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인터뷰①] 윤시윤, '대군' 속 이휘.."부담도 됐지만 자유로웠어요"

  • 입력 2018.05.23 06:22
  • 기자명 이은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최근 종영한 TV조선 ‘대군-사랑을 그리다(이하 ’대군‘)’로 다시 한 번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챙긴 배우 윤시윤이 드라마 종영을 기념해 인터뷰에 나섰다.

‘대군’은 동생을 죽여서라도 가지고 싶었던 사랑, 이 세상 아무도 다가올 수 없게 만들고 싶었던 그 여자를 둘러싼 그들의 뜨거웠던 욕망과 순정을 그린 드라마로, 윤시윤은 극중 ‘이휘’ 역을 맡아 성자현(진세연 분)을 사이에 둔 형 이강(주상욱 분)과의 핏빛 형제의 난을 그렸다.

‘대군’은 지난 2014년 방송된 ‘최고의 사랑’ 이후 TV조선이 4년 만에 내놓은 주말드라마였던 탓에 성패 여부를 두고 애초 우려도 많았다. TV조선에서 주말에 드라마를 방영한다는 인식 자체가 전무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주의 남자’, ‘조선 총잡이’의 김정민 연출과 JTBC ‘하녀들’을 집필한 조현경 작가가 의기투합하고, 윤시윤, 주상욱, 진세연 등이 주연으로 이름을 올리면서 그 화제성을 몰아 첫 방송 시청률이 2.519%(닐슨 전국, 이하 동일)로 선방했다. 이때 경쟁작이 올해 최고의 화제작 JTBC ‘미스티‘였다.

윤시윤과 진세연의 밝고 화사한 로맨스가 이어지는 사이, 손병호, 주상욱을 필두로 갈등이 심화되면서 달달 로맨스와 쫄깃한 긴장감이 매회를 장식했다. 점차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대군’은 후반, 평균 시청률을 3-4%대로 끌어올렸고, 최종회에서는 5.627%의 높은 시청률로 종영을 맞았다. 이는 오히려 후반 경쟁작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14회에서 7.281%의 최고시청률을 기록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이 된다. ‘대군’이 주말 밤 11시대 드라마 시청률 파이를 대폭 늘려놓았는데 정작 후속작이 없이 종영했기 때문.

그러한 중심에는 은성대군 ‘이휘’를 연기한 윤시윤이 있었다. 거지꼴을 하고 겨울 산을 누비는 강렬한 첫 등장부터 착하고 바른 심정을 가진, 순정파 대군 ‘이휘’의 강직함과 달달함은 TV조선으로 젊은 시청층을 빠르게 끌어들이는데 성공했고, 첫 방송 이후 드디어 ‘김탁구’를 넘어서는 인생 캐릭터가 재탄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호평이 줄을 이었다. 드라마 종영 후에는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도 덩달아 챙겼다.

지난 9일 오후,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대군’ 종영을 기념한 인터뷰로 만난 배우 윤시윤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자세히 들어보자. 먼저, 윤시윤은 ‘대군’의 종영소감을 묻는 질문에서 혼자가 아닌 제작진과 동료 배우들과 함께한 협업으로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감사를 전하는 것으로 이번 인터뷰를 시작했다.

“이번에는 ‘기쁘다’ 그런 걸 떠나서 감사하다는 게 더 커요. 인터뷰를 계속하면서, 여러 이야기를 하다 보면 생각이 많아지는 게 아니라 또렷해지거든요. 여러 이야기를 하지만 결국 같은 이야기잖아요. ‘아 역시 내가 하는 게 아니구나. 정말 여러 요인들이 있어서 결과가 나오는구나’를 알아서, 제가 잘해서 뭔가가 됐으면 기분 좋다, 뿌듯하다, 그럴 텐데 그냥 ‘감사하다’인 것 같아요.”

방송 중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대시청률 5%를 말하며 광화문 프리허그를 약속했지만, 실제 최종회에서는 그보다 훨씬 높은 5.637%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TV조선 드라마 역대 최고시청률에 해당한다. 이에 윤시윤은 “5%는 주상욱 형이 외쳤고, 저는 그냥 조용히 대본만 봤거든요.”라고 너스레를 떨며 “5%를 넘긴 게 마지막 방송이었기는 했는데 방송 중에 3%, 4%를 넘고 했을 때 이미 축제 분위기였죠.”

