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평면의 스크린 속에서도 뮤지컬 '킹키부츠'는 생동감이 넘친다. 영국 웨스트엔드 공연 실황을 담은 뮤지컬 ‘킹키부츠’ 라이브가 오는 28일부터 영화관에서 관객을 맞는다.

뮤지컬 ‘킹키부츠’는 파산 위기에 빠진 신사화 구두 공장을 가업으로 물려받은 ‘찰리’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남자 ‘롤라’와의 우연한 만남으로 80cm 남성용 부츠인 ‘킹키부츠’가 구두 공장을 되살릴 틈새시장임을 깨닫고 함께 새로운 도전을 벌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80년대 영국 노샘프턴 브룩스 신발공장의 스티브 팻맨(Steve Pateman)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킹키부츠’가 원작인 작품이다.

뮤지컬은 2013년 3월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첫선을 보였다. ‘헤어스프레이’, ‘리걸리 블론즈’, ‘라카지’ 등의 연출 및 안무를 맡은 제리미첼(Jerry Mitchell)과 세계적인 팝 아티스트 신디로퍼(Cyndi Lauper)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고, 탄탄한 드라마와 유쾌한 코미디, 화려한 쇼가 어우러져 대성공했다. 토니어워즈 6개 부문, 올리비에 어워즈 3개 부문 수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곧이어 2014년에 세계에서 두 번째로 한국에 소개됐는데, 국내에서도 역시 큰 성공을 거둬 올해 다섯 번째 시즌을 이어갈 정도로 명실공히 최고의 흥행작으로 꼽힌다. 이번 ‘킹키부츠’ 라이브는 지난 2019년 5월 영국 웨스트엔드 공연 실황이다. ‘롤라’ 역은 올리비에 어워즈 남우주연상의 주인공 멧 헨리, ‘찰리’ 역은 배우 킬리언 도넬리가 맡았다.

아버지의 사망으로 급작스럽게 공장을 이어받은 ‘찰리’는 우연히 드랙퀸 ‘롤라’를 만나게 되는데, 남다른 감각을 소유한 ‘롤라’의 재능을 알아본 ‘찰리’는 그와 함께 세상에 없던 80cm 남성용 부츠를 만들게 된다. 절대적 기준은 강렬한 “레~드!”. 그렇게 탄생한 부츠가 ‘킹키부츠’다. 구두 공장 아들이면서 구두와 떨어져 있는 아들, 평범함을 요구하는 세상의 기준과 다른 아들. ‘찰리’와 ‘롤라’는 그렇게 못난 아들이었음을 한탄했지만, 결국 그들이 손을 잡고 기적 같은 일을 만들어낸다.

“있는 그대로 아름답다.” 뮤지컬 ‘킹키부츠’가 말하는 이야기다.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모두의 성장을 보여주는 작품. 해서 뮤지컬 ‘킹키부츠’는 시의성이 따로 있지 않은 웰메이드로 통한다.

또한, 뮤지컬 ‘킹키부츠’는 드라마 외에도 무대 세트, 장치, 아기자기한 소품, 대중적인 넘버, 화려한 안무 등 공연예술로서의 볼거리도 탄탄하다. 무대는 크게는 단 세트지만, 복층의 구조물을 조명을 이용해 영리하게 활용한다. 화려한 쇼가 벌어지는 무대가 되었다가 구두가 착착 쏟아지는 공장 내부가 되기도 한다. 6명의 ‘엔젤’이 함께하는 ‘롤라’의 쇼는 그 자체로 쇼 뮤지컬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다.

특히 이번 뮤지컬 ‘킹키부츠’ 라이브는 영국 웨스트엔트 공연 실황을 담은 만큼 실력파 연기자들의 훌륭한 앙상블을 확인할 수 있는데, 가장 큰 장점은 관객 모두가 OP 1열과 다름없어 배우들의 표정이며 무대 구석구석을 매우 가깝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과연 영상으로 현장성을 느낄 수 있을지 의문을 품기도 했으나 사실상 기우였다. 카메라 워크에 빈틈이 없고 클로즈업과 풀샷의 조화가 매우 똑똑하다. 영상을 통해서도 그들의 열정과 에너지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뮤지컬 ‘킹키부츠’는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는 작품인 만큼, 한 번쯤은 공연장 객석보다 훨씬 자유롭고 여유로운 공간에서 작품을 관람해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15만 원(VIP석 기준)을 내는 대극장이어도 차렷 자세의 긴장을 피할 수 없는 것이 국내 공연장의 현실인데, 25일부터는 영화관 내 음식섭취도 가능하니 쿠션 두툼한 의자에 기대 팝콘을 먹으며 뮤지컬을 관람하는 이색적인 경험이 될 수 있을 듯하다. 가격도 십 분의 일 수준이니 가족 단위 관객들도 부담없이 관람할 수 있다.

한편, 뮤지컬 ‘킹키부츠’ 라이브는 오는 28일부터 CGV 용산아이파크몰, 영등포 등 40개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12세 이상 관람가이며 티켓 가격은 1만 8천 원이다. [사진제공=CJ E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