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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배우 이서원, 나의 급선무는 자아성찰 '왜?'

  • 입력 2017.11.23 11:58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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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병원선’의 종영으로 만나 배우 이서원의 인터뷰, 전편에 이어.

김수현, 지창욱, 강하늘 등 20대에 크게 활약한 배우들이 다수 군에 입대하면서 20대 남배우 기근이라는 말이 나오는 요즘이다. 그에 발맞춰 양세종, 우도환 등과 같은 신예들이 출중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최근 안방극장의 대세 교체를 이루고 있는데 여기에 이서원도 빠질 수 없다. 이서원으로서는 보다 많은 기회가 주어질 수 있는 이 시기에 소속사 버프라는 일말의 딱지를 벗고 오롯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다면 실로 금상첨화일 것이다. 이서원 역시 그러한 시기의 기류를 잘 알고 있는 듯했다. 그러나 그는 당장에 무엇을 해보겠다는 욕심보다 아직 신인으로서 열심히 노력하고 싶다는 ‘정도(正道)’를 피력했다.

“저는, 일단은 좋은 작품에서 저에게 함께 하겠느냐고 물어주시면 무조건 ‘감사합니다’ 하는 입장이고요. 비슷한 것 같아도 캐릭터들은 다 달라서 콕 짚어서 극중에서 어떤 캐릭터를 보여드리고 싶다, 그런 건 아직 없어요. 그냥 좋은 작품에, 좋은 역할로 참여해서 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으면 저는 그걸로 좋아요. 그런데 배우로 보여드리고 싶은 건, ‘저 친구는 시간이 지나도 정말 열심히 한다, 정말 열심히 하고 있는 친구다.’ 그런 말씀은 듣고 싶어요. 물론 잘 해야죠. 그런데 그 잘 하는 것도 열심히 해야 잘 할 수 있는 거고, 저는 잘 한다고 생각하더라도 보시는 분들이 잘 한다고 느끼시는 건 아닌지라, 일단 저는 주어지는 대로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해놓고, 일단은 그게 먼저고 이후에는 보시는 분들에게서 잘 한다는 말씀을 꼭 듣고 싶어요. 한 5년 안에만 그런 말씀을 들어도 정말로 저는 성공했다고 생각할 것 같아요.”

특정 캐릭터에 대한 욕심은 없어도 관심을 가지고 챙겨보는 장르는 있단다. “저는 장르 상관없이 다 보는데, 그 중에 특히 꼽으라면 ‘어벤져스’ 같은? 액션물을 보면 스트레스도 풀리잖아요. 그래서 유명한 액션물 정도는 챙겨보는 타입이에요.”

그럼 액션물은 잘 할 자신이 있느냐고 묻자 폭풍 리액션과 함께 “어우, 시켜만 주신다면”이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저는 체력 하나는 진짜 자신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면서 열심히 체력보강도 하고 있고요(웃음).”라며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서원은 자전거를 타는 것이 체력 보충과 함께 한편으로 자유를 느끼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자전거를 탈 때는 마스크는 어쩌다 쓰고요, 모자를 쓰고 휙 지나가니까 아무도 관심이 없어요. 누가 한강에서 자전거 타는 사람 하나하나를 살펴보겠어요(웃음), 그러진 않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자유로움을 느껴요. 특히 자전거를 타면서 바람을 느끼고 있으면 굉장히 기분 좋더라고요.”

인터뷰 중 이서원의 분위기는 ‘병원선’의 김재걸에 가까웠는데 ‘함부로 애틋하게’의 노직과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의 서찬영, 이 셋에 비유하면 실제로는 노직에 가깝단다. “저는 직이에 가까워요. 굳이 세 명 중에 가장 비슷한 면을 꼽자면 저는 직이요. 왜냐면, 저는 천재도 아니고 의사고 아니고(웃음), 그렇게 뭔가 날카롭게 말하는 편은 아니고요, 직이가 일단 애늙은이잖아요. 저도 좀 애늙은이 소리를 듣다보니까 뭔가 직이와 비슷하지 않나(웃음).”

이서원은 앞선 인터뷰에서 자신을 ‘다큐 마니아’라고 밝히면서 장르며 소재를 불문하고 온갖 다큐멘터리를 찾아보는 것이 취미라고 밝힌 바도 있는데, 최근엔 또 어떤 부분에 관심을 두고 있을까.

“요즘 제 관심사는, 자아성찰이요. 한없이 부족한 것 같아요. 그래서 발전하고 싶어요. 변질이 나쁜 거지 변화는 좋은 거니까 어떤 변화도 좋고, 그리고 재걸이를 하고 나서 그런지, 재걸이가 남들을 생각하는 깨달음을 얻으면서 끝이 나다보니까 뭔가 제가 그러고 싶어요. 남들을 좀 더 생각해보고 싶더라고요. 드라마 끝나고 이제 막 서울에 와서, 그동안 못 만났던 분들을 열심히 만나고 그랬는데, 이제 다음 주쯤부터 저 자신에 대한 정리를 해볼까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당장 오늘부터 시작하려고요. 인터뷰를 돌면서 느꼈어요. 모든 것은 일단 생각, 정리에서부터다. 해서 오늘부터 좀 철학적인 다큐를 찾아볼까 합니다. 우주의 이해라든가.. 최근에는 군사 다큐랑 정글 다큐를 봤는데 하여튼 다큐멘터리가 제일 재밌는 것 같아요(웃음).”

