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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심과 격리. 지금의 교육을 통렬하게 비판하는 영화 <디태치먼트>

  • 입력 2014.04.29 23:58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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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개 교육은 백년지계라고 이야기한다. 그 만큼 한 사람의 인생을, 그리고 그 사람이 성장한 후 사회의 구성원이 되는 일원을 가르치는 일은 커다란 과업에 속한다. 여기 학교와 교육, 그리고 지금의 사회를 통렬하게 비판하는 영화 <디태치먼트>는 작금의 무너지는 교육을 이야기한다.
   새로운 학교에 배치된 교사 헨리(애드리언 브로디)는 학생들을 다루는 데 능숙하지만 과거 힘들었던 기억 때문에 정규직이 아닌 기간제 교사로서의 삶을 살아간다. 유난히 문제아들만 모여있는 학교는 교사도 학생도 서로를 포기한 암담한 상황. 그러나 때로는 엄하고 때로는 부드러운 헨리의 모습에 학생들은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된다. 더 이상 학생들에게 애정을 주지 않으려 했던 헨리 역시 왕따 메레디스(베티 케이)와 거리에서 만난 10대 소녀 에리카(사미 게일)로 인해 점차 변화하게 된다.
  영화 <디태치먼트>는 무시무시한 미국교육의 현실을 보여준다. 교사의 권위는 땅에 떨어져있고, 학생들은 교사라는 존재를 발톱의 때만큼도 여기지 않는다. 그렇기에 학교는 위계질서가 사라져 있고, 학생들은 어딘가 잘못된 것처럼 연약한 동물을 살생하고, 또래 학생들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폭력을 가하고, 학교의 교장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일에만 연연한다.
  그리고 학교의 교사들은 나름의 뜻을 가지고 교직에 몸을 담고 있지만 무너져가는 학교와 교육 사이에서 자신들 또한 하나씩 무너져간다. 그리고 부유하는 일상에서 진지하게 삶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정처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기만 한다. 그렇게 진정한 삶과 격리된 일상을 보내는 학생과 교사들, 그리고 부모들은 정작 자신들이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지 알지 못한 채 '나는 괜찮다'라는 위선의 가면으로 거짓된 삶을 살아간다. 감정이 담기지 않은 표정으로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갈 뿐이다.
  <디태치먼트>는 모두가 현실과 동떨어진 삶을 살고 있다고, 현실과 격리된 인생을 살고 있다고 느끼게 한다. 그리고 그런 자위를 위안으로 삼아 그런 방식으로라도 살아가게 한다. 하지만 그렇게 살다보면 어느날 문득 텅빈 실체를 깨닫게 되고, 아무것도 없는 현실에 좌절한다.
   영화는 말한다. 사소한 관심이 일상을, 그리고 인생을 조금이라도 빛나게 만들 수 있음을. 부모들도 자신의 아이들이 가진 고민을 진지하게 들어줘야 함을. 교사들 또한 아이들이 치기어리다고 무시하거나 하지 말고 마음의 무게를, 진심의 무게를 알아주기를. 그리고 마음의 무게를 모두가 가지고 있음을.
  누구나 마음의 공허함을 안고 주어진 삶에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 '오늘도 괜찮다'는 영혼없는 외침으로 자신을 다독인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혼돈스러운 이 세상에서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타인의 진심과 마음의 무게를 안다면 이토록 절망스럽도록 자신의 삶이 외로운 떠돌이 삶으로 이어지지 않음을 뼈저리게 느끼해주는 영화 <디태치먼트>는 5월 8일 국내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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