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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뮤지컬 배우 최우혁, "배우의 색? 검정이고 싶습니다"

  • 입력 2017.10.20 08:01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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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뮤지컬 '벤허'로 만난 배우 최우혁의 인터뷰, 전편에 이어.

그렇게 보면 최우혁도 요즘 또래들 같지 않은 부분들이 있다. 특히 요즘 그 흔한 SNS를 하지 않는 부분에서도 그렇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저도 스무 살까지는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아침에 눈을 떠서 보니까 제가 밤에, 잠결에 SNS를 들어갔더라고요. 그걸 보니까 너무 한심한 거예요. 그러면서 SNS에 올려져 있는 글들, 뭐 인생은 어떻다 뭐, 그런 글들을 쭉 보니까 순간 무섭더라고요. 뭔가, 내 인생이 앞으로 발전이 없을 수도 있겠구나 싶은 생각에 ‘아, 내가 뭔가를 해야 되겠구나’ 결심하면서 그때 한 번에 그냥 핸드폰도 정지시키고 SNS도 없앴어요. 정말 아무도 연락을 안 했어요. 그랬더니 친구들이 제가 갑자기 연락이 안 되니까 얘 무슨 일 있나, 얘 죽은 거 아니냐(웃음), 그러다 제가 뮤지컬로 데뷔하면서 다시 연락이 되게 됐죠.”

그렇다면 실상 관객이나 팬들과의 소통 창구로 가장 쉬운 접근이 SNS이기도 한데 그에 따른 불편은 없을까. “저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은 건 아닌데요, SNS는 시작은 분명 소통으로 시작하는데 어느 순간 제 모든 것이 들어가더라고요. 나의 스트레스, 나의 불필요한 성향, 내가 하지 말아야 할 말들이 당시는 제가 미처 자각하지 못하는 상태로 나도 모르게 들어가는 거죠. 다른 인터뷰에서도 늘 하는 말이지만, 어떤 일이 걱정이 되면 사전에 그 일을 하지 않으면 되잖아요. 만약 술자리에서의 실수가 걱정이 된다면 ‘실수 안 하면 돼’가 아니라 그냥 그 술자리를 가지 않아요. 그렇게 한 단계 더 뒤로 가서 생각하는 거죠. SNS도 분명 소통 창구로 잘 활용할 수도 있겠지만 사람이다 보니 어느 한 순간의 실수가 있을 수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하지 말자. 애초에 SNS가 없으면 그런 실수는 없겠지 생각하는 거죠. 아무래도 어려서부터의 집안 환경이 분명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저도 좀 고지식한 면도 있는 것 같고 아니다 싶은 건 아예 하지 않는 편이기도 하고요.”

워낙 잘생긴 인물이 단연 눈에 띠는 바 성형에 관한 질문도 있었다. 그의 쿨한 실토(?)는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코는 했어요. 많이 했으면 좀 감추기도 하고 뭐 그럴 것 같은데 코만 했거든요. 인정할 건 해야 되기 때문에(웃음)”

그는 평소에도 사회적으로 공인으로 인식되고 있는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이로서 일상생활에서도 극히 조심하게 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배우라는 직업이 가장 위험한 직업인 것 같아요. 뭔가 제약이 없으니까. 사실 직업만 배우일 뿐이지 평범한 사람인데 그럼에도 혜택이 많고 그 중에도 불필요한 혜택이 많은데 좋은 혜택은 생각 안하고 자꾸 불필요한 혜택에만 불만을 가지게 되니까. 그래서 저는 불필요한 게 있으면 그냥 거기서 끝내요. 뭔가 하나를 얘기하면 나중에 더 큰 불만, 더 큰 불만이 생기니까. 그래서 제일 위험한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해서 평소에는 집에서 거의 안 나가요. 애견 카페에 가거나 집에서 책을 보거나 하는 정도? 그런 스타일이에요.”

그는 연기적인 면에서도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불편함이 싫다고 한다. 그럴 때는 차라리 연기로 먼저 보여주는 스타일이라고. “저는 그런 부분에서는 말하지 않아요. 굳이 말로 어필하기보다 가끔 연기로 해요, 실수인 척(웃음).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하는 걸 연출님께 말씀드리기에는 분명 아직은 저의 짧은 생각일 거고, 오랜 경험을 가진 분들의 생각이 그렇다면 당연히 그럴 것이다. 해서 저의 생각을 믿지 않고, 다만 뭔가 좋은 생각이 있다면 연습 때 그걸 해보는 스타일이에요. 그걸 괜찮다 하시면 다행이고요. 그래도 어쨌든 거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려고 생각하죠. 일단은 최대한 기본을 완벽하게 만들어 놓고, 최대한 이해해보고 그 이후에 뭔가 다른 게 있다면 접목해보고요.”

연기하면서 자신의 삶을 가장 크게 바꾸어놓은 부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구분할 수 있게 된 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포기해야 될 것은 빨리 포기해야 되는구나(웃음). 술도 원래는, 친구들하고 포장마차에서 가볍게 한잔 하는 걸 되게 좋아했는데 술이 건강에도 안 좋지만 특히 뮤지컬 배우들에게는 정말 안 좋아서, 그러다보니까 술을 거의 안 먹게 되더라고요. 점점 술자리가 줄어드니까 언제부턴가는 아예 안 먹게 되고, 지금은 거의 끊은 정도예요.”

끝으로, 최우혁은 자신만의 배우의 색으로 어떤 색깔을 가지고 싶으냐는 질문에 ‘검정’을 꼽았다. “검정색은 어떤 색깔을 넣어도 가장 뚜렷한, 짙은 색을 유지하잖아요. 반대로 또 검정색은 어떤 색깔을 넣어도 티가 안 나잖아요. 그만큼 어떤 색깔을 넣어도 잘 흡수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어떤 역할이든 절대적으로 나만이 할 수 있는 색깔은 꼭 가져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검정이고 싶고요. 항상 저 자체가 가장 강한 색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 안에 어떤 것을 넣을지 고민할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한편, 배우 최우혁이 출연 중인 뮤지컬 '벤허'는 초대형 스케일과 탄탄한 스토리, 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월메이드 찬사 속에 성황리에 공연되고 있다. 오는 29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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