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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현준 PD가 직접 밝힌 '크라임씬 리턴즈' A to Z

  • 입력 2024.02.08 06:02
  • 수정 2024.02.08 07:12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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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추리 예능의 레전드 크라임씬이 돌아온다.

티빙 오리지널 크라임씬 리턴즈가 오는 9() 공개된다. 국내 최초 롤플레잉 추리 예능 크라임씬은 플레이어 모두가 용의자이자 탐정이 되어 범인을 찾는 추리 게임이다. 용의자들은 진범을 찾기 위해, 그 속에 숨은 범인은 자신의 방어를 위해 진실과 거짓을 향한 격렬한 추리 전쟁이 벌어진다. 특히 이를 관전하는 시청자가 플레이어가 놓친 단서를 찾거나 자신만의 추리가 가능해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그에 힘입어 크라임씬은 세계 3TV 시상식인 뉴욕 TV&필름 페스티벌본상, 아시아 최대 TV 시상식 아시안 텔레비전 어워즈최우수상, 북미 3대 영화 영상 시상식 휴스턴 국제 영상 영화제금상 등을 차지하며 세계에서도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무엇보다 크라임씬은 단순한 추리 예능을 넘어 순간적인 기지와 뛰어난 두뇌 플레이, 상당한 연기력을 요구한다. 특히 범인만은 거짓을 말할 수 있다는 규칙이 있어 플레이어 모두가 서로를 의심하는 심리 게임이 가장 큰 관전 포인트다. 역대로 추리의 대명사 전현무, 전략형 추리 천재 홍진호, 장동민, 논리정연한 추리의 여왕 박지윤, 제작진의 의도를 파고드는 장진 감독, 심리학 전공을 살린 뛰어난 추리와 미친 연기력으로 현장을 쥐락펴락한 김지훈 등이 탑플레이어로 꼽힌다.

2014년 처음 방송된 크라임씬JTBC에서 세 번의 시즌을 선보였다. 시즌3 이후 7년 만에 돌아온 크라임씬 리턴즈는 국내 토종 OTT 플랫폼 티빙과 함께한다. 이번 시즌은 5개의 에피소드가 총 10회 분량으로 공개된다. 지난 7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윤현준 PD설렘보다 두려움이 크다라면서도 잘 돌아왔다는 말씀을 듣고 싶다라는 소망을 드러냈다. 그의 말을 빌려 몇 포인트를 짚어보자.

JTBC 대표 시리즈 예능, 왜 티빙인가.

크라임씬의 포맷 자체가 시청률로 판가름하는 일반 TV 프로그램에는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었다. 당시만 해도 큰 화제성에 비해 낮은 시청률이 걸림돌이었다.

이유는 명확하다. 회사에서 하길 원하지 않았다. 반응에 비해 시청률은 1%대였다. 돈은 많이 들고 작가도 PD도 많이 필요하다. 처음엔 획기적이다, 재밌다했지만, 시즌3까지 오면서도 시청률 반응이 없었고. 투자 대비 효율이 너무 없었다. 해서 크라임씬을 다시 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물론 아까운 프로그램이지만, 지금 생각해도, 내가 만약 시청자라도 이걸 본 방송으로 볼까? (세세한 추리를 위해) 결국은 다시 보고 다시 보게 되는 현상이 있지 않나. 해서 이건 TV로 할 건 아니지 않나 생각했다. 이후 미디어 환경이 크게 달라지면서 주변에서 조금씩 제안이 있었고, OTT에 맞는 프로그램이지 않냐 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해봤다. 7년 전 프로그램이 죽지 않고 지금까지도 닳도록 소비된다는 점에서는 분명 가능성이 있지 않나. 다만 이제 OTT로 왔으니 변명 거리가 없어졌다. 해서 어떻게 반응하실지 정말 궁금하다. 혹시라도 이럴 거 굳이 왜 왔냐, 실망이다라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다. 설렘보다 두려움이 큰데, 모쪼록 잘 돌아왔다, 고생 많이 했겠다, 다음 시즌도 보고 싶다라는 말씀을 듣고 싶다.”

7년 만에 다시 크라임씬을 제작하면서 제작진을 새로 보강하고 스토리 구성에서부터 세트에까지 공을 들였다. 제작비는 4~5배로 껑충 뛰었다고 한다.

