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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과 숙명을 따라야만했던 한 여인의 숭고한 춤. <바라:축복>
남궁선정 기자  |  zenos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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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5.23  00: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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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의 카스트 제도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단순하지 않다. 모든 직업들이 전부 하나의 카스트로서 식당에서 식탁을 치우는 카스트가 있으면 바닥청소를 하는 카스트가 따로 있다. 그리고 각 집에서 나오는 분변을 처리하는 카스트도 따로 있다. 문서상의 법으로는 이런 카스트가 존재하지 않지만 아직도 힌두교의  전통이 만연한 시골지역에는 이런 카스트 제도가 여전히 존재한다.
 
   
▲ 조각가를 꿈꾸는 '샴'의 모델이 되어주는 '릴라'는 '샴'에게 빠져든다
  영화 <바라:축복>(원제: Vara: A Blessing)은 이런 카스트 제도로 인해 진실한 사랑을 선택하지 못한 한 여인의 운명적 선택이야기를 다룬다. 영화는 인도의 한 작은 마을, 바라타나티암 무희인 어머니의 재능을 물려받아 뛰어난 춤 솜씨로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는 ‘릴라’(샤하나 고스와미)가 조각가를 꿈꾸는 하층 계급 '샴'(다비쉬 란잔)의 여신상 모델이 되면서 점차 사랑에 눈을 뜨게 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샴’을 크리슈나 신으로 상상하기에 이른 ‘릴라’는 그와 깊은 관계에까지 이르게 되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그들의 관계는 곧 마을 주민에게 들통이 난다. 이런 그녀를 지켜보던 마을의 지주 아들 역시 그녀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고, 여성으로서의 삶을 누리지 못하고 신을 위해서만 살아가야 하는 데바다시의 딸인 ‘릴라’는 이들 사이에서 점차 자신만의 사랑을 찾아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녀는 어머니와 ‘샴’, 그리고 자신의 인생을 건 결단의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 신을 위해서만 살아가야 하는 데바다시의 딸인 ‘릴라’는 매일 크리슈나 신을 향해 뿌자(기도)를 올린다
  부탄의 고승이자 인도에 무한 애정을 품고 있는 키엔체 노르부 감독의 <바라:축복>은 제18회 구산국제영화제이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43초만에 매진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영화는 인도의 전통 춤 바라타나티암을 소재로 신을 섬기는 무희로 펴생 살며 여인으로서의 삶은 포기해야만 하는 한 여인이 자신의 운명을 거스르고 결국 숙명적인 선택을 해야만 하는 숭고한 이야기이다.
  모두를 구원할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이지만 '릴라'의 선택은 자신의 카스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어쩔 수 없이 살기위한 숙명적인 선택일 뿐이다. 그녀가 진정으로 이루고자 했던 사랑은 크리슈나 신으로 상상했던 '샴'이지만, 모두를 위해 내려야 했던 결정은 사랑이 아닌 생존이었다. 
 
   
▲ '샴'을 크리슈나 신으로 상상하는 '릴라'는 그와 사랑에 빠지는 상상을 한다
  하지만 영화는 자신의 굴레 속에서도 '샴'을 만나며 사랑에 눈을 뜨게 되고 진정한 사랑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릴라'의 모습에서 한 소녀가 사랑을 경험하고 여인으로 성장하며 자신의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축복이라는 의미를 전달한다. '릴라'가 신을 위해 추는 춤은 숭고한 사랑을 찾고자 했던 '릴라'의 희생과 선택을 대변하고 있다.
  '릴라'역을 맡은 샤하나 고스와미의 순수하면서도 숭고한 춤사위는 그녀의 연기를 통해 아름답게 투영되고, '샴'은 자신의 카스트 때문에 언감생심 가정을 꾸리겠다는 꿈조차 꾸지 못하는 순진한 조각가 지망생으로 둘이 나누는 교감이 순수하기 그지없다.
  사랑, 희생, 그리고 역경의 삶을 헤쳐 나가는 한 여인의 강인한 의지가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펼쳐지는 영화 <바라:축복>은 6월 5일 국내에서 개봉한다. 
   
▲ 사랑을 찾는 숭고한 몸짓을 담은 영화 <바라: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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