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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뮤지컬 '벤허' 최우혁, 데뷔 3년차에 남다른 소신 가진 이유

  • 입력 2017.10.20 07:47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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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최근 국내 초연 창작뮤지컬 ‘벤허’에서 ‘메셀라’ 역할로 분해 극의 가장 큰 긴장을 담당하고 있는 배우 최우혁이 연예투데이뉴스와의 인터뷰에 나섰다.

배우 최우혁은 지난 2015년, 뮤지컬 ‘프랑켄슈탸인’의 앙상블 오디션에 지원했다가 덜컥 ‘앙리 뒤프레’ 역에 발탁됐다. 무려 박은태, 한지상과 트리플 캐스팅이었다. 이후 그에게는 역할에서 비롯한 ‘괴물 신인’이라는 수식어가 따랐다. 이어 엘비스 프레슬리의 명곡으로 이루어진 주크박스 뮤지컬 ‘올슉업’에서도 휘성, 김성규와 함께 엘비스 역으로 분했고 뮤지컬 ‘밑바닥에서’에서 역시 주인공 ‘페페르’ 역으로 분했다. 3년차 신인임에도, 특히 선 굵은 인물들에 연달아 캐스팅되면서도 성공적인 연기변신을 보여주면서 최우혁 스스로가 ‘괴물 신인’을 증명해가고 있다. 또한 이 네 작품이 모두 왕용범 연출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최우혁을 두고 왕용범의 페르소나로 통하기도 한다.

한편 최우혁은 최근 JTBC ‘팬텀싱어2’에 출연했다. 4중창 미션에서 안타깝게 탈락했지만 훈훈한 외모와 훌륭한 실력을 동시에 뽐내면서 보다 많은 대중들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무대에서의 그를 보기 위해 뮤지컬 ‘벤허’의 티켓이 빠르게 소진될 정도여서 실력과 외모, 젊음(에너지), 티켓파워를 모두 가진 스타급 배우로 성장할 수 있을지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연예투데이뉴스는 지난 10일,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배우 최우혁을 만났다. 곱상한 외모에 미리 가졌던 선입견은 실제 그와의 대화에서 맥없이 무너졌다. 배우 최우혁은 더하고 뺄 것 없는 딱 ‘상 남자’ 스타일이더라. 제법 걸러야 할 정도로 그의 화법은 솔직을 넘어 쿨하기까지 하다. 말투는 조곤조곤하면서도 자신이 꼭 전하고 싶은 말은 유독 강조할 줄도 안다. 자신감이 있으면서도 조심할 줄도 안다. 예의가 바르면서도 부드럽게 분위기를 주도할 줄도 안다. 이제 스물다섯이라고 말하는 그의 나이가 실로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영상인터뷰와 함께한 그의 이야기, 지금부터 하나씩 들여다보자.

최우혁은 ‘프랑켄슈타인’부터 ‘올슉업’, ‘밑바닥에서’ 현재 출연 중인 ‘벤허’까지 소극장부터 대극장을 두루 섭렵하고 있다. 소극장과 대극장 작품의 각각의 매력은 어떠할까. “대극장의 매력은 많은 아무래도 객석 끝까지 연기와 감정을 전달해야 되기 때문에 연기적인 면에서도 더 큰 폭을 보여줘야 하는 매력이 있고 소극장은 제 손가락 움직임 하나에도 관객들의 반응을 볼 수 있다는 것이 크게 다른 것 같아요. 정말 상반된 매력이라서 좋은 작품이고 잘할 수 있는 작품이라면 마다할 것 없이, 정말 다 공부인 것 같고요. 해서 보다 많은 공부를 위해서는 소극장이든 대극장이든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더 많은 작품들을 통해 경험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뮤지컬로 데뷔해 연이어 뮤지컬에만 출연하고 있는데, 연극 무대에 대한 생각도 있을까. “그럼요. 음악이 없는 극에 대한 관심도 있어서, 근데 사실 또 얼마나 어려울까 겁이 나기도 하고요. 어떻게 보면 뮤지컬이라는 장르는 음악이 보완해주는 면도 있는데 연극은 오로지 극으로만 싸워야 되기 때문에 도전해볼 만한 장르라고 항상 생각하고 있어서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영감을 받은 연극작품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뮤지컬 데뷔작이기도 했던 ‘프랑켄슈타인’의 연극을 꼽았다.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했던 연극 ‘프랑켄슈타인’을 보고 정말 대박이다 생각했어요. 뮤지컬에서 음악으로 표현했던 모습을 연극은, 괴물이 태어나서 걷게 되는 장면만 한 15분에서 20분을 보여주더라고요. ‘와, 진짜 연기로만 하는구나.’ 라는 생각에 정말 도전의식이 불끈 했죠(웃음).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대단함을 진짜 다시 한 번 느꼈고요. 그런 면에서 좀 짙은, 극한으로 몰입한 심연을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연극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연극, 뮤지컬을 준비하고 있는 지망생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질문에는 소극장 공연을 많이 관람할 것을 권하기도 했다. “저도 그랬었지만, 일반 관객들뿐만 아니라 입시생들에게도 대학로보다 대극장이 더 가까운 것 같아요. 홍보라든가 캐스팅이라든가, 접근이 보다 쉽죠. 그런데, 소극장에서 직접 연기를 하면서도 느낀 점이 연기를 준비하는 학생들이나 지망생들에게는 확실히 소극장 공연이 (공부에) 가장 적합한 것 같아요. 소극장 공연은 어떤 불필요한 액세서리가 없이 온전히 자신의 몸으로 보여주는 느낌이어서 그냥 옷을 입고 있다뿐이지 연기를 하는 입장에서는 발가벗은 상태거든요. 해서 그 안에서의 진가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날것의 느낌을 찾기에는 좋을 것 같습니다.”