전에 같이하던 사람은 PD, 시즌1 메인 작가 단 두 명인데, 새로 온 작가들도 이미 크라임씬의 광팬이어서 수월하긴 했지만, 제작진도 ‘(전과) 달라야 한다, 더 좋아야 한다라는 강박이 있었다. 그런 지점을 찾는데 시간이 진짜 오래 걸렸고, 에피소드 하나 만드는데도 한두 달씩 걸리더라. 작년 2월부터 기획하고 캐스팅해서 올해까지 만 1년 넘게 걸렸다. 제작비 문제도 너무나 컸는데, 이번에 티빙에서 지원을 많이 받았다. 그동안 물가가 많이 오르기도 했고, JTBC에서 했던 시즌보다 4~5배 정도다. 금액의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그만큼 많이 늘었고, 세트도 공간 수도 많아지고 훨씬 넓어졌다. , 5개 에피소드인데 한 번에 120~130분 나가는 것도 있다. 앞 시즌에서는 생략한 부분이 많아 이게 뭐야?’ 하는 게 있었다면 이번에는 길이의 차이도 있을 거고, 좀 더 풍성해지기도 했다.”

크라임씬 리턴즈’ 6인의 플레이어.

플레이어를 구성하는 데에도 기존의 매력과 새로움을 추구할 방향을 모색했다. 이번 시즌은 플레이어에 집중해 게스트를 두지 않은 것이 차별점이다. 경력직 플레이어 장진, 박지윤, 장동민과 신입 플레이어 키, 주현영, 안유진이 함께한다.

“7년 만에 돌아오는데, 제작하는 사람으로서는 실패하더라도 새로운 것을 만들 수밖에 없어서 기존 멤버 세 명과 새로운 멤버 3명으로 구성했다. 기존 멤버들을 보고 싶어 하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부터 여러 이견이 많았다. 그래도 좀 새롭게 보이려면 새 멤버가 2명 보다는 3명이 좋겠다는 결정이었고, 게스트는 하나의 에피소드를 하고 나갈 텐데 이번엔 5개 에피소드여서 기존 멤버와 새 멤버에 집중하고자 했다.

박지윤 씨는 그냥 크라임씬하면 생각나는 사람이다. 추리, 정리, 연기도 되는, 아나운서 출신인데도 연기를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고, 장진 감독은 크라임씬에서 장진의 추리를 빼면 시청자들이 얼마나 서운할까 생각했다. 가끔 헛다리를 짚기도 하지만, 그게 재미이기도 하고, 여전히 예리하시다. , 새로운 멤버가 3명이다 보니 이들을 아우를 수 있는 사람으로 장동민 씨를 생각했다. 판단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멤버들이) 7년이 지났는데 머리가(두뇌 회전이) 괜찮을까 걱정하더라. 해서 대본을 빨리 보내드렸는데, 다들 여전하시더라.”

새 멤버 유진은 지구오락실을 보면서 크라임씬을 해보자 생각했다. 앞서 하니와 같은 포지션이다. (하니가) 여자 연예인인데 정말 뭐 가리는 거 없이 너무나 잘해줬는데, 그렇게 젊고 연기 베이스가 아닌 멤버가 한 명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워낙 월드 스타여서 스케줄을 맞추기 어려웠는데 어찌어찌 같이하게 됐고, 일단 굉장히 똘똘하고 아주 집요한 구석이 있다. 한번 물면 끝까지 놓지 않는 게 있어서 약간 사냥개 같은 느낌이다. 주현영 씨는 워낙 능청스럽게 연기를 잘해서 범인을 하면 너무나 잘할 친구라고 생각했고, 시즌2 김지훈 씨에 버금가는 연기를 보실 수 있을 것이다. 오히려 좀 빠져 나와도 되는데 저렇게까지 몰입을 하나 싶을 정도로주집착이라고 통했다. 끝까지 파헤쳐야 직성이 풀리는 게 있더라. 키는 작가의 추천이 많았다. 아시는 대로 만능이다. ‘놀라운 토요일에서 추리를 정말 잘하고, 연기도 했다고 하더라. 해서 크라임씬의 플레이를 잘하겠다 싶었고, 새 멤버들의 맏형이자 기존 멤버와의 가교역할을 정말 잘해주고 있다. 새 멤버들도 모두 크라임씬팬들이어서 이미 시뮬레이션을 하고 온 상태라 큰 이질감은 없으실 것이다. 그래도 첫회가 조금 낯선 느낌이 있다면 2회부터는 훨씬 잘한다. 해서 첫 공개 때 2회 에피소드를 한 번에 공개하는 이유도 있다.”

