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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초점]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2023시즌 성공의 의미

  • 입력 2023.08.09 08:24
  • 수정 2023.08.09 08:45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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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스틸
사진=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스틸

[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2019년 초연된 뮤지컬 스웨그에이지가 이제는 명실공히 한국 뮤지컬을 대표하는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뮤지컬 '스웨그에이지:외쳐,조선!(이하 '스웨그에이지'/제작 PL엔터테인먼트)'은 시조가 국가 이념인 가상의 조선을 배경으로시조 활동이 금지된 억압 속에서 조선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자 하는 비밀 시조단 ‘골빈당의 활약을 그린다.

특히 뮤지컬 스웨그에이지는 음악, 안무, 연출 등 전반에 전통과 현대적 표현의 기발한 매시업으로 기존에 없던 한국형 퓨전 사극 뮤지컬이라는 새 지평을 열었고, 그에 힘입어 시즌을 거듭할수록 1030 관객을 폭발적으로 끌어당기고 있다. 또한, 자유롭게 풍자와 해학을 즐기던 수단인 시조를 금지함으로써 백성을 억압하려는 시대에 나타난 골빈당의 통쾌한 활약은 현시대의 국가관을 반추하게 하는 등 묵직한 메시지도 으뜸이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쉽고 재밌고 신난다. 웰메이드로 통하는 이유다. 여기에, 이번 2023시즌은 또 한 번 성공적인 디벨롭으로 평가할 수 있다

뮤지컬 신인 등용문

뮤지컬 스웨그에이지의 성공은 초연부터 매 시즌 함께하고 있는 양희준, 김수하의 활약을 빼놓고 설명하기 어렵다. 두 배우는 한국 뮤지컬 데뷔였던 2019'스웨그에이지' 초연을 통해 한국뮤지컬어워즈 남녀 신인상을 나란히 차지했고, 이후 작품의 완성도와 흥행을 동시에 책임지며 '스웨그에이지'를 이끈 일등공신이다.

사진=양희준
사진=양희준
사진=김수하
사진=김수하

주인공 ''18세 소년으로 명시되어 있어 젊은 배우가 맡아야 하는데, 랩이며 가창력까지 겸해야 할 넘버, 복합장르로 구성된 안무, '' 캐릭터의 폭넓은 감정선을 표현할 연기력, 무대 장악력까지, 배우가 갖춰야 할 요건은 웬만한 라이선스 작품 주인공보다 오히려 많다. 여주인공 역시 그에 못지않고, 심지어 앙상블 배우들에까지 모두 이름이 있을 정도로 무대 위 배우가 고르게 활약하는 만큼 뮤지컬 '스웨그에이지'는 어느새 뮤지컬 배우 지망생들 사이에서 ‘워너비작품으로 통하고 있다.

그를 증명하듯 지난해 첫 공개 오디션에 1800명의 지원자가 몰렸을 정도로 뜨거운 열기를 실감케 했다. 그중 7명의 배우가 올해 '스웨그에이지'를 통해 데뷔했는데, 리얼 신인 김서형(), 김세영()을 비롯해 신주협(), 이아진(), 뉴 골빈당(조민호, 박준형, 이준원, 김라온), 최일우(임금), 이선우(조노)까지 뉴 캐스트에 고루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어디서 또 이런 애들을 데려왔느냐'는 우스갯소리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이번 시즌은 아이돌 출신 배우가 단 한 명도 없다는 점이다. 작품 홍보 면에서나 보컬, 안무 소화력 등에서 아이돌 배우 출신을 섭외하는 것이 훨씬 수월할 수 있음에도 이를 마다하고 공개 오디션을 열었다. 어느새 작품도 5년을 맞이하면서 초연이 그랬던 것처럼 실력 있는 배우들을 찾아 작품의 미래를 타진하고, 동시에 향후 뮤지컬 무대에서 꾸준히 활약할 신인 풀을 넓힐 기회로 삼고자했다.

사진=박정혁
사진=박정혁
사진=이아진
사진=이아진

해서 올해는 ’, ‘은 물론 골빈당부터 주모에 이르기까지 모두 더블 이상 캐스트로 구성됐다. 또한, 초연부터 재연까지 앙상블 소똥역을 맡았던 노현창은 올 시즌 엄씨로 올라섰고, 박정혁은 앞 시즌과 비교 불가할 정도로 놀라운 성장과 함께 돌아왔다. 

