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악귀’, ‘킹더랜드’, ‘아씨 두리안’ 등 주말 안방극장에서 맹위를 떨친 작품이 모두 종영하면서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그중 반등의 기회가 가장 높은 작품이 현재 주말 최하위인 MBC ‘연인’이라는 점은 단연 주목이 쏠린다.
MBC 금토드라마 ‘연인(기획 홍석우/연출 김성용 천수진/극본 황진영)’은 병자호란을 겪으며 엇갈리는 연인들의 사랑과 백성들의 생명력을 다룬 휴먼 역사 멜로드라마다. 능군리에 나타난 미스터리한 사내 이장현(남궁민 분)과 능군리에 낙향한 사대부가의 딸이자 타칭 꼬리 아흔아홉 개 상여우 유길채(안은진 분)의 로맨스가 주 골자다.
남궁민의 10년 만의 사극으로 화제를 모은 ‘연인’은 현재 주말 드라마 최하위다. 닐슨리서치 전국기준 첫 주 5.4%, 4.3%, 둘째 주 5.5%, 5.2%의 시청률을 각각 기록했는데, 실상 이는 전작 ‘넘버스’가 평균 2~3%를 기록했고, 최종회마저 2.4%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두 배가량 뛰어오른 성적이다. ‘넘버스’의 전작 ‘조선변호사’도 마찬가지였고, 그 전작 ‘꼭두의 계절’은 1%대에 그쳤다. 말하자면 ‘연인’을 통해 MBC 주말 드라마 채널 선호도가 두 배 올랐다는 의미다.
특히 ‘킹더랜드’와 ‘아씨 두리안’의 종영이 2주에 걸치면서 방영이 겹치는 지상파 드라마의 토요일 하락은 불가피했는데, SBS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이하 ‘소옆경2’)’ 시즌2는 사건, 사고의 연속으로 초반부터 화력을 집중했음에도 ‘연인’과 동일한 첫 주 7.1%, 5.1% 둘째 주 6.5%, 6%의 시청률을 각각 기록했다. 현재 주말 미니시리즈 시청률 1위를 달리고는 있으나 ‘킹더랜드’까지 앞섰던 전작 ‘악귀’의 영광을 이어가지 못하고 반 토막 상태다.
JTBC 새 토일드라마 ‘힙하게’ 역시 지난주 1회 5.275%. 2회 5.805%의 시청률을 각각 기록하면서 ‘킹더랜드’ 평균 시청률의 반 토막이다. 다만 첫 주 시청률로는 선방한 수치이고, 상승세로 마감했다는 점에서 향후 기대감은 여전하다.
그런가 하면, tvN ‘경이로운 소문2’는 2회에서 5.446%의 최고시청률을 기록한 후 차츰 하락해 지난주 5회가 4.135%의 최저기록을 보였다가 6회에서 소폭 상승, 4.33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토, 일 밤 9시 20분 방송이어서 토요일 하루 지상파 드라마와 겹치는데, 그마저 시간이 짧음에도 3회부터 줄곧 4%대에 머문 만큼 큰 폭 상승을 기대하긴 어려운 모양새다.
이러한 현 상황에서 상승 기대감이 가장 높은 작품은 MBC ‘연인’이다. ‘킹더랜드’ 종영 주 당시 SBS ‘소옆경2’가 2%P 크게 하락했을 때 ‘연인’은 0.9%P 하락에 그쳤고, 지난주 ‘소옆경2’가 6%대로 내려앉았을 때도 5%대를 지켰다. 결과적으로 ‘소옆경2’가 1회 7.1%에서 4회 6%로 대략 1.1%P 하락했고, ‘연인’은 1회 5.4%에서 4회 5.2%를 기록하면서 단 0.2%P 하락한 채로 금주 본격 춘추전국시대를 맞게 됐다.
‘연인’의 이러한 선방은 단연 남궁민이라는 믿고 보는 배우의 활약과 지난 3회까지 소위 ‘밑밥’을 깔던 극의 배경 설명이 끝나고 4회부터 병자호란이 본격 등장하면서 차츰 사극 선호 시청층을 끌어들인 효과라 할 수 있다. 지난주 TV조선 ‘아씨 두리안’까지 종영한 만큼 50대 이상 드라마 시청층이 ‘연인’으로 흡수될 가능성도 크다.
다만, 이장현이 길채에게 마음을 빼앗긴 이유가 별다른 서사 없이 ‘금사빠(금세 사랑에 빠지는)’로 묘사되거나 친구의 정혼자는 물론 마을 온갖 도령들에게 추파를 던지는 여주인공의 설정 등이 아쉬움을 자아냈는데, 어쩐지 한량과 같았던 이장현의 각성이 시작된 만큼 향후 촘촘한 스토리와 사극만의 스펙터클한 재미로 이를 넘어설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