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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ay초점] 제58회 대종상영화제, 정상화 발걸음은 성공적..남은 숙제도

  • 입력 2022.12.10 08:37
  • 수정 2022.12.13 00:39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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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사진=박병철 기자] 파행을 거듭했던 대종상영화제가 많은 영화인이 정상화에 힘을 보탠 끝에 올해 58회 시상식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영화인들의 자축이 이어졌으나 반면 풀어야 할 남은 숙제도 보인다.

9일 오후,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제58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이 거행됐다. 이날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은 작품상, 남우주연상, 각본상 등 주요 부문을 휩쓸며 3관왕을 차지했다. 감독상은 '킹메이커'의 변성현 감독이 차지했다.

작품상의 주인공인 박찬욱 감독은 해외 체류 중인 관계로 음성 메시지를 통해 소감을 전했다. 그는 연말에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며 특히 오랜만에 정상화된 이후 첫 대종상이라 영광스럽고, 잊지 못할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밝히면서 누구보다 박해일, 탕웨이 두 배우의 얼굴이 먼저 떠오른다. 그 밖에 많은 배우, 스태프들이 보고 싶다. '헤어질 결심'을 사랑해주신 많은 관객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남녀주연상은 헤어질 결심의 박해일, '인생은 아름다워'의 염정아가 차지했다. 박해일은 배우로서 영화를 대할 때 호기심이 저에게 가장 큰 동력이었다.”호기심을 잃지 않고 투박하게 실패하더라도 나아가겠다.”고전했고, 염정아는 “'인생은 아름다워'는 큰 행복을 준 작품이었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날 인생은 아름다워는 염정아의 여우주연상을 포함해 음악상, 남자 뉴웨이브상의 옹성우 등 3개 부문의 트로피를 챙겼다. 더불어 범죄도시2’가 촬영상, 편집상, 남자 피플스 어워즈상의 박지환까지 역시 3관왕을 차지했다.

남녀조연상은 한산:용의 출현의 변요한과 공조2’의 임윤아가 차지했고, 남녀신인상은 장르만 로맨스의 무진성과 불도저에 탄 소녀의 김혜윤이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특히 이날 가장 주목을 모은 부문은 공로상 시상이었다. 한국 영화 발전에 공헌한 영화인에게 수여하는 공로상은 최근 혈액암 투병이 알려져 대중의 안타까움을 산 배우 안성기가 그 주인공이었다. 직접 현장에 참석하지 못한 안성기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먼저 수상자에겐 축하를, 영화인들에게는 깊은 감사를 전했다.

이어 오래오래 영화배우로 살면서 늙지 않을 줄 알았고, 나이를 잊어버리고 살았는데 최근 들어 시간과 나이는 멈출 수 없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면서 지금 우리 영화와 영화인은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영광의 뿌리는 우리 선배 영화인들이 심고 키운 것이고, 또 지금의 우리 탁월한 영화인들의 역량과 땀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우리 영화와 영화인들의 발전을 기원하면서 대종상 행사 관계자 여러분께도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더불어 내 건강을 너무 걱정들 많이 해주시는데, 아주 좋아지고 있다새로운 영화로 여러분들 뵙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대종상영화제는 그간 수년간 공정성 시비와 내부 갈등으로 파행을 거듭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52회 시상식이었다. 당시 대종상 측이 대리 수상은 불가하다며 불참자에게는 상을 수여하게 않겠다고 했다가 황정민, 손현주, 유아인, 전지현, 김혜수, 한효주 등 그해 남녀주연상 후보 전원은 물론, 인기상의 김수현, 공효진을 포함 영화감독들마저 사전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시상식은 오히려 무더기 대리 수상이 속출했다. 진행을 맡은 신현준, 한고은은 시상자나 수상자가 누구인지조차 큐시트로 확인되지 않거나 대리 수상자도 마땅치 않으면 신현준이 대신 트로피를 챙기느냐 진땀을 빼야 했다.

