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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최다니엘, 계산 못하는 배우의 꾸준함 '저글러스'의 성공으로

  • 입력 2018.02.05 10:42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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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최근 종영한 KBS 월화미니시리즈 ‘저글러스’로 군복무 후 성공적인 복귀 신고식을 치른 배우 최다니엘을 만났다.

최다니엘은 지난 2015년 10월 군에 입대했다. 당시 소속사를 통해 그의 입소 소식이 알려졌을 정도로 깜짝 입대였다. 2017년 10월 소집해제 된 그는 복귀작으로 오피스 로맨스 ‘저글러스’를 택했다. 극중 최다니엘은 츤데레 매력을 한껏 뽐낸 ‘남치원’으로 분했다. 남에게는 관심도 배려도 없어 냉미남 상무님으로 통하지만 비서 좌윤이(백진희 분)를 만나면서는 알콩달콩 사내 로맨스를 그렸다. 3년만의 복귀였음에도 그의 장기인 로코 연기는 다시 물을 만난 듯 빛을 발했다. ‘저글러스’는 월화극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극중에서는 냉철하고 세련된 정형적인 도시미남을 연기했지만 실제 최다니엘은 ‘아재’ 코드를 남발하는 엉성함이 매력적인 사람이다. 호탕하게 웃을 때는 특유의 반달 눈웃음과 시원한 미소로 상대를 홀린다. 매사에 뭘 계산할 줄을 모른다는 그는 이번 '저글러스'가 복귀작으로는 위험(?)했을 수도 있었지 않겠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그러고 보니 하늘이 도왔다며 마치 큰 깨달음이라도 얻은 듯 호들갑을 떨어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2005년 KBS '황금사과'로 데뷔해 어느덧 데뷔 14년차다. 그에게는 오랜시간 '하이킥'과 '동안미녀'가 대표작으로 불렸지만, 드디어 '저글러스'를 통해 ‘신 로코킹’이라는 수식어도 챙겼다. 배우 최다니엘의 인터뷰, 지난 29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난 그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하나씩 풀어보자.

먼저, 3년만의 복귀작 ‘저글러스’를 호평 속에 마친 소감이 어떤가. “3년 만에, 군복무를 마치고 드라마를 하게 됐는데 사실 생각보다 조금 일찍, 마치자마자 바로 한 달 만에 들어간 거여서, 좀 부담도 되고 ‘잘할 수 있을까’ 그런 긴장도 되고 했었는데, 출연진, 제작진들 끝까지 다 포기하지 않고 잘 마칠 수 있어서, 그런 부분에 되게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첫 시작과는 다르게 많이 사랑해주셔서 되게 감사하고요.”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것을 예상하지 못 했을까. “어우, 전혀 못 했어요. 사실은 계획도 세우고 얌체같이 좀 해야 되는데, ‘이거 재밌을 것 같은데?’ 그러면 바로 하는 편이어서. 이번 작품은 사실 너무 급해서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해서 안 하려고 했어요, 저도 준비도 해야 되고. 그런데 회사와도 얘기한 결과, 공백기가 긴 느낌이 있으니까 드라마로 빨리 하는 게 어떻겠느냐 해서 하게 됐었고, 초반에 또 제 역할이 많이 안 나와요. 그래서 좋다(웃음), 하게 됐었고. 하면서는 그냥 작품에만, 다른 생각은 진짜 안 했던 것 같아요. 거의 하루 종일 24시간 작품 생각만 하고, 어떻게 표현을 할까, 이 작품을 어떻게 좀 밸런스 있게 만들어야 될까, 공백기를 지나고 주연을 맡아서 했으니까, 현장에서 주연배우로서 어떤 자세로 임해야 될까, 그런 것들을 많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 팀워크를 많이 생각했던 작품이기도 하고요.”

최다니엘은 군 입대 전에도 작품 활동은 활발했다. 오히려 그는 쉬지 않고 일하는 배우 축에 꼽힌다. 군 입대 전에도 드라마를 마치고 바로 영화가 개봉되기도 했다. 군복무 외에는 꾸준히 활동한 듯한데, 그럼에도 드라마 3년의 공백은 부담이 되더라고.

“활발하게 활동한다, 그렇게 봐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건 감사한데, 한편으로는 또 군대 가기 전에 ‘치외법권’이라는 영화가 좀 많이 안 돼서(폭소), 쉬는 게 좀 길게 느껴지는 게 없지 않아서(웃음). 그럼에도 많이 사랑해주시고 기억해주셔서 정말 감사하죠. 특히나 최근에 또 강다니엘 씨도 나와서 활동도 많이 하고, 좋더라고요. 이름은 같아도 분야는 완전히 다르니까. 제가 데뷔했을 당시에는 다니엘이라는 이름이 좀 생소하고, ‘교포야?’ 그랬는데 요즘에는 다니엘을 비롯해서 네 글자인 이름도 많고, 뭔가 무난해지는 느낌이 저는 좋더라고요.”

