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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의 역사가 된 '청룡의 여인' 김혜수..제 44회 청룡영화상

  • 입력 2023.11.25 07:36
  • 수정 2023.11.27 01:10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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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2 생방송 '제 44회 청룡영화상' 시상식
사진=KBS2 생방송 '제 44회 청룡영화상' 시상식

[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청룡의 여인' 김혜수가 44회 청룡영화상을 끝으로 작별을 고했다. 

이번 청룡영화상은 지난 30년간 시상식의 안주인으로 함께한 배우 김혜수의 고별 무대여서 시상 중에도 많은 영화인이 김혜수에게 존경을 표하는 등 훈훈함과 아쉬움을 동시에 자아냈다. 주요 배우 부문의 시상에서 김혜수의 언급이 빠지지 않았을 정도로, 김혜수는 그 오랜 세월만큼이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영화제의 얼굴로 활약하며 훌륭한 배우로, 진행자로, 영화계 동료로 함께하고 있다. 이날도 자신의 수상을 예견하지 못한 배우가 긴장을 풀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주거나 수상자는 물론 영화인 모두의 축제로 이끌어가는 등 유연하고 센스 넘치는 진행으로 매끄럽게 시상식을 마무리했다. 이날은 그런 김혜수의 수고에 모든 영화인이 감사를 표하는 자리와도 같았다.

이번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은 밀수가 차지했고, 감독상은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엄태화 감독에게 돌아갔다. 남녀주연상은 콘크리트 유토피아이병헌, ‘의 정유미가 트로피의 주인이 됐다. 최다관객상은 범죄도시3’가 이름을 올렸다.

밀수의 제작사 외유내강의 조성민 부사장은 한국영화에 위기가 찾아왔는데, 우리가 받은 걸 보니 위기 같다.”라고 너스레를 떨면서 반대로 보면 한 곳만 바라보고 2~30년 이상 계속 해왔던 우리가 받은 게, 이 한국영화의 위기에 또 다른 의미로 영화인 모두, 배우, 스태프 모두 한눈팔지 말고 계속 지켜나가고 싶다.”라고 전했다.

이어 외유내강의 강혜정 대표는 먼저 극장에서 밀수를 관람해주신 514만 관객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오늘 상 받을 생각을 전혀 못 하고, 우리 김혜수 씨에게 마지막으로 큰 박수, 큰 호응을 해주기 위해 왔는데, 이런 상을 받게 돼 정말 영광스럽다.”라면서 누군가는 30년 전, 처음으로 한 영화제를 책임지는 역할로, 안주인으로 시작했을 때 나는 영화라는 자체를 몰랐다. 나는 93년부터 시작했다. 그런데 30년 뒤에 이렇게 매번 청룡영화상에서 그녀와 조우할 수 있었던 것이 너무 영광스럽고, 그리고 영화인의 한 사람으로서, 혜수 씨 그동안 정말 수고 많으셨다.”라며 김혜수에게 감사를 표했다. 더불어 외유내강은 항상 관객분들이 기대하고 설레는 영화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사진=KBS2 생방송 '제 44회 청룡영화상' 시상식
사진=KBS2 생방송 '제 44회 청룡영화상' 시상식

또한, 감독상의 엄태화 감독은 정말 기쁘고 영광스러운 순간인 것 같다. 영화 크랭크업하는 날, 스태프, 배우분들에게 이 영화에 참여하신 것만으로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만들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이렇게 상으로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되어서 정말 감사하다.”라며 영화에 참여한 모든 이와 가족에게 감사를 전했다.

남우주연상을 차지한 이병헌은 먼저 이날 축하 무대를 꾸민 박진영과의 일화를 전했는데, 그는 정말 후회되는 한순간이, 한 십여 년 전에 부산영화제에서 술이 잔뜩 취해서 박진영 씨를 만나서 춤 배틀을 하자고 했던 기억이 있다. 해서 그날 함께했던 배우들을 여전히 피해 다니고 있다. 박진영 씨가 춤을 추니 갑자기 그 날이 생각났다.”라고 밝혀 모두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영화에서 함께 열연을 펼쳐주신 배우분들 정말 감사하다. 영화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청룡상을 한 번쯤 받고 싶어 한다고 생각한다. 정말 권위 있고 공정한 시상식이라고 생각하는데 제 손에 트로피가 들려 있는 걸 보니까 정말 공정하단 생각이 든다.”라고 너스레를 떨면서 함께 후보에 오른 송강호 형 농담이다.”라고 폭소를 터뜨렸다.

