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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손승원, 뮤지컬 '팬레터' 매진.."나에게도 이런 날이"

  • 입력 2017.10.25 08:17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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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청춘시대2'의 종영으로 배우 손승원의 인터뷰, 전편에 이어.

최근 뮤지컬 ‘헤드윅’이 공연되고 있는데 배우들은 아무래도 자신이 출연했던 작품이 재차 공연되면 ‘아, 내가 해야 되는데’ 그런 생각을 한다고 하더라. 하물며 최연소 헤드윅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기도 한데 이번 시즌에서도 욕심나지 않았을까. “그렇죠. 제가 ‘헤드윅’을 할 때 대표님께 말씀드렸어요. 앞으로 스물 셋 이하로는 시키지 말라고(웃음), 이 타이틀은 제가 가져가고 싶다고. 그랬더니 알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이번에도 사실 하고는 싶었는데 스물넷부터 연달아 2년을 했거든요. 그래서 이제는 좀 내공을 더 쌓고 나이가 들어서 하면 어떨까 궁금하기도 하고, 서른이 지나서 다시 하고 싶다는 게 제 욕심이거든요. 그때는 작품이나 캐릭터에 대한 분석이 지금과는 또 다를 것 같아서 서른이 넘어서 꼭 다시 하고 싶기는 한데 워낙 ‘헤드윅’은 다들 하고 싶어 하는 작품이니까.. 그 작품이 공연을 끝내고 나면 뭔가 개운한 게, 실상 1인극인지라 다 쏟아 부은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정말 재밌고 또 하고 싶지만 좀 참고 있다가 군대 다녀오고 서른 살이 지나서 다시 해보고 싶다는 욕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물여덟이면 최근 추세에는 많은 나이가 아님에도 손승원에게는 보다 조숙한 이미지가 있다. 이것이 득일까 실일까, 스스로의 진단을 묻자 손승원은 오히려 이제야 본래의 이미지를 깬 것 같다며 긍정적인 생각을 내놓았다. “저는 그게 좀 더 기분 좋았던 게, 뮤지컬에서도 그렇고 그동안 너무 미소년 이미지의 역할들을 많이 했었거든요. 그래서 그런 말씀을 들으면 ‘아, 이제 좀 벗어나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동안 학생물이나 동성 코드를 가지고 있는 역할들을 주로 연기하게 돼서 한편으로는 좀 많이 아쉽기도 했었거든요. 제 원래 성격은 그렇지가 않아서(웃음). 뭔가 남자다운 모습을 많이 보여줄 수 있는 역할들을 해보고 싶었는데, 특히 이번에 성민이로 그렇게들 많이 봐주신 것 같아서 기분이 좋더라고요. 오히려 저는 어렸을 때는 빨리 서른이 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너무 곱게, 여리게만 보시니까 좀 마초 같은 것도 해보고 싶고 스릴러도 해보고 싶고 그렇더라고요.”

앞서 손승원은 드라마 ‘힐러’나 ‘너를 기억해’를 통해 악역으로 분하기도 했다. 이 역시 그동안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에 출연하게 된 작품이었다고 전하기도. “‘힐러’나 ‘너를 기억해’에서는 악역으로 나왔었는데 누구도 예상치 못하는 이미지에서 그런 악함이 나오니까 더 큰 반전으로 보신 것 같아요. 연기하는 저는 정말 재밌더라고요. 항상 누구의 착한 동생, 세상에 없을 것 같은 착한 남자, 그런 모습을 주로 보여드렸는데 저 개인적으로는 좀 색다르고 센 걸 할 때 보다 쾌감을 느끼는 것 같더라고요. 해서 그런 역할을 많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요.”

그렇다면, 그것이 나와는 다름을 연기하는 재미일까, 악역이라는 그 자체를 연기하는 재미일까. “저랑 다른 것도 있지만, 어떤 인물도 결국 제 안에 있기 때문에 연기하는 거잖아요. 내 안에 이런 면도 있구나, 그런 부분을 찾는 재미도 있고, 하면서 칭찬받는 재미도 있고요. 악역을 연기할 때 ‘이 나쁜 놈아’ 그러시면 연기한 저로서는 그게 칭찬이잖아요. 그런 데서 오는 희열도 있고 재밌기도 하고요.”

이 부분에서 혹시, 흔히 알 수 있을 법한 캐릭터 중 탐났던 악역 캐릭터를 하나 꼽아달라는 질문에 그는 악역보다 ‘알 수 없는 역’을 꼽았다. “저는, ‘피고인’에서 김민석 형이 했던 역할 있잖아요. 그렇게 뭔가 좀 알 수 없는? 그리고 ‘살인의 추억’에서 박해일 선배님의 연기도, 되게 여성스럽고 순한 이미지에서 그런 사이코패스 같은 분위기가 나오는 게 되게 색달랐거든요.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와 또 다른 내면을 가진, 그런 반전을 가진 역할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아요.”