리얼 롤플레잉 추리 예능의 묘미

크라임씬은 한 사건에 범인을 포함한 용의자 6명의 리얼 플레이다. 제작진은 사건 현장을 세트로 구현하며 여러 단서를 배치하고, 플레이어들은 이를 찾아 서로 연합하거나 방어하며 범인을 찾는다. 사건마다 등장인물과 포지션(용의자, 범인)이 달라 제작진의 특정 의도가 개입하기 어려운 구조다.

출연자의 개인 캐릭터나 성향을 고려해 에피소드를 짤 수는 없다. 에피소드를 만드는 것부터 6명 인물이 모두 얽히고설키는 과정을 짜야해서 그중 누구는 이렇게 저렇게, 그럴 수는 없고 다만 여기에 어울리겠다는 출연자에게 배역을 주었기 때문에 나와는 안 맞는데?’ 하는 건 줄었을 것이다. , 플레이어가 우리가 심어놓은 모든 단서를 다 풀어낼 수가 없다. 해서 시청자가 그걸 찾아내는 재미가 있는 거고, 그를 위해 꼭 필요한 단서를 뒤에 보여주기도 하는데, 시간을 더 주는 정도로 융통성을 발휘할 수는 있다. 그런데 어쨌든 모든 힌트를 다 찾아야 하는 건 아니다. 힌트를 다 찾지 않아도 말은 된다. 어떤 때는 너무 많이 찾더라. 촬영이 새벽 1, 2시에 끝나는데 그래도 안 가더라.”

크라임씬은 일명 박강남 사건(미인대회 살인사건)을 비롯해 크루즈 살인사건, 통닭집 살인사건, 크라임씬 작가 살인사건, 산장 살인사건 등 추리 덕후들에게 여전히 회자되는 에피소드가 많다. 이번 시즌에서도 레전드 에피소드를 기대할 수 있을까.

박강남 사건은 나도 좋아하고, 워낙 많은 분이 좋아했는데, 사실 현장에서는 망했다고 생각한 에피소드다. 너무 빨리 끝났다. 지윤 씨가 굉장히 당황했었고, 제작진도 뭐지?’ 했는데, 다행히 진호 씨가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해서 길어졌지만, 그 정도 대박은 예상 못했다. 대박은 시청자가 얼마나 반응하느냐게 달린 것이지, 우리가 드라마틱한 게 필요해, 드라마틱하게 만들어줘’, 그럴 수가 없다. 물론 제작진도 시뮬레이션을 해보는데, 시뮬레이션을 한다고 현장에서 맞지도 않다. 플레이어들이 빨리 나온 단서는 결정적인 게 아닐 거라고 버리는 경우도 있다. 해서 (골고루) 빨리 찾으라고 시간제한을 두는 것이다. 1차는 최대한 많은 단서를 찾아서 연결하고 브리핑을 한다. 그러면 일단 분량은 나온다. 이후 2차는 현장에서 그냥 흘러가는 것이다.

▶ 향후 시즌 가능성

다시보기가 무한 가능한 OTT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이번에야 말로 크라임씬이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이 쏠린다. 이제는 시청자의 호응만 남았다. OTT의 기대 성적이라면 새로운 가입자 수 증가, 재생시간, 화제성 등이 새 지표가 될 것이고, 나아가 글로벌 반응도 기대할 만하다.

당연히 OTT와 훨씬 어울린다. 여기서 안 되면 이건 TV와 안 맞아그렇게 되는 거고, 제작비도 TV에서는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만큼 7년의 부담도 있고, 살면서 이런 걸 또 언제 해볼까. 이렇게 7년 후 다시 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나 하는 생각도 있다. 이왕 다시 왔는데 에피소드 5개 너무 짧지 않느냐는 말씀도 있는데, 방송을 보시고 '그래서 5개구나, 고생했겠구나' 하는 말씀을 들으면 좋겠다. 아직은 아무 이야기가 없는 상태고, 결과에 따라 향후 시즌을 결정해야 할 것 같고, 티빙은 해외 방영이 어떻게 되는지 잘 모르겠는데, 해외에서도 추리물을 되게 좋아하더라. 해외에서 상도 받았는데, 번역 때문에 어떨지 모르겠지만, (해외에도 나간다면) 좋은 반응을 얻으면 좋겠다. 어쨌든 설 연휴에 공개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티빙도 말씀하셨고, 말하자면 대목같은 느낌인데 그럴 때 공개하게 돼서 기쁘다. 매 주 하나의 에피소드가 공개되는데, 연휴이기도 해서 두 개를 공개하게 됐다. 두 개 에피소드가 정말 느낌이 달라서 재밌게 보시지 않을까 싶다.”

한편, 티빙 오리지널 크라임씬 리턴즈29() 공개된다. [사진제공=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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