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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강상준, 왜 서울예술단이냐고요?
이은진  |  tvjnews@tv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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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07  10:4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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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나빌레라’로 만난 배우 강상준의 인터뷰, 1편에 이어.

강상준은 지난 2017년 서울예술단에 입단했다. 애초 연극에만 관심이 있어 극단에서 활동했다가 선배들의 활동을 보면서 음악과 춤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뮤지컬로 눈을 돌렸다. 중앙대 음악극 선배이기도 한 조풍래와의 인연을 통해 서울예술단 입단을 목표로 노래와 춤을 배우게 됐다고.

“극단에 있을 때만 해도 저는 뮤지컬에 큰 관심이 없었어요. 그냥 연극만 하고 싶었는데, 연극을 하면서 선배님들을 두루두루 뵙다 보니까 잘하시는 분들은 그런 거 안 따지고 다 잘하시더라고요. 아, 저게 맞나 보다(웃음). 풍래 형 통해서 서예단이 어떻다는 걸 좀 알고 있었고 1년에 한 번 인턴을 뽑는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뮤지컬을 전공해서 꾸준하게 해온 친구들보다는 아무래도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았어요. 특히 학교 교수님이, 김성녀 선생님이 극단 ‘미추’에 계셨고 ‘미추’에서 오래 활동하신 선배님들과 따로 교류도 하면서 느낀 게, 배우로 꾸준하게 2~30년 활동하는 게 되게 어려운 거구나. 대학로에 있으면서도 이걸 오래 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너무 힘들겠는데 오래 하면서도 잘해야 하잖아요. 그때쯤에 너무 절실해서 워크숖이며 세미나를 다 찾아다녔고, 서예단 입단으로 동기 부여를 해서 1년 동안 노래도 배우고 춤도 배우고 진짜 열심히 준비했었죠.”

그런 면에서 서울예술단의 규칙적인 시스템과 훈련은 이제 막 뮤지컬에 입문한 배우에게 최상의 환경이다. 거기에 인턴 시절부터 급여가 있어 생활도 안정적일 수 있었다.

   
 
   
 

“좋은 배우로 성장할 수 있는 굉장히 좋은 시스템이라고 생각했어요. 몸 쓰고 연기하고 노래하고, 그러면서 경제적으로 안정적이기도 하고요. 1년 정도 극단 생활을 했었는데 그때는 생계도 따로 하면서 훈련도 사비를 들여야 했어요. 그런데 여기서는 처음에 인턴으로 있을 때부터 월급도 받고(웃음), 잘하는 선배님들을 보면서 배우는 것도 큰데, 정시 출근 정시 퇴근, 그 안에서 매일 규칙적인 생활과 훈련을 하잖아요. 그 자체가 저한테는 굉장히 큰 매력이었어요. 그리고 어디서든 제가 작품에 바로 투입될 사람이면, 역할을 하든 앙상블을 하든 그럴 수 있으면 되는데 저는 그럴 능력이 안 됐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럼 그 사람들 옆에라도 있자’ 그게 제일 컸고요.”

서울예술단에서 가장 매력적이었던 부분은 서울예술단이 가무극 형태의 작품을 주 레파토리로 제작하는 만큼 한국 무용을 했던 자신의 장점을 살릴 수 있으면서도 매 작품 다양한 장르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서울예술단이 좋은 게 전통적인 것뿐만 아니라 한국사회에 이슈가 될 만한 무언가를 계속 이야기하는 단체다 보니까 그것에 대한 만족도가 굉장히 커요. 한번 두 번 하고 마는 게 아니라 그런 작품들을 꾸준히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물론 연기나 노래에 관한 훈련도 많이 하지만, 특히 여기는 안무가 선생님들이 다른 장르의 전문가분들이 많이 오시잖아요. 이번에 유회웅 선생님도 그렇고 전에 차진엽 선생님이나 유현영 선생님도 오셨고. 그렇다 보니까 아직도 뭔가 전학 온 학생처럼 신기하고 즐거울 때가 많아요(웃음). 그런 분들이 함께하시는데 솔직히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들기는 하는데, 그래도 그런 분들을 제가 어디에 가서 쉽게 만날 수 있을까 생각하죠.”