특히 박정혁은 본격 연습 한 달 전, '단' 뉴 캐스트 안무 선생님으로 활약하며 든든한 지원도 있었다고. 그에 힘입어 박정혁, 신주협, 김서형의 티켓 판매도 고르게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초연부터 참여한 베테랑 배우들과 섞여도 어색하지 않을 수준에 이르기 위해, 서로에게 지지 않으려, 모자라지 않으려 연습실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고 한다. 지난 5년 다져온 신인 배우 훈련 요령이 이제는 제작사의 노하우로 굳은 모양새다

결과적으로, 이번 시즌 역시 믿을 구석이라곤 양희준, 김수하였으나 다행히 성공적인 시즌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서울 공연이 올해 처음으로 일부 매진을 달성했고, 특히 학교, 회사원들의 단체 관람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이는 물론 양희준, 김수하의 영향이 컸으나 애초 초연에서부터 스타마케팅 없이 시작한 작품인 데다 지난 시즌을 통해 작품 알리기에 주력한 결실이라 할 수 있다. 올해도 최근 뉴 캐스트의 주요 시연 영상을 아낌없이 공개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과 결과는 향후 자연스럽게 '스웨그에이지'의 안정적인 세대교체의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

사진=신주협
사진=신주협
사진=김서형
사진=김서형
사진=김세영
사진=김세영

완성도 높이기 위한 디벨롭, 올해도 어김없이

초연부터 올해 삼연까지, 스웨그에이지는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작업을 꾸준히 병행하고 있다.

특히 스웨그에이지는조명 효과로 단 세트를 극복하는데, 조명으로 장소를 만들고, 장소의 분위기를 연출하고, 장면의 상황을 고조하고, 인물 심리나 묘사를 강조한다. 무대 8할이 조명이라 해도 무방한 정도다. 주로 빔 형태의 조명에 일일이 프로그램을 짜는 식인데, 올해 조명의 역할은 더 세밀하고 명확해졌다.

더불어 음악도 보강했다. 주요 넘버에 큰 변화는 없으나 부분부분 음악으로 드라마를 부각했다. 그중에도 '민지세대', '불탄소년단' 등 새로운 시조 자랑 레퍼토리가 들어오면서 골빈당의 '수애구'는 국악기를 활용하면서도 힙합 전자음악과 같은 강렬한 인상으로 달라졌는데, 이 또한 '호'를 받아야 할 골빈당의 무대가 상대적으로 빈약해지는 걸 막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그러한 크고 작은 변화로 한층 다양하고 풍성한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보컬에서는 사람의 목소리가 추가된 것이 크다. 올해 스웨그에이지는 백성 역할의 앙상블이 두 명 늘었는데, 단 두 명임에도 조선 시조의 나라’, ‘이것이 양반놀음’, ‘운명과 같은 소위 떼창에서 그 위력이 생생히 드러난다. 또한, 백성이 추가되면서 그를 활용한 연출이 가미됐고 안무도 일부 수정했다. 보고 듣는 재미를 동시에 보강한 셈이다. 또한, 시조 자랑 예선전은 매 시즌 그때그때 핫한 아이템을 적용해 새로운 레퍼토리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사진=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잔칫날 기념 단 역할 네 배우
사진=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잔칫날 출연한 '단' 역할 배우들 

무엇보다, ‘스웨그에이지는 전 배우가 한 회의 공연에 출연하는 잔칫날이벤트가 시그니처로 자리 잡는 모양새다. 하나의 역할을 두 명 이상의 배우가 릴레이식으로 이어가거나 아예 쌍둥이처럼 등장하기도 한다. 한 넘버에 해당 캐릭터의 전 배우가 등장해 선보이는 중창도 색다른 볼거리다. 시즌을 거듭하며 레퍼토리가 늘면서 올해 잔칫날은 초연의 잔칫날이 소환되기도 했다. 아는 사람은 뒤로 넘어가게 재밌는 날이지만 이날로 스웨그에이지를 처음 보는 관객이라면 다분히 어리둥절할 수 있다. 오죽하면 제작사가 잔칫날티켓 예매 페이지에 공연을 한 번이라도 본 관객에게 추천한다고 공지할 정도다.

그런데 이 잔칫날하루를 위해 모든 것을 제로 세팅해야 한다. 조명 프로그램을 다시 만들고 주요 솔로 넘버를 중창으로 바꾸고 음향 라인을 늘이고, 대사 곳곳을 수정하고 안무를 새로 맞추고 동선 등 연출을 바꾼다. 그에 맞춰 배우들도 리허설을 다시 해야 한다.

이는 해외 라이선스 작품으로는 절대 시도할 수 없는 이벤트다. 자부심이라 해도 좋겠으나 그렇다고 이 번거로움이 어찌 흔쾌할까. 뜨거운 환호 앞 배우들은 둘째치고, 무대 뒤 창작진과 이를 조력하는 이들이야말로 지금의 스웨그에이지를 일군 진짜 공신들일 것이다. 한국적 소재 발굴에 여전히 소극적인 우리 뮤지컬계에 '스웨그에이지'가 극 중 민초들과 같이 꿋꿋한 생명력으로 이어갈 수 있길 바란다.

한편, 2023 뮤지컬 스웨그에이지:외쳐, 조선!’은 오는 820일까지, 서울 대학로 소재 홍익대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제공=PL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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