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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시완, '소년시대' 병태 신드롬 완성한 "철저한 계산"

  • 입력 2023.12.23 11:53
  • 수정 2023.12.23 12:06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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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쿠팡플레이

[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소년시대가 병태 신드롬과 함께 막을 내렸다. 세상 지질한 병태로 임시완은 배우 인생 최고의 날개를 달았다.

쿠팡플레이 소년시대1989년 충청남도, 안 맞고 사는 게 일생일대의 목표인 온양 찌질이 병태가 하루아침에 부여 짱으로 둔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소년시대는 올 연말 충청도 사투리 붐을 일으킬 정도로 큰 화제를 모았다. 그 중심엔 일명 배바지로 한껏 캐릭터성을 강조한 아산 최약체 병태가 있었다. 병맛 코미디로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순수한 고딩 촌놈 병태의 최약체 반란을 응원했고, 눈물 콧물 쏙 뽑은 그의 실연은 짠하기 그지없었다. ‘열혈사제등으로 감각적인 코미디를 선보인 이명우 감독을 믿었다는 임시완은 첫 코미디 도전으로 연기 인생에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임시완은 원래 자신의 지질함을 연기했다고 한다.

그냥 내가 원래 지질했구나(웃음). 이 감각을 잊지 말아야겠다는 걸 확실히 느끼면서 살게 됐어요. 나에게 딱 맞는 옷을 입은 듯한? 별달리 다른 걸 표현하지 않아도 됐고, 소위 백마 탄 왕자 같은 역할을 몇 번 해봤다고 해서 실제 내가 그와 비슷하다는 착각을 하면 안 되겠다(웃음). 그런 생각을 이번에 많이 가다듬게 됐습니다.”

그의 말대로, 임시완은 더욱 폭넓은 감정을 다루는 장르물에서 유독 두각을 드러냈다.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어린 허염 역으로 안방극장에 눈도장을 찍은 후 2013년 영화 변호인의 진우로 크게 주목받았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수감돼 온갖 고문을 받으며 재판정에 선 인물이다. 이듬해 tvN 드라마 미생의 무 스펙 낙하산 신입 장그래는 배우 임시완을 각인시킨다. 영화 비상선언에서는 섬뜩한 비행기 테러범을 연기했는가 하면 영화 ‘1947 보스톤에서는 체지방을 6%대로 낮춰 실제 당시 대회에 출전했던 서윤복 마라토너를 표현하기도 했다지난해에는 웨이브 오리지널 트레이서에서 국세청 조세 5국 팀장 황동주 역으로 독한 추진력을 지닌 인물을 그려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사진제공=상단부터 wavve, KT스튜디오지니, 쇼박스, 롯데엔터테인먼트

그러한 여러 성공적 성과의 배경으로 임시완은 철저한 계산을 꼽았다. 이번 소년시대의 병태는 본인에게 딱 맞는 옷이었다며 겸손을 보였으나 그 역시 철저한 계산과 분석이 있었다고 한다.

코미디를 정말 잘 다루는 감독님이 있었으니 거기에 기대봄 직하다 싶었고, 처음 접해본 코미디였기 때문에 철저한 분석을 통해서, 철저한 준비로 접근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자칫 잘못하면 오버하기 십상이라는 게 코미디라는 것만 알고 있어서 최대한 보수적으로, 현장에 휘말려 오버하지 말고 철저하게 준비하고 분석하고 감독님, 작가님과 내가 작전했던 것만 가보자 했던 것 같고, MBTIT인데 극 T예요. 원래 작품에 접근할 때 지극히 논리적으로 접근하는 편이어서 물리적으로는 이렇게 갈 것이다, 내용은 이렇게 될 것이다, 결론이 명쾌해야 하는데 이번 소년시대나 다른 작품들은 그게 나와 잘 맞았던 것 같고, 멜로는 그런 방식보다 감성에 더 호소하는 게 정확하지 않았을까. 지금 이런 생각으로 코맨틱 코미디나 멜로에 다시 한번 도전해보면 더 잘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조만간 다시 해보고 싶은 장르로 멜로예요.”

