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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초점]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 홍보 기대한 프레스콜..'과연?' 물음표만

  • 입력 2022.09.21 07:53
  • 수정 2022.09.21 08:12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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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사진=박병철 기자]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이 초연의 막을 올리고 관객과 만나고 있다. 그러나 드라마의 뜨거운 화제성과 흥행에 비하면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을 향한 관객 반응은 다소 미지근하다. 현빈, 손예진 주연의 '사랑의 불시착'. 이름값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작품일진데 어떤 이유일까. 그 답은 의외로 프레스콜에서 드러났다.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tvN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을 자랑하는 현빈, 손예진 주연의 동명의 드라마를 뮤지컬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한국의 재벌녀 윤세리가 어느 날 패러글라이딩 중 돌풍과 함께 북한에 떨어지게 되고, 현장을 순찰 중이던 북한 장교 리정혁을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과 로맨스를 담고 있다. 원작 드라마가 일본, 중국 등 아시아권을 필두로 해외에서 큰 사랑을 받아 한류 드라마로 통하는 만큼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도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제작되었다.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박지혜 연출, 이상훈 작곡가, 박해림 작가, 배우 이규형, 이장우, 임혜영, 김려원, 나하나, 테이, 이이경, 한승윤, 송주희, 김이후, 유연정 등이 참석했다. 리정혁 역의 민우혁은 개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박해림 작가는 먼저 16부작 드라마를 한 편의 뮤지컬로 각색한 고충과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굉장히 흥행한 작품이다 보니 각색이 쉽지 않았고, 훌륭한 장면이 많아서 무대로 올리는 게 정말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그런데 무대 위에서 벌어질 수 있는 동시다발성, 쇼잉을 고민하면서 어떤 것들을 음악으로 듣고 어떤 것들을 장면으로 펼치고 대사를 바꾸는 과정들을 긴밀하게 엮어나갔던 것 같다. 1차 각색본을 원작자님께 보내드렸더니 흔쾌히 만족해주셔서 초반에 기분 좋게 계속 작업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드라마에서 뮤지컬로 옮기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장면은 역시 윤세리의 패러글라이딩 신이라고 한다. 이 패러글라이딩 신은 영상 배경과 조명, 와이어를 활용해 담아냈다. 박지혜 연출은 가장 무대로 가지고 오고 싶었던 장면은 패러글라이딩이었다. 그러나 안전상의 문제도 있어서 활공하는 듯한 느낌을 구현하지 못해 조금의 아쉬움은 있지만 그래도 각색할 때부터 작가님께 꼭 필요하다고 요청을 드렸던 장면이라며 가장 애먹었던 장면은 2막 엔딩에서 정혁과 세리가 마지막 한 걸음을 다가가지 못해 이별하는 장면이다. 무대에서 구현하기에는 조금 아쉬움이 있긴 했지만 저희가 가진 환경 안에서 최선을 선택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해외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는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 남과 북의 특수한 상황이 오히려 큰 강점이 되지 않을까 내다봤다. 박지혜 연출은 오히려 그게 저희의 강점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남북으로 나뉜 이 아픔 안에 두 남녀의 사랑이 더 애절하게 느껴지는 작품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것이 대한민국에서 만들어진 작품이기 때문에 전 세계에 통할 수 있겠다는 포인트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작품의 음악을 맡은 이상훈 작곡/음악감독은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2’ 등의 음악을 맡아왔다. 상업 뮤지컬의 음악을 담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이상훈 감독은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음악이 주로 백그라운드인데 공연은 음악이 좀 더 주도적으로 해야 하는 역할이 있고 여러 감정과 스토리도 전달해야 하니까 굉장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아시아권에 글로벌화하려고 한 기획도 있어서 그 부분도 굉장히 흥미로웠고 참여하게 된 계기도 있다.”면서 가사가 표현할 수 있는 멜로디를 찾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었고, 배우마다 색깔이 달라서 그 부분도 매력이 있었던 것 같다. 좋은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막상 프레스콜을 통해 취재진에 공개된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은 못내 아쉬움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실력 부족인지 연습 부족인지 모를 배우들의 노래가 가장 큰 문제였다. 이날 행사에는 참여하지 못한 민우혁은 앞서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 걸음만 더' 넘버를 안정적으로 소화해 기대를 끌어올리기도 했는데 막상 이번 프레스콜에서는 주,조연 할 것 없이 시연한 장면의 넘버를 클린하게 소화한 배우가 극히 드문 정도다. 