뜬금포 강다니엘 소환에 기자들은 폭소가 터졌다. 슬슬 그의 아재매력이 발동되는 순간이었다. 엉뚱하면서도 순진무구한 그의 아재매력을 딱히 글로 설명할 방법이 없으니 실로 아쉽다.

앞서 백진희, 강혜정의 인터뷰에서도 팀워크는 워낙 좋았다는 자찬이 자자했던 터다. 최다니엘 역시 배우들의 좋은 팀워크가 있어 애드리브와 같은 연기도 마음껏 할 수 있었다고.

“그건 정말 다행인 것 같아요. 그리고 애초에 감독님이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좋은 사람들을 많이 캐스팅하셔서 크게 무슨 불협화음 없이 잘 된 것 같고, 그나마 제가 좀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애드리브도 치고 했는데, 아이디어라는 게 집에서 생각나서 가져오는 게 아니고 하다보면 순간 생각이 날 때가 있잖아요. 그런 걸 다시 찍기도 하고 하나 더 만들기도 하고 했는데, 그런 부분을 귀엽게 잘 봐주시고, 스태프 분들도 배우가 대본에 없는 행동들을 하니까 당황스러우셨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담아주셨어요. 그해서 한편으로는 좀 미안하기도 한데, 그래도 극을 재밌게 살리자는 취지에서 한 거니까, 상대 파트너나 스태프들 모두가 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했죠.”

백진희의 인터뷰에 따르면 대본의 허점을 찾는 스타일이라고 하던데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일까.

“말 그대로 대본에 없는 걸 찾으려고 했어요. 그러다보니까 즉흥적으로 애드리브도 하게 됐는데, 애드리브가 좀 많았어요. 상황도, 대본하고는 좀 다르게 배우들 간의 호흡으로 만들어진 게 많았거든요. 예를 들어 회식 신에서는 원래 대본에서는 ‘건배 제의 한 번 해 주시죠’ 하면 치원 ‘건배’ 이거거든요. 근데 그렇게 가면 그냥 흘러가는, 브릿지 신이 될 것 같더라고요. 뭔가 잠깐씩의 콩알 재미가 우리 드라마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서, 배우들이 ‘해 주세요, 해 주세요’ 막 하면 제가 ‘그만, 그만! 그만!’ 그러다가 ‘그만하자, 그만하자’가 노래까지 이어진 거거든요. 노래방에서도 다들 자면 ‘’자자‘의 버스 안에서~!’ 그렇게도 나오고. 그런 게 다 정성호 형이랑 김기방 형이랑 뭐, 영상사업부 배우들이 다 같이 얘기하면서 만들고 그랬었죠.”

그러한 애드리브는 주로 어떤 부분에서 만들어졌을까.

“저는 개인적인 욕심이 있는 애드리브는 안 해요. 대본상에서, 시청자들이 보는 입장에서 빠르게 이해할 수 있게, 좀 더 매끄럽게 도와주는 대사들을 위주로 생각을 많이 했었고, 이번 작품의 경우에는 팀워크라든가 전체적인 밸런스라든가 그런 것들을 중점적으로 생각을 많이 했던 작품이어서, 제가 나오는 신이 아니어도 가서 보고, 이렇게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얘기도 해주고요. 전체적인 그림을 보고 연기를 하다보니까 애드리브도 그것에 맞게, 애드리브인지 대사인지 모르게 잘 나온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한번은 제가 윤이에게 너구리라고 얘기한 게 있는데, 그게 대본에는 없는 말이었어요. 순간 그냥 너구리처럼 보여 가지고(웃음), 그 신이 (윤이가) 창틀 사이로 훔쳐보는 신이었는데 그게 너무 귀여워서, 저는 그냥 ‘보노보노’의 너구리(너부리)가 생각나서 너구리라고 했는데, ‘아 내가 또 괜히 이상한 말 한 거 아닌가?’ 싶었는데 그 다음부터는 작가님도 그냥 너구리라고 써주시더라고요(웃음).”

그러한 애드리브는 순발력을 요하는 코미디 장르였기 때문에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었다고.

“원래 리딩 때 작가님께서 말씀하셨는데, 대본에서 입에 안 맞는 부분이나 각색할 부분들은 현장에서 알아서 하셔도 된다고 얘기해주셔서 좀 편하게 할 수 있었고, 특히나 로맨틱코미디 같은 경우는 대본에 담을 수 없는 현장감이나 호흡들이 잘 살 때가 많거든요, 코미디니까. 그런 것들을 미리 생각해서 조금 풀어주셨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보기에는 배우들이 채울 수 있을 만한 글이었어요. 대본이 이미 꽉 차서 배우들이 안에 갇혀서 하는 게 아니고 대본에 여지가 많아서 배우들이 자기가 채울 수 있을 만큼 채우고, 그럴 수 있는 대본이어서 저는 개인적으로 되게 좋았어요.”

