좋은 표현을 듣고 살아왔지만, 타고난 음악적 재능으로 존경받게 된다. 그러나 청력을 상실하며 끔찍한 시련을 맞게 되는데, 한 여인을 통해 새로운 힘을 얻을 수 있었고, 그 힘으로 계속 음악을 만들었다. 이 시기부터는 진실로 내면에서 샘솟는 음악에 집중한 창작 활동이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해서 이 작품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외롭고 영혼의 상처가 많은 사람이 다른 사람으로 인해 구원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무려 50년의 호흡이다. 반 세기를 함께한 동료로서 그 세월 만큼이나 서로를 존경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이러한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이어올 수 있었던 배경이라는 자평도 있었다.

르베이는 "우리의 파트너십은 한 50년 정도에 이른다. 시간에 따라 점점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해온 것 같다. 돌아보면 의견이 다를 때도 있었고 내가 다혈질이기도 한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충돌을 잘 조율하는 방법을 배운 것 같다."면서 "정말 중요한 것은 서로를 전적으로 존경하는 방법을 배운 것 같다. 어떤 의견이나 감정을 서로 진정성 있게 소통하는 방법을 배운 것이 우리가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이끌 수 있었던 하나의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뮤지컬 베토벤은 박효신, 박은태, 카이, 조정은, 옥주현, 윤공주 등이 초연의 주역으로 나선다. 2023112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한다. [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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