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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현장] 뮤지컬 '광주', '임을 위한 행진곡'은 계속된다

  • 입력 2022.04.22 10:51
  • 수정 2022.04.22 23:07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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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5·18 광주를 담은 뮤지컬 광주가 어느덧 세 번째 시즌을 맞았다. 역사적 사실을 다루고 있는 만큼 뮤지컬 광주는 초연에서부터 관객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했고, 재연을 거쳐 삼연에 오면서 수정과 변화를 거쳐 더욱 탄탄한 구성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뮤지컬 '광주'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평범한 일상을 지키기 위한 소시민들의 뜨거운 항쟁을 담고 있다. 이번 삼연에서는 평화를 갈망하는 광주시민들이 무기를 들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더욱 설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서사를 보완하고, 시민군을 조직하고 지휘하는 야학교사 역 '윤이건'의 비중을 높여 광주시민의 서사에 한층 무게감을 실었다. ‘윤이건임을 위한 행진곡의 실제 주인공인 윤상원 열사를 모티브로 한 인물이다.

21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뮤지컬 '광주'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이성준 음악감독, 고선웅 연출 겸 작가, 유희성 예술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지훈, 조휘, 정동화, 문진아, 김나영, 효은, 최지혜, 김아영, 김은숙 등이 질의응답에 참여했고, 배우들의 하이라이트 시연이 있었다.

먼저, 고선웅 연출은 삼연에 관해 공연을 하다 보면 가장 주목하게 되는 것이 본질에 관한 이야기다. 이 서사는 진실을 다루고 있지만, 나는 직업적으로 본질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계속 고민할 수밖에 없다. 왜 광주에서 이런 납득할 수 없는 이야기가 벌어질 수밖에 없었고, 왜 분노할 수밖에 없었고, 폭도라는 오인을 받을 수밖에 없었는지를 더욱 선명하게 보여드리는 것이 이번 삼연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이라고 생각했다.”광주가 얼마나 폐쇄되고 조작되어 있었는지를 더 선명하게 보여드리면 관객분들이 이해하시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그런 부분들을 보강했다. 무엇보다 삼연을 하게 되면 자체적으로 동력이 생기고 성장하는 것들이 있어서 그것을 잘 추스르고 헤아려서 표현하려 했다.”고 밝혔다.

이어 “‘딛고 일어서서 춤추고 노래하고 사랑하자가 내가 생각하는 뮤지컬 광주의 목표다. 해서 배우로서 광주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가 우리에게 절실한 문제이고 그 본질을 잘 보여드렸을 때 광주에서 직접 아픔을 겪으셨던 분들에게 더욱 큰 위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사실을 대하는 태도로 접근했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광주는 그들만의 목소리가 아닌 광주에 파견된 군인 박한수의 시각을 보탰다. 광주의 참상을 목격한 '박한수'는 끝내 탈영해 시민군에 합류하려 하지만, 시민군을 이끌던 윤이건은 그를 돌려보내는 것으로 외부에 광주의 진상이 알려지길 바라는데, 이러한 박한수는 관객의 시점이 됨과 동시에 관객을 현실의 박한수로 이끈다. 뮤지컬 '광주'가 기대하는 지향성이 '박한수'에 녹아 있는 셈이다. 하여 이번 삼연이 윤이건의 비중을 높였다고는 하지만 박한수의 비중이나 기능 자체가 축소되진 않았다는 설명이다.

고선웅 연출은 삼연에서 박한수가 작아진 건 전혀 없다. 윤이건이 강화된 것도 크게 없다. 다만 그 관계에서 벌어졌던 일을 더욱 설득력을 갖추고 관객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했고, 그 구조는 동일하다.”박한수라는 인물의 관점이 반드시 있어야 광주를 객관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변화된 지점은 없고, 다만 커튼콜 때 순서를 바꾸자고 했는데, 그것은 삼연 째 오면서 정서상 윤이건이라는 인물에게 많은 관객의 연민이 있었다. 그리고 작업을 하면서도 윤이건이라는 인물이 리더로서 계속 그렇게 해 왔기 때문에 (캐스트) 순서를 바꾼 것일 뿐 변화는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뮤지컬 광주가 특별한 것은 누구 한 명의 영웅을 그리는 것이 아닌 광주시민 전체의 항쟁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도 여성의 활약을 상세히 다루고 있는데, 시민군에게 밥을 해먹이고 물을 나르는 등 내 자식 일처럼 시위대를 보살핀 시장의 엄마들부터, 확성기를 들고 시위대를 지휘한 여성, 교복이나 운동복을 입은 채 시위에 참여한 여학생 등이 고루 등장한다.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로 진격했을 때, 의외의 복병이 연료와 식량 부족이었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광주 항쟁에서 그들의 여러 역할이 절대 작지 않다. 사실상 모든 항쟁의 역사가 남녀노소를 가릴 턱이 없으나 단지 기록되지 않을 뿐이다. 하여 뮤지컬 광주는 이들을 모두 기억하고자 했다. 이는 곧 한국인 특유의 우리는 하나’,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공동체 의식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태안 바닷가를 뒤덮은 기름을 닦겠다고 백만 인파가 몰리고, 나라가 파산했다고 국민이 금 모으기 운동을 벌였다는, 외국인은 절대 이해할 수 없다는 그것이다.