윤시윤은 tvN ‘이웃집 꽃미남’, JTBC ‘마녀보감’ 등에 이어 이번 TV조선 ‘대군-사랑을 그리다’까지 이어오면서 비지상파 드라마에 모두 출연했다. 2009년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으로 데뷔해 2010년 KBS ‘제빵왕 김탁구’가 시청률 49.3%의 공존의 히트를 쳤다. 그래서일까 윤시윤은 유독 SBS와 드라마 인연이 없었는데, 마침 올 7월 방영 예정인 SBS ‘친애하는 판사님께’로 함께할 예정이다. 이로써 윤시윤은 전 채널 드라마 석권이라는 기록을 가지게 됐다. 특히 이번 ‘대군’에서는 제작진부터 방송국 관계자들까지 훈훈한 응원이 가득하더라고.

“케이블이나 지상파나 드라마 제작환경에서 첫 특징은 똑같다는 거, 다르지 않다는 건데 TV조선이 이번에 진짜 지원을 많이 해주셨어요. 격려도 많이 해주고, 진짜 무슨 친한 형들이 제작해주는 것처럼 촬영 끝나고 단톡방 보면 계속 막 응원이 들어오고, 매회 나갈 때마다 ‘이번에 이게 좋았다, 잘한다’ 해주니까, 계속 기가 살아서 진짜 친한 형들과 작업했다는 느낌이 들어요.”

‘대군’의 속 형제들, 은성대군 이휘와 진양대군 이강의 이야기는 역사의 인물 안평대군과 수양대군의 관계가 모티브로 사용됐다. 수양대군의 다른 이름이 진양대군이다. 실제 역사의 인물을 연기하는 것이 일장일단이 있었다고 한다.

“어느 정도 만들어져 있는 것을 완성하는 느낌이었어요. 기본적인 모티브가 있고 참고해야 되는 것들이 너무나 탄탄한 철골 구조물이 있었고, 거기에 정말 멋지게 얹어가는 작업이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이렇게 해도 되나?’ 하는 불안함이, 배우로서는 다른 작품에 비해서 적었어요. 그런데 그게 마냥 좋을 수만은 없는 게, 역사적인 사실과 역사적인 캐릭터는 늘 비교를 당할 수밖에 없잖아요. 그런데 그 부분에서는 작가님의 필력, 또 감독님의 연출로 충분히, 입체적으로 잘 그려졌어요. 그래서 저는 뭐, 편하게 찍었죠.”

그럼에도 역사를 모티브로 한만큼 조심스러운 부분이 분명 있었다고 한다. 윤시윤이 연기한 안평대군은 역사에서는 계유정난 때 수양대군에게 희생당한 인물이지만 '대군'은 말하자면 계유정난이 벌어진 시점까지만 역사와 비슷하다. 이후 과정과 결말은 그와 반대의 설정이었다. 하여 '이휘'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점에서는 큰 부담은 없었다고 한다.

“어른들은, 특히나 조선 시대에 대한 스토리를 즐기시는 것 같고, 그래서 저희가 너무 왜곡한다거나 역사의 가치를 많이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자유로워야 되는 의무가 있어요. 해서 역사적인 부분에서도 많이 공부를 하려고 했는데, 수양대군에 대한 기록은 많은데 안평대군에 관한 기록은 단 한 줄이더라고요. 해서 조금은 자유로울 수 있었죠. 당시의 세계관은 정확해서 그 부분에서는 잘 알 수 있으나 내가 여기를 해야 되는 캐릭터만큼은 자유로울 수 있는, 그런 유리함이 있었죠.”

작품은 전적으로 제작진에 맡기지만 연기적인 부분에서는 용인되는 한에서 스스로가 느끼는 감정에 따랐다고 한다.

