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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우 권율, 차기작? "'마지막 승부2 어떨까"

  • 입력 2017.06.04 07:07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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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드라마 ‘귓속말’의 종영으로 만난 배우 권율의 인터뷰, 전편에 이어.

‘귓속말’을 함께한 동료배우들에 대해서도 전해준다면.

“이상윤 씨와는 감독님께서 둘이 기가 팍 튀어야 드라마가 산다고 말씀하셨는데, 이상윤 씨나 저나 그걸 리얼 라이프로 가져와 연기하는 스타일은 아니어서 개인적으로 만나면 너무 잘 챙겨주시고 한데 내가 더 짓밟아야 이상윤 씨가 그만큼 바닥을 치고 다시 나를 쳐야 더 쾌감이 있으니까 어떨 때는 희롱하듯이 갖고 놀듯이 해야 되는데 그게 처음엔 좀 부담스럽기도 했어요. 아무래도 나이가 어리고 좀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었는데 오히려 상윤이 형이 네가 더 치고 와야 한다고 먼저 오픈해서 풀어주셔서 정말 감사했죠.”

“그리고 이보영 선배님은 현장에서 정말 다정다감하시면서도 리더십이 굉장히 강한 분이에요. 현장 막내 스태프들까지 일일이 다 챙기시더라고요. 진짜 무슨 큰 형님처럼(웃음), 누굴 보더라도 밥은 먹었니? 오늘 머리 잘 됐네? 그렇게 툭툭 하시는 말씀이 분위기를 끈끈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리더십이 정말 빛난 분이고요. 박세영 씨는 어려운 감정들을 정말 잘 소화해준 것 같아서 고맙고요. 김갑수 선배님 경우는 굉장히 여유롭게 다 받아 주시면서도 어떤 신이나 캐릭터에 대한 욕심을 끝까지 놓치지 않으시려고 하시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셨어요. 허허실실하시면서도 집중할 순간에는 정말 완벽하게 하시는데 정말 존경스럽더라고요. 날을 새고 정말 힘든 와중에도 뭔가 이미 딱 꿰고 계시면서 힘을 줄 때 확 주고 뺄 때는 또 확 빼는, 그런 유연함이 정말 대단한 분이세요. 그리고 김홍파 선생님은 정말로 그냥 아버지 같았어요. 강정일이 아버지가 퇴장한 후에도 끝까지 갈 수 있었던 것은 정말 제 아버지가 그렇게 된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그런 판을 다 깔아주시고 퇴장하신 덕분인 것 같아서 너무나 감사했고요.”

애초 ‘어른 로맨스’를 표방했다가 시청률이 주춤하면서 이후 물고물리는 반전 복수극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 통했지만 한편으로 작품 자체로만 본다면 반쪽의 성공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그에 대한 생각은 어떻까.

“‘귓속말’이 박경수 작가님의 시리즈 중 한 부분이라고 생각을 하면, 작가님도 이전에 해왔던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또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시도하는 부분이라고 생각을 해요. 기존의 팬들에겐 낯설음이 있었다고도 생각이 드는데 박경수 작가님 글의 기본 베이스에 멜로가 양념과 재료로 쓰였던 게 아닐까. 그래도 기본적으로는 박경수 작가님의 힘을 잘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이 들고요.”

드라마 이후 반응을 체감하나. 평소 댓글이나 평을 찾아보기도 하는지.

“칭찬도 악평도 금방 사라지는 것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것에 일희일비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기사나 댓글을 많이 찾아보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그냥 집에 가서 부모님과 가족, 또는 지인들을 만나면 바로 알아지더라고요. 그리고 이번엔 부모님께서 정말 좋아하시고, 부모님 친구 분들이 아들 잘 보고 있다는 말씀들을 해주신다고 해서 정말 감사했죠. 방송 중에는 제가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빠져나오면 어머니가 박수를 치시더라고요. 근데 옆에서 아버지는 그러면 안 된다고(웃음).”

강정일과 실제 성격이 닮은 부분도 있을까.

“다른 것보다 계획을 세우는 건 비슷한 것 같아요. 완벽하지 못하기 때문에 계획을 세우는 거거든요. 계획이 없으면 좀 퍼지기도 해서인데 굳이 일맥상통하는 모습을 찾자면 계획을 세워서 실행하려고 하는, 그런 건 좀 닮은 것 같네요.”

평소 본인이 악해질 때는 어떤 때인가.

“연기나 일이 잘 되지 않을 때 굉장히 날카로워지고 예민해지는 것 같아요. 그럴 땐 악해지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들죠.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안 좋은 에너지를 끼쳤다면 미안한 거니까요. 내가 진짜 목표로 하는 프로페셔널은 주변에 잘 하면서도 완벽하게 하는 것인데 그게 쉽지가 않더라고요. 보통의 내공은 넘어서야 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도 하고요.”