평소 기자가 1:1 인터뷰에서는 빼놓지 않는 질문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나를 흔드는 것’, 또 하나는 ‘살면서 가장 잘 한 일’을 꼽아달라는 것이다. 이 두 개의 질문이 인터뷰이의 현재의 상황, 또는 그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데 가장 정확한 대답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지난 인터뷰에서 이서원은 ‘나를 흔드는 것’을 묻는 질문에 늦잠을 자느냐고 교회에 가지 못한 일이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낸 바 있다. 참 엉뚱하면서도 솔직한 이 답변은 지극히 순수한 스무 살 청년의 이서원을 엿볼 수 있었다. 지금은 무엇이 또 이서원을 흔들고 있을까. 그는 당시의 대답까지도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 아마 늦잠 자느냐고 교회에 못 간 거라고 말씀드렸던 것 같은데 요즘은 교회에 너무 못가서 아주 격하고 가고 싶습니다(웃음). 그리고 요즘에는, 친구나 지인들을 많이 못 만나서 많이 만나고 싶다는 생각은 있는데 참으려고요. 그러니까,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다’가 지금의 저를 흔드는 것 같은데, 당연히 만날 수는 있지만 좀 참아볼까 합니다.”

언뜻 듣기에도 ‘왜?’라는 질문이 떠오르는 답변이다. 하여 왜 그러느냐고 다시 묻자 “자기성찰을 해야 되니까.”라고 말해 이번에도 역시 기자의 폭소를 동반했다. “어쨌든 형 만났고, 그저께 종방연 했고, 주말에 친구들 만났고 했는데? 문득 저는 오늘부터 자아성찰을 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좀 미루려고요. 가만히 좀 나를 갈고 닦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뭔가 변화가 필요한가, 그런 생각이.”

그렇다면 왜 이번 인터뷰를 돌면서 갑자기 자아성찰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걸까. “인터뷰를 하면서 저도 생각지 못했던 얘기가 툭툭 튀어나올 때가 있어요. 그리고 예전에 봤던 명언, 그런 것에 비유하는 말들? 근데 그것을 왜 내가 생각지 못하게 말하는지가 이해가 안 되는 거예요. 제가 그 정도의 어휘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제대로 갖고 싶은? 그걸 무의식이 아니라 내 걸로 하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왜 그럴까, 저를 한 번 제대로 파헤쳐보고 삭 다시 정리해서 새롭다면 새로울 수 있는 저를 또 만들어가고 싶어요. 일단 5년 안에 뭔가를 이루려면 먼저 자아성찰을 해야 될 것 같아요.”

결국 그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이서원은 향후 5년 안에 대중에게 연기를 잘 하는 배우로 인정받고 싶은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것. 그를 위해서는 연기적인 노력과 스스로의 개발이 동시에 있어야 한다는 판단이 섰다는 것이다. 특히 자신의 말에 겉치레가 있진 않은지, 그만큼의 소양을 실제 가지고 있는지 스스로를 들여다보며 내실을 다지겠다는 그의 생각은 투박하게 뱉은 말 안에 꽤 심오한 뜻을 담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스물한 살에 자아성찰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부터가 드문 일이지 싶긴 하다.

그렇다면 살면서 가장 잘 한 일에도 변화가 있을까. 그는 과거 답변에서 연기를 하게 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금도 가장 잘 한 일이 연기라는 건 변함은 없는데, 그때 그런 질문을 받고 얘기하고 또 생각해보니까 살면서 가장 일? 이건 미정인 것 같아요. 제가 살면서 어떤 걸 제일 잘했다고 하게 될지 모르는 거잖아요. 제가 어쩌다 죽어가는 사람을 살릴지, 뭐 트럭을 들어 올릴지..(?? 기자 폭소), 만약에 트럭을 들어 올려서 사람을 구했다면 아마 제일 잘한 일 아닐까요(웃음). 뭔가 앞으로 살아갈 날 중에 해낼 수 있는 건 많을 거고 해낼 것도 많을 건데, 해낼 수 있는 것들을 해내려고요. 어쨌든 일단 제가 열심히 해야죠. 제가 열심히 해야 돼서 일단은 자아성찰. 오늘부터 시작. 그래서 어떻게 해가 바뀌기 전에 좀 성찰이 될까. 근데 한 달은 너무 짧은 것 같아요. 연말에는 또 바쁠 수도 있는데. 그래서 당장 지금부터(웃음). 뭔가 계속 고뇌하고, 머리는 고통스러운데 즐거운 거 있잖아요. ‘넌 왜냐?’ 계속 그러고 있어요.”

끝으로 이서원은 공감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이야기로 이번 인터뷰를 맺었다. “지금 저에게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 또는 지금은 관심이 없을지언정 제가 앞으로 활동을 해나갈수록 관심을 가져주실 분들이 생길 텐데 그런 모든 분들과 공감할 수 있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 자아성찰(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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