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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마음의 문을 두드리는 사랑을 향한 투쟁. 영화 <로렐>

  • 입력 2016.06.20 22:02
  • 기자명 남궁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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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 남궁선정 기자]
  신시아 웨이드 감독의 다큐멘터리 <프리헬드>를 원작으로 <필라델피아>(1994)의 론 니스워너가 각본을 담당해 완성된 영화 <로렐>은 시한부 판정으로 죽음을 앞둔 '로렐 헤스터'가 혼자 남겨질 연인이 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의회에 요청하며 벌어진 이야기를 생생히 담아낸다.
  미국 뉴저지 최초의 여성 부서장을 꿈꾸는 ‘로렐’(줄리안 무어)은 마약범 소탕에 앞장서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열혈 형사로 경찰조직에서 신임을 받고 있는 23년차 베테랑이다. ‘로렐’은 자신을 알아보지 않는 외딴 동네의 배구 클럽에서 ‘스테이시’(엘렌 페이지)를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운명적으로 서로에게 강한 호감을 느낀다. 
  서로를 인정하며 연인으로 발전한 ‘로렐’과 ‘스테이시’는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만, ‘로렐’이 시한부 판정을 받으며 그 행복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치료를 이어가지만 혹시 모를 마지막 순간을 위해, ‘로렐’은 자신의 사후 연금 수령인을 ‘스테이시’로 인정해줄 것을 의회에 요청하지만 의회는 '로렐'의 의견을 번번이 거부하기만 한다.
    영화 <로렐> 23년간 경찰관으로 근무해 온 '로렐'이 '동거인법(Domestic Partnership Act)'에 의거해 자신의 사후에 나오는 연금을 동거인이자 연인인 '스테이시'를 위해 투쟁하는 과정을 그린다. 그녀의 투쟁은 동성애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사랑하는 가족이자 연인을 위한 사랑을 향한 투쟁으로 그려진다.
  남편이 죽으면 아내가 연금을 받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동성 연인을 위해 연금을 지급한다는 것은 보수적인 미국 정치세계에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고 오션 카운티의 의원들은 '로렐'의 청원은 거부하기만 한다. 그리고 경찰관 동료들은 폐쇄된 조직 내부에서 행여나 동성애자라거나 동성애자 옹호자라고 손가락질을 받을까봐 '로렐'을 돕기를 꺼린다.
    동성애자 운동 모임을 주도하는 스티븐(스티브 카렐)이 '로렐'에게 "동성결혼"에 대한 지지를 표현해 달라고 요청했을 때에도 '로렐'은 한사코 자신의 주장이 '평등'을 위한 투쟁임을 굽히지 않는다.
  평범한 사람들이 평범한 사랑을 하고 평등한 대우를 받기 위한 '평등'에 대한 투쟁은 '로렐'이 항암치료를 받는 와중에도 자신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남게 될 사랑하는 연인을 위한 선택이었음을 결코 굽히지 않는다.
  영화는 줄리안 무어, 엘렌 페이지, 마이클 섀넌, 스티브 카렐 등 할리우드 명품 연기파 배우들의 출중한 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전작 <스틸 앨리스>(2015)로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석권하며 5개의 주요 영화상(칸, 베를린, 베니스, 아카데미, 골든 글로브 시상식)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줄리안 무어는 진정성 있는 내면 연기를 선보이며 극의 중심을 이끌어간다.
   폐암 말기에서 온 몸으로 암이 전이 되어 점점 병색이 짙어가는 모습에서 죽음을 향해 가더라도 사랑을 위해 마지막까지 투쟁하는 '로렐'을 연기하는 줄리안 무어는 가히 연기의 여신처럼 보일 정도이다. 또한 '로렐'이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그녀의 곁을 떠나지 않는 '스테이시'를 연기한 엘렌 페이지는 연약한 체구에도 불구하고 분위기를 압도하는 에너지로 극에 생기를 불어 넣는다.
  고집스러운 정직함과 이상을 가진 정의로운 '로렐'의 아름다운 투쟁은 조용히 마음의 문을 두드리는 감동으로 관객들의 마음에 파고든다. 피터 솔레트 감독은 많은 이들이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도록 정치적 분쟁을 넘어서 영화가 전달할 수 있는 감성에 주목한다. 조용히 마음의 문을 두드리는 사랑을 향한 투쟁을 그린 영화 <로렐>은 7월 7일 국내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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