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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홍석, 뮤지컬 '모래시계' 속 종도 "힘 있지만 여유롭게"

  • 입력 2018.01.27 20:44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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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드라마 ‘모래시계’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모래시계’에서 종도 역할로 분해 극의 갈등을 책임지고 있는 배우 강홍석이 인터뷰에 나섰다.

95년 방영당시 ‘귀가시계’로 명성을 떨친 드라마 ‘모래시계’가 20여년 만에 창작뮤지컬로 탄생해 최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김우형, 신성록, 한지상, 조정은, 김지현, 장은아, 강필석, 박건형, 최재웅, 송영창, 손종학, 이정열, 성기윤 등 국내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초연을 이끌고 있다. 국민적 사랑을 받은 드라마가 대형 뮤지컬로 제작되기도 이례적인 일이어서 공연계는 물론 많은 관객들에게도 애초 큰 관심이 모아진 작품이다. 당시의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중장년층부터 호기심이 발동한 젊은층까지, 입소문을 타고 속속 충무아트센터로 모여들고 있다.

지난 18일, 충무아트센터 예그린라운지에서 만난 배우 강홍석의 이야기를 통해 뮤지컬 ‘모래시계’를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자. 먼저, 뮤지컬 ‘모래시계’로 직접 무대에 서고 있는 소감은 어떨까.

“작품이 아무래도 초연이라, 검증된 바가 없다보니까 첫 공연을 올릴 때는 확신이 없고 불안하기도 했어요. 과연 재밌나? 편안하게 볼 수 있나? 그랬는데 요즘 반응이 뜨겁고 많이들 좋아해주시니까 정말 기분이 좋아요. 커튼콜에서 함성이 뜨거워서 정말 기분이 좋더라고요.“

강홍석은 애초 원작 드라마 ‘모래시계’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 크게 회자된 명대사 정도만 알고 있었던 터에 극중 최고의 갈등을 책임질 ‘종도’역에 덜컥 캐스팅됐다. 이후 드라마 ‘모래시계’를 찾아보게 되었다고.

“드라마를 전혀 모르고, 아주 유명한 명대사 몇 마디 정도만 알고 있다가 캐스팅이 됐어요. 이후에 드라마를 찾아서 쭉 봤는데, 20년 전 작품인데도 지금 봐도 정말 재밌고, 워낙 배우 분들이 연기를 잘하셔서 명작이 괜히 되는 게 아니구나, 이런 걸 내가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도 많이 들더라고요.”

사실 강홍석이 분하고 있는 ‘종도’ 역은 드라마에서 배우 정성모가 맡았는데, 당시 ‘이 종도 같은 놈아’가 개그 소재로도 사용될 정도로 악역의 대명사로 꼽히기도 했다. 그런 ‘종도’ 역할, 뮤지컬에서는 어떻게 임하고 있을까.

“저도 그런 말씀을 들었어요. 정말 정성모 선배님을 한 번 뵙고 싶더라고요. 드라마 ‘모래시계’를 보면서 정성모 선배님의 연기가 이후에 건달 역할의 지표가 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정말 멋있으시더라고요. 해서 제가 ‘종도 같은 놈아’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나? 그 부분은 아직 의심스럽긴 한데, 저는 이 뮤지컬에서는 좀 더 편안하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 종도라는 사람도 순수한 유년 시절이나 학창시절이 있었을 텐데, 다행인 건, 극중에서 한 6개월 정도로만 나오는 거면 너무 악한 모습만 보여줄 수 있었겠는데 짧긴 해도 학창시절부터 나오거든요. 해서 이 사람에게도 어떤 숨은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그런 걸 보여주면 어떨까 싶었어요, 그리고 제가 인상이 강해서 그냥 악역으로만 보이면 너무 뻔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있었고요.”

그렇다면 배우 정성모의 ‘종도’와는 어떤 차별화를 말할 수 있을까.

“일단 외모가 다르죠(웃음). 그리고, 저의 종도는 좀 가볍게 죽고 싶었어요. 제가 죽을 때 이왕이면 객석에서 웃음이 터졌으면 좋겠다, ‘에잇 쌤통이다’ 그렇게들 보시면 좋겠다 했어요. 워낙 스토리 자체가 가볍지 않은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저만이라도 좀 가볍게, 희화화해서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이게 뮤지컬이어서 가능한, 드라마와는 다른 점이 아닌가 싶어요. 어쨌든 제가 죽을 때 직접적으로 칼을 꽂아 죽으니까(웃음), 이왕이면 관객들이 부담스럽지 않게, 좀 가볍게 보여주고 싶었고 좀 더 친근하고 편안하게 봤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그렇게 연기하고 있습니다.”

단편적이지 않은 ‘종도’를 만들기 위한 그 이상의 고민도 있었다고 한다. “가장 큰 고민은 ‘이 사람은 왜 이렇게밖에 살 수 없었을까’였죠. 드라마에서도 종도가 태수에 대한 질투는 그렇게 심하게 묻어나진 않더라고요. 그렇다면 이 사람은 왜 이렇게 살았어야했을까. 이후에는 대본에서 많이 찾았던 것 같아요. 애초 악한 사람은 없지만 그렇다고 사람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어요. 결국 자기가 먹고 살려는 이유였다고 생각했죠. 또 태수만 없으면 자신이 1인자가 될 수 있다는 욕심, 그런 것들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그렇다면 혹시 ‘종도’와 무엇 하나라도 닮은 구석이 있느냐고 묻자 절대 아니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저는 종도랑 정 반대예요. 저는 제일 싫어하는 게, 남들 비난하고 깎아내리는 거? 그걸 아주 제일 싫어합니다(웃음).”

배우 강홍석 만의 ‘종도’는 어떤 매력을 꼽을 수 있을까. “힘이 있고 싶었어요. 정말 힘 있게 하고 싶었고 목청껏 노래하고 싶다, 그런 생각을 했는데, 아까 얘기한 것처럼 일단은 편안하게 보시면서도 정말 압도적인 느낌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거였고, 그러면서도 여유롭게 보였으면 좋겠다는 거였거든요. 제가 그걸 잘 보여드리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무대에서 여유롭기가 어려워서, 내공이 더 많이 쌓여야 되는 것 같아요. 어쨌든 이번 ‘모래시계’에서 제가 생각한 나의 역할은 가벼움을 비롯해 연결고리다. 그냥 좀 재밌게, ‘에잇, 이 양아치 같은 놈 잘 죽었다. 쌤통이다.’ 그런 느낌? 이게 제일 맞는 것 같아요.”

특히 뮤지컬 ‘모래시계’는 조광화 연출이 쇼뮤지컬을 만든 작품이어서 애초 주목을 샀다. 그간 조광화 연출은 ‘남자충동’, ‘미친키스’, ‘됴화만발’, ‘베르테르’, ‘프랑켄슈타인’ 등 인간의 일그러진 내면을 집요하게 들여다보는 작품들과 함께한 연출가다. 그와의 작업은 어땠을까. “연출님이 이번엔 아예 애초부터 쇼뮤지컬로 만들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이후에 점차 드라마가 입혀졌는데, 처음부터 깊게 했으면 아주 강한 작품이 됐을 텐데, 이번에 아주 크게 내려놓으셨더라고요. 사석에서는 원래 따뜻하고 순수한 분이시고, ‘모래시계’ 속 그 시대의 청춘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작품에서도 그때의 감성을 잘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뮤지컬 '모래시계'로 만난 배우 강홍석의 인터뷰는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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