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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기, 사과는 없는 '사실무근' 입장 분노..피해사례만 늘어나

  • 입력 2018.02.21 07:41
  • 기자명 박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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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박재준 기자]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성폭력 의혹이 연일 터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교수를 역임하던 배우 조민기의 성폭력 피해 주장이 나와 또 한 번 대중을 놀라게 하고 있다.

조민기의 성추행 의혹은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불거졌다. 익명으로 밝힌 게시물에는 “청주의 한 대학 연극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A씨가 수년간 여학생들을 성추행했다. 혐의가 인정돼 교수직을 박탈당했는데, 기사가 나오지 않는 것이 의문이다.”라는 내용이 있었고, 이후 성추행 의혹의 당사자가 조민기임이 밝혀졌다.

이는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조민기가 학교 측으로부터 ‘품위손상’을 이유로 정직 3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지난해 11월 국민신문고에 A씨가 조민기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피해를 밝히면서 학교 측이 징계위원회를 열어 조사에 나섰고 피해 학생들의 진술을 토대로 내린 처분을 내린 것으로 뒤늦게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후 각종 온라인과 SNS에는 다수의 학과 학생들과 졸업생이 조민기에게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Metoo’에 가담하고 있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조민기가 청주대학교에 부교수로 임용된 2009년에서 2013년 사이 조민기가 학교 인근에 오피스텔을 마련한 뒤 학생들과 술을 마신 후 오피스텔로 불러들이는 방법으로 상습적인 성추행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이에 20일 청주대학교의 한 관계자에게 확인한 결과 “조민기 씨는 억울하다는 입장과 함께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히며 “오는 28일 조민기의 교수직 면직처분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조민기는 수업을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조민기의 소속사 윌엔터테인먼트는 당일 오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이를 반박했다. 결론은 ‘루머’라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기사화된 내용 및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고 있는 성추행 관련 내용은 명백한 루머입니다. 또한, 교수직 박탈 및 성추행으로 인한 중징계 역시 사실이 아닙니다.”라며 “지난 해 초부터 학교 내에 조민기에 대한 확인 안 된 구설이 떠돌기 시작했으나, 피해자도 없이 떠도는 소문이라 처음에는 깊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이후 관련 내용이 익명 신문고를 통해 대학 측에 알려지게 되었고, 불특정 세력으로부터 언론에 알리겠다는 협박을 받은 조민기는 결백을 밝히기 위해 법적 조치 진행 여부도 생각하였으나, 가장 먼저 이로 인해 상처를 입을 가족들을 지키고 싶었던 마음과 상대방이 학생이라는 점을 고민하여 최대한 대학 측에서 진상규명을 해주기를 요청하였습니다.”라며 학교 측에 밝힌 억울하다는 동일한 입장을 밝혔다.

또한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추문에 휩싸인 것 자체에 회의감과 자책감을 느껴 바로 사표를 제출하였으나, 대학 측에서 진상규명 후에 수리가 가능하다고 보류하다 이후로도 신문고 내용의 피해자와 제보자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 이어져 현재는 사표가 수리된 상황입니다.”라며 조민기는 도의적 책임감을 가지고 스스로 사표를 제출한 것일 뿐, 보도된 학교 측의 성추행으로 인한 중징계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후 조민기는 JTBC ‘뉴스룸’과의 전화연결을 통해 이를 직접 해명했다. 그에 따르면 “가슴으로 연기하라고 손으로 툭 친 것을 가슴을 만졌다고 진술한 애들이 있더라.”라며 “노래방 끝난 뒤에 수고했다고 안아주었다. 그것은 격려였다.”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러한 보도 이후 20일 늦은 오후, 청주대학교 연극학과를 졸업하고 이제 막 대학로에 데뷔한 신인 배우라고 밝힌 B씨의 글에서는 “잊고 지내려 애썼지만 조민기 교수가 억울하다며 내놓은 공식입장을 듣고 분노를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며 “저와 저의 친구들, 그리고 수많은 학교 선후배들이 지난 수년간 겪어내야만 했던 모든 일들은 ‘피해자 없이 떠도는 루머’가 아니며 ‘불특정 세력의 음모로 조작된 일’도 아니다. 격려와 추행도 구분하지 못하는 바보가 아니다. 저와 제 친구들, 그리고 선후배들이 당했던 일은 명백한 성추행이었다.”며 자신의 피해사례를 밝혔다.

