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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초점] 뮤지컬 '미인' 숫자로 보는 키워드, '1930' '6080' '2018'

  • 입력 2018.06.20 10:32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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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살아있는 전설, 신중현의 음악이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주크박스 뮤지컬 '미인'으로 재탄생해 오는 22일부터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뮤지컬 ‘미인’은 1930년대 무성영화관 하륜관을 중심으로, 하륜관 최고의 인기스타인 변사 ‘강호’가 유학에서 돌아온 형 ‘강산’과 한눈에 반한 여인 병연이 독립운동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특히 뮤지컬 ‘미인’은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의 주옥같은 음악들을 최초로 뮤지컬 무대로 옮긴 주크박스 쇼 뮤지컬이다. ‘떠나야 할 그 사람’, ‘님아’, ‘봄비’, ‘빗속의 여인’, ‘리듬 속에 그 춤을’, ‘미인’, ‘아름다운 강산’ 등 신중현의 수많은 히트곡 중 23곡의 명곡들이 소개된다.

신중현의 음악 외에, 뮤지컬 ‘미인’에 주목할 부분은 전체적인 구성에 있다. 이 작품은 1930년대를 배경으로, 1960년-1980년대 신중현의 음악이 더해졌는데, 그것을 2018년의 연출과 표현으로 보여준다. 특히, 지극히 현대적인 여러 춤의 장르가 혼합된 안무의 구성은 그것으로 하여금 다시 1930년대의 분위기를 물씬 느끼게 하는, 시대성을 뛰어넘는 묘한 매력이 혼재하는데, 그것은 1930년대 암울했던 일제강점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면서도 클럽 하륜관이라는 존재가 있어 화려하면서도 다채로운 쇼 뮤지컬의 기능을 가능하게 했다. 또한 무성흑백영화 ‘로만쓰 로만쓰’ 상영에 강호의 변사가 포함된 ‘떠나야 할 그 사람’과 같은 장면에서는 작품의 배경인 무성영화시대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장치가 되기도 한다.

19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뮤지컬 ‘미인’의 미디어콜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홍승희 프로듀서, 정태영 연출, 김성수 음악감독, 서병구 안무가를 비롯해 정원영, 김지철, 김종구, 이승현, 스테파니, 허혜진, 권용국, 김찬호, 김태오 배우외 앙상블 배우들이 모두 참석해 하이라이트 시연에 이어 작품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작품에 대해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자.

먼저 정태영 연출은 “신중현 선생님의 자유로운 음악세계와 1930년대 자유를 갈망했던 시대성과 같이 맞아떨어지면 뮤지컬의 요소들이 살아날 것이다, 대중가요가 뮤지컬 문법으로 살아나는데 더 좋지 않을까 해서 시대배경을 이쪽으로 가져왔다. 해서 안무나 음악이나, 시대배경 안에 많은 것들을 녹이되 또 원곡이 가지고 있는 자유로움을 표현하려고 열심히 노력했다.”고 전했다.

김성수 음악감독은 “제가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신중현 선생님과 같은 대가의 음악을 만진다는 것이 굉장히 조심스럽기도 하고, 고통스럽기도 하고, 영광스럽기도 하다. 존경으로 시작해서 작품으로 들어갔을 때는, 감히 무례하게 말씀드리자면 어느 시점에서는 그걸 버려야 된다는 생각으로 갔다. 그렇게 해야 이 훌륭한 곡들을 뮤지컬에 녹아들게 하는 충분한 고민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편곡의 주안점을 둔 세 가지 중 첫째는, 1930년대는 스윙 리듬이 없던, 빅밴드 시절이었기 때문에 가능하면 그 시대의 고증과 맞아떨어지는 음악으로 편곡을 시도했고, 해서 빅밴드 음악들이 많이 들어가 있다. 두 번째는 드라마의 기능을 할 수 있는,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세 번째는 관객들의 시점을 명확하게 해주고 싶었다. 예를 들어 오버추어(막을 올리기 전의 연주), 엔딩, 중간에 언더스코어(음악으로 장면을 돕는)들. 관객들이 이 사람들을 관찰할 때 어떤 시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음악적으로 묘사하는데 주안점을 많이 뒀다. 해서 엔딩, 음악적으로는 액자구조로 만들어서 시작과 끝이 거의 똑같은 구조로 되어 있다. (신중현의 음악이지만) 록보다는 오히려 클래식한 음악, 재즈나 이런 것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주크박스 뮤지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가사와 장면과 음악의 매치라고 생각한다. 이번 작품에서는 영화적 기법을 많이 사용했다. 예를 들어 다음 신이 나오기 전에 소리가 먼저 나오고 신이 나오고, 그렇게 물고 들어가자고 생각했고 원곡의 가사를 아주 많이 반영은 했지만 일정 포기한 부분도 있다. 또 사람의 뭔지 알 수 없는 감정들을 건드릴 수 있는 데에 최선을 다했다. 그런 것들이 텍스트로 충분히 뒷받침될 수 있지 않을까 했다. 결과적으로는 그동안 제가 했던 작품 중에 장르가 가장 다채로운 작품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서병구 안무가는 “나는 신중현 선생님의 음악을 들으며 춤을 춘 세대다. 해서 이 작품을 하면서 굉장히 가슴 설렜고 이 작품을 내가 해야 되는 어떤 필연성을 느꼈다.”며 “여기 들어가는 춤은 제가 어렸을 때 췄던 춤들을 기억해내서 안무화 했는데, 70년대 디스코, 80년대 고고춤, 이런 것들을 어떻게 30년대 춤으로 녹아내느냐가 관건이었다. 30년대 스윙풍의 춤들과 제가 어려서 췄던 춤들과 당시 휴행했던 춤들을 모두 섞어서 저만의 춤으로 개발해서 연결했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 이 작품은 다른 작품에 비해 춤에 많이 신경을 썼다. 특히 2막은 춤과 드라마왕 이미지가 아주 잘 섞여서 큰 감동을 자아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스토리에 주크박스 뮤지컬을 결합한 만큼 둘 사이 밸런스를 맞추는 것도 유념할 문제다.

