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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 인터뷰] 홍종현 "20대 초반, 배우의 길 포기하고 싶었다"

  • 입력 2017.11.13 15:16
  • 기자명 홍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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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홍미경 기자] 홍종현에게 '왕은 사랑한다'는 고마운 작품이다. 첫 타이틀롤이면서 맞춤옷을 입을 듯 딱 맞는 캐릭터로 인생 캐릭터를 완성했다. 무엇보다 모델부터 배우까지 10년의 시간을 걸으며 묵묵히 쌓아온 내공은 서른의 무턱에 선 이십대 막바지의 불꽃을 활활 불태우기에 충분했다. 

데뷔 10주년을 맞은 홍종현이 최근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 자리를 마련했다.  

그는 2007년 패션쇼 08 S/S 서울 컬렉션 모델로 데뷔했다. 2008년 영화 ‘연인들’을 시작으로 배우의 길을 걷고 있다. 이후 드라마 '무사 백동수' '마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왕은 사랑한다' 등과 영화 '연인들' '쌍화점' '위험한 상견례 2' 등에 출연해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Q. 배우의 길을 걸은지 10년이다. 소감부터 들려달라 

A. 제가 고등학교 때부터 일을 했으니까 꽤 오래 했다. 올해 7월, 8월까지만 해도 몰랐다. 팬분들이 10주년이라고 해줘서 알게 된 건데, 시간이 참 빠른 것 같다. '내가 10년 동안 뭐 했지?' 이런 생각도 들고 '10년 동안 포기 안 하고 잘 했네'라는 생각도 든다. 

Q.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홍종현은 어떤 점이 바뀐 것 같나. 

A. 일단 10살이 먹었다. 하지만 기쁘게도 아직 20대다. (웃음) 예전에는 이것저것 해보고 싶어서 욕심도 내고 안달이 난 상태였다면, 지금은 좀 신중해진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조심스러워진 것 같고, 뭔가 깊은 생각들을 더 하게 된 것 같다. 아직 멀었다고 생각은 하는데, 10년 동안 어쨌든 계속 관심을 받지 않았나. 감사한 마음과 함께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긴다. 

Q. 배우의 길을 걷는 동안 아쉬운 점은? 

A. 더 잘 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은 하는데,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물론 스스로 저를 판단할 때는 아쉬웠던 점들이 훨씬 더 많이 생각나니까, 그렇게 좋은 점수는 주지 못 하겠다. 그래도 10년 동안 해온 것에 있어서는 (나름대로) 점수를 주고 싶다. 가장 아쉬운 점은 제가 배우니까, 연기를 좀 더 잘하는 사람이었으면 좋았겠다 싶은 거다. 또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작품도 많이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쉴 때도 무작정 쉬는 게 아니라, 더 의미 있게 보낼 수 있었을 텐데 싶은 아쉬움도 있다. 

Q. 슬럼프는 없었던 것 같은데. 어땠나? 

A. 20대 초반에는 (배우라는 직업의 미래가)너무 불투명하다 보니 고민이 들었다. 또 재작년의 고민은 더 컸던 것 같다. '내가 지금 행복한가?'에 대한 생각이 들었고 (연기를) 포기하고 싶었다. 결론은 아니었다. 아직까지 제가 일을 하고 있으니까. 슬럼프라면 슬럼프인데,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많이 한계였던 것 같다. 하지만 길지 않았다. 그 시간이 짧게 지나갔다. 

Q. 어떻게 극복했을까. 

A. 단순하게 접근했을 때 답이 나오더라. 노트에 막 적는다. 나를 불편하게 하는 상황이 뭔지, 내가 고민하는 게 뭔지, 막 이런 것들을 적다가, 내가 만약 혹시라도 이 일을 안 하게 됐을 때 하고 싶은 일이 뭔지를 생각해봤다. 그런데 아무리 따져봐도 제가 제일 하고 싶은 건 이 일이더라.  

Q. ‘왕은 사랑한다’에서 왕린 역을 맡아 호평을 받았다. 어땠나?

A.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있다. 그런 점에서 왕린은 새로웠다. 어렵기도 했지만 포기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정해진 시간 안에 잘 해내고 싶다. 저랑 약간 싸우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점점 쌓이는 것 같기도 하다. 더 잘 해내고 싶고, 배우는 연기 잘한다는 말이 제일 좋은 칭찬이지 않느냐. 또 임시완 형과 윤아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특히 촬영중 너무 힘들었을 때 윤아의 "힘내"라는 문자에 감동받기도 했다. 잊을 수 없는 작품이다.

홍종현은 일찌감치 훌쩍 큰 키와 훤칠한 이목구비로 학창시절 모델에 데뷔, 주목받았다. 당시 이종현, 김우민 등 모델 출신의 훈남 배우들이 인기를 인기를 끌어모으고 있어 그의 배우 변신은 마치 당연한 수순 같아 보였다. 

Q. 모델로 시작해 배우가 된 케이스다. 원래 모델 일하기 전부터 배우를 꿈꿨던 것인가. 

A. 모델은 중학교 때 하고 싶었고 연기는 고등학교 때 하고 싶었다. 모델 일을 하면서 연기 병행할 수 있는 회사를 찾아갔다. 20대 중반 도전하고 싶다 했는데 기회 일찍 와서 빨리 시작을 하게 됐다. 

Q. 모델 출신 배우라는 수식어는 득으로 작용하기도 독이 되기도 했을 것 같다. 

A. 부담감이 조금 더 드는 건 사실이다. 특히 계획했던 것보다 빨리 기회가 찾아왔다. 당시 비중이 큰 역할이었으면 못 했을 거다. 단역부터 시작했는데, 연기가 궁금했다. 영화나 드라마가 어떤 사람들이 모여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했다.  

Q. 10년 동안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해왔는데 그중 기억나는 작품이나 캐릭터를 꼽아달라. 

A. 기억 남는 것 하나 고르기가 힘들다. 기억에 남는 이유가 다를 뿐이지 다 기억에 남는다. 일을 할수록 비중이 커지고 중요한 역할 맡게 되니 그 작품들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해 애정이 더 가긴한다.  공감이 많이 된 캐릭터는 드라마 ‘왕은 사랑한다’와 영화 ‘앨리스’다. ‘앨리스’는 1년 정도 기다리다 촬영했는데 판타지 내용이긴 하지만 캐릭터에 감정 이입이 됐다. 

Q. 차기작 계획을 귀띔해 준다면? 

A. 현대물을 하고 싶다. 2년 동안에서 사극을 해서 도시에서 촬영하고 싶다. 그래서 염색을 했다. 장르물도 해보고 싶고, 액션이 많은 작품도 해보고 싶다. 약간 재밌는 것도 해보고 싶다. 너무 무거운 것들만 많이 하지 않았나. 가벼워질 수 있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되도록 빨리 차기작 하고 싶다. 

이제 홍종현을 만나는 건 열정의 20대가 아닌 완숙한 30대의 눈빛이리라. 치열하게 고민하지만 배역과 작품 앞에서는 두려움을 마다 않는 그의 불같이 뜨거운 열정이 기대되는 이유다. [사진=이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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