“일단 작품을 시작하면 저는 감독님과 작가님과 얘기를 많이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그분들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누구보다도 그분들에게 집중을 해야 돼서, 이번에도 감독님, 작가님과 진짜 얘기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초반에는 정말로 그 신에 집중하려고 했고요, 후반부에는 그냥 제가 느껴지는 느낌대로 조금 더 가고 싶으면 가고, 좀 덤덤하게 하고 싶으면 하고, 제한적이지만 용인된 부분에서는 한해서는 그렇게 하려고 했어요. 이게 옳다는 것은 알 수 없는 거지만 제가 느끼는 감정이 조금 날 것의, 조금 더 진실된 감정이니까, 후반부로 가면 이제 시청자들은 저의 연기를 그냥 받아들이고 보시니까, 그건 그렇게 했던 것 같아요. ”

극 중 전쟁터에서 함께 살아 돌아온 루시개(손지현 분)의 죽음이 이휘의 각성에 기폭제가 되는데, 이 장면에서의 윤시윤의 오열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 부분에서 윤시윤은 특히 루시개를 연기한 손지현에 대한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사극에서 그런 죽는 신은 배우들에게는 축복 같은 신이죠(웃음). 특히 지현이는 초반에 제가 얘기를 많이 해야 했어요. 왜냐면, 이 친구가 가지고 있는 재능이라든가 가능성이 많은데, 단순히 아이돌 출신이었다는 이유로 본인이 눈치를 보면서 들어왔어요. 굳이 시청자분들이 ‘왜 아이돌 가수가 거기서 연기를 하냐’, 그렇게 얘기를 안 하셔도, 제가 현장에서 본 가수 출신 배우들은요, 진짜 눈치를 보면서 해요. 자기들이 1인분을 못 해낼까 봐. 지현이 경우는 성격이 여리고 그래서 정말 눈치를 많이 봤어요. 그래서 계속 매 신, 한 컷마다 정말로 잘하면 잘한다고 계속 얘기를 해줬고 이건 어떻다 명확하게 설명을 해주고 그러면서 정이 들었는데, 그러다 보니까 정말 루시개가 죽는 그 장면은 진짜로 확 올라오더라고요.”

이는 손지현뿐만 아니다. ‘대군’ 현장에서 윤시윤은 후배들을 잘 챙겼기로 자자하다. 동료 배우들의 인터뷰마다 윤시윤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데, 그중에서도 ‘이휘’의 충복 ‘기특’ 역할을 맡았던 신인배우 재호는 윤시윤을 두고 ‘인생 멘토’라고 말하기도 했을 정도다. 신인배우로서의 불안함을 고백하자 윤시윤은 주연배우로서의 두려움을 말하며 용기를 줬다고 한다.

“그 이야기는, 현장에서 이 친구가 혼나거나 그랬을 때, 부족해서 혼나는 게 아니라는 걸 얘기해주고 싶었어요. ‘너에게 애정이 있어서 그런 얘기도 하는 거다, 형은 잘해서 (남들이) 뭐라고 안 하는 것 같니? 정확하게는 내 롤이 되면 못하면 그냥 안 쓰는 거다. 성장할 수 있는 기회들, 타인과 더불어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지금이니, 기죽지 말고 너 자신을 믿으면서 해 나가라. 절대 우리를 부러워하지는 말아라. 우리는 스스로를 채찍질하면서 돌아보지 않으면 어느 순간 ’어우, 시윤 씨 수고하셨어요‘ 해놓고 다시 부르지 않는다. 그런데 객관적으로 너를 봤을 때는 좋은 배우다.’ 그런 얘기를 해준 적은 있어요.”

그렇다면 지금에도 여전히 그러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을까. 윤시윤은 ‘당연하다’고 한다. 자기 검열이 있지 않고는 언제 어떤 모습으로 도태될지 모른다는 불안함이라는 것.

“그럼요. 점점 연기자의 생활이 거듭될수록 저를 채찍질해주는 사람은 줄어들 거예요. 그게 (제가) 잘해서가 아니에요. 그럴수록 저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것들이 필요한데, 그 돌아본다는 게 여기서 내가 얼마나 했는지 못 했는지를 판단해야 된다고 보고요. 철저한 자기 검열이나 자기 매뉴얼이 없으면 정말 ‘쟤 저기서 무슨 짓을 하는 거야?’ 그런 정말 말도 안 되는 짓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배우로서는 자신을 검열해볼 수 있는 매뉴얼을 가지고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진제공=모아엔터테인먼트]

※ 드라마 '대군-사랑을 그리다'로 만난 배우 윤시윤의 이야기, 2편으로 이어집니다.

저작권자 © 연예투데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