정 연출은 “우선은 음악이 먼저라고 생각을 했고, 음악과 음악을 연결하는데 시대성을 가지고 있고, 신중현 선생님의 음악을 들으신 분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이 또 많이 계시기 때문에 드라마는 관객들이 가지고 있는 상상에 여지를 두고 가야되겠다, 그리고 음악과 음악 사이의 장면이 빠르게 전환되는 부분이 필요하겠다, 그런 생각들을 했다. 해서 이 작품이 젊은 세대부터 부모님 세대까지 같이 와서 보고 즐길 수 있도록, 장면들이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금의 관객들이 1930년대의 이야기를 받아들여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많았으나 음악과 안무의 도움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시대적으로 1930년대 이야기인데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했는데 음악을 들어보고 이후에 그런 걱정은 전혀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요즘 관객들이 이런 세련된 음악을 들어주지 않을까 생각했고, 주크박스 뮤지컬의 가장 힘든 부분이 노래로 들어가고 노래로 빠져나오는, 거기에 음악과 드라마와 잘 맞아야하는데, 음악 감독님과 안무 선생님이 잘 풀어주셔서 예쁘게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하륜관 최고의 인기스타인 변사 ‘최강호’ 역으로 이번 초연을 이끌어가게 될 주인공은 배우 정원영, 김지철이 낙점됐다.

먼저 정원영은 “강호라는 캐릭터를 쉽게는 1막과 2막으로 구분을 지어서 재밌게만 살고 싶었던 강호라는 인물에서 어떤 죽음을 맞이하는 게 진정으로 올바른 삶인가를 생각하는, 그 사이에 병연과 형을 만나서 변화하고 성장해가는 캐릭터로 설정했다. 1막에서는 저의 삶이, 힘든 시대에서 좋은 게 좋은 거라는 긍정적인 마음으로 재밌게 살아가는, 변사도 하고 노래도 하고, 지금으로는 만능엔터테이너 같은 모습으로, 남들이 볼 때는 굉장히 밝고 즐거운 인물로 만들려고 했고, 2막에서는 즐거움 보다는 내가 죽음을 맞을 때 어떻게 후회없이 살아갈까를 생각하는, 1막에 비해서는 무게감 있는 모습으로 그리고자 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지철은 “저도 영원 형과 비슷하게 접근을 했고, 일단은 변사 생활을 할 때와 형이 죽게 되고 나라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됐을 때를 더 치중했던 것 같다. 상황에 맞게끔 잘하면 이런 변화들이 더 잘 보이지 않을까. 굳이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었다기보다 딱 그 캐릭터가 됐을 때, 그 상황에 더 집중을 해서 신과 작품에 치중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시인이자 하륜관의 가수 ‘병연’ 역에는 스테파니와 허혜진이 분한다. 한예종 무용과 출신이기도 한 스테파니는 이날 ‘리듬 속의 그 춤을’로 화려한 무대를 선보여 주목을 모았다. 다만 워낙 고난도의 춤동작을 선보이기에 노래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스페타니는 “오늘 ‘리듬 속에 그 춤을’을 보여드렸는데 병연은 시인의 모습도 많이 있다. ‘커피 한 잔’이라는 곡에 시를 낭송하는 부분이 있어서, 시인이자 가수라는 두 역할을 다 소화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독립군 역할로 병연을 할 때는 시인 쪽으로 많이 치중을 하고, 하륜관에서 노래를 하는 가수로서는 퍼포먼스로, 노래와 춤으로 승부를 걸려고 노력을 해봤다.”고 전했다.

