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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소년시대', 지질한 임시완에 왜 열광할까

  • 입력 2023.12.12 13:54
  • 수정 2023.12.12 14:25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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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쿠팡플레이 '소년시대' 캡처
사진=쿠팡플레이 '소년시대' 캡처

[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임시완의 작정한 코미디 소년시대입소문이 뜨겁다.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시대1989년 충청남도를 배경으로 안 맞고 사는 게 일생일대의 목표인 '온양 찌질이' 병태가 전학 후 하루아침에 부여 짱으로 둔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앞서 SBS ‘열혈사제로 감각적인 코미디 활극을 선보였던 이명우 연출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임시완이 처음으로 코미디에 도전해 놀라운 연기 변신으로 작품의 흥행을 이끌고 있다. ‘소년시대는 공개 후 3주 연속 쿠팡플레이 인기작 압도적 1위를 비롯해 첫 주 대비 시청량 934% 상승, 네이버 많이 찾는 드라마’ 1, 키노라이츠 콘텐츠 통합 랭킹 1위 등 신드롬급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특히 소년시대80년대 학창시절 풍경을 담으며 폭력을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그 시절 낭만을 감각적인 코미디로 풀어 호평받고 있다. 무엇보다 늘 맞고 살던 소심한 병태가 부여 농고로 전학 후 우연과 우연이 겹치며 싸움짱 아산 백호가 된 이야기가 흥미롭다. 정경태인지, 장병태인지 부여에 백호가 떴다는 소식이 하필 병태의 전학 첫날 들려와 얼떨결에 학교 일진 무리에 합류하게 되는데, 실토하려는 시도는 수차례 실패하고, 의심한 친구와의 싸움에서 발버둥이 필살의 일격이 되면서 병태는 끝내 아산 백호로 굳어진다.

남학생들의 힘겨루기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사랑과 전쟁인데, 부여 상고 얼짱 선화(강혜원 분)를 계기로 촉발된 병태와 농고 2학년생들의 공고 습격 사건이 벌어지고, 병태는 이 자리에서 앞으로 농고 학생들을 괴롭히지 말 것을 경고한다. 워낙 당하고 지낸 세월이 길어 약자의 심정을 잘 아는 병태는 농고 일진 무리에게도 친구들의 돈을 빼앗지 말라, 친구들을 때리지 말라고 선언한다. 병태는 그렇게 학교의 영웅이 됐고, 이제는 자신을 아산 백호라 으쓱댄다. 그러나 영광의 시대는 짧았다. 병태와 충돌로 기억을 부분 잃었던 진짜 아산 백호정경태(이시우 분)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병태는 같은 반에 전학 온 경태를 한눈에 알아봤다. 그가 진짜 백호다. 노심초사도 잠시, 기억을 잃었다는 말에 안심하며 백호 행세를 이어갔으나 경태가 기억을 찾으면서 반 친구들이 전부 지켜보는 가운데 한순간에 찌질한 병태로 돌아가 줄행랑을 쳤다. 기억을 찾은 백호 경태는 가차 없었다. 병태는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더 지독한 바닥을 경험하게 된다. 경태는 일진 무리에 새로운 우두머리로 군림하면서 무리한 상납금을 요구했고, 3반은 경태에게 맡긴다. 선화 역시 경태의 차지였다. 병태는 그저 패자로 남몰래 눈물을 삼켰다. 이후 병태는 상납금을 마련하기 위해 반 친구들에게 200원씩 내자고 제안하지만, 병태에게 돌아온 것은 폭력이었다. “네가 이길 수 있는 놈 한 놈은 있을 것 아니냐. 그놈을 잡아 XXX 패라라는 것이다.

그렇게 병태는 자신보다 약할 것 같은 먹잇감을 골랐다. 그런데 그것이 그나마 마음을 터놓던 친구 조호석(이상진 분)이었다. 벼랑에 몰린 약자와 약자의 싸움에 의리는 호사였다. 그러나 그런 병태를 보듬은 것 역시 그 신세를 너무도 잘 아는 호석이었다. 병태는 호석의 품에 얼굴을 묻고 눈물을 쏟았다.

소년시대는 세상 지질한 병태 임시완의 연기 변신이 가장 큰 관전 포인트로 꼽히는데, 실상 주변 인물 누구 하나 모자람 없는 앙상블이 단연 으뜸이다. 안산 백호로 남다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이시우는 또 다른 발견이라 하겠다. 동네 여전사 박지영을 맡은 이선빈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런 배우들의 활약 속에 소년시대는 이야기 구성 자체로 여러 숨은 짜임새를 눈여겨볼 만하다. 가짜로 최고의 권력을 누린 최약체의 반란은 통쾌한 웃음과 응원을 자아내면서도 다시금 나락으로 떨어진 과정에 인간의 민낯을 담고, 그 속에도 사랑, 우정 등 열여덟 뜨거움을 나열한다. 특히 병태가 백호였던 때, 일진 무리는 농고 애들은 대부분 가난하니 돈을 빼앗지 말라는 병태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으나 진짜 센 놈 경태가 무리한 상납금을 요구하자 일진 무리가 병태와 똑같은 소리를 한다. 경태 역시 가난한 처지에 돈을 걷지 말라는 병태에 호기심이 발동하면서도 그저 가소로울 뿐, 강자 독식은 변하지 않았다. 지금이라고 다른가. 그저 세상 이치다.

또한, 폭력, 음주, 흡연 등의 장면이 끊이지 않으면서도 무겁지 않게 풀어낸 연출도 흥행 비결로 꼽을 수 있다. 소품, 의상, 시대적 설정 등의 디테일도 깨알 재미를 보태고 있다. 누군가에겐 배우들의 열연으로, 누군가에겐 나의 학창시절로, 누군가에겐 새로운 레트로 감성으로 무성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소년시대'가 종영까지 뒷심을 발휘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쿠팡플레이 '소년시대'는 총 10부작으로, 매주 금요일 저녁 8시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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