3년간 4작품 째 주연으로 임하고 있는데, 연기하면서 이것 하나만은 반드시 지킨다하는 연기적인 소신이 있을까. “제가 가장 좋아하고, 또 연기에서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연민이에요. 연민 없이 할 수 있는 역할은 거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왜냐면 ‘드라마틱하다’고 하는 말은 기본적으로 연민에서부터 발생하는 것이어서, 연민이 곧 슬픔일 수도 있고 기쁨일 수도 있고, 모든 면에서 캐릭터의 기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 부분에서 최우혁은 가정환경에서의 영향이 자신의 연기적 가치관을 형성하는 데에도 은연중 자리하고 있음이 그 이유가 아닐까 진단했다. “이게 참.. 어려서부터 많은 일들을 겪어서 그런지, 어려서부터 차분해야 될 때 못 차분했고 나이에 맞지 않은 부분에서는 이상하게 차분했어요. 하다못해 음식 가지고는 싸우면서, ‘왜 네가 한 번 더 먹었어, 왜 두 개 먹었어?’ 이런 걸로는 싸우면서 뭔가 중요한 일에서는 ‘네가 해, 네 거야.’ 양보하게 되는? 그때도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건 아무래도 집안 환경의 영향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누나들이 8살, 10살 차이가 있는데 누나들이 그랬어요. 항상 점잖았고 항상 양보했고, 그러다보니까 저도 밖에서도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 같고요. 그리고 아버지는 어려서 제가 누나들과 노는 걸 못하게 하셨어요. 예전 어른들은 그런 말씀들 하셨잖아요. 사내놈이 여자애들과 어울리면 여성스러워진다고. 남자는 인형가지고 놀면 안 돼, 그게 강하셔서. 그런데 저는 잘하는 게 또 여자들이 하는 거였어요. 어렸을 때부터 십자수, 그림, 제과, 하물며 누나들이 남자친구한테 빼빼로 같은 거 선물하면 제가 만들어주고 그랬거든요. 아버지는 그게 싫으신 거예요. 혹시 얘가 성정체성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그게 늘 고민이셨어요. 하다못해 제가 귀를 뚫었을 때는 아버지가 저를 정신과에 데려가셨어요. 혹시 얘가 정말로 뭔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폭소). 사회는 변해 가는데 아버지는 경주 최 씨 그대로이신 거죠. 뮤지컬을 한다고 했을 때도 정말 크게 반대하셨어요. 아마 제가 10대였다면 오디션을 못 봤을 거예요. 근데 이제 대학교도 들어간 상태고, '네 인생이니 알아서 해라' 하셨죠. 그래서 오디션을 볼 수 있었는데 오히려 그것 때문에 아버지가 많이 변하셨어요. 만약 그때 제가 오디션을 안 했으면 지금 얘가 어디서 뭘 하고 있겠느냐고..(웃음), 그런 생각을 하시면서 지금은 정말 180도 바뀌셨어요. 이제는 뭐 제일 든든한 1등 응원군이시고요. 그렇게 제가 어려서부터 여러 일들을 겪고 느끼면서 지내온 그것들이 저에게 영향을 주면서 캐릭터를 대할 때에도 드러나는 것 같아요. 이 인물 안에는 겉에선 모르는 무언가가 무엇일까, 그런 걸 계속 찾게 되는 것 같더라고요.”

※ 배우 최우혁과의 인터뷰는 2편으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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