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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초점] 뮤지컬 '마틸다', 신시컴퍼니 30주년의 자신감

  • 입력 2018.06.25 15:53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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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공연 제작사 신시컴퍼니가 대형 스케일의 해외 명작을 상, 하반기에 나란히 배치했다. 상반기를 빛낸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에 이어 올 하반기에는 또 다른 최고의 기대작, 뮤지컬 ‘마틸다’를 선보인다. '빌리 엘리어트'는 앞서 2010년 한 차례 선보인 바 있었지만 이번 '마틸다'는 국내를 넘어 비영어권 최초의 공연이라는 점에서 더욱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뮤지컬 ‘마틸다’는 139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영국의 명문극단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Royal Shakespeare Company, 이하 'RSC')가 뮤지컬 '레미제라블' 이후 25년 만에 새롭게 탄생시킨 작품이다. 20세기 가장 위대한 아동문학가이자 <찰리와 초콜릿 공장>으로 친숙한 작가 로알드 달(Roald Dahl)의 동명소설이 원작으로, 똑똑하고 책 읽기를 좋아하는 어린 소녀 마틸다가 부모와 학교 교장의 부당함으로부터 온전히 제 힘으로 벗어나, 진정한 자아와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유쾌하고 따뜻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7년간의 연구와 개발 후 2010년 트라이 아웃 과정을 거쳐 2011년 웨스트엔드 캠브리지 씨어터(Cambridge Theatre)에서 초연되어 현재까지 성황리에 공연 중이다. 극작가 데니스 켈리의 극본과 코미디언이자 작곡가인 팀 민친의 작사 작곡, 영국 창작뮤지컬의 선두주자 매튜 워쳐스의 연출로 탄생했다.

뮤지컬 '마틸다' 한국 공연은 아시아 최초, 비영어권 최초 공연이다. 심혈을 기울인 번역, 8개월에 걸친 배우 오디션, 연습실 총 9개를 사용하는 10주간의 연습실 연습과 5주간의 무대 리허설, 4주간의 무대 셋업, 9회의 프리뷰를 통해 완벽하게 준비된 모습으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마틸다’ 초연을 위해 총 46명을 선발한 오디션에 1800명이 참가했다. 특히 주인공 마틸다 역은 600명의 지원자 중 발탁된 소녀들 황예영, 안소명, 이지나, 설가은이 최종 선발됐다. 또한, 마틸다의 따뜻한 조력자 허니 선생님은 오랜만에 뮤지컬에서 만나는 방진의와 신예 박혜미가 맡고, 악독한 캐릭터들인 교장 미스 트런치불 역에는 김우형과 최재림이, 미세스 웜우드 역에는 최정원과 강웅곤이, 미스터 웜우드 역에는 현순철과 문성혁, 펠프스 역은 김기정이 캐스팅 됐다. 또한 이번 '마틸다'에는 '빌리 엘리어트'의 주인공 빌리로 분했던 성지환과 에릭테일러, 마이클 역의 유호열과 강희준, 곽이안, 데비 역의 김요나, 스몰보이 역의 성주환 등 7명의 배우들이 함께한다. 상반기를 빛낸 소년들이 하반기를 빛낸 소녀들과 함께하게 된 것.

25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진행된 뮤지컬 '마틸다' 제작발표회에는 신시컴퍼니의 박명성 프로듀서, 해외 총괄 프로듀서 루이즈 위더스, 국내 협력 연출 이지영, 해외 협력 연출 닉 애쉬튼, 해외 협력 안무 톰 호그슨, 해외 협력 음악수퍼바이저 스티븐 에이모스를 비롯해 주요 출연진들이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전했다.

먼저 해외 총괄 프로듀서 루이즈 위더스는 "RSC는 셰익스피어 작품은 물론 동시대 작가들의 뛰어난 작품도 올리고 있다. 음악보다 가장 중요한 건 언어다. '마틸다'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언어, 이야기가 어떻게 한 사람의 삶을 바꿀 수 있는지 그 힘에 대한 이야기를 말한다."며 "세계 최초로 비영어권 국가에서 제작되는 '마틸다'를 한국에서 올리게 돼 기쁘다. 철저한 번역을 위해 100시간 이상 노력했다. 한국에서 최고의 뮤지컬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박명성 프로듀서는 "'마틸다'를 신시컴퍼니 30주년 기념작으로 선정한 이유는 얼마 전까지 공연했던 '빌리 엘리어트'에 이어 관객 세대의 폭을 넓혀보고자, 신시컴퍼니의 미래지향적인 작품으로, 어렵지만 해보고 싶었다."며 뮤지컬 ‘마틸다’를 국내에 소개하게 된 이유를 전했다.

