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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최다니엘, 30대의 시작 '저글러스'란? "알게 모르게 부담?"

  • 입력 2018.02.05 10:48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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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저글러스' 종영으로 만난 배우 최다니엘의 인터뷰, 전편에 이어.

백진희에 대해서는 특히 감사를 전했다. “진희가 제일 늦게 캐스팅이 됐어요. 그래서 시간도 없었고 초반에 발을 다쳐서 다들 우려 속에 있었거든요. 본인은 오죽했겠어요. 근데 현장에서 그런 내색도 거의 안하고, 대역을 써도 되는 것도 자기가 굳이 직접하고, 그런 열정에 감동을 받았고. 가뜩이나 진희가 초반에 분량이 굉장히 많았거든요. 사실 저보다도 윤이라는 역할을 하는 배우 입장에서 굉장히 부담이 됐을 거예요. 시간은 없지, 분량은 엄청 많지, 할 것도 많지. 그런데 그런 걸 용기 있게 선택해준 진희가, 나 같으면 과연 저걸 했을까, 다음 걸 보지 않았을까? 했을 텐데 그 용기가 정말 고마웠죠. 그리고 진희가 그동안에 소시민을 대변하는 역할을 많이 했더라고요. 그러다보니까 본의 아니게 힘없는 보이는 이미지들이 좀 있었는데, 이번에는 1등 비서니까 총기 있고 총명한 느낌이면 어떨까? 그걸 그냥 지나가는 말로 했는데 그걸 잘 살렸더라고요. 그 전에 진희의 이미지와는 완전 다른 연기 톤으로 되게 활발하고 에너지 있게 잘 하더라고요. 그런 모습에 깜짝 놀랐어요. 분량도 많고 발도 다쳤는데 자기가 처음에 생각한 이미지를 끝까지 잃지 않고 갔다는 게 참,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역대급 칭찬을 줄줄 잇더니 “진희는 칭찬을 많이 해줘야 돼요.”라고 한 마디를 보태 웃음을 자아냈다. 그 부분이야 본인도 칭찬이 좋을 것 아니냐 하니 “아우, 그럼요. 저는 칭찬만 듣고 삽니다. 밥 안 먹어요. 칭찬만 먹으면 돼요.”라며 폭풍 너스레를 보태기도.

그렇다면 반대로 본인에게도 누구의 조언이 있었을까.

“일단 대본을 받고 배우 김기남 형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리딩도 한 번 해달라고 하고, 또 오정세 형하고도 얘기를 나눴고, 거의 매회에 한상진 형이 모니터 해주고 피드백 주고 그런 것들, 그리고 쉬다 들어가는 거니까 상진이 형이 그동안 연기하면서 봐온 것들이 있잖아요. 주연 배우로서 현장에서 이렇게 하면 좋을 것 같아. 그런 것들을 피드를 많이 주셔서 진짜 큰 힘이 됐었고, 그게 1회부터 16회까지 끝낼 수 있었던, 저한테는 엄청 큰 원동력이 됐었어요. 형이 지나가면서 한 마디 했거든요, ‘주연 배우는 포기하면 안 된다, 타협하면 안 된다’고. 그 타협이라는 게 내가 여기서 이걸 더 해야 되는 걸 알면서도 안 하고 그냥 지나가는 것들 있잖아요. 대충 이만하면 됐지, 그런 부분에서 타협하지 말라고 했던 말들이 되게 인상 깊어서 끝까지 잘, 포기하지 않고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재벌 3세 ‘어린 보스’ 황보율을 연기한 이원근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일단, 원근이는 목소리가 굉장히 커요(웃음). 그래서 연기할 때 깜짝깜짝 놀라요. 약간 좀 당황스럽기도 한데, 희한하게 로코에 잘 어울리는 게 있고, 뭐가 또 희한하게 웃기는 구석이 있어요. 그 친구는 되게 진지한데, 되게 열심히 하고 완벽하게 하고 싶어 하는데 보는 사람은 엄청 웃기고(웃음). 되게 진지한데, 또 웃긴데, 그게 연기에 녹아들기가 쉽지가 않거든요. 삶 따로 연기 따로 인데 그게 고스란히 연기에 묻어나오는 게 너무 신기해요. 이게 설명을 이렇게 해서 그런데 그 자기만의 특이점을 연기로 녹여내는 게 정말 쉽지가 않거든요. 그거를 어떻게, 본인이 의도한 건지 뭔지 모르겠는데 그냥 평범한 신인데도 말만 하면 너무 웃긴 거예요(웃음). 그리고 되게 착하고 진중하더라고요. 그리고 웃는 게 되게, 왜 ‘웃상’이라고 하잖아요. 아무리 그래도 자꾸 나한테 눈웃음을 치면서 연기하는 거는, 같은 남자 입장에서 약간 좀 징그러울 때가 있거든요(폭소). 아무리 연기여도 그렇지, 했는데 그게 묘하게 또 중독성이 있어요. 희한하더라고요. 그리고 원근이 전작들 ‘그물’이나 ‘발칙하게 고고’ 뭐 몇 개를 봤는데 이번에 황보율 같은 캐릭터는 안 했더라고요. 정적인 걸 많이 했지 막 까불고 그런 걸 안 해서, 현장에서 좀 얼어있는 부분들, 뭘 해야 된다는 압박 때문에 긴장하고 있는 게 보여서 오히려 말 시키고 먼저 장난치고 좀 말랑말랑하게 해주려고, 친해지려고 하고 밥도 같이 먹고 그랬는데 후반엔 좀 많이 편해졌는지 16회에서는 막 풀어져서 엄청 잘 하더라고요. 원근이도 저를 엄청 좋아하면서 끝났고, 저도 좋은 인상으로 끝났고 해서 좋더라고요.”

