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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택, 진정성 없는 사과 후폭풍..실명으로 나선 제자들 '스승 고발'

  • 입력 2018.02.23 08:14
  • 기자명 박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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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박재준 기자] 한때 연극계 왕으로 통했던 사람, 이윤택의 추락은 어디까지일까.

지난 19일, 이윤택 연출은 자신의 성추행 논란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고 성추행 사실은 인정하고 사과하면서 성폭행 의혹만큼은 부인하며 ‘최소한 신뢰의 관계‘라고 발언하면서 그 후폭풍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또한 이 자리에서 이윤택은 연희단거리패 김소희 대표가 그에 동조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극구 부인한 바 있다. 그러자 이번엔 그의 제자들이 자신의 실명을 드러내면서 ’스승 고발‘에까지 나섰다.

먼저 기자회견이 있은 19일 오후, JTBC 뉴스룸은 과거 이윤택 연출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A씨와 익명의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에 따르면 "2004년, 2005년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었으며 안마라는 이름으로 수위를 넘어서는 행위를 강요받았다. (이윤택 감독이) 안마를 원하니 들어가라고 한 것도 선배들이며 김소희 대표(당시 선배단원 시절)도 조력자처럼 후배를 초이스하고 안마를 권유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김수희 대표가) 과일이 든 쟁반을 주면서 이윤택 방에 안마를 하러 가라고 했다. 내가 거부하자 가슴팍을 치면서 '왜 이렇게 이기적이냐, 너만 희생하면 되는데 왜 그러느냐'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임신과 낙태를 한 친구도 있었다"며 "이윤택 감독이 발성을 키워야 한다는 이유로 사타구니에 막대나 나무젓가락을 꽂고 버티라면서 직접 꽂아줬다."고 말해 모두를 경악케 했다. 

그러자 김소희 대표는 A씨의 인터뷰 내용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방송국 측에 정정신청을 해놓았다 입장을 밝혔으나, 결국 익명의 A씨인 어린이극단 홍선주 대표는 자신을 드러내며 “접니다. JTBC 뉴스룸 손석희씨와 전화인터뷰하고 영상인터뷰까지 한 사람 접니다. 김소희 선배님 저 찾으셨다고요? 해명하고 싶으시다고요? 찾으셨으니 하세요.”라며 공개적으로 김소희 대표의 해명을 요구했다. 그러자 김소희 대표는 21일 JTBC ‘뉴스룸’을 통해 “그 시절 어떻게 살았는지 기억이 안 나서 벌어진 실수였다."며 "당시 홍선주 씨에게 상처를 준 일이 미안하다며 사과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실로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었다.

21일 오전에는 연희단거리패의 상임연출을 맡고 있는 오동식의 폭로도 있었다. 그는 21일 오전 자신의 SNS를 통해 ‘나는 나의 스승을 고발합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개제했다. 그러면서 ‘선배를 공격하고 동료를 배신하고 후배들에게 등을 돌립니다. 나는 개새끼입니다’라며 자신의 고발의 의미를 역설적으로 담은 참담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에 따르면 이윤택은 하루가 멀다 하고 이어지는 폭로의 당사자가 누구인지 이미 명확하게 알고 있었고 그럼에도 극단은 향후 대책을 논의하면서 변호사를 선임하고, 형량을 묻고, 지가회견을 대비한 리허설까지 사전에 준비를 했다는 것이었다.

이번 이윤택 관련 사건이 불거진 후 연희단거리패 자체적으로 대책회의를 진행했는데 극단 측은 피해자의 입장이나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연희단거리패와 극단가마골을 어떻게 유지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져있었다며, 5월 서울연극제에 자신이 연출하기로 한 작품에 대해 연극협회 측에서 진행해도 된다는 말이 있긴 했으나 이런 상황에서 그대로 진행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시기도 너무 빨라 불가능하다고 말하자 극단 대표가 화를 내며 “우리가 왜 그렇게 까지 해야 돼? 우리가 그렇게 잘못을 했어? 숨어 다녀야 될 정도로 잘못이야? 난 그 정도로 잘못한 거 없어!”라며 소리를 치더라고 밝혔다. 더불어 이윤택을 고발한 극단 미인의 김소희 대표에 대해 모독과 모욕적인 언사를 해가며 의도적인 공격으로 매도하더라는 것.