또한 스테파니는 전문 무용학도였던 만큼 이번 ‘미인’의 안무에도 일부 참여했다. 스테파니는 “뮤지컬이 두 번째 작품인데 대극장은 처음이다. 초연이고 처음 만들어지는 작품이다 보니까 저 또한 욕심을 낸 부분이 안무적인 부분이었는데 서병구 선생님께서 전체적인 그림을 다 그려놓으시고 그 안에서 제가 보여드릴 수 있는 테크닉이나 기술적인 부분을 보탠 것뿐”이라고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그러면서 “강호가 극중에서 ‘빗속의 여인’을 두 번 부르는데, 첫 번째 무대에서는 같이 듀엣을 추고, 리프라이즈 때는 제가 발레를 한다. 그런 부분에서 안무가 선생님께서 맡겨주셨다. 제가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아주 행복한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허혜진은 “저는 실제로 춤을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어서 스테파니 언니의 도움과 안무 선생님의 도움으로 춤 연습도 굉장히 열심히 했지만 병연이 극중 시인이기 때문에, 신중현 선생님께서 ‘내가 처음으로 손을 잡은 시인은 김삿갓이었다.’고 하신 말씀이 있어서 김삿갓의 시를 읽기도 했었고 병연이라는 인물이 당시의 신여성이자 시인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강산’ 역의 김종구, 이승현은 뮤지컬 ‘미인’의 매력을 전했다. 먼저 이승현은 “신중현 선생님의 좋은 음악이 있고 서병구 선생님의 좋은 안무가 있다. 또 단순하지만 드라마가 굉장히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고, 김종구는 “저희 작품은 할아버지, 부모, 자식까지 3대가 같이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 많이 보셨으면 좋겠는데, 노래라는 게 그때 향수나 추억을 불러일으키지 않나. 당신들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가족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작품이 아닌가. 그게 저희 작품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일본 형사 ‘마사오’ 역의 김태오, 김찬호는 가장 자랑하고 싶은 넘버를 소개했다. 먼저 김태오는 “‘떠도는 사나이’가 남자 배우들의 우정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라고 전했고 김찬호는 “저는 ‘마사오’의 노래가 좋다. 꼭 와서 들어보시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며 “저도 불러보고 싶은 곡인데 ‘두치’가 부르는 ‘미련’이라는 곡이 굉장히 신금을 울린다.”고 전했다.

뮤지컬 ‘미인’은 신중현의 음악이라는 화제성을 배제하고도 좋은 작품의 요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또한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마찬가지로 일제강점기 속 투쟁의 역사를 그린 영화 ‘암살’, ‘동주’, ‘박열’, ‘밀정’ 등이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은 만큼 시대상의 괴리감을 크게 느낄 관객은 드물다. 정 연출 역시 이번 ‘미인’은 다른 무엇보다 작품 자체로 승부해야 된다는 생각으로 연출에 임했다고 밝혔다.

정 연출은 “신중현 선생님의 음악은 물론 저희가 기대고 가는 것이지만 사실 연출로서는 신중현 선생님의 음악이 원곡일 뿐이지 이 작품은 그냥 뮤지컬로 승부해야 된다는 생각을 했고, 1930년대 가장 암울했던, 자유를 갈망했던 이들이 총, 칼로만 싸우는 게 아니라 이렇게 하륜관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그냥 평범한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방법으로 자유를 갈망한 그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이것이 작은 이야기지만 관객들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뮤지컬이라는 문법으로 만든, 아름다운 사람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김지철은 “우리나라의 뮤지컬도 세계로 많이 뻗어나갔으면 좋겠다.”며 “한국노래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이지 않나. 다른 나라에 많이 공연되고, 해외에서도 우리 뮤지컬을 보러 많이 왔으면 좋겠다. 저희 주크박스 뮤지컬을 많이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시고 응원해주시면 좋겠고 정말 많이 보러 오시면 좋겠다.”며 힘주어 성원을 당부했고, 정원영은 “저희 작품은 앙상블이 수많지 않다. 눈에 정확히 보이는 숫자인데, 배우들이 퇴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소대 벽도 못 찍고 다시 등장해서 공연을 펼쳐나간다. 정말 최선을 다해서 준비했다.”며 “저희 작품은 음악만으로 즐거울 수 있고, 드라마가 어렵지 않아서 쉽게 볼 수 있는 매력도 있고, 또 시대와 음악의 콜라보가 있어서, 큰 종합선물세트 같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공연까지 매일매일 발전해나갈 테니, 대한민국 창작뮤지컬, 주크박스 뮤지컬에 앞으로도 꾸준한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뮤지컬 ‘미인’은 오는 지난 15일 개막해 오는 7월 22일까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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