황사음악사의 주인 정화인역으로 초연부터 참여하고 있는 문진아는 책임감이 남다르다면서 우리 작품 안에 윤이건, 오활사제를 비롯해서 당시의 민주 투사, 열사분들을 모티브로 한 인물들이 많다. 정화인 역할도 녹두서점의 정현애 님을 모티브로 만들어주셨는데, 실제 연기하면서 마음은 무겁지만, 리딩 때 연출님께서 통쾌하게 열정적으로 이 공연을 했으면 좋겠다고 하는 말씀이 어떤 의미인지 알 것 같더라. 그런 모든 것을 담아내면서 연기할 때 모두가 같은 마음일 것으로 생각하고, 뜨겁게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거리천사역의 김아영은 여자 배우들의 롤이 결코 작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총칼을 들고 앞서서 싸우시는 분들도 정말 대단하지만 사실 주먹밥을 만들고 물을 제공하는 것은 실질적인 생명과 관련한 아주 숭고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이 광주의 여성분들을 많이 사랑하고, 이분들이 굉장히 멋진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이건역의 이지훈, 조휘와 박한수역의 정동화는 이번 시즌으로 뮤지컬 광주에 처음 합류하면서 남다른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또 다른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는 아내의 조언에 힘입어 출연하게 됐다는 이지훈은 가장 중요한 건 감정에 속지 말자는 생각이었다. 연출님께서도 담담하게, 아주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를 보여줘야 관객 여러분이 깊숙이 들어올 수 있을 거라고 얘기해 주시고, 배우들이 연기하다 보면 젖을 수밖에 없는데, 음악이나 대사 등의 장치들이 정말 슬프고 힘들고 탄식하는 부분이 많아서 쏟아내게 되더라.”매번 이게 맞는지는 잘 모르겠고, 여러 생각을 하게 되는데 연기에는 정답이 없듯이 무대에 있을 때만큼은 진실하게 하자,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런 작품이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이유가, 배우가 보이는 것보다 작품이 보이는 작품이기 때문에 더 많은 분이 오셔서 느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이어 조휘는 이 시대에 뮤지컬 광주는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운명이고, 마땅히 걸어가야 할 길이다. 이런 희생의 역사, 대한민국 한의 역사는 남아야 한다. 누군가는 이런 작품을 해야 하고 누군가 이런 작품에서 노래하고 말해야 하지 않겠느냐언제 나에게 오더라도 이 작품을 선택하겠다.”면서 다부진 목소리로 광주 파이팅!”을 외쳐 동료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 정동화는 초연과 재연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제안을 주셨을 때 좀 부끄럽지만, 작품에 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참여하게 됐는데 그냥 여기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럽고, 나에게 광주는 우연히 배가 고파서, 갈 데가 없어서 눈에 보이는 집에 들어가 음식을 먹었는데 3대를 이어온 장인의 맛집인 느낌의 작품이다. 우연히 참여하게 됐는데 너무나 보석 같은 배우들과 대단한 창작진과 컴퍼니와 함께하게 돼서 영광이고, 정말로 이 작품을 좀 더 알릴 수 있도록 무언가를 할 수만 있다면 다 하고 싶다.”며 너털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뮤지컬 '광주'를 통해 뮤지컬 데뷔 신고식을 치르고 있는 그룹 구구단 출신 김나영은 정말 감사한 마음뿐이다. 처음에는 걱정도 되고 무섭기도 했다. 배워가는 과정이 힘들기도 했지만, 정말 좋은 배우들, 스태프들과 함께해서 모든 게 신기하고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뮤지컬 광주는 지난 2019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광주문화재단의 ‘2019 임을 위한 행진곡 대중화·세계화 사업일환으로 기획됐다. 공연 실황이 일본에서 상영되었는가 하면 브로드웨이 진출을 꾀하는 등 세계화를 향한 청사진을 놓고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유희성 예술감독은 “'광주'42년 전 실화를 바탕으로 해서 작가적, 연출적 상상력을 통해 팩션화된 뮤지컬이다. 광주문화재단이 이 작품의 주제곡인 '임을 위한 행진곡'의 대중화, 세계화의 일환으로 관현악곡과 함께 뮤지컬이 제작된 것이라며 처음 기획 단계에서부터 삼연을 하고 세계에 진출하려는 목표로 진행됐다. 이번 토월 공연을 마치고, 광주, 세종에서 공연을 마친 이후 11월에는 세계화의 첫 목표인 브로드웨이에 가려고 한다. 정식 공연은 아닌 간단한 쇼케이스 정도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 항쟁이 일어났던 그 시절의 광주시민 의식과 정신을 뮤지컬 콘텐츠로 담아 광주와 우리나라를 넘어, 젊은이들과 세계인들에게 광주정신과 광주 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사실을 보여드리려 하고 있다. 일본 방영 당시 일어로 번역되었고, 영어 번역도 이미 되어 있다. 포장이 아닌 사실적인 표현을 위해 현지 분들과도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 미국 쇼케이스는 가능하면 현지 배우들과 영어 버전으로 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19년, 홍콩 정부의 범죄인 인도법 개정에 반대하는 현지 집회에 한국의 민주화운동을 대표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불려 국내에서도 이슈된 바 있다. 인류 공통의 화두 자유를 향한 갈망이 멈추지 않는 한 '임을 위한 행진곡'은 계속될 것이다.

한편, 뮤지컬 광주51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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