성추행 폭로가 계속되자 연희단거리패의 해체를 두고 의견이 갈렸는데 그럼에도 공연은 계속되어야 한다며 이 일이 잠잠해진 4개월 뒤 다시 연극을 하자는 의견이 모여졌고 마치 독립운동을 하는 사람들처럼 의협심을 드러냈다고 덧붙였다. 이후 이윤택과는 앞으로 할 작품들과 캐스팅 놀이를 시작했고 변호사를 알아보고 있었는데 이때까지도 이윤택은 아직 상황도 제대로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다가 낙태를 했다는 피해자의 사례가 보도되자 이윤택이 바로 그의 실명을 언급하더니 그날로 원로 배우의 헌정공연이라는 구실을 내새워 강행했던 저녁공연을 바로 중단시키더라고. 그토록 공연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던 그들이 공연을 취소한 것은 바로 진짜 사실이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낙태를 한 피해자의 사건에는 초성으로 ‘ㅈㅇㄱ’이라고 밝힌 선배와 또 다른 선배가 연관되어 있었다고 폭로했다. 이는 이윤택과 ‘ㅈㅇㄱ’ 선배의 통화를 통해 사실이라는 것을 확인했고 그 선배는 사건이 터지자 후배들 앞에서 ‘우리는 떳떳하다’며 울면서 외쳤다고 한다. 이윤택에게 낙태는 인정하면 안 된다고 조언한 사람도 그였다고. 다른 피해자의 사건도 이미 선배들은 공유하고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이윤택이 기자회견에 앞서 리허설을 진행했다는 주장이다. 이윤택이 제안했다고 한다. 먼저 이윤택은 변호사에게 형량을 묻는 통화 후 사과문을 작성했는데 오동식이 표현에 따르면 ‘마치 노래 가사를 만들 듯이, 시를 쓰듯이,’ 글을 작성했다고 한다. 이후 리허설에서는 예상 질문을 시키고 그에 이윤택이 답하며 잘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여기엔 김수희 대표와 ‘ㅈㅇㄱ’ 선배도 함께였다.

ㅈㅇㄱ이 묻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안마로 인한 성추행 말고 성폭행을 당했다는 제보가 있는데 사실입니까?”

이윤택은 답 했습니다

“성폭행은 사실이 아닙니다.” 라고요....

“낙태는 사실입니까?”

“사실이 아닙니다.” 라고요....

극단대표가 말했습니다.

“선생님 표정이 불쌍하지 않아요. 그렇게 하시면 안돼요”

그러자 이윤택은 다시 표정을 지어보이며 이건 어떠냐고 물었습니다.

그곳은 지옥의 아수라였습니다.

도저히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일들이었습니다.

이제 내가 믿던 선생님이 아니었습니다. 괴물이었습니다.

이후 오동식은 ‘나는 나의 스승 이윤택을 고발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살 길만을 찾고 있는 극단대표를 고발합니다. 또 ㅈㅇㄱ을 고발합니다. 그리고 그들을 고발한 저는 개새끼입니다. 저는 2008년부터 연희단거리패에서 연극하는 오동식입니다.’라며 글을 맺었다.

결국 이윤택의 이도 저도 아닌 기자회견에서의 발언은 모두 각본이었던 셈이다. 성폭행 피해가 발생한 시점이 2000년도 초반이어서 공소시효가 지난 만큼 “아주 나쁜 관습이자 자신의 더러운 욕망 탓이기는 하나 성폭행만큼은 절대 아니다.”라며 “법적인 조사가 진행된다면 그 결과에 따라 응당 처벌을 받겠다.”고 강조했던 그의 발언은 법적인 테두리에 속하지 않을 자신감이 내포된 성질이었던 것. 또한 김수희 대표는 전혀 알지 못했고 단원들은 자신에게 항의하고 문제제기를 했었다고 말했지만 오동식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그 역시 사실이 아닌 것이 된다. 더욱이 김소희 대표는 지난 19일 “‘싫다’고 말하면 된다고 조언했지만 이 사태를 겪고 한 후배가 말하기를 싫다고 말할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느냐고 하더라. 심각성을 뒤늦게 깨달았다. 성추행이라고 인식하지 못했다.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말했던 사과에도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해당 글과 김수희 대표의 사과가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대중을 상대로 기자회견이라는 연극을 열었던 것이냐”, “진짜 추악하다.”, "안마할 후배를 초이스.. 같은 여자로 정말 할 말이 없다", "도대체 피해자가 몇 명이나 될지 상상도 안 된다", “대 연출가라며 연기는 꽝이었다. 기자회견도 진정성은 1도 안 보였다”, “피해자들한테 무릎 꿇고 사과하고 반드시 법적인 처벌이 있어야 된다.”며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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