병태를 위한 철저한 계산에는 의상, 헤어 등 겉으로 보이는 모습에서부터 지질함을 강조하고자 했다. 스스로 아이디어를 낸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서른넷에 교복을 다시 입은 경험은 정말 큰 영광이었다면서 감독의 배려(?)로 노안 고등학생 정도로 보일 또래 배우들을 섭외해준 덕에 보호색을 입은 듯 큰 안도감을 느꼈다고 너털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사진제공=쿠팡플레이 (소년시대 스틸)
사진제공=쿠팡플레이 (소년시대 스틸)

아이디어를 많이 내긴 했죠. 그런 쪽으로는 감독님이 굉장히 열려있는 분이라 저도 신나서 하긴 했는데 일단 바가지 머리도 원래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좀 과하게 하고, 사실 배바지까지는 의도가 없었는데 제가 그냥 올려 입었어요. 왜냐면 학생 때는 성장기라고, 금방 큰다 해서 보통 옷을 크게 입잖아요. 저도 어려서 그랬던 기억이 있거든요. 항상 몇 치수 크게 입었지 제 치수에 맞는 옷을 입은 적이 없어서 그걸 해보자 했던 건데 반응이 좋으니까 계속 더, 끝 간 데 없이 올리게 되더라고요(폭소).”

병태의 지질함의 근원은 순수한 호기심이었다고 한다. ‘소년시대의 웃음을 완성한 것은 단연 그런 병태와 친구들의 앙상블이다. 워낙 또래 배우들과의 호흡이 좋아 현장의 애드리브가 그대로 방영되기도 했다고.

저는 그냥, 애는 순수한데 궁금한 건 못 참는 인물로 잡았던 것 같아요. 굳이 안 해도 될 말인데 병태는 그냥 진짜 궁금하고 걱정돼서 하는 소리인데 꼭 말로 매를 벌잖아요(웃음). 그리고 충청도의 미덕 중 하나가, 하나 결론을 내려면 한참 간다는 건데, 배우들도 원래 대사를 그냥 늘릴 대로 늘려도 끝도 없이 이어지더라고요. 신도 여러 번 찍어봤겠다, 지질이들 모여 있겠다, 그러면서 살이 하나씩 붙고 없던 대사들이 막 나오고, 처음에 병태 환영식 한다고 그 중국집 장면도 그런 식으로 서로 막 이어지다가 마지막에 제가 아우! 빨랑 따기나 혀!’ 였던 거 같은데, 뒤에 가만히 앉아 있으면 돈이 나와?’ 이런 것도 다 애드리브였어요. 그런 게 현장에서 그냥 어렵지 않게 만들어졌던 것 같아요.”

드라마로 요즘 충청도 사투리가 대유행 중이다. 술집 어디서도 잔을 부딪힐 때면 으잉? ~!”이 빠지지 않는다는 정도다. 학교 폭력이 작품 전반에 등장하지만, 그를 보면서도 피식피식 웃게 한 비결에도 사투리가 큰 몫을 했다. 임시완은 사투리를 배우기 위해 충청으로 12일 유학(?)을 다녀왔다고 하는데, 충청도 사투리의 매력으로 부드러움을 꼽았다.

충청도 사투리가 어떤 이야기도 부드럽게 해주는 힘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실제는 잔인하거나 협박에 가까운 이야기인데 충청도 사투리로 들으면 유해지는 느낌도 들고 중독성도 있어서, 주변에서 잘 봤다고 하는 사람들이 어쩜 그렇게 사투리를 잘하는겨?’ 그렇게 온 적도 많고(웃음), 저도 답을 그렇게 하기도 하고 실제 생활에서도 많이 써먹고 있습니다. 특히 뭔가 민망하거나 직접적으로 말하기 어려울 때 유용하게 써먹고 있죠. 칭찬을 받으면 숙쓰럽구먼유~’ 하거든요. 좀 부드럽게 해주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아산 최약체 병태를 연기하며 맞기도 많이 맞았다. 쓸림이나 살이 까지는 정도는 다반사였다는데, 촬영 중에는 때리는 놈보다 맞는 놈이 속 편한 것이라며 부담이 덜했다고 한다.

액션신에서 불문율 같은 게, 맞는 놈이 때리는 놈보다 편한 게 있어요. 실제로 때리는 척을 해야 하는데, 때리는 것처럼 잘 보이는 게 액션신의 미학인 건데, 그렇다고 혹시 상대 배우가 다치면 안 되니까 아무래도 때리는 사람이 더 신경 쓸 수밖에 없는 거죠. 맞는 사람은 리액션만 잘 해주면 되니까 마음은 편해요. 해서 액션은 부담이 훨씬 덜했던 것 같고, 어디 쓸려서 상처가 난다든지 그런 건 너무 흔해서 나 다쳤어요소리도 못 하죠(웃음). 처음 대진이가 의심해서 싸울 때, 서로 부대끼는 상황에서 땅에 팔이 쓸려서 피가 좀 난 적이 있는데 자세히 보면 그게 방송에 그대로 나갔더라고요. 마침 그게 병태 캐릭터와 잘 맞아서 그냥 그대로 살려 나갔죠.”