   
 
   
 

강상준은 고등학교 때만 해도 랩에 심취해 있었다고 한다. 자신의 생각을 랩으로 풀어내는 것이 좋았다고 하는데 대학교 때 본격 연극을 접하면서 긴 호흡의 작품 안에 메시지를 담는 연기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원래 랩을 했어요. 어려서는 치기 어린 신념 같은 게 있잖아요. 해서 고등학교 때는 무조건 래퍼의 인생을 살겠다는 게 있었고(웃음), 자기 발언을 음악으로 풀어내는 게 멋있었거든요. 대학교에 가서도 좀 겉도는 아이였는데 교수님이 깊이 있는 희곡들을 다루셨고, 저를 많이 잡아주셨어요. 연기를 하다 보니까 고민이, 삶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잖아요. 괜히 좀 철학적인데(웃음), 그럼 인간으로 가게 되고 세상으로 가게 되고, 그걸 마음껏 해도 되는 직업이더라고요. 랩은 3분이라면 연극은 1~2시간 쭉 호흡도 길어서 뭔가 더 세심하게 이야기할 수 있고 생각하게 되고 소통할 수 있고, 그게 좋았어요.”

당시 강상준은 랩 실력도 꽤 뛰어났던 모양이다. 고등학교 때는 YG엔터테인먼트에서 오디션 제의도 있었다고 한다. 한때 유명해지는 것과 하고자 하는 것 사이에서 갈등도 있었다. 기획사들의 러브콜을 받았을 정도의 랩 실력을 갖췄음에도 배우가 되겠다는 결심을 굳힌 시기가 인생 가장 큰 전환점이 됐다.

   
 

“고등학교 때 제가 랩하는 모습을 어떻게 보신 분들한테 연락이 오기도 했어요. YG에서 오디션 보러 오라는 제의도 있었고, 심지어 제가 본 오디션이 ‘빅뱅’ 오디션이었을 거예요. 대학교 때 같이 랩을 하는 친구들이 하나둘 유명해지면서 그때가 고민이 가장 많았어요. 유명해지려고 이걸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실제 유명한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고, 유명해지면 잘하게 되는 건지 아무것도 모르겠더라고요. 그러다 졸업할 때쯤에 든 생각이, 유명해지는 건 속된 말로 사주팔자지(웃음), 좋아서 하는 작업에 만족하고 그렇게 하다 보면 언젠가 좋은 일이 생기지 않겠냐 싶더라고요. 랩을 할 때도 대중적이거나 유명한 래퍼가 되고 싶었다기보다 언더그라운드 성향이 강했던 사람이라 스토리텔링이나 시적인 가사를 쓰는 스타일을 좋아했거든요. 지금은 잘했다 싶고(웃음), 열심히 해보자, 좋은 날 있겠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울예술단은 세대교체 중이다. 일명 ‘슈또풍’ 페어로 불리는 박영수, 김도빈, 조풍래 등 스타급 플레이어들이 대거 퇴단하면서 지난 3년간 서울예술단은 주연급 캐스팅에 객원 배우들의 참여로 이를 메꿨으나 현재는 강상준, 신상언, 김용한 등 일명 '이메다즈'로 불리는 젊은 배우들이 차곡차곡 이 빈틈을 조이고 있다. 예술단 측에서는 최대한 이들이 빨리 성장해주기를 바랄 것이고, 이들은 그 기대에 부응해야 할 책임도 가질 것이다. 강상준은 입단 이후 현재까지 주말에도 연습실에 나와 개인 훈련을 하고 있다고 한다.

“처음에는 그런 책임이나 부담을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신과 함께’에서 처음 원귀를 시켜주실 때만 해도 저도 스스로 그만큼의 실력이 안 된다고 생각했었고, ‘윤동주’ 때도 슈또풍 형들이 오셔서 같이했는데, 그러면서 형들이 좋은 말씀도 해주시고 많이 도와주셨어요. 부담이나 책임이 분명 존재하고, 밖에서 보는 시선이 있을 수 있는데 우리도 그랬고 더 위에 형님들도 있었으니까, 개인 훈련 게을리하지 말고 그냥 열심히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개인 훈련에 필요한 요령들도 많이 알려주셨고요. 해서 이제는 연기나 춤, 그런 준비에 시간을 더 많이 투자하고 있고, 묵묵히 각자 할 몫을 잘하자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예술단이 지난해 선보인 가무극 ‘다윈영의 악의 기원’은 스스로에게 가장 의미 있는 작품이었다고 한다. 당시 연기한 ‘레오 마샬’은 배우 인생 처음으로 자신이 만든 자신의 캐릭터였다.

