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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김선호, '투깝스' 조정석과 호흡 "애초 욕먹을 각오로"

  • 입력 2018.01.22 09:58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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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MBC 미니시리즈 ‘투깝스’를 통해 안방극장에 완전히 눈도장을 찍은 배우 김선호가 드라마 종영과 함께 인터뷰에 나섰다.

배우 김선호는 ‘옥탑방 고양이’, ‘셜록’, ‘7년동안 하지 못한 말’, ‘연애의 목적’, ‘트루웨스트 리턴즈’, ‘거미여인의 키스’, ‘클로저’, ‘보이스 오브 밀레니엄’ 등을 통해 연극무대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쌓아온 배우다. 안방극장에는 지난해 KBS2 ‘김과장’으로 데뷔했고 ‘최강 배달꾼’, ‘투깝스’까지 세 작품을 거치며 주연배우로 발돋움했다. 특히 이번 ‘투깝스’에서는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가진 조정석과 호흡하면서도 ‘공수창’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주면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투깝스’는 애초 조정석과 혜리의 만남으로 주목받았지만 실상 가장 큰 소재가 과거의 미스터리한 계기로 형사와 사기꾼인 두 남자가 한 몸에 빙의된다는 설정이어서 조정석과 김선호의 남남케미가 무엇보다 중요했는데, 그런 두 배우의 활약에 힘입어 ‘투깝스’는 월화극 왕좌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 작품으로 조정석과 김선호는 ‘2017 MBC 연기대상’에서 월화극 부문 남자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동반 수상했다. 여기에 김선호는 신인상까지 동시에 차지하는 쾌거를 낳기도 했다.

연극무대와 안방극장을 종횡무진하며 라이징스타로 우뚝 선 배우 김선호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하나씩 풀어보자.

‘투깝스’를 마치고, 김선호는 먼저 시원섭섭해 하더라며 종영소감을 전했다. “처음에는, 스케줄이 처음에는 너무 빡빡해서 끝나면 좋겠다 했는데 막상 끝나고 나니까 허전하더라고요. 오래 같이 생활하다보니까 시원섭섭하고, 저만 그런가 했는데 종방연에서도 다들 허하다고 그런 말씀들도 많이 하시고요.”

김선호는 ‘투깝스’ 방영 사이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를 동시에 오갔다. 같은 시기에 두 작품과 두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힘들진 않더냐는 질문에 그는 무엇보다 체력적인 부분이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사실 공연에 배우들은 여차하면 두, 세 작품을 동시에 소화하는 겹치기 출연도 제법 흔하다. “감정선을 오가는 부분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는데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걸 느끼면서 그게 가장 죄송했어요. 진짜 이번에 하면서 느낀 게, 연극이던 매체든 동시에 말고 하나씩 해야겠다, 차근차근 해야겠다, 그런 생각이 너무 많이 드는 거예요(웃음). 촬영 중에 뛰는 장면이 있었는데 정말 핑 돌더라고요. 체력관리를 못한 건 제 탓인데, 그렇다고 물론 소홀히 하지 않았지만 조정석 형님이 촬영 중에도 체력단련을 열심히 하셔서 왜 그러냐 했더니 연기도 체력이라고. 형은 기본적으로 체력이 좋아야 좋은 연기가 발현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어서 작품이 없어도 운동을 계속한다고 하더라고요. 이번에 정말 절실히 깨달았어요. 공연을 마치고 다시 드라마 촬영장에 와서 밤새 연기하고 기다리고 뛰고 달리고 하다보니까 정말 힘들더라고요. 그것 말고는 괜찮았어요. 최선을 다했고요.”