이야기를 듣다보니 두 남자가 서로 정 반대의 캐릭터를 연기했던 모양이다. “오히려 제가 현장에서 카메라 돌 때 말 걸고, 정성호 형네 끝나면 가지 말라고, 국밥 먹고 가자고, 사주겠다고 가지 말라고 했었거든요. 원근이는 딱 촬영이 끝나면 조용한 편이고요.”

그렇게, 현장에서의 모든 노력이 복귀작에서의 주연이라는 무게 때문이었을까, 원래 평소 현장에 임하는 본인의 스타일일까.

“그냥 제가 맡은 롤에 대한 책임감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단순히 그냥 돈 받고, 주연이라고 많이 나오고, 그래서 주연이 아닌 것 같고. 뭔가 좀 현장에서 이끌어 가야 되는 게 있지 않을까. 그래서 전체적으로 좀 현장을 재밌게 만들어가고 싶어서 좀 더 신경을 썼던 것 같아요. 근데 간혹 현장이 막 지치고, 겹치고 밤새고 막 그럴 때는 그런 모습들이 피곤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을 텐데, 그런 내색 없이 스태프들도 배우들도 잘 받아줘서 정말 고마웠죠.”

애초 ‘저글러스’에 기대한 오피스 스토리보다 로맨스가 너무 빠르게, 많이 소모된 느낌이 없지 않다. 그 부분에서는 아쉬움을 이야기하는 의견들도 많았는데.

“맞아요. 그것도 이제 쫑파티를 하면서, 감독님과 작가님과 살짝 얘기를 했는데. 대본을 쓰고, 찍을 때는 사실 반반이잖아요. ‘이게 괜찮을까? 너무 로맨스만 가지 않을까?’ 이런 느낌도 있었는데 그건 또 모르는 거니까. 근데 다 끝나고 나서는 이제 어느 정도 자각을 하는 거죠. 해서 쫑파티 때 나온 애기가 로맨스가 너무 빨리 이어진 감도 없지 않아 있고, 또 ‘저글러스’라는 부분이 좀 무색해지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리고 작자님도 입봉작이니까, 작가님 스스로가 처음 하는 사람의 실수지 않았을까 얘기하시는 부분이, 사실 자존심 세우고 이러저러하다, 그럴 수 있는데 오히려 인정할 건 인정하시면서 쓸 때는 고집 세워서 썼는데 지나고 보니까 또 그 부분이 맞을 수 있겠다 하시는 말씀을 보고 되게 인상 깊더라고요. 사실 찍으면서 좀 아쉬웠지만 현장이 막 쉴 새 없이 돌아가는데 찍으면서는 최선을 다하자, 주어진 대로 최선을 다하자, 했어요. 아마 그렇게 최선을 다한 부분에서는 모두가 뜻깊게 생각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번 ‘저글러스’는 그래서 더욱 현장에서의 절충과 조율이 큰 효과를 냈다. 평소 현장에서도 이런저런 의견을 내는 편이지만 ‘저글러스’가 유독 탄탄했던 팀워크를 바탕으로 보다 좋은 짜임새를 만들어갈 수 있었다고.