“저는 ‘다윈영의 악의 기원’이 제일 좋았어요. 왜냐면 초연 창작에서 제 역할을 만들어 본 게 ‘레오 마샬’이 처음이었거든요. 그전에는 형들이나 객원 선배님들이 만들어놓으신 캐릭터를 연기했던 거라 어느 정도는 그분들만큼 해주길 바라는 게 있었는데 ‘레오 마샬’은 제가 처음인 거잖아요. 캐릭터의 작업적인 면도 그렇고 원작이나 공연에서 이야기한 주제도 저와 취향에 잘 맞았고, 그런 여러 부분에서 저한테 가장 의미 있는 작품이었어요. 그래서 이번 ‘나빌레라’도 좀 남다르고요. 어쨌든 한 1년 정도 형들이 했던 캐릭터를 연기한 경험이 많이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처음에는 좀 답답하기도 했고 어떤 부분에서는 해석이 다르기도 했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작업으로 많이 배웠구나 싶더라고요.”

강상준은 배우 외에 또 다른 욕심도 있었다. 그간의 자신의 경험이나 랩을 했던 경력을 살려 랩뮤지컬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한다. 일단은 그저 꿈이라면서도 생각은 꽤 구체적이었다. 공모전에 출품해 보려는데 만약 3년 안에 작품이 공연되지 않으면 공모전에서 떨어진 것으로 알아달라며 폭풍 너스레를 보탰다.

   
 

“나중에는 연출을 해보는 게 꿈이에요. 저랑 같이 자취했던 문창과 동생이 쓴 소설이 있는데 ‘문학동네’에 등단한 친구예요. 요즘으로 치면 ‘SKY 캐슬’ 같은 배경에 약간 지질한 교포 원어민 선생님을 만나서 힙합의 세계를 배우게 되고 크고 작은 사건을 겪으면서 성장하게 되는 성장 스토리예요. ‘마틸다’와 ‘B 클래스’가 섞인 지질한 ‘다윈영의 악의 기원’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거든요(웃음). 소극장 랩 뮤지컬로, 아직 생각만 하고 있는데 동생도 좋다 하고, 개인적으로는 3년 안으로 대학로에서(웃음), 일단 지르는 거죠. 그렇다고 지금 당장 어떤 단계에 들어가 있지 않아요, 꿈이라는 거죠. 어쨌든 공모전이나 지원사업에 꼭 내 볼 건데 만약 3년 안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공모전에서 떨어진 겁니다(폭소). 어쨌든 하긴 할 거거든요.”

연출가로서는 또래들과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고 한다. 전문 연출가의 노련함에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그 나이여서 누구보다 잘 아는 이야기를 풀어보고 싶다. 사회적 부조리를 꼬집고 싶었던 래퍼로서의 기질을 연출가로 발휘할 날을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세대마다 역사적인 사건이 다르고, 그 세대들만의 중추적인 불만들이 있잖아요. 요즘은 ‘N포세대’다 그런 말도 많은데, 저희 세대는 특히 꿈이나 생계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큰 것 같아요.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부모님 세대에 비하면 훨씬 많은 것들이 충족되어 있다 보니까 결핍에서 찾아지는 꿈들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런 간절함이 없다기보다도 그런 사건을 만나기 어렵게 부모님들이 너무 안전하게 잘 길러주셔서 그게 시간이 지나고 보면 더 고통스러운 것 같아요. 제 주변에서도 보면 자기가 정말 원하는 걸 잘 모르겠는, 그래서 현실의 벽이 더 높아지는 느낌을 많이 받거든요. 해서 이 나이일 때, 저희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는 것도 좋겠다. 물론 연출의 능력이나 기술적으로는 모자랄 수 있겠지만, 제 또래들의 고민이고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들과 공감을 이루는 것은 훨씬 수월하지 않을까. 해서 더 나이 들기 전에 우리 세대의 꿈에 관한 이야기, 성장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요. 이것도 저의 꿈이죠(웃음).”

한편, 서울예술단 신작 창작가무극 ‘나빌레라’는 오는 5월 12일까지 서울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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