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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현장] 하희라·임호 나선 연극 ‘러브레터’, 낭독극→리얼 2인극 변화..색다른 생동감

  • 입력 2022.09.23 06:54
  • 수정 2022.09.23 17:25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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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낭독극 형태의 연극 러브레터가 생동감 넘치는 리얼 2인극으로 변화해 관객을 맞는다.

연극 러브레터1988년 퓰리처상 파이널리스트로에 선정된 미국 극작계 거목 A.R. 거니의 러브 레터스(Love Letters)’가 원작으로 발표된 이후 브로드웨이는 물론 국내에서도 연극으로 소개돼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다. 유년기에 만난 앤디와 멜리사가 50년에 걸쳐 주고받은 편지를 풀어놓는 이야기로, 최근까지 낭독극 형태로 공연되었으나 이번 수컴퍼니가 제작을 맡은 연극 러브레터는 위성신 연출에 의해 온전한 연극 형태의 2인극으로 재탄생했다. 순수했던 유년 시절부터 방황했던 사춘기, 첫사랑, 성공을 향한 갈망과 좌절,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고통까지, 무대 위 두 배우가 8세부터 58세까지의 한 인생과 세월을 100분간 생생하게 펼쳐놓는다.

개막을 하루 앞둔 22, 서울 대학로 JTN 아트홀 1관에서 연극 러브레터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위성신 연출을 비롯해 앤디역의 임호, 유성재, 이승헌, ‘멜리사역의 하희라, 조선명, 신의정이 참석해 장면 시연에 이어 작품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위성신 연출은 연극 러브레터에 대해 작품은 1937년부터 1990년대까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만난 멜리사와 앤디가 50년간 편지를 주고받는, 그리고 두 사람의 첫사랑, 그리고 어떤 사람의 마지막 사랑이었던 두 남녀가 편지로 주고받은 사랑 이야기 또는 러브 레터에 관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번 러브레터의 가장 큰 변화로 이 작품 자체가 낭독극이어서 미국도 한국도 두 남녀가 나란히 앉아서, (관객이) 라디오 듣듯이 초연을 했다. 당시 90년대에는 그런 형식의 공연을 많이 안 해서 신선하기도 하고 어떤 배경에서 어떻게 대사를 할지 상상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었는데, 이제 2022년까지 오면서 30년이 지나다 보니, 그리고 코로나 팬데믹 이후 대학로에 낭독극이 너무 많더라. 해서 낭독극의 양식을 과감하게 탈피해 많이 움직인다.”배우들에게 가장 먼저 요구했던 것이 편지를 읽고 쓰는 행위를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왜냐면 다 읽고 쓰는 행위밖에 없어서, 말하고 듣고 움직이는 형태로 만들었다. 초반에는 낭독극과 같이 시작되다가 후반으로 갈수록 더 많이 움직이고 연극적인 느낌이 훨씬 강하다. 소품 활용도 많고 무대 위에서 직접 옷을 갈아입으면서 그들이 나이 들어가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하희라는 2008년 뮤지컬 굿바이 걸이후 14년 만에 무대로 돌아왔다. 이번 러브레터대본을 보고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40년 연기 인생에 가장 기억에 남을 작품으로 주저 없이 '러브레터'를 꼽았다. 1988년 대학 1학년 재학 중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연극에 빠져 드라마를 하면서도 2년에 한 번은 꼭 무대에 서야겠다는 목표가 있었으나 출산과 육아 등으로 인한 공백은 불가피했다. 이번 '러브테러' 출연은 남편인 최수종이 작품이 러브레터이고 위성신 연출이라는 점에서 무조건 하라는 지지가 있었다고 한다. 하희라의 출연 회차는 최수종이 전회 객석에서 응원할 예정이라고.

하희라는 작년에 대본 두 개를 보게 됐는데 러브레터를 보면서 해야겠다 싶었다. 배우가 한 작품에서 한 번에 쭉 나이 드는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가 드물다. 보통 아역이 등장하는데, 한 작품에서 한 배우가 8세에서 58세까지 보여주는 작품은 아마 연극, 드라마 통틀어 없을 것이라며 멜리사는 굉장히 감정적이면서 솔직하고 쾌활하고 정말 나한테는 없는 성격이다. 완전히 정반대의 성격이어서 더 끌렸다. 해서 무조건 해보자 했다. 배우 생활 40년 넘게 했는데, 정말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될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드라마는 벼락치기로 공부해서 시험을 보는 느낌이었다면 연극은 내가 모든 걸 하나하나 준비하고 내가 미처 못했던 것을 연출님과 동료 배우가 채워주면서 그렇게 함께하는 연습 과정이 너무 좋아서, 시간이 날 때마다 연극 무대에 서고 싶었고, 또 연극 무대에 서면 관객분들과 함께 연기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고 해서 매 순간 공연이 다 달랐다. 사실은 그렇게 2년마다 연극을 했었는데, 육아로 더 이상 연극을 못 하게 됐고, 드라마도 가끔 하게 됐다.”면서 이번 러브레터의 멜리사는 배우로서 굉장히 욕심이 나는 작품이었다. 해서 처음에 연출님께 제 연기 인생에 있어서 최고의 작품이 되고 싶다. 그렇게 열심히 하고 싶다라는 말씀을 드렸었다. 물론 아쉬움도 있고 부족한 부분도 있겠지만 할 수 있는 진심과 최선을 다해서 관객 여러분이 늘 첫 공을 보는 것처럼 항상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8세부터 58세를 연기하려니 고충도 만만치 않았다. 다행이라면 본인의 과거 영상이 많다는 점이었다고. 어린 자신의 영상 속 목소리를 참고해 영감을 많이 얻었다고 한다. 덕분에 소녀멜리사를 꺼낼 수 있었다는 설명도 있었다. 무엇보다 연극을 올리기 위해 배우들과 함께 고민하고 응원하는 연습 기간이 배우로서 정말 행복했다고.

