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today현장] 정성화·양준모 Say, 뮤지컬 '영웅'&영화 '영웅' 동시 사랑받는 이유

  • 입력 2023.01.19 09:53
  • 수정 2023.01.19 19:18
  • 기자명 이은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뮤지컬 영웅과 영화 영웅이 동시에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배우 정성화, 양준모가 미디어데이를 통해 작품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를 전했다.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소재 한 클럽에서 뮤지컬 '영웅'의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에이콤 윤호진 예술감독, 윤홍선 대표, 배우 정성화, 양준모가 참석했다.

뮤지컬 영웅은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그린 작품으로, 지난 2009년 초연해 올해로 9번째 시즌을 맞은 한국뮤지컬 대표 스테디셀러다. 뮤지컬 명성황후를 만든 윤호진 예술감독이 안중근 의사 서거 100주년 기념공연으로 제안받아 제작됐다. 지금까지도 해외 원작, 해외 인물 등을 담은 라이선스 작품이 넘쳐나는 한국뮤지컬 시장에 명성황후’, ‘영웅은 한국적 소재를 담은 매우 드문 대극장 작품으로 꼽힌다.

윤호진 예술감독은 그에 대해 “‘명성황후를 만들며 고생을 많이 했다. 한국적인 소재로 대형 작품을 만든다는 것. 특히 우리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너무 힘들었다. 해서 처음에 '영웅'을 제안받았을 때 '나는 이제 그런 작품 말고 편한 거 하고 싶다'며 거절했었다. 그런데 계속 궁금증이 남더라.”자료를 찾아보니 안중근 의사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인데도 그동안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았던 동양평화론에 관한 내용을 잘 살려보자는 생각에 작품을 만들게 됐다.”고 회상했다.

뮤지컬 영웅의 토대가 된 안중근의 동양평화론1910년 안중근 의사가 옥중에서 쓴 글로, ··일을 대등한 국가 관계로 보며 상호 협력하는 동맹 관계로서 평화적 공존을 주장한 내용이다. 식민 지배 속에서도 시대를 앞선 통찰을 담은 그의 철학은 현대에 재조명되고 있으나 당시 글을 마칠 때까지 형 집행을 미뤄달라는 요청이 거부되면서 글은 끝내 미완으로 남았다. 뮤지컬 영웅은 안중근 의사라는 큰 영웅을 통해 우리 모두 현시대의 크고 작은 영웅이 될 수 있으며 함께 살아야 할 공존과 평화를 말하고자 한다.

정성화는 14년 전 처음 제작된 작품이 현재까지도 사랑받는 이유로 뮤지컬 영웅이 롱런하는 이유는, 첫째로 안중근이라는 대한민국 역사의 가장 중요한 인물을 연기하는 작품이기 때문이고, 그렇다 해도 뮤지컬 작품으로 재미가 없거나 지루하면 관객분들이 오지 않으실 텐데 이 작품은 엄청나게 잘 짜인 구조가 있다. 둘째로 관객의 심금을 울리는 음악이 있다. 그리고 셋째로 관객을 짜릿하게 하는 안무가 존재한다. 그런 뮤지컬 요소가 잘 갖춰져 있기에 14년 전에도 지금까지도 여러분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작품이 되지 않았나 싶다.”면서 알게 모르게 매번 시즌을 거듭할 때마다 예술 감독님께서 조금씩 디벨롭을 계속하셨다. 이번 시즌에도 무대 뒤 영상이나 기차가 들어오는 부분 등이 디테일하게 다듬어졌다. 그런 노력이 있기에 앞으로도 뮤지컬 영웅은 계속해서 사랑받는 작품이 될 것 같다. ‘레미제라블이 한 30년 넘은 작품인데 지금도 세계 어디서나 오픈런을 해도 사랑받지 않나. 뮤지컬 영웅이 우리나라에서 그런 작품이 되리라고 생각한다.”라고 자평했다.

양준모는 무대 위 안중근을 통해 모두가 영웅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그는 영웅이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지 않나. 전에는 역사책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상상으로 안중근을 그렸다면 지금은 그 일을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이 울고 힘들고 (가족을) 그리워하고, 그런 아픔을 많이 표현하려 했다.”면서 그런 과정을 보여드리면서 관객들도 , 내가 생각하는 영웅이 그런 영웅이 아니었구나. 나도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나라를 위해 하면 영웅이 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드리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사진=영화 '영웅' 스틸
사진=영화 '영웅' 스틸

뮤지컬 영웅을 통해 큰 감명을 받았다는 윤제균 감독은 뮤지컬 영화 영웅제작을 결심했고, 지난해 12월 개막해 현재까지 265만 관객을 동원하며 아바타:물의 길’, ‘더 퍼스트 슬램덩크등 외화 강세 속에도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마차 타고 고래고래와 같이 영화와 뮤지컬(뮤지컬 고래고래’)이 동시 기획되거나 인생은 아름다워와 같이 뮤지컬 영화가 제작된 사례는 있지만, 기존의 뮤지컬 작품이 영화화된 사례는 뮤지컬 영웅이 최초다.