극중 ‘공수창’은 사고 이후 영혼의 빙의라는 소재 때문에 본의 아니게 청재킷 단벌로 등장했는데 그 때문에 추위와의 싸움도 큰 고생이었다고. “정말 죽을 뻔했어요(웃음). 청재킷이 차가운 소재라 정말 더 춥더라고요(웃음). 사실 처음에는 제가 단벌로 갈지 아무로 모르고 시작을 했어요. 한 6회쯤에서 갈아입을 줄 알았는데 내용상 찍다보니 ‘이게 전우치도 아니고 옷을 마음대로 갈아입어도 될까(웃음)’ 그런 말씀이 있어서 저도 공감을 했어요. 그런데 또 곧 겨울이 다가오는데, (심정은) 막 왔다 갔다 하더라고요. 그러다 감독님과 정석이 형과 같이 상의 끝에 단벌로 가기로 했어요. 그냥 안에 좀 더 껴입자 생각했죠. 근데 나중에는 후드티가 막 커져서 몸이 점점 좋아지고(웃음), 그러니까 사람들이 ‘운동하냐, 살 쪘냐’ 그런 소리 많이 들었는데, 요새 또 가장 많이 들었던 얘기가, 제가 공연 중에 상의탈의를 하는 장면이 있는데 ‘드라마 봤을 때는 그렇게 안 봤는데 생각보다 되게 마르셨네요.’ 그런 얘길 되게 많이 하시더라고요(웃음).”

김선호는 이번 ‘투깝스’로 ‘2017 MBC 연기대상’에서 신인상과 우수상을 동시에 차지했다. 지난 2005년 강지환이 ‘굳세어라 금순아’로 역시 신인상과 우수상을 차지한 이후 12년 만에 ‘MBC 연기대상’에서 동시 수상자의 주인공이 됐다.

이에 김선호는 “일단 신인상을 받았을 때는 정말 감사하고 기뻤는데 우수상을 받고나서는, 물론 정말 좋았고 기쁜 건 당연한 건데, 내려와서 과연 내가 받을만한가, 나한테 좀 과하지 않은가, 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혹시 저 때문에 상을 못 받은 분이 있을 것 같아서 굉장히 죄송하고 부담도 됐는데, 처음 뵙는 PD님이 오셔서 정말 크게 축하를 해주시더라고요. 이번에 룰이 바뀌어서 PD들이 투표로 뽑은 거라고, 그 중에 됐다고 말씀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했는데, 사실 정말 영광이죠. 그 얘기 듣고 울컥할 뻔했어요.”

김선호는 지난 1년간 ‘김과장’, ‘최강 배달꾼’, ‘투깝스’까지 안방극장에서 활약하면서 대중에게 크게 눈도장도 찍었다. 공연을 통해 수년간 활약해온 그이지만 역시 매체의 힘을 실감하고 있다고. “정말 매체라는 게 힘이 큰 것 같아요. 드라마가 잘 되면서 제 공연의 회차가 잘 돼서 신기한 경험을 하고 있어요. 공연에서는 원래 여자관객 분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커플 관객이나 어르신들도 많이 오시고 해서, 진짜 신기하더라고요.”

특히 이번 ‘투깝스’는 믿고 보는 배우로 우뚝 선 조정석과의 호흡이라는 점에서 크게 주목을 받았는데, 그에 대한 부담은 없었을까. “연기에 대한 부담감은, 아예 애초에 누구보다 연기를 잘 해야지 하는 마음이 없었어요. 처음에 연극 데뷔했을 때도 욕먹을 수 있겠단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이번 ‘투깝스’에도 욕먹을 각오를 하고 들어왔어요. 이미 정석이 형이 너무 잘 하시는 배우니까. 그래서 ‘이걸 공연이라고 생각하고 가자. 이 작품이 끝날 때까지 내 자리에서 내 역할을 수행해내면 잘 하는 거다. 그 안에서 공수창으로 잘 살면 잘했다’ 그렇게 넘어가려고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좋게 봐주셔서 너무나 감사하고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이번 ‘공수창’으로 보여준 연기에 대해 만족하고 있을까. “완벽하게 만족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자기 연기를 보고 만족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싶은데, 또 그런 면에서 많이 공부가 되고, 많이 배우고 많이 얻어가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요. 어떨 때는 형들 연기하는데 빠져서 제가 대사를 해야 되는 타이밍을 놓치고 그냥 보고 있는 경우도 있었거든요(웃음). 정석이 형이랑 둘이 늘 붙어있으니까 연기부터 사적인 얘기를 많이 했고 많이 배웠죠.”