데뷔 10년차인데, 지난 10년을 돌이켜본다면.

“배우라는 직업은 누군가에게 선택을 받아야 하는데 선택이 안돼서 판단을 받을 수도 없는 때가 있었어요. 당시엔 정말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기가 뭔가 훈장처럼 남아서 굉장히 큰 무기가 된 것 같아요. 일을 많이 할 때도 물론 감사하지만 그 시간이 소중한 자산이 되는 게 아닌가. 연기를 끊임없이 절절하게 하고 싶은 이유도 그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거든요. 해서 전에는, 앞으로의 저에게 가능성을 봐주셨다면 이제 공감할 수 있는 배우로 봐주세요, 라고 말할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것. 뭔가 막 갖고 놀 수 있는 배우로서의 10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게 지나온 10년, 본인이 만들어온 필모그래피에 만족하나.

“10년 하면서 느낀 것은 내가 원해서 발버둥 친다고 되는 게 아니구나. 하고 싶은데 못하는 역할도 많았고 오디션에서 떨어진 경우도 많아요. 하지만 그것들이 안 되는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고, 어떤 때는 이 작품을 만나려고 그랬구나, 그런 캐릭터가 오더라고요. 강정일 전에 분명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었는데 그걸 했으면 시기가 겹쳐서 이 강정일을 못 만났을 거예요. 물론 당연히 내가 연기한 캐릭터니까 강정일에 더 애착이 가는 거지만, 또 잘 끝내고 난 후라서 그런 생각도 드는 거겠지만, 어쨌든 제가 만들어가고 있는 필모에 굉장히 만족스럽고요. 앞으로도 절실하게 해나가다 보면, 내가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다보면 그만큼 더 나의 필모가 예뻐지지 않을까. 뭔가 의도적으로 필모를 생각해서 이렇게 저렇게 만들어가지 그런 생각은 하지 않고요.”

평소엔 주로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나.

“보통은 거의 집에 있어요. 운동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제가 좋아하는 운동이 대부분 단체 운동이라, 운동 같이 하자고 회사에 반차 내고 와라 할 수가 없으니까. 해서 집에서 스포츠 경기를 시청하는 걸 엄청 좋아해요. NBA 결승전이 아침 9시부터 하는데 이제 그걸 마음껏 볼 수 있다는 것이 현재 저의 소소한 행복이에요(웃음). 토요일 밤에는 항상 설레요. 내일 오전에는 또 어떤 빅 경기가 있을까. 그러다 촬영이 겹치면 낙담하고요(웃음). 그리고 이게 실시간으로 시청을 해야 뭔가 전 세계인과 같이 호흡하는 느낌이 들어서 재방은 필요 없습니다. 스포츠야말로 정말 각본 없는 드라마잖아요. 그 스릴을 제대로 즐겨야죠. 평소 술을 잘 안하기 때문에 술 약속보다는 주로 스포츠를 같이 시청하는 약속이 많아요.”

스포츠를 특히 좋아하는 이유가 있을까.

“배우는 정신적인 노동이 많고 감정에 많이 치여서 신체를 단련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해서 다음에는 액션이 많은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해요.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마지막 승부’ 같은 드라마를 하고 싶은 생각이 지금 드네요. 운동을 잘하는 게 연기를 잘하는 게 되는 거니까 일석이조로 그런 행복한 환경이 또 있을까, '마지막 승부2' 그런 작품 안 될까요(웃음). 그리고 상윤이 형도 스포츠 마니아라 현장에 같이 있으면 농구 얘기를 정말 많이 했어요. 감독도 아닌데 그 팀의 선발을 꼽아보기도 하고요. 한번 국가대표 선수들 경기할 때 같이 보자고 약속도 했는데 상윤 형이 정말 마니아여서 얘기하는 재미가 있어요. 유명한 선수가 아니어도 팀의 빛과 소금이 될 선수들을 알고 있다거나 선수들의 출신학교까지 다 꿰고 있더라고요.”

끝으로, ‘귓속말’ 강정일을 보내며 한 말씀.

“일단 정말 감사하고, 저에게는 굉장히 절박하고 힘들면서도 굉장히 황홀한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드라마를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신 것도 너무나 감사한 시간이었고, 이 시간을 잘 경험 삼아서 다음 작품에서도 가장 큰 기회이자 터닝 포인트가 될 작품이라고 생각하면서 더욱 더 열심히 연기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응원해주시고 많이 기대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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