여기에 뮤지컬 영웅의 초연부터 함께한 배우 정성화가 영화에서도 안중근 의사 역할을 맡으면서 뮤지컬 영화라는 상징성을 높였고, 이는 영화와 뮤지컬에 더불어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실제로 2009년부터 올해 9번째 시즌까지 뮤지컬로 동원관 관객이 대략 100(추정) 정도라면 영화 영웅은 단 두 달 기간에 260만 관객을 불러모았으니 가히 폭발적인 반응이다.

특히 정성화는 영화 출연을 위해 16kg을 감량하며 투혼을 발휘했다. 보통 영상으로는 실제보다 1.3배 비율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여서, 화면에서 호리호리하면서도 건강하게 보이는 배우들을 실제로 보면 놀라울 정도로 깡마른 수준이다. 그러니 안중근 의사의 생애 마지막 1년을 연기하기엔 감량은 필수였다. 출연을 위해 몸을 만들어야 할 시기, 하필 세종문화회관에서 뮤지컬 영웅을 공연하고 있던 터에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겹쳐 다이어트 비결도 딱히 없었다고 한다. 그나마 방법이라면 안 먹고, 많이 뛰고, 조금 먹고, 짜지 않게 먹고였다는 것. 그렇게 한 달이 지나니 어느새 10kg이 빠져있었다고. 하루는 공연 중 장부가를 부르다 기절해 블랙아웃을 경험하기도 했다고 한다.

정성화는 그렇게 독하게 했었다.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면 절대로 할 수 없을 것 같다.”면서도 뮤지컬 영웅이 영화가 된다는 건 나에겐 꿈 같은 일이었고, 소원을 이루는 순간이었다. 아시다시피 영화에서는 항상 조연을 맡았던 사람인데 이번에 주연을 맡게 됐다. 게다가 꿈에 두고 있던 뮤지컬 영화의 주연을 했다. 살을 안 뺄 이유가 없었다. 입금돼서 뺀 게 아니라 정말 내 소망과 꿈에 의해 뺀 것이라고 했다.

또한, 영화에서도 뮤지컬의 현장성을 최대한 살리고자 했다고 한다. 정성화는 영화 촬영할 때, 현장에서 라이브로 녹음했던 이유는 딱 한 가지였다. 관객에게 우리의 호흡을 들려드리기 위해서다. 무대에서는 배우가 막 울다가 노래를 부르게 되면 울음이 채 그치지 않은 채로 그 흐느낌과 함께 노래를 부르게 되는데, 그런 작은 부분이 관객에게 제공하는 감정이 엄청나다는 생각을 했고, 영화에서도 꼭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것이 윤제균 감독님과 얘기했던 가장 큰 공감대였다.”면서 현장에서 라이브로 녹음하며 영화 연기를 한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이라는 걸 정말 몰랐었다. 왜냐면, 노래를 잘하면 감정이 무너지고, 감정을 잘 잡으면 노래가 틀어지고, 그런데 두 개를 다 하면 뭔가 애매하더라. 해서 모든 노래를 한 번에 14, 15번씩 했다. 마지막에 장부가40번이 넘게 했다. 한 번만 해도 기절하는 노래인데 40번을 하니까 탈진하다시피 하더라. 그중에 제일 많이 탈진한 신이 영화에 나온 장면이다. 정말 너무너무 어려운 과정이었다. 그래도 관객분들의 반응에서 많은 분이 작품에 공감해주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리고서 공연을 다시 하게 됐다.”고 전했다.

