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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메테우스>, 거대한 인류기원이 드러나다

  • 입력 2012.05.31 23:55
  • 기자명 남궁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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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헐리우드는 더 이상 진화론과 창조론의 정설을 따르는 것을 포기한 듯 하다. 현생 인류의 갑작스런 출현이 우리가 알지 못하는 미지의 존재(즉, 외계인)에 의해서 '창조'됐다는 학설을 서서히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처럼 보인다. 올해 초 개봉했던 <존 카터 : 바숨전쟁의 서막>에서는 그런 사실을 노골적으로 보여줬고, 개봉을 앞둔 <프로메테우스>의 최초 시작점이 '외계인의 유전자 조작을 통해 탄생한 현생 인류'라는 기원을 찾기 위해 탐사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영화 <프로메테우스>는 제작단계에서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에일리언>의 프리퀄 여부와 더불어 <에일리언>의 DNA를 가진 외계 생명체 모습 등 숱한 화제를 뿌리며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유발했다.
   미지와의 조우는 언제나 두려움을 수반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에 두렵고 무서운 것이다. <프로메테우스>에서 묘사된 '창조자'는 현생인류와 비슷하게 생겼고, 인간의 DNA와도 일치한다. 이런 사실은 '프로메테우스'의 대원들에게 경외감과 두려움을 동시에 안겨준다. 드디어 인류의 기원을 알아냈다는 경외감, 그리고 우리와 같은 DNA로 구성된 존재들에 대한 두려움.
  하지만 영화는 많은 설명을 생략한다. 이 미지의 생명체가 무슨 이유로 현생인류를 창조했고, 무슨 이유로 지구를 떠났는지 '프로메테우스' 대원들은 알지 못한다. 안드로이드 로봇 '데이빗(마이클 패스벤더)'이 이 미지의 생명체와 잠깐의 대화를 나누지만 그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아마도 리들리 스콧 감독은 영화로 설명할 수 없는 '미지의 내용'을 관객들의 몫으로 남겨두고 싶었던 듯싶다.
 인간의 창조자가 여타 종교에서 말하는 '유일신'인지, 또한 종교가 다루지 못하는 미지의 존재인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또한 그 창조자들이 인류를 창조한 것이 그들에게 성공인지, 아니면 단지 하나의 실험이었는지도 우리는 알지 못한다. 알지 못하지만 만물이 존재하는 데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영화 <프로메테우스>는 인류기원의 실마리, 또는 실마리라고 여겨지는 일부를 우리에게 보여주고 생각하게 만든다. 관객들로 하여금 우리는 어디에서 왔고, 궁극적으로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곰곰히 생각하게 만들고, 상상력을 뛰어넘는 아름다운 3D 그래픽으로 인류의 기원과 우주의 신비를 목격할 수 있게 해준다. 가공할 전투씬도 없고, 화려한 폭발씬이 없어도 영화 <프로메테우스>는 철학이 담긴 SF영화로 관객들에게 여운을 전달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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