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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김강우, "50대에도 순수한 눈빛 가지고 싶어"

  • 입력 2018.06.17 09:13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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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드라마 '데릴남편 오작두' 종영으로 만난 배우 김강우의 인터뷰, 1편에 이어.

오작두는 청정하면서도 단순하고 담백한 인물이었다. 평소 성격과 캐릭터가 잘 맞았을까.

“음, 저도 담백합니다. 어떤 배역을 선택했을 때 잘 맞느냐가 힘든 질문인 것 같아요. 맞는 부분도 있고 아닌 부분도 있는데, 사실 저는 제 성격을 잘 모르거든요. 성격을 규정하면 연기하기가 굉장히 힘들더라고요. 이렇게 저렇게 그냥 놓아두려고 하는데, 그게 연기에 도움이 되는 것 같고요. 여러 사람과 어울리지 않고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는 건 있는 것 같아요. 분명한 건 산속에서 살기는 싫고요(웃음).”

오작두의 집이 산속에 있다 보니 겨울 산 촬영도 많았을 텐데, 어려움은 없었을까.

“저희끼리는 마구간이라고 했는데(웃음). 저야 집이니까 당연히 촬영이 많았고, 유이 씨가 더 힘들었을 거예요. 저는 아무래도 남자니까 산에서 화장실도 좀 쉽게 해결할 수 있었는데, 유이 씨는 정말 곤란했을 텐데 그런 점에 한 마디 불평이 없고 예의 투정도 없었다는 게, 그런 부분에서 고마웠죠. 사실 그런 불평이 시작되면 연출자나 상대 배우나 다들 불편해질 수 있는 건데. 오히려 ‘저 친구는 착한 거냐 바보 같은 거냐’ 했을 정도니까. 그리고 힘들다면, 일단 suv 차량만 올라갈 수 있는 정도였다는 거. 그리고 겨울에 영하 20도인데 낮에는 땡볕이 너무 강했고, 하루에 4계절을 느낄 수 있더라고요(웃음). 맨날 똑같은 도시락을 먹어야 했고, 한 번 가면 섬게 간다 생각했고, 한 10일은 있어야 됐으니까. 그럼에도 그 공간이 고생스러워도 좋았던 게 그게 오작두를 보여줬고 승주가 그 공간을 통해 오작두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시청자들은 오작두를 두고 ‘우리의 힐링 캐릭터’라고 표현하더라. 스스로에게도 오작두가 인생 캐릭터라고 할 수 있을까.

“항상 작품을 하면 김강우의 재발견, 그런 말들이 많아서 그건 형식적인 거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한 30년을 더하려고 하는데 벌써 인생작이 나오면 안 되죠. 대중은 저를 한 작품 한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저는 한 5년 단위로 끊어서 하려고 해요. 그래야 어떤 변화가 있고 다름이 있는지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평가는 늘 희비는 있죠.”

그렇다면 ‘데릴남편 오작두’를 마친 스스로의 자평은 어떨까.

“글쎄요, 자평까지야 못 하겠지만 다행히, 제가 좋았던 건, ‘오작두와 한승주가 이후에 어떻게 살고 있을까?’ 그렇게 궁금해하고 실제 살아있는 인물처럼 느껴주시는 게 좋았어요. 비현실적으로 느껴주시면 저는 되게 허무한 부분인데, 그런 점에서는 살아있는, 생동감 있는 인물로 봐주셔서 그런 기쁨은 있습니다.”

비교적 쉬지 않고 작품을 이어가기로 유명한데, 스스로의 소진을 염려하진 않을까.

“그것에 누수가 생길 정도로 타이트하게 하진 않는다고 생각해요. 어떤 작품은 준비가 길게 필요한 반면, 짧게 필요한 경우도 있어요. 다행히 저는 끝나고 몸에서 빼내는 것에는 굉장히 빨라요. 단순하고 메마른 거죠. 해서 뒤처리는 빨라요. 저는 평소에 취미도 없어요. 작품이 없으면 정말 그냥 상 백수예요. 아침에 늦게 일어나서 아점을 먹고 슬슬 나가서 도서관에서 책 좀 보다가 운동하러 가고 장 봐서 집에 가고. 친구들을 만난다거나 며칠 여행을 하는 게 제 인생 전부예요. 그래서 연기를 하는 것 같아요. 연기하는 순간은 그래도 가치가 있잖아요.”