이어 권위라는 것이 많은 사람이 인정하고 신뢰를 쌓으며 생기는 것이 권위가 아닌가 생각한다. 청룡이 이렇게 권위 있는 위치의 시상식이 된 것은 그 한가운데 김혜수라는 분이 30년을 이렇게 한 자리에서 너무나 훌륭한 센스로 진행을 해왔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30년간, 정말 긴 세월을, 수고하셨다.”라며 김혜수에게 고개 숙여 존경을 표했다. 그러면서 그럼 5살 때부터 시작하신 건가?”라고 농담을 건네자 김혜수가 비슷하다.”라고 받아쳐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병헌은 끝으로 다음 달에 둘째가 태어난다. 태명은 왠지 모르게 버디라고 지었다. 집에서 지켜보고 있을 이민정 씨와 버디, 모두와 이 영광을 함께하겠다. 나이스 버디!”라고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며 소감을 마무리했다.

사진=KBS2 생방송 '제 44회 청룡영화상' 시상식
사진=KBS2 생방송 '제 44회 청룡영화상' 시상식

여우주연상의 정유미는 정말 많이 떨린다. 영화 을 극장에서 봐주신 관객분들, 응원해주신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울컥한 듯 내가 이 상을 받다니, 스태프 분들과 이 상을 나누고 싶다라면서 마지막으로 고백하자면, 나에게 영원한 미스 김김혜수 선배님, 10년 전에 선배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내가 배우를 계속하고 있었을지 모르겠다. 이 자리에 지금까지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은 선배님 덕분인 것 같다. 앞으로도 항상 응원하고, 지금까지 너무너무 수고하셨고, 언제 어디서든 항상 아름답게 계셔주시길 바란다. 선배님과 이 상 함께 나누겠다.”라고 전했다. 그런 정유미에게 김혜수는 고개 숙여 화답했다.

남녀 조연상은 밀수의 조인성과 거미집의 전여빈이 차지했고, 신인 감독상은 올빼미의 안태진 감독이, 남녀 신인상은 화란의 홍사빈, ‘밀수의 고민시에게 돌아갔다. 청정원 인기스타상은 송중기, 김선호, 박보영, 조인성이 관객의 선택을 받았다. 그로써 조인성은 조연상과 인기상까지 2관왕을 차지했다. 특히 조연상 소감 후에는 김혜수와 포옹을 나누며 존경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이날 시상식은 시상을 모두 마친 후 특별히 김혜수와 시간이 마련됐다. 무대에 깜짝 등장한 정우성은 “30년이라는 세월 동안 청룡영화상을 이끌어온 김혜수라는 사람을 어떻게 하나의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까. 김혜수가 영화인들에게 주었던 응원, 영화인들이 김혜수를 통해 얻은 위로와 지지. 영화인과 영화를 향한 김혜수의 뜨거운 애정이 있었기에 지금 이 자리에 청룡영화상이 있을 수 있었다.”라며 그녀가 함께한 청룡영화상의 30년은, 청룡영화상이 곧 김혜수이고 김혜수가 곧 청룡영화상인 시간이었다. 영원한 청룡의 여인김혜수에게 이 청룡영화상이라는 이름이 적힌 트로피를 전한다.”라면서 김혜수에게 특별한 트로피를 전했다. 순간 장내의 모두는 기립 박수로 김혜수를 맞았다. 염정아는 눈물을 쏟기도 했다.

소감을 말하는 자리에서도 김혜수는 리허설을 할 때도 정우성 씨의 등장이 없어 몰랐다면서 정우성 씨는 청룡영화상에 최다 수상 후보이자 시상자로 우리 무대를 빛나게 해준 특별한 분이시다. 다시 한번 박수를 부탁드린다.”라면서 마지막까지 30년 청룡의 안주인으로 활약한 진행을 뽐냈다.