다만, 패싸움, 음주, 흡연 등 학교 폭력이 웃음으로 미화되는 것만은 경계하고자 했다고. 그러나 따지고 보면 80년대는 극한의 격변기였다. 7910·26사태, 12·12 군사반란에 이은 민주화운동으로 비상계엄이 전국 확대되었고, 사상 초유 국회가 해산됐다. ‘소년시대의 배경인 1989년 역시 전두환 정권을 이은 노태우 군부 정권 시절이다. 깡패와 조직 폭력 소탕을 목적으로 치안 강화를 꾀한 범죄와의 전쟁이 선포된 것이 9010월이다. 국가와 사회적 폭력이 극에 달했던 시기, ‘소년시대는 아산이라는 청정 지역의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선택해 웃음을 담으면서도 작은 사회에서도 굳건한 강자 독식을 은연 중 풀어낸 점도 주목할만했다.

우선 폭력 자체에 미화되는 것에 대해서는, 이 작품을 선택한 저 역시도 굉장히 부담이 컸고 감독님, 작가님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런 것들로 누군가의 아픈 과거를 들추거나 폭력이 정당화된다는 논리가 합리화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컸고, 어쩔 수 없이 작품에 나올 수밖에 없는 폭력에 대해서는, (장면으로 보이는 것이) 저는 많이 아프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컸어요. 이를테면 병태가 맞는 장면이라고 치면, 휘둘렀고 병태가 넘어졌고, 맞았다 치고 넘어갈 수 있는, 그런 식으로 너무 아픈 폭력이 아니길 바라는 생각이어서, 그런 얘기를 많이 드렸었고, 자칫하다 주제 넘는 드라마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희망 사항이 있었어요. 그냥 웃고 넘어가는 킬링타임용 작품, 그 자체가 목적인 드라마라고 생각했는데, 그러함에도 굳이 이 코미디에 메시지를 찾고자 한다면 제아무리 병태가 스스로 매를 버는 인물이어도 폭력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아주 명쾌한 해답이더라고요. 하지만 그 폭력을 참긴 어렵다(폭소). 그 정도로 매를 벌지만, 그래도 안 된다!(웃음).”

차기작은 이미 오징어게임2’로 알려졌다. 하나의 이미지로 굳어지지 않기 위해 작품 선택에서도 신중하게 결정해가고 있다는 그다.

사진제공=쿠팡플레이
사진제공=쿠팡플레이

전에는 제 자의식이 반영되기보다는 회사에서 좋은 기회라고 하는 결정이 많았는데, 지금은 제 가치관을 토대로 회사와 토론을 통해 결정해나가고 있고요. 그런데 지금도 어떤 작품을 골라갈 것인가. 중요한 건, 배우로서 하나의 캐릭터로 굳어지는 건 저의 배우로서 생명력을 갉아먹는 것일 수 있겠다 싶어서 그것은 좀 피하고 새로운 도전을 많이 하려고 했고, 그게 제 생명력을 연장해주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해서 하나의 모습으로 국한하기보다 여러 모습으로 도전해보고, 여러 모습을 상상해보고 그렇게 해왔던 것 같은데, ‘오징어게임2’에서는 적어도 지질이는 아닙니다. 병태같이 단순한 숫자 계산도 못 하는 이런 인물은 제 인생에 다시 없을 것 같은(웃음)?. 아마 소년시대2’ 이외에는 없지 않을까 싶은데요?”

내년에는 좀 더 찬찬히 차기작을 둘러보는 시기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차기작이 내년이 될지 내후년이 될지 모르겠지만 내년에는 팬 미팅을, 파티 같은 문화로 꾸준하게 매년 행사로 가져가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 내년에는 팬 미팅을 했으면 좋겠고, 팬 미팅에 항상 제가 연기한 캐릭터를 녹여서, 아마 병태가 출연할 확률이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웃음).”

한편,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소년시대는 지난 22일 총 10회까지 전 회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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