작품을 선택할 때에도 많은 것을 들여다보지 않는 편이라고 한다. 선택의 기준도 작품마다 다른 편인데 일단 정해지면 집안의 대소사도 관여하지 않을 정도로 철저히 몰입한다고.

“작품을 선택할 때 뭘 정해놓은 기준은 없어요. 예를 들면 ‘사라진 밤’ 같은 경우는 작품 전체를 봤어요. 캐릭터를 봤으면 선택하지 못했을 거예요. 그런데 ‘오작두’는 작품 전체를 보지 않고 캐릭터만 봤어요. 캐릭터에 희소성이 있었기 때문에 선택했고요. 작품 선택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인 것 같아요. 다만 그 안에서는 최선을 다하려고 하죠. 저는 유달리 멀티가 안 되는 사람이에요. 만나는 사람도 한정되어 있지만, 그 사람들은 내가 작품을 하는 동안은 못 만날 것을 알고, 그런 사람들과 친분이 유지가 돼요. 집안에서의 대소사도 저에게 말을 해도 모를 걸 알기 때문에 생략해요. 그만큼 제 부족한 걸 집중으로 채우려고 하는 편이에요. 작품을 하는 동안은 다른 일은 하지도 듣지도 관여하지도 않아요. 제가 그래야 되는 사람인 것 같아요. ”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가수, 배우 등 분야를 가지리 않고 러쉬하고 있는 요즘이다. 섭외가 많을 법한데 보기 힘든 이유가 있을까.

“예능이, 예전에는 정해진 캐릭가 있었고 아무래도 일부러 흥을 돋워야 하는 부분들이 있는데 제가 나가면 도움이 안 되니까(웃음). 다행히 요즘은 많이 바뀌었고 본인의 모습들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프로그램들이 많아서, 여행을 가서 오작두처럼 살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그런 포맷이라면 관찰 예능이라도 부담이 없지 않을까. 사실 ‘오작두’를 보고 팬이 되신 분들은 평소 제 성격을 보면 되게 놀라실 것 같기는 해요. 오랜 팬분들은 이미 다 알고 계시지만 제가 말도 별로 없고 표정도 별로 없어서 거기에서 오는 이질감은 있겠죠.”

이번 '오작두'로는 섹시하다는 평도 많았는데, 평소 배우로서도 나이가 들어서도 섹시한 매력을 가지고 싶다고 한다.

“평소 인터뷰를 할 때 섹시하고 싶다는 얘기를 많이 했었는데, 그래서 외적으로도 운동을 하면서 가꾸려고 합니다.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맞고, 건강한 분위기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저는 50대에로 멜로를 하고 싶거든요. 그때에도 청년 같고 소년 같은 눈빛이 나오면 성공한 거라고 봐요. 나이를 먹었다고 나이 먹은 눈빛이 나는 게 아니라, 외적으로는 흰 머리가 나고 하겠지만 그럼에도 상대를 보는 눈빛은 중고등학교 때의 눈빛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오작두를 사랑해주는 분들의 이유가 순수함이었을 거예요. 저도 그걸 잃지 않으려고 하고요.”

지난 2002년 영화 ‘해안선’으로 데뷔해 어느덧 20년의 세월을 바라보고 있는 배우다. 오랜 경력만큼이나 배우로서의 입지도 탄탄한 현재이지만 직업으로써의 기능으로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많다고 한다. 해서 많은 작품을 통해 성장을 이루며 오래도록 연기하고 싶은 소망이 있다고.

“저는 배우라는 일이 직업이라고 생각을 해요. 해서 오버하지도 않고 축소해서 생각하지도 않아요. 직업이라는 것이 여러 기준이 있겠죠. 돈을 벌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자신이 좋아서일 수도 있겠죠. 저에게는 그 둘이 모두 부합되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그다지 재미도 없었고 슬럼프도 많았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제가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많이 하면서 는다고 생각해요. 배우는 몸으로 예술을 하는 사람인데 배우가 제일 반복연습을 안 하는 직업인 것 같아요. 운동이나 미술도 음악도 반복적인 연습을 정말 많이 하는데, 배우는 작품이 끝나고 나면 연습을 하는 게 쉽지 않아서, 계속 작품을 하면서 잘 하고 싶고, 계속하고 싶고, 죽을 때까지 많은 작품을 하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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