“이번 작품이 그랬던 것 같아요. 좀 모자라거나 비어있는 부분을 채워야 되는 게 많았어서 본의 아니게 애드리브도 하게 되고 시청자 입장에서 좀 더 매끄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대사를 한두 개 넣는다든가, 좀 더 친절하게 바꾼다든가, 굳이 안 그래도 될 신은 그냥 느낌만 준다든가, 그런 식으로 했던 것 같아요. 드라마가 특히 설명적인 대사들이 좀 있잖아요. 시청자들에게 설명을 해줘야 되니까. 그런 부분에서 할 건 명확하게 해주고 안 해도 될 건 상의해서 좀 빼기도 하고. 특히나 ‘저글러스’는 로맨틱코미디여서 코미디의 현장감이나 배우들의 호흡은 대본에 다 쓸 수 없는 거거든요. 그런 부분에서는 배우들끼리 호흡을 좀 더 살리자, 그런 것들이 많아서 이번에는 같이 만들어간 느낌이 있어요.”

촬영하면서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을까. “특별히 힘든 점은 없었어요, 약간 좀 추운 거? 그리고 제가 무릎이 좀 안 좋아서, ‘학교 2013’ 끝나고 수술하고 군복무 하면서도 또 한 번 수술하고 그랬었는데, 그게 좀 안 나아서 신경 쓰면서 했었는데 무릎을 꿇거나 그러면 좀 아파서 쪼그려 앉거나 그런 걸 잘 못해요. 그런 신이 한두 신 있었거든요. 근데 그런 건 제 개인의 몫이니까, 다른 사람들에게 짐을 덜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 개인적인 것 외에는 크게 어려운 건 없었고, 힘든 만큼 재밌었어요.“

조마조마했던 복귀작 ‘저글러스’를 잘 마친 만큼, 차기작에 대한 기대라든가, 스스로의 상태도 부쩍 상승해있지 않을까.

“아직 차기작에 대한 것이 정해진 것은 아니고, 이제 한 일주일 정도 쉰 것 같은데, 오히려 좀 로코를 한 번 더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도 있거든요. 주위에서는 뭐 격려의 말로 이제 ‘영화해라, 장르물해라’, 그런 말씀도 있는데 아직 뭘 할지는 모르는 거지만 개인적으로는 한 번 더 배우들하고 호흡을 맞춰보고 현장에서 친근해지는 것을 한 번 더 익히는 게 어떨까, 그런 생각도 들고. ‘나 혼자였으면 이만큼 도저히 못 왔을 텐데, 오히려 내가 덕을 많이 봤다’, 이 생각 때문에 다음 작품에서 ‘과연 나 혼자 끌어가는 게 괜찮을까?’ 그런 생각도 있고, 좀 어울리는 게 재밌더라고요. 근데 이래 놓고 갑자기 ‘남자~ 빡~’ 그렇게 나오면..(폭소).”

안경을 쓰고, 안 쓰고의 이미지가 완전 다르다는 평도 있더라. “안경은 ‘하이킥’ 때부터 썼는데 그 이미지를 많이 사랑해주셔서 그냥 쓰게 됐는데 실제로는 시력이 좋아요(웃음). 1.5여서 안 써도 되는데, 그냥 쓰라면 쓰고 아니면 말고 그래요. 안경은 캐릭터에 따르는 부분이지 개인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지는 않아요. 그냥 캐릭터를 위한 ‘잇템’ 정도?(웃음)”

다시 본격적으로 연기 활동이 시작될 텐데, 연기하면서의 재미를 느꼈던 때는 언제일까. “저는 하면서 재미를 찾았던 것 같아요. 내 일을 하고 있다는 것에서 재미를 느꼈었고 정말 어떤 작품이나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입대 전에는 특히 더 없었어요. 연기를 막 눈에 띄게 하는 게 아니라서(웃음). 작은 영화들, 뭐 독립영화든 소장용이든 그런 것도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어요. 뭔가 재밌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제 막 '저글러스'를 마쳤는데 당분간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을까. “일단 다음 달에 제주도를 가보려고요. 태어나서 한 번도 못 가봤거든요. 이제는 좀 하고 싶은 작품을 하고 싶은 생각이 있어서, 쉬면서 들어온 작품들 보면서,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작품이 뭔지 생각해보려고요.”

끝으로, ‘저글러스’가 전역 후 첫 복귀작이기도 했지만, 실상 30대에 출연한 첫 작품이기도 했다. 그런 뜻에서 ‘저글러스’는 어떤 의미가 될까.

“음.. 알게 모르게 부담?(폭소). 저는 그냥 지금처럼, 늘 해왔던 것처럼 하고 싶어요. 30대라고 뭘 크게 막 변화를 시도하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부담 없이 해가는 배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작품이 들어왔을 때 나에게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고 싶은 거지, 뭔가 빵~ 해야 되는 건 부담스럽기도 하고 그건 또 개인적인 욕심이 아닌가 싶고요. 배우는 선택이니까 선택 되었을 때 순리에 따라 열심히 하는 게 좋지 않나 싶어요. ‘저글러스’로 스타트를 잘 끊었으니까 또 길게 욕심 없이, 한 결 같이 연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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