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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이정범 감독의 새로운 액션 영화. <우는 남자>

  • 입력 2014.05.30 00:27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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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전국에 <아저씨> 신드롬을 일으키며 대한민국 액션 영화의 신기원을 보여준 이정범 감독의 <우는 남자>는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른 킬러와 그의 마지막 타겟, 두 인물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정범 감독은 영화가 자신이 죽여야 하는 타겟 앞에서 사죄를 하는 킬러의 이미지에서 시작해 무려 10년간 감독 안에서 다져지고 만져진 이야기라고 밝혔다.   
  낯선 미국 땅에 홀로 남겨져 냉혈한 킬러로 살아온 곤(장동건)은 조직의 명령으로 타겟을 제거하던 중 예상치 못한 실수를 저지르고 자신의 삶에 깊은 회의를 느낀다. 그런 그에게 조직은 또 다른 명령을 내리고, 곤은 마지막 임무가 될 타겟을 찾아 자신을 버린 엄마의 나라, 한국을 찾는다. 그리고 남편과 딸을 잃고, 치매에 걸린 엄마를 돌보며 하루하루 절망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여자 모경(김민희)은 엄청난 사건에 연루된 것도 모른 채 일만 파고들며 술과 약이 없으면 잠을 이루지 못한다. 출세가도를 달리는 성공한 펀드매니저로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살고 있는 그런 그녀 앞에 딸의 죽음 뒤에 감춰진 진실을 알려주겠다는 한 남자가 다가온다.   영화 <우는 남자>는 곤이라는 인물의 슬픈 과거와 실수로 아이를 죽였다는 트라우마와도 같은 사실에 괴로워하는 한 인물에 중점을 둔다. 그는 어머니로부터 버림받아 킬러로 자랐고 어린시절의 상처를 가지고 성인으로 자라게 된다. 이런 그의 심리를 대변하는 미국의 장소는 모하비 사막처럼 버려지고, 황폐하고, 낡고, 빛 바랜 공간들로 곤의 심리를 반영한다. 
  영화 <우는 남자>에 등장하는 액션은 기존 한국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물량을 쏟아낸다. <우는 남자>에서는 기존의 액션에서는 잘 시도되지 않았던, 환한 대낮 속 아파트와 길거리 등 열린 공간에서 총격전과 폭발이 벌어진다. 토카레프, 샷건, M4, 글록19, MP5K, 38구경, 소음기 P250 등 다양한 총기로 펼치는 총격씬은 기존 한국 영화에서는 볼 수 없던 강렬한 총기 액션씬을 스크린에 투영시킨다. 또한 수류탄과 총화염 효과 등으로 한층 버라이어티한 액션을 완성했고 총기가 닿지 않는 곳은 먼지탄과 연기탄으로 긴장감을 더했다.    하지만 이정범 감독은 아마도 <아저씨> 이후 차기작에 대한 기대의 중압감을 극복하지 못한 듯 하다. 장동건 또한 이정범 감독의 영화에 출연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컸었던 듯 싶다. 영화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해 그의 연기는 언제나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어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표현하지 못한다. 반면 모경을 연기하는 김민희는 <화차> 이후로 물오른 그녀의 여기 내공이 <우는 남자>에서 최고조를 달린다. 아이를 잃고 모든 것에 희망을 잃은 듯 허탈하게 초월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아이의 손길이 닿은 추억의 흔적을 볼 때마다 내면에서 소용돌이치는 슬픔을 견디지 못해 그녀는 아이의 DVD 영상을 보며 오열하고, 수면제를 과다 복용해 자살을 시도하기까지 한다. 그만큼 그녀는 안정적인 정신을 유지하지 못하는 감성적으로 요동치는 모경을 훌륭하게 표현해낸다. 절박하고 깊이있는 김민희의 감정연기는 모경이라는 캐릭터를 생생하게 만든다.
   액션영화는 소위 정의를 대변하는 주인공이 악당인 상대방과의 결투를 벌이는 액션에 초점을 맞추기에 카타르시스나 통쾌감이 필연적으로 따라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는 남자>에서는 영화 <아저씨>에서 관객들이 느낄 수 있었던 카타르시스를 전혀 느낄 수 없다. 곤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인물의 개연성과 드라마의 개연성이 부족해서 관객들로서는 극 자체에 몰입하기가 힘들다. 이런 개연성의 부족이 영화에 전반적인 흐름에 방해가 되고 영화는 잔인하고 피튀기는 액션영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그냥 액션영화가 된다.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총격 액션이 스크린에 표현되지만 감독이 중점을 줬다고 하는 곤의 내면이 영화에서 제대로 표현됐는지는 의심스럽다. 액션의 장르를 빌린 삶의 벼랑 끝에 선 두 사람 곤과 모경의 이야기이기를 다룬 영화 <우는 남자>는 6월 4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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