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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앞에서 속절없이 약해지는 사람의 마음을 충실하게 담은 영화 <두 개의 연애>

  • 입력 2016.04.08 22:02
  • 기자명 남궁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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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 남궁선정 기자]
  2010년 류승수, 이솜 주연의 첫 작품 <맛있는 인생>으로 관객들에게 첫 영화를 선보인 조성규 감독은 극적인 드라마 대신 일상의 생동감으로, 눈물 콧물 쏙 빼는 신파 대신 배우들의 진심을 다한 연기로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연출로 평이 나 있다. 이후 김태우, 예지원 주연의 <내가 고백을 하면>(2012), 이상윤, 윤진서 주연의 <산타바바라>(2015), 김동완 주연의 <어떤 이의 꿈>(2015)을 연출한 조성규 감독이 사랑 앞에 솔직한 한 남자의 감정 변화를 미묘하게 그린 영화 <두 개의 연애>를 관객들에게 새롭게 선보인다.
  잘나가고 잘생긴 영화감독 인성(김재욱)은 친구처럼 편안하고 차기작을 함께 작업하고 있는 쾌활한 성격의 시나리오 작가 윤주(채정)와 비밀 연애 중이다. 인성은 시나리오 작업을 위해 홀로 강릉에 방문하는데 그의 옆엔 전 여자친구 미나(박규리)가 서있다. 취재를 위해 일본에서 한국으로 온 재일교포 미나와 함께 곳곳을 여행한 인성은 들뜬 마음에 미나에게 수작을 걸지만 이를 단호하게 거절하던 미나는 급기야 숙소를 떠나버린다.   한편, 여자친구 윤주가 강릉으로 온다는 통보를 받은 인성은 터미널에서 미나와 윤주가 함께 나오는 것을 목격하고 당황한다. 서로 다른 목적으로 여행길에 오른 두 여자 사이, 한 남자의 발칙한 거짓말이 시작된다.
  영화 <두 개의 연애>는 일도 연애도 진득한 스타일은 아닌 인성이 옛 여자친구 미나와 강릉에 오게 되고 현 여자친구에게 거리낌없이 거짓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꼬이는 상황을 절묘하게 그려낸다.
  인성은 일단 코 앞에 붙은 불만 끄고 보자는 심리로 닥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기 시작하지만 거짓말은 쌓여만가고 상황도 점차 꼬여만 가기 시작한다. 결국 들통나기 일보직전, 인성은 안절부절 못하고 전 여자친구와 현 여자친구 사이에 끼어 오도가도 못한 상황에 빠지게 되고, 마치 자신은 아무 잘못도 없다는 듯이 오히려 성을 내며 불편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영화의 재미는 인성의 거짓말이 한풀씩 벗겨지고 인성이 전전긍긍해 하는 모습에서 관객들의 실소가 터져 나오고, 인성의 얄궂은 상황에 관객들 자신의 생각을 대입해 보게 되는 과정에서 쓴 웃음을 짓게 만든다는 점이다.
  인성의 모습은 기억과 추억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사랑과 시간이 팍팍한 현실에서 갈팡질팡하는 현대인의 모습과 겹쳐보이기도 한다. 오래된 고택들을 보고 난 뒤, "옛 건물들은 변한 게 없는데 사람만 변하는 것 같다"라고 나누는 대화에서 인성은 뜨끔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옛사랑의 여자를 잡고자 하는 자신의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버리지 못한다.
   영화 속에서 드러나는 인성의 이런 우유부단함은 사랑 앞에서 또는 욕구 앞에서 솔직해지는 인간의 나약한 마음을 솔직하게 담아내고, 꾸미지 않은 일상의 대화마저 담아내 현대인들의 건조한 일상마저 대변해주는 듯하다.
  카라의 멤버로서 연기에 도전장을 내민 박규리의 연기는 처음 연기하는 사람같지 않은 재일교포 미나라는 캐릭터를 훌륭하게 연기한다. 윤주를 맡은 채정안은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은 듯 활기찬 윤주라는 캐릭터를 수려하게 연기해 극이 지루해지지 않게 톡톡 튀는 매력을 발산한다. 인성을 연기한 김재욱은 수려한 외모와는 반대로 줏대없이 찌질한 남자를 절묘하게 연기해내 관객들로부터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한다.
  '사랑'이라는 소재로 인간이 변해가는 모습과 영혼이 성숙해져가는 사람의 모습을 담고, 사랑 앞에서 속절없이 약해지는 사람의 마음을 충실하게 담은 영화 <두 개의 연애>는 4월 14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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