비단 올해 시즌은 그러한 여러 화제성에 힘입어 -효과를 거두고 있다 쳐도 영화로만 이미 260만 관객을 동원한 만큼 향후 뮤지컬 시즌의 소비력이 감소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으나 윤홍선 대표는 뮤지컬 영웅이 영화 영웅으로 인해 새로운 관객이 유입되는 현장을 체험하고 있다. 실제 많은 분이 영화를 보고 궁금해서 오셨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시더라.”면서 정말 반갑고 고마운 부분은, 이번 계기로 우리 뮤지컬을 영화화해서 뮤지컬 영화를 많이 만들어보자는 것이 회사의 또 다른 목표다. 해서 앞으로 영상화 사업을 진행할 것 같다. 단순한 현장 라이브 영상을 넘어 정말 영화 같은 고퀄리티의 영상을 극장 내에서 찍어볼 생각이다. 영화 영웅과 뮤지컬 영웅을 동시에 오프에서 만날 수 있는 날이 또 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것은 다른 신작 뮤지컬에도 적용해보려 한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윤호진 예술감독은 이번 영화화에 대해 영화가 천만을 넘으면 우리도 돈을 받는다.”고 너털웃음을 지으면서도 우리는 한 푼도 안 받아도 된다. 그냥 한국 영화사에 뮤지컬 영화로 좋은 한 발자국이었다, 멋있었다하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그런 뜻에서 굉장히 의미가 크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성화 역시 현장 예술인 무대에서의 감동을 차별화로 꼽았다. 그는 영화와 달리 무대에서는 섬세하고 정제된 목소리로 노래하는 것이 가능하다. 해서 그 섬세하고 정제된 목소리를 좀 더 또렷하게 들려드리기 위해 발성도 많이 신경 쓰면서 연기하고 있다. 영화를 보신 분들이 뮤지컬 와서 보시는 것도 나름 만족할 수 있을 정도로 열심히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런데, 한국사를 대표하는 위대한 인물을 소재로 한 이유일까, 마침 잘 되니 배가 아픈 걸까, ‘영웅을 두고 얼토당토않게 국뽕이라는 단어가 스멀스멀 등장했다. ‘국뽕이라는 단어는 작게는 국뽕이 찬다는 식의 긍정적 의미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본래의 뜻은 국가에 대한 자긍심이 지나쳐 무조건 찬양한다는 행태를 비꼬는 말이다.

이에 오랜 기간 안중근 의사를 연기한 정성화는 안중근 의사를 연기하면서 내가 느낀 것은 굉장한 책임감이라며 객석에 앉아 계신 많은 분이 안중근 의사를 오롯이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나의 책무이자 의무다. 해서 어떻게 하면 오해 없이 관객 여러분께 내 의도를 전달할 것인가에 대해서 더 많이 연구하고 더 많이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히면서, ‘국뽕언급에 대한 소신을 전했다.

정성화는 사실 국뽕이라는 말은 어떻게 보면 조롱성 단어일 수 있다. 뭐냐면 우리나라 정말 대단하다. 우리나라에 이런 사람이 있으니까 이젠 더 이상 발전하지 않고 이렇게 그냥 하면 돼. 우리는 정말 최고야라고 하는, 우리 안에 갇혀 있는 것을 경계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뮤지컬 영웅의 안중근 의사는 이런 사람이 있었음으로써 우리가 더 많은 발전을 해야겠다는, 어떤 발전적인 방향을 제시해 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국뽕이라는 단어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양준모 역시 뮤지컬 영웅으로 느끼는 바는 남달랐다. 그는 올해 시즌에서 유독 많이 느끼는 것이, 어린 학생, 중학생들도 공연을 보면서 많이 울더라. 어린아이들이 잘 집중하고, 무엇보다 (뮤지컬 영웅) 뮤지컬을 많이 보시는 기존 팬들보다 일반 관객이 훨씬 많다. 해서 일반 관객을 뮤지컬에 매료시키는 것이 좀 더 보람이 있더라.”면서 특히 이번 시즌에는 안중근 의사의 옆에 있는 사람들을 더 많이 생각하게 됐다. 서대문 형무소만 가봐도 느낄 수 있는 것처럼,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많은 분이 있지만, 우리가 (자료) 사진을 봐도 이름도 모르는 분이 많지 않나. 우리가 기억하고 기념하는 분들은 정말 소수여서 그런 분들을 많이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작품 속 동양 평화를 노래할 때 나도 모르게 관객 한 명 한 명 눈을 맞추게 되더라. 중요한 것은 당연히 평화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어떻게 하면 서로 인정하면서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마음으로 많이 느꼈으면 좋겠다.”면서 내년에 15주년이 되는데, 계산해보니 내년에 새로운 안중근이 한 명 더 오면 딱 15명이다. 해서 개인적인 소망으로는 그때 15명이 무대에 다 올라가서 이 노래를 불러보고 싶다. 얼마나 멋있을까 (싶다.)”는 바람을 말하기도 했다.

끝으로 윤호진 예술감독은 중국에서 뮤지컬 영웅이 공연되길 희망했고, 정성화는 무엇보다 이 작품은, 커튼콜에서 관객을 보면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자 손녀를 데리고 와서 안중근 의사의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이 작품 전체에 흐르는 나라(국가)’라는 어머니 같은 상징을 느끼고 갈 수 있다는 것 자체에, 무대에 서는 사람으로서 너무나 큰 행복을 느낀다. 그런 모습들이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되기를 바란다.”며 성원을 당부했다.

한편, 뮤지컬 영웅은 오는 228일까지 서울 LG아트센터 시그니처홀에서 공연되며, 오는 3월에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로 공연을 이어간다. [사진제공=에이콤]

저작권자 © 연예투데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