애초 ‘헤드윅’의 출연을 결심한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었다고 한다. “저는 일단, 좀 어려운 걸 더 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어요. 혹시 좀 안 좋은 평을 듣더라도 그런 모든 것이 다 저에게 성장이 되는 거니까. 그래서 처음에 ‘헤드윅’도 시작한 거거든요. 헤드윅을 스물네 살에 누가 쉽게 할 수 있을까. 안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하고 후회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었어요. 그리고 그때 헤드윅이 송창의, 조승우 선배님들이셨어요. 정말 긴장이 됐지만 그래도 내가 뭔가를 얻고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장 먼저 했죠. 일단 한번 그렇게 하니까 두 번째 할 때는 완전 간이 커지더라고요(웃음). ‘헤드윅’만큼 어려운 작품도 없고, 앞으로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기고요. 제가 계속 뮤지컬을 하는 이유도 처음 저의 부족한 보습을 보여드렸던 분들에게도 그 분들의 마음을 돌리고 싶기도 하고 인정받고 싶고, 항상 그 마음이 있거든요. '저 이만큼 성장했습니다.' 그렇게 보여드리고 싶은? 항상 그 욕심이 있는 것 같아요.”

신체 건강한 대한민국의 성인남자라면 피해갈 수 없는 것이 국방의 의무다. 손승원 역시 2년여의 말미를 더욱 알차게 보낸 뒤 군복무에 임하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는데, 그 중에서도 그는 ‘돌아올 자리를 만들어 놓고 싶다.“고 밝혀 눈길을 모았다.

“서른 살 전에는, 제가 이제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고 이제 2년 후면 군대를 앞둔 상황이지만 항상 그 생각은 했어요. ‘내가 돌아올 자리는 만들어놓고 군대를 가고 싶다.’ 제가 돌아왔을 때 ‘아, 그 친구 제대했어? 연기 잘 하는 애잖아’ 그런 얘기는 듣고 싶다는 게 제 마음이거든요. 그래서 한번쯤 더 각인시켜드리고 가고 싶다는 게 제 목표였고, 역할이 크고 작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정말 연기 잘하는 친구가 군대에 가서 아쉽다는 얘길 듣고 싶어요. 지금도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계속 노력하고 있는 중이고요.”

실상 무한경쟁의 연예계에서 2년의 휴식기를 무색케 할 ‘돌아올 자리를 만든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손승원에게 ‘청춘시대2’는 그것을 가능하게 할 대중적인 기반의 초석이 되었고 이는 곧바로 차기작 뮤지컬 ‘팬레터’로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그리고 또 기분 좋았던 게, 이번에 제가 ‘팬레터’를 하잖아요. 드라마에서의 반응이 좋아서 그런지 몰라도, 그동안 공연도 많이 해봤지만 제 회차가 전석 매진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그것에 대한 뿌듯함도 되게 크더라고요. 뭔가 드라마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그게 공연으로 이어지고 뮤지컬에도 관심을 갖게 되고, 또 그 안에서 저의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고, 노래하는 모습도 보여드릴 수 있으니까 그런 것도 한편으로 되게 자랑스러운 마음도 들고 감사한 마음도 들고, 그렇습니다.“

450석 규모의 동숭홀은 중극장에 속한다. 소극장도 아닌 중극장에서의 공연이 전 회차 전석매진이 확정된 순간의 기분은 어땠을까. “그때는 뭐 ‘와, 나도 이런 날이 오는구나.’했죠(웃음). 방송의 위력이 이런 거구나, 진짜 그때 실감했어요. 그리고 그때 제작사 대표님께 카톡이 왔는데 ‘고맙다’ 이렇게 주셨어요. ‘아, 나도 이런 문자를 받는구나.’ 싶어서 정말 기분이 좋더라고요.”

뮤지컬 ‘팬레터’는 2015년 한국 콘텐츠 진흥원이 주최한 공모전에서 관계자 및 관객을 대상으로 한 최종 쇼케이스에 진출했고 ‘거위의 꿈’, ‘포이즌’과의 경합에서 최우수작품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이때 손승원이 ‘세훈’ 역으로 출연했지만 뮤지컬 ‘그날들’과 겹치면서 출연이 무산됐다가 있다가 이번 재연에서 함께하게 됐다. 그렇기에 당시 초연을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고.

“초연 쇼케이스 때 세훈 역할이었는데 작품이 1등을 해서 상도 받고 투자를 받아서 처음 공연을 올린 건데 그때 저는 ‘그날들’을 하고 있어서 겹쳐서 못하게 됐거든요. 너무 아쉽더라고요. 제가 상을 받아서 같이 올렸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초연을 못한 게 너무 아쉽다가 이번에 하게 됐는데, 세훈은 일단 작가 지망생이고 꿈에 대한 열망이 크고, 집을 나와서까지 자신의 꿈을 펼치려고 하는 인물이에요. 겉은 그렇게 보이지 않지만 되게 단단한 성격이고요. 이후 예상치 못한 반전을 만나게 되는 인물인데, 이번엔 정식으로 세훈을 연기하게 됐으니까 또 열심히 연기하려고 합니다.”

끝으로 손승원은 “일단 ‘청춘시대2’가 잘 종영했고, 많이 사랑해주셔서 정말 큰 힘이 됐던 것 같고, 너무 감사드리고 아직 잘 실감이 안 나서 얼떨떨하기도 합니다. 다시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뮤지컬도 있고,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연기해서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라며 ‘청춘시대2’를 마무리하는 인터뷰를 마쳤다.

한편, 손승원은 오는 11월 10일부터 문태유, 문성일, 김수용, 김종구, 박정표 등과 함께 뮤지컬 ‘팬레터’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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