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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을 사랑해주고, 나만을 생각해주는 그녀. 영화 <그녀>

  • 입력 2014.05.14 23:17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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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리우드 대표 비주얼리스트로서 자신만의 독특하고 창조적인 세계를 구축해가고 있는 감독 스파이크 존즈의 신작 <그녀>(원제: her)는 제86회 아카데미시상식, 제71회 골든글로브시상식 등 전세계 유수의 영화제를 휩쓸며 ‘올해의 가장 독창적인 로맨스’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영화다. <그녀>는 외로운 삶을 살아가는 손편지 대필작가 테오도르와 스스로 느끼고 사랑하며 성장해가는 '그녀', 사만다와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과 소통,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테오도르’(호아킨 피닉스)는 다른 사람들의 편지를 대신 써주는 대필 작가로, 아내(루니 마라)와 별거 중이다. 타인의 마음을 전해주는 일을 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은 너무 외롭고 공허한 삶을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는 인공 지능 운영체제인 ‘사만다’(스칼렛 요한슨)를 만나게 된다. 자신의 말에 귀 기울이고, 이해해주는 ‘사만다’로 인해 조금씩 행복을 되찾기 시작한 ‘테오도르’는 점점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다.
  영화는 면대면 만남과 소통이 뜸해진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에게 알맞는 OS(운영체제)가 갖춰진 컴퓨터로 대화를 하고 일을 처리한다. 주인공 테오도르 또한 구입한 OS1을 설치하고 운영체제가 자신을 '사만다'라고 소개하면서 '그녀'와의 생활에 익숙해진다.
  '그녀'는 테오도르의 업무를 도와주고, 테오도르의 목소리로 그의 기분을 알아채고, 그가 우울해하면 위로까지 해준다. 테오도르가 '그녀'와의 생활에 익숙해질수록, 그는 '그녀'와의 관계에 인간과도 같은 감정을 느낀다. 즉, 그녀를 또 다른 하나의 '인격체'로 여기고 둘은 사랑이라는 관계를 형성한다.
   <그녀>는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단절된 세상이라도 인간은 사랑에 빠지고 사랑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존재론적 성찰이야기를 다룬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로부터 사랑받는다면 세상은 더없이 아름답다. 테오도로 또한 밋밋하고 무감각한 세상에 '그녀' 사만다의 등장으로 인해 세상을 달리 보고, 세상을 더 아름답게 느낀다.
  인간의 생명과 삶은 위대하고, 그 인생 안에 녹아있는 수없이 많은 감정의 굴곡들과 경험들은 더더욱 위대하다. 우주에 셀 수 없는 무수한 별들이 존재하듯이 인간의 감정은 매분, 매초 단위로 다양하다. 그 감정의 기복을 겪는 것은 사랑과 기쁨, 슬픔, 상실과 고통을 수반하고 현실적 존재인 인간이 고스란히 짊어진다. 이런 다변한 순간에 다변한 감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 자체가 인간의 경이로운 삶이다.
   하지만 영화 속 '그녀' 사만다는 이런 인간의 굴곡진 감성을 알지 못한다. '그녀'는 테오도르와 대화하면서도 자신의 본분인 'OS'의 역할을 잃지 않는다. 테오도르와 사랑의 감정을 나누고 대화를 하면서도 '그녀'는 몇백명의 인간과 또 다른 대화를 나누고 있었을 뿐이다.
  테오도르는 심한 배신감을 느끼지만 그는 깨닫는다. 쓰러지고 좌절해도 다시 분연히 일어서고 새로운 다짐으로 삶을 살아갈 것임을. 이런 삶 속에서 가장 중요한 '사랑'의 지지대야말로 인간의 삶을 지탱하는 중요요소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그렇기에 테오도르는 헤어진 전부인에게 안타까운 메세지를 전달한다. 뒤늦은 후회지만 그는 '사랑'이라는 인간의 원초적인 감정을 절대 놓지 않는다.
  영화 속 '그녀' 사만다의 목소리 연기를 맡은 스칼렛 요한슨이 목소리 연기만으로 지난 해 로마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으로도 영화는 흥미롭다. 스파이크 존즈의 뛰어난 색감과 감각적인 연출, 그리고 몽환적인 음악이 어우러진 독창적인 로맨틱 무비 <그녀>는 5월 22일 국내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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