이날은 네 명의 마틸다 황예영, 안소명, 이지나, 설가은이 넘버 'Naughty'를 시연하기도 했다. 어린 소녀들이지만 노래도 연기도 다부진 모습으로 각자의 역할을 소화하는 모습은 뮤지컬 ‘마틸다’의 본 공연을 기대하게 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아시아 초연에서 활약하게 될 네 명의 소녀들의 소감은 어떨까. 먼저 황혜영은 "이런 오디션을 처음 봤는데 신기했다. 뮤지컬이 뭔지도 잘 몰랐는데 해보니까 재밌었다. 오디션이 어렵고 힘들기도 했는데 좋은 친구들과 좋은 선생님들을 많이 만나서 즐거웠다.“며 ”두 달 뒤에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당찬 각오를 전했다. 이어 설가은은 "노래와 연기를 같이 하는 게 좀 어려웠지만 선생님에게 배우고 노력하고 있다. 열심히 해서 잘 하겠다."고 전했고, 안소명은 마틸다로 꼭 가져야 할 덕목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강력한 눈"이라고 말해 현장을 폭소케 했는데, 그 설명은 실로 또래 아이다운 발상이었다. "마틸다는 손이나 다른 게 아니라 눈으로 물건을 움직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강력한 눈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한다."는 것. 이어 이지나는 "마틸다는 책임감이 강하기도 하고 누구도 무서워하지 않는 것 같다. 저도 그럴 수는 있지만 좀 연습해 보고 싶다"고 밝혔는데 가장 무서운 것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엄마”라고 답해 또 한 번 큰 웃음을 자아냈다.

해외 협력 연출 닉 애쉬튼은 "'마틸다'에서 가장 좋은 건 이야기의 힘이다. 이미 정해진 운명이 있고 정해진 길이 있다고 생각할 때, 마틸다라는 작은 아이가 그걸 바꿔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아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품“이라며 ”오디션 관련해서는 한국 배우들만큼 이렇게 훌륭한 배우들을 많이 만난 것은 처음이다. 뮤지컬 ‘마틸다’를 지난 6년간 다른 7개 프로덕션에서 했는데 비영어권은 처음이다. 그래서 그 이야기에 담긴 진실을 다른 언어로 표현하고 발견할 수 있는 놀라운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더불어 네 명의 소녀들의 캐스팅에 대해서는 “8-9000명 정도 오디션을 봤다. 재능이 넘치는 아이들도 많았다.”며 “하지만 마틸다는 설명하긴 어렵지만, 조금 특별한 부분이 있다. 만약 마틸다의 머릿속을 볼 수 있다면 수많은 생각과 에너지로 반짝일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지만 겉모습은 무표정하다. 강렬한 눈빛으로 수많은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협력 안무 톰 호그슨는 “훌륭한 안무를 통해서 이야기를 쭉 몰고 가는 뮤지컬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작품의 재미가 안무의 디테일에 있다.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똑같이 어려운 안무를 소화한다. 연습 과정이 굉장히 어렵고 긴 기간이어서 연습 때마다 150%를 매일 똑같이 보여줄 수 있는 배우들로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또한 국내 협력 연출 이지영은 "해외 라이선스 공연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게 번역인데, 원작의 리얼리티와 국내 정서와의 거리감을 최소화시켜야 관객이 몰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작품은 언어 외에도 '스쿨송'이라는 넘버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일명 '알파벳송'이라고 불릴 만큼 A부터 Z까지 단어를 재치 있게 엮어 만든 노래여서 알파벳 소리와 일치하는 우리말 단어를 찾아서 재밌는 가사가 탄생했다. 가사 자체가 중의적이고 난해하고 철학적인 표현이 많은데 각 인물의 성격에 맞는, 원작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려고 했다."고 전했다.

마틸다의 엄마 미세스 웜우드 역을 맡은 최정원은 “한 길을 오래도록 파다 보니 어느새 한 작품의 최고 연장자가 됐다”며 “‘마틸다’에서는 모두가 천재라고 말하는데, 그걸 몰라보는 무식한 엄마 역할을 맡았다. 마틸다가 빛날 수 있도록 조연의 임무를 충실히 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악역이 될 트런치불 역의 김우형은 "오디션이 너무 어려웠다. 연습 첫째 날 포기해야 하나 생각했다. 어떻게 해내지 했는데 내려두기가 너무 창피해 미치도록 연습했다. 지금까지 오디션을 볼 때 운이 좋게 한 번도 떨어져 본 적이 없는데, '마틸다'는 내게 첫 탈락을 주겠구나 생각할 만큼 어렵고 부담스러웠는데 행운의 기쁨이 온 것 같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고, 최재림은 “캐릭터가 아이가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어른의 상이 아닌가 깊다.”며 아까 마틸다 친구들이 노래하는데 나도 모르게 아빠 미소를 짓게 되더라. 그런데 어떡하나, 괴롭혀야 된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급기야 “그런 역할을 연기할 생각을 하니까 너무 즐겁다. '어떻게 하면 이 아이를 괴롭힐 수 있을까' 생각에 잠을 설치고 흥분된다."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해외 협력 음악 수퍼바이저 스티븐 에이모스는 "가사가 굉장히 중요하다. 공연의 흥미로우면서도 어려운 부분이다. 관객이 최대한 많이 듣고 이해했으면 한다. 어려운 과제와 목표를 달성하면 쾌감이 있을 것 같다.“며 ”한국 배우들이 노래를 너무 잘해서 놀랐다. 호주의 배우보다 한국 배우가 훨씬 잘해줬다."고 말해 기대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한편, 뮤지컬 ‘마틸다’는 오는 9월 8일 프리뷰 공연을 시작으로 2019년 2월 10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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