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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하고 소유하지 못해 중독에 이르는 사랑. 영화 <인간중독>
남궁선정 기자  |  zenos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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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5.08  00:3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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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는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1969년. 베트남전의 영웅이자 엘리트 군인 김진평(송승헌)은 한국으로 돌아와서 훈련대의 대령직을 수행한다. 남편을 장군으로 만들려는 야망으로 헌신하는 아내 이숙진(조여정)은 군인 관사내에서 부인들의 모임을 주도하며 남편의 진급을 위해 열정적으로 외조한다. 그리고 어느 날, 김진평의 부하로 충성을 맹세하는 경우진(온주완) 대위와 그의 아내 종가흔(임지연)이 군관사 안으로 이사를 온다. 진평은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한 가흔에게 첫 만남부터 강렬한 떨림을 느끼고, 남몰래 그녀에 대한 호의를 키워나간다. 하지만 이 호의가 결국은 그녀를 만나고 싶어하는 욕망으로 바뀌고, 그녀와 관계를 맺고 싶어하는 욕망으로 커져나간다. 가흔 역시 진평을 향한 사랑을 숨기지 않고 진평과 은밀한 만남을 지속한다. 그러나 이 둘의 집착과도 같은 사랑은 아슬아슬한 단계를 넘어 급기야 파국이 결말로 향하는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기 시작한다.
 
   
▲ 숙진이 주도하는 '나이팅게일 모임'에서 가흔은 진평과 정식으로 대면한다
  영화 <인간중독>은 <음란서생>(2006), <방자전>(2010)으로 19금 멜로의 흥행 신화로 자리매김한 김대우 감독은 작품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色을 아름답게 그리는 김대우 감독의 작품 세계의 절정을 확인할 수 있는 <인간중독>은 범접할 수 없는 상상 그 이상의 파격 멜로로 한류스타 송승헌의 파격적인 연기변신을 예고해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군최고상류층을 배경으로 하는 <인간중독>은 관사 내에서도 부인들 사이에 서열이 있고, 그 부인들은 자유부인의 삶을 즐기기도 한다. 외국 유명브랜드 제품의 이야기를 나누고, 미국산 스팸과 커피메이커도 등장한다. 그리고 그녀들의 가장 큰 유희는 미용실에 모여 상대방의 뒷담화를 나누며 서로를 견제하는 기싸움도 벌인다. 그 모든 것이 다 남편의 진급과 지위상승을 위한 외조의 일환인 셈이다.
 
   
▲ 진평은 가흔을 향한 감정을 점차 숨기지 못하고 그녀에게 다가간다
  진평의 아내 숙진은 이 모든 여성모임의 선두에 서서 남편을 군장성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일을 열정적으로 해치운다. 번거로울 법한 행사에서도 남편을 꼭 추켜세우며 오직 그녀가 만든 울타리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한다. 그녀의 이런 노력은 아버지가 군장성이라는 든든한 뒷배경으로 자리잡고 있기에 그녀는 군관사든 미용실이든, 그 어디에서도 절대로 기죽는 법이 없다. 그녀가 만든 울타리는 그만큼 그녀의 행복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말 많고, 모든 일에 참여하는 아내 숙진과는 달리 진평은 시종일관 말을 아낀다. 그렇기에 그녀와의 결혼생활도 의무감처럼 하루하루 살아간다. 하지만 어딘가 신비로움이 느껴지는 부하의 아내 가흔을 만나면서부터 진평의 평온한 일상이 깨진다. 갈팡질팡하는 도덕심에 대한 망설임도 잠시. 그는 가흔과의 첫 개인적 만남에서 그녀와 관계를 가진다. 그리고 둘 만의 은밀한 만남은 육체적 욕망을 향해 끊이지 않는다. 
   
▲ 가흔은 진평이 몰고 온 차에 오르고, 둘의 은밀한 만남이 시작된다
  하지만 영화는 어딘가 비현실적이다. 진평과 가흔의 시선이 서로를 향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 병원에서의 사건 자체가 비현실적이고, 그 사건에 대응하는 인물들의 반응과 상황대처도 비현실적이다. 그래서일까? 그 때부터 극에 대한 몰입도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현실감이 없는 인물묘사는 오로지 진평과 가흔의 정사를 위해 극이 진행되고, 둘의 비밀스런 만남이 진행될수록 영화는 지루해지기 시작한다. 이는 진평이라는 인물의 배경을 영화에서 생략한 이유가 가장 크다. 가흔과 숙진, 우진의 과거는 영화에 등장하는 다른 인물에 의해서 드러나지만 진평의 과거는 그가 월남전에 참전했다는 사실만 알려줄 뿐, 그가 과거에 어떤 가정에서 살았는지, 어떤 사람이 그의 인생에 영향을 끼쳤는지 영화는 설명해 주지 않는다. 진평이 왜 가흔과의 사랑에 집착적으로 빠져들게 됐는지 영화는 이야기해주지 않는다. 다만 둘의 정사가 이어질 뿐.
  송승헌의 파격적인 변신은 그 자체로 영화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그리고 가흔을 연기한 신인여배우 임지연은 대담하고 파격적인 노출씬과 정사씬을 감내한다. 무엇보다도 숙진을 연기한 조여정과 우진을 연기한 온주완의 캐릭터 연기변신은 스크린에서 빛을 발한다. 김대우 감독의 노골적이고 은밀한 영화 <인간중독>은 5월 14일,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 전국에서 개봉한다.
  
   
▲ 집착이 부른 광기에 가까운 사랑. 영화 <인간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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