그에 따르면 해당 B씨는 2013년 입학했을 때 선배들에게서 조민기 교수를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의 성추행은 학과 내에서 공공연한 사실이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연예인이자 성공한 배우인 조민기는 예술대 캠퍼스의 왕이어서 그에게 항의하거나 고발하지 못했었다고 전하며 조민기가 일주일에 몇 번 씩 청주에 수업하러 오는 날 밤이면 오피스텔로 여학생들을 불렀다. 워크샵이나 오디션, 연기에 관한 일로 상의를 하자는 교수의 부름을 거절 할 수 없었던 어린 학생들은 조민기 교수의 오피스텔에 불려가 술을 마셨는데 가지 않으면 올 때까지 전화를 하서나 선배나 친구를 통해 연락이 오는 통해 갈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사례의 경우는 구체적이었다. 한 번은 친구와 둘이 조민기의 오피스텔로 불려가 술을 마셨는데 이후 집에 가겠다고 했지만 조민기가 끝까지 만류했고 씻고 나오라며 갈아입을 옷과 칫솔까지 새 것으로 주었다고 한다. 이후 조민기가 침대에 두 사람을 눕히고 자신의 배 위에 올라타 비싼 거라며 얼굴에 로션을 발라주는가 하면 팔을 쓰다듬거나 옆구리에 손을 걸치기도 했는데, 숨죽여가며 조민기가 잠들 때를 기다려 몰래 빠져나왔다고 밝혔다.

또 한 번은, 조민기의 오피스텔에서 남자친구와 셋이 술을 마셨는데 남자친구가 먼저 잠이 든 사이 “그와 섹스는 어떻게 하느냐”, “일주일에 몇 번 정도 하느냐”는 식의 성적인 질문을 농담처럼 쏟아냈고 남자친구가 깨지 않자 자신을 침대로 부르더니 가슴을 만지고 “생각보다 작다”며 웃어넘기려 했다는 것. 이후 B씨는 남자친구를 억지로 깨워 들쳐 메고 도망치듯 오피스텔을 빠져나왔다고 했다.

노래방에 관련한 사건도 공개했다. 회식 중 1차에서 거나하게 취해 흥이 오른 조민기가 여학생들을 억지로 일으켜 세워 춤을 추게 했고 그 과정에서 가슴을 만지는 등의 신체 접촉이 이루어졌고, 가만히 앉아있던 여학생의 다리를 갑자기 번쩍 들어 올려 상의가 뒤집어져 속옷이 다 보이기도 했고 한 여학생을 벽으로 밀어놓고 후배위 자세를 취한 채 리듬을 타기도 했다며 스물 하나, 많아야 스물 둘인 여자아이들이었다고 밝혔다. 이후 선배에게 연락을 취해 자리가 마무리되었는데 조민기의 배웅을 위해 학생들이 줄지어 모인 가운데 조민기가 B씨의 얼굴을 붙잡고 입술에 뽀뽀를 했다고 폭로했다.

B씨의 주장에서는 그 외에도 공연 연습과정에서 "너는 이 장면에서 이만큼 업이 되어야 하는데 흥분을 못하니 돼지 발정제를 먹여야 겠다.", "너는 가슴이 작아 이 배역을 하기에 무리가 있으니 뽕을 좀 채워 넣어라", "왜 그렇게 기운이 없냐, 어제 00이랑 한판 했냐" 등의 성적인 농담을 모든 팀원들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하고, 학과 MT때는 맘에 드는 몇 명만 자신의 숙소로 불러내어 음담패설을 하며 밤을 새우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B씨는 “교내에서 조 교수의 관심을 받는다는 건 소위 질투를 받을만한 일이었고 유난히 조 교수에게 자주 불려갔던 여학생들은 꽃뱀 취급까지 받아야 했다. 저와 다른 피해자들은 소문이 잘 못 날 게 두려워서 입을 다물어야만 했다.”며 당시의 억울했던 심정을 털어놓았다. 또한 다시는 이러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조민기 측의 ‘사실무근’ 입장을 내놓은 후 오히려 구체적인 피해사례들이 뒤를 이어 속속 등장하고 형국이다. 문제는 조민기가 사태의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표를 냈다고 밝힌 외에 도의적 책임의 상대방에 대한 사과가 없다는 점이다. 하여 피해사례를 추가적으로 밝히고 있는 이들의 한결같은 이유는 그의 입장에 '분노'했다는 것이다. 온라인에 공개된 사례를 제외하고도 각종 언론 매체에 직접 자신의 피해사례를 밝히고 있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적어도 도의적 책임을 통감한다면 잘잘못을 먼저 논하기 전에 사과가 따랐어야 하는 것이 당연지사가 아닐까. 과연 이 사태가 어떻게 마무리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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