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today현장] 뮤지컬 ‘인간의 법정’, "인간은 무엇인가"..철학 담긴 K뮤지컬 세계로

  • 입력 2022.10.07 06:09
  • 수정 2022.10.13 21:46
  • 기자명 이은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제공=대로컴퍼니
사진제공=대로컴퍼니

[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안드로이드 로봇이 인격을 갖추었다면 과연 로봇일까 인간일까. 뮤지컬 '인간의 법정'이 인간의 근본을 묻는 철학적 메시지를 담아 국내를 넘어 세계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K 뮤지컬의 또 다른 성공 신화가 될 수 있을지 주목이 쏠린다.

조광희 변호사가 집필한 인간의 법정이 동명의 뮤지컬로 제작돼 지난달 28일 초연의 막을 올렸다. 뮤지컬 ‘인간의 법정22세기를 배경으로 주인을 살해한 안드로이드가 인간의 법정에 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SF 법정 드라마다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뮤지컬 '인간의 법정' 프레스콜이 열렸다. 조광희 작가, 장소영 음악감독, 김정한 연출을 비롯해 배우 박민성, 임병근, 오종혁, 이재환(빅스 켄), 유태양(SF9), 류찬열, 최하람, 김승용, 선한국, 이상아 등이 참석했다.

소설가로도 활동 중인 조광희 변호사는 지난 2018년 첫 장편소설 '리셋'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해 소설 '인간의 법정'을 출간했고, 이후 두 달 만에 뮤지컬 제작이 결정됐다. ‘그날들’, ‘투란도트’, ‘금발이 너무해등에서 음악감독으로 활동한 뮤지컬 작곡가 장소영이 작곡과 음악감독을 맡았다.

소설에 이어 뮤지컬 대본까지 직접 맡은 현직 변호사 조광희 작가는 인간의 법정을 집필한 계기로 “2018년에 첫 번째 소설을 쓰고 인터뷰를 하게 됐는데, 대부분 다음 작품은 무엇을 쓸지 묻더라. 해서 뭘 준비할까 하다가 변호사이니 법정물에 SF를 결합하면 흥미롭지 않을까. AI가 재판을 받는다는 이야기를 생각했다. 원래 생각한 것은 살인사건, 안드로이드, 재판, 그렇게 끌고 가려 했는데, ‘안드로이드가 어떻게 형사 재판을 하지? 그건 불가능한데? 그럼 안드로이드가 형사 재판의 권리를 주장할 수밖에 없구나’. 그렇다면 인간이 아닌 건 무엇인지, 경계가 무엇인지 따져볼 수밖에 없어서 조금은 철학적인 작품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인간의 법정속 안드로이드는 인간과 같은 인격이나 의식을 지닐 수 있다는 설정이다. 최근 급격한 AI 기술의 발달로 언젠가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설도 등장했지만, 실현된다면 족히 수천 년 후의 일일 것이다. 그나마 치명적인 오류를 발견한 로봇이 있다면 수거해 프로그램을 점검하거나 폐기될 것이다. 안드로이드 역시 인간의 외형으로 인간과 닮은 행동을 하도록 설계하지만, 마찬가지로 기계일 뿐이다. 생명체에만 존재하는 욕구, 본능, 회피 등의 의식은 프로그램으로 구현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니다. 다만 인간의 법정은 다소 판타지한 이 설정으로 단순히 인간형 로봇을 인간으로 볼 수 있느냐의 문제를 넘어 인간은 무엇이냐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조광희 작가는 법은 기본적으로 사람이 만들어서 사람을 위해 존재하지 않나. 인간 중심적인 사고방식이다. 그런데 인간의 역사를 보면, 여성이 참정권을 얻은 것이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 노예 제도가 있는 등 인간의 권리를 똑같이 나눠주지 않았었다. 그런 것을 쭉 쟁취해온 것이 인간의 민주주의 역사였는데, 저는 그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지평을 더 넓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동물의 경우 법에서는 그냥 물건이다. 그런데 지금은 동물을 단순히 물건으로 볼 수 없는 상황이 됐지 않나. 그런 흐름처럼, 미래 어떤 시기가 됐을 때 인간의 지평을 어디까지 봐야 하느냐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법에 따른다면 (살인을 저지른 로봇은) 당연히 폐기하는 것이 맞지만, 로봇인데 의식이 있고 인간성의 상당한 부분을 공유하고 있다면 과연 인간이 아니라는 이유로 물건 취급을 할 수 있을까, 그것에 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김정한 연출 역시 작품 안에 내포한 질문이 많은 것 같다. 특정 연령이나 성별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누구한테나 나는 누구지? 나는 뭐지?’ 하는 정체성에 관한 물음이 오는데, 그것에 관한 질문을 아오가 하는 것 같다.”면서 연출가로서는 잠시 삶의 짐을 내려놓고 즐겨달라는 마음도 있다. 웃고 울다가 극장을 나갈 때 한 번쯤 질문할 수 있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다.”고 전했다.