사진=KBS2 생방송 '제 44회 청룡영화상' 시상식
사진=KBS2 생방송 '제 44회 청룡영화상' 시상식

그러면서 청룡에서 몇 번 상을 받았지만 이렇게 (트로피에) ‘1993~2023년 청룡영화상이라는 글씨가 각인돼 있다. 그 어떤 상보다 특별히 값지고 의미 있는 상이다. 고맙다.”라면서 언제나 그 순간이 있다. 바로 지금이 그 순간인 것 같다. 일이건 관계건 떠나보낼 땐 미련을 두지 않는데, 다시 돌아가도 그 순간만큼 열정을 다할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지난 시간에 후회 없이 충실했다고 자부하기 때문이다. 우리 영화에 동향을 알고 또 그 지향을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한 청룡영화상과의 인연이 무려 30, 햇수로는 31년이나 됐다. 서른 번의 청룡영화를 함께하면서 우리 영화가 얼마나 독자적이고 소중한지, 진정한 영화인의 연대가 무엇인지를 알게 됐던 것 같다. 매년 생생하고 감동적인 수상 소감을 들으면서 진심으로 영화인에 대한 경외심과 존경심을, 바로 이 청룡 무대에서 배웠다.”라며 특별히 주최사와 후원사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이어 배우 김혜수라는 사람의 서사에 청룡영화상이 함께했음에 감사하고 자부심을 느낀다. 앞으로도 청룡영화상이 많은 분과 함께 영화를 나누고 마음껏 사랑하는 시상식으로 존재해주길 진심으로 바란다. 함께 진행해주신 파트너들, 그 배려 잊지 않을 것이고, 오늘 마지막 내 청룡영화상을 함께해준 유연석 씨에게도 정말 감사하다. 더불어 청룡영화상의 새로운 진행자도 따뜻한 시선으로 맞이해주시길 바란다.”라며 앞으로 청룡영화상의 진행자가 아닌 모습으로 만나게 될 내가 조금은 낯설더라도, 매년 연말 생방송을 진행하던 부담을 조금 내려놓고, 22살 이후 처음으로 시상식 없는 연말을 맞이할 김혜수도 따뜻이 바라봐주시길 바란다. 여러분과 함께한 모든 순간이 유의미했고 큰 영광이었다.”라며 김혜수는 청룡영화상과 작별을 고했다.

지난 30년간, 김혜수의 품격이 곧 청룡영화상의 품격이나 다름없었다. 누구나 예측했을 법한 시상이 비켜 갔을 때마다 김혜수는 청룡영화상의 공정을 높이 사며 힘을 실었다. 가장 유명한 일화가 지난 2015년 청룡영화상에서 천이백만 관객을 동원하고도 내내 무관이던 최동훈 감독의 영화 암살이 마침내 최우수 작품상을 차지했을 때 김혜수의 “(청룡이) , 상 잘 주죠?”라는 멘트였다. 여우주연상 역시 암살의 전지현이 유력하게 꼽혔으나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이정현이 차지한 후였다. 덕분에 청룡영화상은 예측 불가한 시상식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고, 후보에 오른 스타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대축제로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청룡영화상과는 마지막을 고했으나 청룡의 여인김혜수는 우리 영화계에 영원한 기록으로 새겨질 것이다.

이하, 44회 청룡영화상 수상자()

최우수작품상 : '밀수' 감독상 : 엄태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남우주연상 : 이병헌 ('콘크리트 유토피아') 여우주연상 : 정유미 ('') 남우조연상: 조인성 ('밀수') 여우조연상: 전여빈 ('거미집') 신인남우상 : 홍사빈 ('화란') 신인여우상 : 고민시 ('밀수') 신인감독상 : 안태진 ('올빼미') 청정원 단편영화상 : 유재인 ('과화만사성') 최다관객상 : '범죄도시3' 각본상 : 정주리 ('다음소희') 촬영조명상 : 김태경 홍승철 ('올빼미') 편집상 : 김선민 ('올빼미') 미술상 : 정이진 ('거미집') 기술상 : 진종현 ('더문') 음악상 : 장기하 ('밀수') 청정원 인기스타상 : 송중기, 김선호, 박보영, 조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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