실상 ‘투깝스’는 최종회 엔딩에서까지 많은 의문을 남기며 종영해 아쉬움을 샀다. 장면과 장면의 연결에 설명이 부족해 대본에 없는 설정을 현장에서 상의 후 촬영해 방송을 탔을 정도지만 그마저도 엔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이 부지기수였다. 애초 ‘투깝스’를 시작하기 전, 작품 자체로나 ‘공수창’ 역할에 대한 스스로의 기대치가 분명 있었을 터인데, 과연 어느 정도의 성과로 진단할 수 있을까.

“처음에는, 많은 분들도 정석이 형과 케미를 많이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기대가 많았고, 저도 그랬어요. 그런데 작품이 진행되면서 방향이 다소 달라지다보니까 처음에 계획했던 플랜대로, 이 공수창이라는 인물을 내가 그렸던 것만큼 그리고 있나? 조금씩 위축이 되더라고요. 그럴 때 형이 편하게 해줬고 조율을 많이 했어요. 형도 동탁만 연기하는 게 아니가 공수창을 같이 연기해야 했기 때문에 장면마다 이렇게, 저렇게 해보자는 식의 얘기를 많이 했고, 나중에는 말을 안 해도 그냥 서로 닮아가더라고요. 처음과는 상황이 바뀐 부분들이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처음 의도했던 대로 잘 끝내려고 노력했고 형이랑 같이 잘 마무리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특히 연극, 뮤지컬 무대에서 활약하던 배우들이 안방극장에 동시다발로 러시를 이루고 있는데,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박해수, 박호산, 이규형 등을 필두로 김선호가 함께한 ‘김과장’의 김원해 ‘투깝스’의 조정석, 박훈 등도 연극, 뮤지컬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들이다. 그 외에도 강홍석, 이상이, 오승훈 등 많은 배우들이 안방극장에서 주, 조연급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는 공연무대에서 매체로 넘어온 배우 군에 긍정적인 시너지를 내면서 엄청난 출연료 값도 못하는 이름만 배우를 쓸 바에 진짜 연기를 잘하는 배우를 쓰고, 보자는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김선호는 다행히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바탕으로 매체에서 활약하고 있는 배우들과 호흡했던 경험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다고도 밝혔다. “일단 무대와 다르게, 드라마 촬영에서는 기술적으로 마이크와 바스트가 들어오니까. 솔직히 처음에 ‘김과장’ 때는 적응이 어려웠어요. 한번은 저를 부르는 소리에 ‘네’ 하고 일어났더니 화면에서 벗어났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그리고 ‘최강 배달꾼’은 다행히 또래들이 많아서 조금 마음 편하게 했고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고 김원해 선배님이나 정석이 형, 형님들 하시는 걸 보면서 연기나 기술적인 부분도 많이 배웠고, 평소에 존경하는 형님들과 하루 종일 붙어있으니까 얘기도 많이 하고 조언도 많이 듣고. 이게 또 드라마가 좋은 게 있구나 싶기도 했고요. 그리고 박훈 형님은 대기실에 계실 때 저도 배우인데 팬이라고 찾아간 적도 있어요(웃음). 예전부터 정말 팬이고, 정석이 형이 현장에서 생각보다 카리스마도 있고, 현장에서 누구도 불편하지 않게 매끄럽게 잘 리드하는 게 있어요. 해서 형도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느냐, 처음에 사람들을 어떻게 대할지 고민을 하나, 또 무대와 매체를 오가면서 고민을 하느냐 했더니 형도 그랬다고, 해서 형은 처음에 송강호 선배에게 배워왔다고 하더라고요. 공연은 무대니까 전체적으로 내가 좀 더 보여져야하는 그런 부분이 분명히 있고, 매체에서는 같은 연기라도 카메라에 보다 잘 표현돼야 하는 그런 기술적인 이야기들, 임하는 자세들, 그런 이야기들을 많이 했었죠.”

※ '투깝스' 종영으로 만난 배우 김선호의 인터뷰는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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