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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 인터뷰] 정려원의 재발견..“몰카장면? 상상했던 것보다 더 안 좋더라”

  • 입력 2018.01.03 11:57
  • 기자명 홍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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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홍미경 기자] “누군가는 이런 작품을 해야 하는 것 아닐까' 생각했다. 주제가 쉽지 않아 걱정도 많았는데, 시청률까지 따라와서 '계 탔구나' 싶었다“
 
정려원의 재발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랍 11월 종영한 드라마 ‘마녀의 법정’을 통해 마이듬 신드롬을 그려낸 정려원은 극중 능력 있는 출세지상주의 검사 역을 맡아 물 만난 물고기 같았다.
 
정려원은 “물 만난 물고기 같다는 말을 방영 내내 들었다. 기분 좋은 말이다”라며 “그러나 나는 매번 작품 할 때마다 물 만난 물고기였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이모와 엄마 등 가족들이 지금까지 작품중에서 지금의 너와 어울리는 역할"이라고 하시더라고.  

사실 정려원이 성범죄를 다룬 드라마의 검사역을 맡는다고 했을때 부터 우려와 목소리는 터져 나왔다. 물론 방송 후 이 같은 우려는 기우에 지나지 않았음이 드러났지만 말이다.
 
이에 대해 정려원은 “마이듬은 취조 입장이라서 말을 자분자분해야 하는 역할이었다. 그런데 저는 일상에서 목소리를 높이거나, 말끝 흐리는 경향이 있는 편이다. 녹음해서 들어보니 끝에서 힘이 빠지는 느낌이 있더라. 마이듬의 대사는 폭발력이 있어야 했는데 전달하는데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이걸 끌어올리는데 가장 신경썼다”고 말했다.
 
또 “이듬이로 인해 정려원도 바뀌었다. 성향이 바뀐 것 같다. 저는 본래 내성적이고 폐쇄적인 편이다. 속내를 드러내지 않은 편이기도 하다”라며 “그런데 이제는 좀 더 느끼는 대로 표현하려고 한다. 현장에서도 불만 있으면 얘기 못했는데, 이듬에게 빙의해 이제는 말할 수 있었다. 처음이다”라고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는 “4부 엔딩을 찍을 때부터 이듬이가 캐릭터가 붙기 시작했구나. 편해지기 시작했구나 싶더라. 또 6부 병원에서 누워있는 장면을 찍는데, 여 검사(윤현민 분)와 장난처럼한 애드리브를 을 다 쓰시더라. 그것이 방해가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캐릭터 만드는 데 도움이 되더라”라고 덧붙였다.
 
애정이 많은 만큼 닮고 싶은 부분도 있었을 터. 이에 대해 “저는 사건이 발생하면 해결하는 스타일이 못된다. 이듬이는 삼천포로 안 빠지고 논리적이고 관찰력이 뛰어나다. 그런 점에서 문제 해결 능력이 탁월하다. 그런 에너지나 넉살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했다”고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또 "캐릭터의 힘이 있어서 출연을 결정하는 데 어렵지 않았다. 성범죄는 사회에서 빈번하게 생기는 일인데,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있다. '누군가는 이런 작품을 해야 하는 것 아닐까' 생각했어요. 주제가 쉽지 않아 걱정도 많았는데, 시청률까지 따라와서 '계 탔구나' 싶었다"
 
또한 “악녀 내지 마녀가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작품 거의 없다. 기회라고 생각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여성 캐릭터들이 부각되는 작품(힘쎈여자 도봉순, 품위있는 그녀)이 많았다. 보면서 통쾌하더라. 특히 박보영처럼 여린 분이 반대 성향 캐릭터 맡은것 신선했다. 김선아 언니와 김혜선 언니의 아우라 덕분에 품위있는 드라마가 나온 것 같다. 이어 마이듬 캐릭터 들어온 것 보고, 시대적 흐름이 있구나 싶더라”고 덧붙였다. 

발음 지적 부분도 나왔다. 이에 대해서는 “더 열심히 해야겠구나 싶었다.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초반에 마스터하고 들어가고 싶었으나 시간이 적었다. 그 시간 안에 최대한 잘 해내는 것이 최종 목표였다. 두려움도 있었지만 확신을 갖고 임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극중 마이듬이 몰카 당하는 사건이 화제가 됐었다. 마이듬이라는 캐릭터의 성격이 전환되는 시기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회차였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
 
정려원은 “막상 찍혀보니 상상했던 것보다 더 기분이 안 좋더라. 그 감정 그대로 촬영에 임했다. 선고를 내리면서 제 뒤로 샤워 장면이 법정에서 나오는데 굉장히 이상하고 수치스러웠다. 덕분에 피의자를 추궁할 때 저절로 마이듬에 빙의해지더라. 매번 화가 나는데 화풀이할 수도 없었다. 감정적으로는 이성을 추스르도록 노력했으며 감성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했다"라고 촬영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지난 연말 시상식 소감으로도 유명해진 여아부 시스템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혔다.
 
그는 “여아부 시스템이 굉장히 훌륭하다. 이상적인 것들을 드라마에 반영한 셈이다. 이상적인 시스템을 작가님이 드라마에 도입한 것 아닌가 싶다. 제작진 모두 이런 부서가 생기면 정말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는 인생작 갱신이라고 불릴 만큼 화제와 이슈를 모은 ‘마녀의 법정’으로 ‘2017 KBS연기대상’에서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다. 2017년 마무리를 잘 한 만큼 2018년 내디딜 행보가 궁금하다.
 
정려원은 “차기작은 아직 결정하지 못했어요. 주위에서는 들어오면 다 하라고 한다. 매력적인 캐릭터, 배울 것이 있는 캐릭터를 고르는 편이다. 수동적인 역할을 좋아하지 않았다. 연기는 정답도 없고 주관적인 것이다. 가이드라인이 없으니 주어진 것 안에서 답을 찾기 마련이다. ‘마녀의 법정’은 작가님이 시청자 반응에 흔들리지 않고 내러티브가 확고했다.  그런 작품을 또 만나는 행운이 오길 바란다” [사진제공=키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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