특히, 다른 배우들에게 귀감이 되는 봉사와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스타에게 수여한다는 나눔화합상은 애초 배우 김혜자가 수상자로 선정되었다가 시상식 하루 전날 김혜자의 수상 자체가 취소됐다는 것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는데, 그렇다면 수상자가 누구라는 것인지, 시상 순서에는 있었으나 시상자도 수상자도 호명되지 않은 채 급하게 다음 순서로 넘기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를 지켜본 대중은 그저 실소를 금치 못했다. 국내 영화제 중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한다는 대종상의 공신력은 나락으로 추락했다.

이에 대종상의 부활을 꾀한 한국영화인총연합회는 올해 5'대종상 범영화인 대책회의'를 통해 6월 법원을 통해 위탁사의 단독개최를 막아냈고, 7월에는 대종상 정상화를 위한 범영화인 추진위원회를 발족하며 영화인과 관객을 위한 영화제를 만들겠다는 포부로 대대적 변화를 꾀했다. 그중 가장 큰 변화는 그간 출품제로 운영하던 예심방식을 선정제로 전환했고, 지난 8월에는 국민심사단을 도입을 공표했다.

국민심사단은 약 만 명으로,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신인상, 남우신인상 등 총 6개 연기자 부문의 심사에 참여한다. 투표는 전문심사단과 1:1 비율로 반영된다. 한국영화인총연합회는 심사단 모집을 위해 지난 60년간 수여된 대종상 트로피를 10종의 NFT로 제작했다. NFT를 보유하면 3년간 심사에 참여할 수 있고, 대종상 영화제 레드카펫 관람, 객석 초대, 리셉션 참석, 시상까지 다양한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한 쇄신이 통했을까. 올해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은 많은 영화인과 관객의 참여 속에 성황리에 시상식이 거행됐다. 이날 행사는 ENA와 유튜브로 중계됐고, 진행은 김태훈, 강나연이 맡았다. 이순재, 최정운이 홍보대사로 나섰다.

다만, 남녀 신인상 부문이 있음에도 신인상 격으로 뉴웨이브상이 신설된 탓에 신인상만 6명이 상을 탔다. 공신력을 높이고자 했다는 올해 시상식에서 ‘Only One’ 영광의 의미를 저버린 것만은 실로 아쉽다. 또한, 영화제 측이 발행하는 NFT는 단순 제공이 아닌 판매여서 또 다른 논란이 있다. 주연상, 조연상, 신인상 투표권에 가격 차를 둔 것도 의아하지만 심사 50%의 비율을 차지하는 만큼 NFT가 소위 투표권 장사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다. 영화제 측은 오스카(아카데미 시상식)와 같은 멤버쉽개념이라고 설명했는데, 이 제도가 향후 정상적인 기능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조금 더 지켜보아야 할 듯하다.

이하, 58회 대종상영화제 수상작() 명단.

작품상=헤어질 결심 감독상=변성현(킹메이커) 여우주연상=염정아(인생은 아름다워) 남우주연상=박해일(헤어질 결심) 여우조연상=임윤아(공조2) 남우조연상=변요한(한산:용의 출현) 신인여우상=김혜윤(불도저에 탄 소녀) 신인남우상=무진성(장르만 로맨스) 신인 감독상=박이웅(불도저에 탄 소녀) 공로상=안성기 각본상=박찬욱·정서경(헤어질 결심) 뉴웨이브상 여우=박세완(육사오조윤서(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뉴웨이브상 남우=옹성우(인생은 아름다워박재찬(시맨틱 에러:더 무비) 음악상=김준석(인생은 아름다워) 미술상=류성희·이하준(외계+1) 촬영상=주성림(범죄도시2) 시각효과상=제갈승(외계+1) 피플스 어워드 여우=오나라(장르만 로맨스) 피플스 어워드 남우=박지환(범죄도시2) 조명상=이성환(헌트) 의상상=권유진·임승희(한산:용의 출현) 편집상=김선민(범죄도시2) 다큐멘터리상=이일하(모어) 시리즈영화 감독상=이주영(안나-감독판) 대종이 주목한 시선상=신수원(오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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