하희라는 무엇보다도 우리는, 사람들이 정말 좋았다. 페어로 나누면 서로 라이벌 의식이 있을 수 있는데, 서로에게 조언도 해주고, 정말 선하고 착하고 너무 좋은 분들을 만나서, 나는 함께 연습한 이 두 달 넘는 시간이, 사실 그게 더 소중하다. 그 시간을 보내면서 내가 이래서 연극이 하고 싶었구나’, 이렇게 함께 의논하고 고민하고 서로 막 투정도 부렸다가 위로도 하고 기도도 해주고 그러면서 이 과정이 너무 행복했고, ‘내가 연기자로서 아직 살아있구나싶고, 그것을 지켜보는 가족들도 지인들도 너무 부럽고 좋아 보인다고 응원해 주고 있다. ‘연기자로서 뭔가 하고 있구나하는 것을 드라마 할 때보다 지금 더 많이 느끼고 있다.”며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임호는 대중에게는 젊은 왕의 이미지가 강한 배우다. ‘왕 전문 배우로 통하기도 하는데, 그는 왕에는 두 가지가 있다.”라며 땅을 정복하는 왕이 있고, 여심을 정복하는 왕이 있는데 나는 주로 여심을 정복하는 왕을 많이 했다. ‘장희빈의 숙종도 그렇고 대장금의 중종도 그렇고 연모의 감정을 다루는 왕을 많이 해서 특별히 연애 감정이나 로맨스에 대한 부분 때문에 앤디라는 인물이 특별하게 느껴지진 않는다.”면서 살다 보면 너무나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사실은 제일 못 되게 굴 때가 많지 않나. 가족이나 가장 친한 친구에게 내가 가진 제일 못난 부분을 보여주게 되는데, 어떻게 보면 앤디도 멜리사와의 관계 속에서 그렇게 될 수 있겠구나 싶었다. 해서 공감하는 부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했고, 그런 부분에 좀 더 많이 집중하고 있고, 멜리사와 앤디의 편지를 통한 유대, 인간적 유대를 뛰어넘는, 단순히 사랑이라고만 표현하기엔 너무나 부족한, 인간과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대치의 유대감, 그런 이야기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 멜리사 역의 조선명도 오랜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오게 됐다. 그는 10년 가까이 무대를 쉬다가 이번에 제대로 복귀하게 됐다. 정말 감사하고, 육아에 쓰는 에너지와 연습실이나 공연하면서 배우로서 쓰는 에너지는 너무 달라서 이렇게 연습실에 와서 연습하고 이런 시간이 너무 행복했다.”면서 이 멜리사라는 인물이 감정을 굉장히 많이 표현하는 역할인데, 실제 나는 그런 스타일이 아니어서 오히려 멜리사가 느꼈던 즐거움, 슬픔, 상처 등 여러 감정을 표현하다 보니 사실 멜리사에게 내가 위로를 받은 느낌이 많이 들었다. 이런 감정들을 솔직하게 쏟아낼 때 연기하는 나도, 그 모습을 지켜보는 관객도 함께 위로받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조선명과 유성재는 실제 부부다. 이번 러브레터를 통해 한 페어로 나서는데, 의외의 고충이 있더라고. 조선명은 남편과 함께하는 것이 연습실에 오며 가며 생각보다 든든하더라. 다만 조금 어려웠던 점은 초반에 저희가 쿵쾅쿵쾅 사랑해야 하는데 쿵쾅쿵쾅이 안 되더라. 설레지 않는 거다. 그랬더니 연출님이 너희 너무 가족 같다. 너희 너무 안 설렌다, 그래서 그 부분을 많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유성재는 나는 설렜다.”고 받아쳐 폭소를 자아냈다. 하희라 역시 최수종 씨와 같은 작품을 하는 건 절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둘을 보니 해도 괜찮을 것 같더라.”고 너스레를 보탰다.

영(young) 페어도 힘을 보탠다. 멜리사 역의 신의정은 아직 겪지 못한 나이대를 연기한다는 것이 많이 고민되고 생각도 많이 했는데, 연출님께서 나이 얽매이기보다는 그 캐릭터의 정서에 좀 더 몰입해서 표현해보라는 조언을 해 주셔서, 거기에 좀 더 몰두하면서 준비를 했던 것 같다. 어느 정도는 길을 찾지는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 앤디 역의 이승헌은 뮤지컬만 하다가 연극이 처음이어서 고민도 많이 했다. 일반 연극보다 대사량도 많고 해서 선배님들께 의지하면서 많은 것을 참고했고, 막내다 보니 정말 감사하게도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고, 선배님들처럼 성장해가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많이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관객들에게 온전한 공감을 살 수 있는 앤디로 남고 싶고, ‘190이 넘는 키에도 저렇게 귀여울 수가 있구나공감을 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웃음을 보였다.

끝으로 임호는 배우는 사실 100분을 혼자 채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없지 않은데 이번에 하면서 그런 생각은 하면 안 되겠다 싶더라. 100분의 절반도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는 너스레를 보태면서 어쩌면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하고 편안한, 일상적인 관계 속에는 굉장히 소중한 감정들이 담겨 있다는 것, 하루하루 일상에도 소중한 것들이 담겨 있으니 소홀히 하지 말자는 것을 많이 느끼고 가시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수컴퍼니의 연극 러브레터는 오늘(23) 개막해 1023일까지 서울 대학로 JTN 아트홀 1관에서 공연된다. [사진제공=수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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