대부분 극의 완성도는 다소 엉성하더라도 배우들의 열연이나 뛰어난 가창으로 취재진의 구미를 당기는 것이 프레스콜인데, '사랑의 불시착' 프레스콜에서는 무려 11장면을 시연하고서도 대체로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 솔로는 불안하고 듀엣, 콰르텟 등에서는 가사의 순간 호흡, 끝음의 길이 등에 서로 입을 맞추는 노력이 보이지 않거나 소리의 크기도 제각각이어서 하나의 완벽한 하모니로 즐기기에 무리가 있었다.

뮤지컬은 엄연히 음악과 춤과 극이 혼합된 작품을 관람하는 형태다. 단순히 음악만 좋아서는 좋은 평을 받기 어렵다. 그를 소화하는 배우들의 가창과 서로의 앙상블이 제대로 갖춰져야 합격점을 받을 수 있다. 

더욱이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은 1.004석 규모의 코엑스 아티움 작품이면서 (VIP석 기준) 티겟 가격이 무려 14만 원이다. 최근 공연 중인 대극장 작품과 단 만 원 차이다. 애초 진입 장벽이 높은 상황이어서 배우들에게 훨씬 큰 기대심리를 갖게 한다는 것도 문제라면 문제다.

어쨌든 배우들은 좋은 작품과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는 하나의 각오였다. 특히 리정혁과 윤세리 역을 맡은 배우들은 아무래도 현빈, 손예진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는 모양. 캐스팅 소식 이후 주변 지인들에게서부터 먼저 반응이 쏟아지더라고.

먼저 이장우는 부담이 되게 많이 됐었다. 제가 뮤지컬 한다고, ‘현빈 역할을 맡았어라는 식의 설명을 할 정도로 현빈 선배님의 브랜딩이 된 작품이다 보니까 그걸 이기려고 한다기보다는 그냥 제 방식대로 좀 순수한 북한 남자를 표현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현빈을) 이기려고 생각도 안 했고, 뮤지컬로 표현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아서 거기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규형 역시 뮤지컬 장르로 탄생한 리정혁을 차별화로 꼽으면서 워낙 잘된 작품의 공연화라는 것 자체가 부담되긴 했지만,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은 총 24시간 정도 되는데 무대에서 3시간 안에 표현한다는 건 어떻게 보면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매 신에서 좀 더 감정들을 확장해서 보여줘야 하는, 그래서 어떻게 해야 좀 더 개연성을 살릴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다. 그런 부담감 외에는 딱히 외적 요인의 부담은 없었다.”고 말했다.

손예진이 연기한 윤세리 역의 배우들은 놀림을 받고 있다고 웃음을 보였다. 나하나는 지금도 계속 놀림을 받고 있다.”면서 대배우이신 손예진 배우님께서 맡으셨던 역할을 하게 돼서 정말 놀림과 우려가 있었다. 너무 많은 분이 예진이라고 놀렸는데 나중엔 그냥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엄청난 애청자여서 드라마를 늘 본방사수했었다. 뮤지컬로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부터 정말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다. 손예진 선생님의 역할을 시켜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영광이라고 전했다. 이어 김려원도 저도 그런 놀림을 많이 받아서 부끄럽다. 그럴 때 저는 손예진 역이 아니고 윤세리 역입니다라고 말씀드리곤 했다.”세리가 서울에서 어땠고 평양에서 어땠고, 다시 서울에 돌아왔을 때 어땠는지 연출님과 많이 얘기했다. 3시간으로 짧지만, 그런 면을 관객분들이 느낄 수 있게 많이 공부했다.”고 밝혔다.