복무 중에는 아무래도 현장에 빨리 돌아오고 싶은 마음도 컸을 텐데, 현장에 떨어졌을 때 예전의 감이 바로 돌아오던가.

“사실 하고 싶었던 것도 있었지만 두려운 것도 있었어요. 뭔가 많이 변한 것 같더라고요. V앱이라는 것도 처음 해봤고(웃음) 채널도 되게 많아지고. 입대 전에만 해도 3사 지상파 위주였는데 지금은 채널도 되게 많고 드라마도 많고. 그래서 보는데, 다들 연기도 되게 자연스럽게 하더라고요. 크게 막 힘주지 않고, 그냥 자연스럽게 하는 둥 마는 둥 하는데 음악이 또 쫙~ 깔리니까 너무 재밌는 거예요, 막 현실 같고. 그래서 ’와, 나도 이제 이렇게 해야 되나 어째야 되나‘ 고민이 많았거든요. 근데 막상 현장에 가서 배우들 연기하는 거 보면서, 거기에 밸런스를 맞춰가다 보니까 또 그냥 자연스럽게 녹아든 것 같아서 정말 다행이죠. 뭘 의도한 것도 아니었고 저는 오히려 많이 안 해야겠다, 그런 생각으로 했거든요. 왜나면 배우들 각자가 다 캐스팅 된 이유가 있고, 초반에는 또 진이가 시선을 잘 끌어줬는데 거기다 저까지 하면 투 머치(너무 과한)가 될 것 같아서 ’나는 그냥 중심만 잡고 가자‘, 이 생각으로 끝까지 갔던 것 같아요.“

오피스 드라마에서 직급이 상무였는데, 연기하면서 좀 편하긴 하던가.

“그런 건 좀 있었죠. 다들 막 종종거리고 바쁜데 저는 ‘이거 처리해와’(웃음), 그런 편한 건 있었는데, 오히려 캐릭터에서는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았어요. 그러니까, 여기서 북적북적 거리는 게 재미가 없으면 뒤에서도 재미가 없잖아요. 그래서 제 촬영이 아닌데도 현장에 가서 ‘여기서는 이러면 어때요, 이건 어때요’, 그런 얘기도 하고, 서로 아이디어 공유하고 얘기하고, 그런 시간들이 좀 많았던 거 같아요.”

최다니엘은 이번 ‘저글러스’로 ‘신 로코킹’, ‘신 로코장인’ 등의 수식어를 얻었지만 사실 그는 이미 드라마에서는 로맨스 장르로 보다 많이 얼굴을 알렸다. 이미 2009년 '지붕 뚫고 하이킥'을 통해 코미디와 로맨스를 동시에 섭렸했고, ‘동안미녀’, ‘더 뮤지컬’, 파일럿 드라마 '연애를 기대해' 등으로 로맨스에서 탁월한 매력을 어필한 바 있다. 해서인지 그의 스크린 행보는 ‘시라노:연애조작단’ 이후 ‘공모자들’, ‘열한시’, ‘치외법권’과 같은 장르물로 눈길을 돌렸다. 최다니엘의 군 입대 전 마지막 드라마도 MBC ‘빅맨’이었다.

사실 남자배우들이 군대에 다녀오면 복귀작으로는 장르물이나 센 캐릭터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혹시 시청률이나 관객 동원에서 다소 모자라더라도 연기변신에는 성공했다거나, 섹시한 어른 남자의 이미지가 완성되었다거나, 캐릭터는 남았다 하는 등의 안전장치를 염두에 두기 때문인데, 최다니엘은 복귀작으로 로맨틱코미디를 택했다. 자칫 잘 해도 본전일 수 있는 위험한 선택이기도 했다.

“제가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그런 걸 계산을 잘 못해요. 하자고 그러니까 그냥 덥석 물은 건데(폭소), 그런 다음에 이제 계산을 한 거죠. ‘난 이제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 근데 그런 것에 대한 조금의 거부감은 있었어요. 군대 갔다 왔다고 뭔가 남자 빡~, 꼭 그래야만 되나? 굳이 내가 뭘 추구해야 하나? 싶을 때 마침 ‘저글러스’가 왔고, 또 대본을 봤을 때가 장르물이 대세였어요. 그래서 ‘러브 액츄얼리’처럼 따뜻하고 재밌는, 알콩달콩한 거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 생각이 좀 더 커서 하게 됐죠. 근데 지금 또 얘길 듣고 생각해보니까 와, 정말 위험할 뻔했네(폭소), 큰~일 날 뻔 했던 거야? 하늘이 도왔네, 하늘이 도왔어. 이 모든 공을 파트너 진희와 감독님과 배우들에게 돌립니다.”

한 질문의 답변에 진지와 호들갑과 정색을 오가는 그를 보고 있자니 순간 무슨 드라마 한 장면을 보고 있는 듯했다. 기자들 사이에서도 연신 웃음이 터져 나왔다.

※ '저글러스' 종영으로 만난 배우 최다니엘의 인터뷰,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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