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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와 인간이 결합된 또 다른 진화의 모습. 영화 <트랜센던스>

  • 입력 2014.05.08 01:07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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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이 지금도 진화중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이런 주지의 사실을 소재로 한 영화 <트랜센던스>는 인간의 진화에 기계를 결합한다는 독특한 소재로 관객의 주목을 끈다. 인류가 수억 년에 걸쳐 이룬 지적능력을 초월하고 자각능력까지 가진 슈퍼컴 ‘트랜센던스’의 완성을 목전에 둔 천재 과학자 윌(조니 뎁)은 기술의 발전은 인류의 멸망이라 주장하는 반(反)과학단체 ‘RIFT’의 공격을 당해 목숨을 잃는다. 연인 에블린(레베카 홀)은 신경공학자 친구인 맥스(폴 베타니)의 도움을 받아 윌의 뇌를 컴퓨터에 업로드 시켜 그를 살리는데 성공하지만, 초월적인 힘을 얻은 그는 온라인에 접속해 자신의 영역을 전 세계로 넓혀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윌의 초월적인 능력은 이블린이 상상한 것 이상으로 그는 신의 경지에 이르는 능력을 보이기 시작한다. 한편 'RIFT'는 이블린과 윌을 계속 주시하고, 윌의 능력에 위협을 느낀 FBI 요원 뷰캐넌(킬리언 머피)과 윌과 이블린의 스승이었던 조세프(모건 프리먼)도 윌의 무시무시한 초월적 능력을 저지하려고 한다. 그리고 윌은 이블린을 위해, 이블린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중대한 결심을 한다.   영화 <트랜센던스>는 많은 제작자들이 탐낸 최고의 시나리오로 정평이 나며 각본을 맡은 신예작가 잭 파글렌의 각본이다. 잭 파글렌은 데뷔작인 <트랜센던스>를 통해 하이 테크놀로지의 소재를 가지고 가장 인간적인 스토리를 완성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인간의 뇌가 업로드 된 컴퓨터’라는 독특한 설정을 바탕으로 인간과 기계를 구분하는 것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거대하고 흥미로운 SF 영화로 탁월하게 포장했다.
  '초지능'을 가지고 인간의 생물학적 상태를 '초월'한 윌의 능력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실생활과 밀접해진 인공지능 컴퓨터에 대한 설정과 그로 인해 인류가 직면하게 될 미래가 멀지 않았다. 지금도 '스마트'한 기기들이 넘쳐나고 있지 않은가!   이토록 흥미로운 이야기를 연출한 감독 월리 피스터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들의 촬영 감독으로 <트랜센던스>로 첫 연출을 맡았다. 하지만 이토록 지적인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재의 영화가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자못 안타깝다.
  어떤 흥미로운 소재로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 나갈지는 전적으로 감독에게 달렸다. 아무리 각본이 좋고, 배우들의 연기가 뛰어나다고 해도 극 전반을 이끌어나가는 힘은 오로지 감독의 역량에 달려 있다. <프로메테우스>(2012)의 경우와 비교하면 좋을 듯하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인류의 기원을 찾는 주제를 다룬 이 영화를 적절하게 관객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면서 SF 철학이 담긴 이야기로 관객에게 전달했다. 관객은 거장이 전달하는 이야기에 흥미로워했고, 영화가 던지는 화두에 대해 생각도 했다.
   하지만 <트랜센던스>는 흥미로운 소재를 가지고도 관객들의 흥미를 유발하는데 실패한다. 각본은 좋지만 진행되는 이야기는 엉성하고, 관객들은 영문모를 전개에 당황한다. 흥미를 이해로 옮길 수 있는 감독의 의도가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미 미국에서 개봉, 참담한 박스오피스 성적을 기록했던 이유는 윌이 영화속에서 '조물주' 자체를 표방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기독교적인 정신을 강조하는 미국에서 한낱 '과학자'가 모든 일을 창조하고, 통제하는 상황을 미국인들은 불편하고, 불만스러워 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박스오피스 성적은 처참했고, 감독의 연출력이 의심되면서 <트랜센던스>는 철저히 관객의 외면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계와 결합하고 인간의 다음 '진화' 단계로 지금의 존재방식을 초월한다는 소재 자체는 신선하다. 그리고 영화에서 발생하는 일들이 적잖이 '있음직함'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나면 영화내용을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제작한 <트랜센던스>는 5월 15일 국내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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