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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렛미플라이', 프레스콜 하루 전 문자 공지 "현장 질문 없다"

  • 입력 2022.03.29 21:48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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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프로스랩
사진제공=프로스랩

[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뮤지컬 렛미플라이측이 프레스콜 행사 하루 전, 기자들에게 현장 질문이 없음을 공지했다. 명색이 프레스콜(presscall) 행사인데 기자의 질문을 받지 않겠다니, 취재 기자에게 대놓고 받아쓰라는 이야기인가.

뮤지컬 렛미플라이는 내일 30일 오후 2,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1관에서 프레스콜을 진행한다. 그런데 오늘 오후 530, 홍보팀에서 보낸 문자에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하여 기자간담회는 사전에 미리 준비된 질문으로 진행하고자 한다.”추가 질문은 추후 서면 인터뷰, 창작진 인터뷰로 진행해주시기 바란다.”는 내용을 하단에 추가했다. 행사 하루 전, 그것도 업무 종료 30분 전에 급작스러운 공지다.

앞서 지난 16, 제작사 측은 기자들에게 서면으로 행사 참여 여부를 물었는데, 이때만 해도 이러한 내용은 없었다. 29, 문자를 확인한 후 홍보팀에 확인한 결과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이크를 돌려쓸 수 없다는 판단에 회의 중 결정된 사안이라며 변경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다만 본 기자가 현장에서 추가 질문이 있을 경우, 행사 직후 제작진 3인만 따로 자리를 마련해 15분 정도 간략한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답변이었다.

문제는, 프레스 행사는 기자 한두 명이 아닌 언론 전체의 공동 취재 현장이라는 점이다. 현장의 질문이 많든 적든 그 시간 안에는 기자 누구나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런 시간을 갖자고 만든 것이 프레스 행사인데, 질의응답 시간이 있어도 기자는 질문할 수 없고, 그래도 궁금한 게 있으면 서면이든 인터뷰든 따로 하란다. 이게 무슨 경우인가.

기자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이고 기자들이 사용하는 마이크가 무대 위로 올라가는 것도 아닌데 마이크를 돌려쓸 수 없어서라는 이유도 쉽게 이해할 수 없지만, 부득이 결정되었다면 내일 행사는 온라인 실시간 송출을 겸해 취재 기자가 현장에 가지 않도록 했어야 마땅하다. 현 상태라면 내일 렛미플라이프레스콜에 참석한 취재 기자들은 멀뚱히 앉아 강제 받아쓰기만 하고 나올 판이다.

유독 공연계는 언론을 홍보 2사단쯤으로 여기는 모양새다. 방송, 가요, 영화 등 장르를 불문하고 프레스 행사를 통틀어 기자의 질문이 차단되는 행태는 비단 공연계에서만 드러난다.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제작발표회를 진행할지언정 기간을 넉넉히 두고 기자들에게 사전 질문을 수집해 그를 바탕으로 질의응답을 진행하는 것이 기본인데 렛미플라이측은 그마저 제작사 측이 만든 질문을 하겠다고 하니 이것을 프레스 행사라 할 수 있는가.

결과적으로 이번 렛미플라이측의 정상적이지 않은 프레스콜 진행은 사진, 영상, 현장 인터뷰 등 홍보 소스를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이 프레스콜이라 여기는 공연계의 분위기도 한몫하고 있을 터다. 앞서 대형 공연제작사들도 취재 기자들을 불러모아 자체 사전 질문으로만 질의응답을 진행했다가 항의를 받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블로그나 웹진 운영자의 프레스콜 출입을 허용하기도 다반사다. 이런 행태를 버젓이 할 수 있는 이유가 프레스콜이라는 행사의 취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공연 제작사에게 프레스콜은 많은 사진과 영상이 나갈 수단일지 모르나 프레스 행사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기록이다. 언론이 직접 물을 수 있어야 하고 각 매체 고유의 시각을 담은 다양한 기사가 공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를 바탕으로 작품에 관한 대중의 논쟁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 그것이 프레스콜의 진정한 취지이고 언론의 역할이다. 대기자가 사라진 공연계의 씁쓸함은 하루 이틀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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