또 임혜영은 매체와 뮤지컬은 너무 달라서 부담감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그 부담감이 작품을 하는 데 방해가 되진 않았던 것 같다.”세리의 인간적인 모습, 굉장히 도도하고 차가우면서도 내면에 있는 모습들을 3시간 동안 보여줄 수 있는 포인트를 굉장히 많이 고민했다. 그것이 재미와 감동의 요소가 되기를 바라면서 열심히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윤세리의 약혼자 구승준 역할은 테이, 이이경, 한승윤이 맡는다. 테이는 구승준 역할이 워낙 대단한 연기로 사랑받은 캐릭터여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가장 필요한 것은 다이어트였다. 지금은 살짝 실패해서 김두한처럼 나오긴 하는데 열심히 기쁘게 잘하고 있다. 예쁘게 봐주시길 바란다.”며 너털웃음을 보였다.

이이경은 최근 개봉한 코미디 영화 육사오(6/45)’185만 관객을 동원하는가 하면 놀면 뭐하니?’. ‘심야 괴담회’, ‘나는 솔로등에 출연 중이고 지난 6월 종영한 뮤지컬 배우 오디션 뮤지컬 스타의 단독 MC를 맡기도 하는 등 대세로 활약 중이다. 해당 프로그램에서 심사위원으로 출연한 민우혁의 권유로 이번 사랑의 불시착에 출연하게 됐다고.

이이경은 대세의 하루도 똑같더라. 똑같은 어제와 오늘을 보냈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6년 전에 알타보이즈를 하고 다시는 뮤지컬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런데 뮤지컬 스타를 하면서 민우혁 배우가 먼저 제안을 했다. 거절했었는데, 제작진 쪽에서도 1년여 프러포즈를 해주셨다. 우혁 형님도 계속 이건 꼭 네가 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하게 됐는데 사실 후회됐다. 제가 노래라는 걸 복면가왕빼고 해본 적이 없어서 자신이 없었다. 그런데 테이 형님이 희망 전도사다. 계속 할 수 있다고 끝까지 잡아주셨고 더 잘하고 싶다는 느낌이 들더라. 지금도 사실은 마음속으로 사랑의 불시착이 마지막 뮤지컬이다.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하겠다.”며 열의를 보였다.

, 한승윤은 “2012년에 데뷔해서 계속 노래만 했는데, 활동하면서도 뮤지컬에 항상 도전하고 싶었다. 이번에 이렇게 영광스러운 기회가 와서 정말 기쁘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고, 훌륭한 선배님들, 동료분들 그리고 스태프 분들하고 같이하게 돼서 여기서 진짜 많이 성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행복한 기분으로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단 역할을 맡은 유연정은 전작에서 송스루 락뮤지컬을 했는데 이번에 드라마가 많은 작품을 하다 보니 더 어려움을 느꼈던 것 같다. 언니 오빠들이 잘 도와주셨다.”면서 서단이 감정을 그대로 표출하는 인물이 아니어서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 걱정도, 고민도 했는데 연출님께서 서단을 연기하는 연정이 아니라 연정이 연기하는 서단을 보고 싶다고 하셔서 도움이 많이 됐다. 드라마만큼은 아니더라도 매력적인 인물로 나올 수 있게 언니들과 아이디어도 많이 내고 그랬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김이후는 겉으로는 차갑고 도도하게 보이지만 귀엽고 어설프고 서툰 것이 이 캐릭터의 매력이라고 생각했다. 매 순간 그런 매력이 드러날 수 있게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고, 도도한 모습을 위해 거울을 보며 연습을 하기도 했다.”며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은 오는 1113일까지 서울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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