인간의 법정을 뮤지컬로 제작하게 된 계기는 장소영 음악감독과의 인연이었다고. 장 감독이 법률 자문이 필요해 조광희 변호사를 찾았던 것이 인연이 됐다고 한다.

장소영 감독은 소설이 출판될 계획이라고 파일을 주셨는데 그게 인간의 법정이었다. 해서 뮤지컬과 동시에 기획됐다고 자부한다.”면서 마침 몇 년간 새로운 소재를 찾고 있었고 특히 근 미래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다가왔다. 일반 형사 법정이 아니라 AI가 과연 인간의 법정에 서도 되는지를 가리는 법정이라는 것에 굉장한 흥미가 생겼다. 어려운 주제인 것 같지만 사실은 인간의 본질이고 인간의 이기심은 어디까지인가’, 그런 근본적인 것을 고찰해보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20년 차인 뮤지컬 작곡가로서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뮤지컬 인간의 법정은 이미 중국을 비롯해 프랑스, 독일, 벨기에, 스웨덴, 베트남 등 해외 8개국과 판권 계약이 완료된 상태라고 한다. 장소영 감독은 사실 한국에서 해외 라이선스 작품을 많이 하지 않나. 괜히 자존심 상하는 일이 많았는데, 이번엔 저희도 외국에 나가서 이 작품은 이런 겁니다큰소리 낼 수 있는, 외국 배우들과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해서 더더욱 이번 공연이 저희에게 중요한 계기가 됐다.”면서 한국에 국한하는 이야기가 아니고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재로 해외에 나갈 수 있고, 그 이야기가 뮤지컬로 바뀌었어도 충분히 외국에서 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주인 '한시로'의 주문에 따라 맞춤 제작됐지만, 결국 주인을 살해한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되는 안드로이드 로봇 아오역은 그룹 빅스의 이재환(), SF9의 유태양, 배우 류찬열, 최하람이 출연하고, ‘아오의 변호를 맡은 변호사 호윤표역은 배우 박민성, 임병근, 오종혁이 출연한다. 또한, 아오의 주인 한시로와 인간 외의 존재는 존중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찰청 소속 변호가 서인구역은 배우 김승용, 선한국이 12역을 맡는다. ‘한시로이 여자 친구인 조향사 오미나와 본인 역시 안드로이드인 카운슬러역은 배우 이상아, 이서영이 12역을 담당한다.

먼저 이재환은 드라마 우영우를 보고 있었는데, 순수하고 아이 같은 마음이 아오같아서 드라마에서 영감을 얻었다.”면서 각자 톤이 다르니까 로봇처럼 하되 다르게 보여주자고 얘길 많이 했고 말투, 눈빛, 동작, 그런 것들을 많이 연구하면서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태양은 인간의 편을 들 수밖에 없는 존재이면서도 안드로이드에 이입하면서 내가 만약 정말 로봇이고 이런 상황에 처했다면?’이라는 질문의 답을 조합해보면서, 인간이 되고 싶은 안드로이드를 중점적으로 표현해 연기하려 했다.”고 전했다. 이번 작품으로 뮤지컬에 데뷔하게 된 최하람은 정말 감사하게도, 좋은 작품의 좋은 캐릭터로 데뷔하게 됐는데 안드로이드라는 딱딱한 느낌도 있지만, 어쩌면 더 순수한 매력이 큰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제목은 인간의 법정무겁지만, 울고 웃고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 임병근은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호윤표라는 인물이 작가님을 모티브로 한 인물이어서 책임도 부담도 많이 느꼈는데, 인간의 본질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작품이 된 것 같더라. 인간이 만물의 영장인가. 인간을 위해서만 존재하는가. 그런 물음을 던지는 작품이어서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고, 오종혁은 변호사의 서사가 많지 않은데, 배우는 내가 맡은 캐릭터가 좀 더 명확하기 위해 채우려 노력하는데, 이 작품은 결국 아오가 어떻게 성장하고 마지막까지 가는지가 중요한 것 같더라. 해서 이번엔 명확한 서포트 역할로 중점을 두고 캐릭터를 잡았다.”고 전했다.

끝으로 김승용은 무대와 테크니컬, 그리고 배우들이 다들 실력, 지성 굉장하다. ‘인간의 법정놓치면 큰일난다.”고 너스레를 보태면서 여러모로 관객들의 니즈에 부합하는 공연일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작품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도록 저희가 무대 위에서 최선을 다해 열연할 테니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많이 소문내주시면 좋겠다.”며 성원을 당부했다.

한편, 뮤지컬 인간의 법정은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오는 124일까지 공연된다.

저작권자 © 연예투데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