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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김서형, 'SKY캐슬'로 '갓서형' 불릴 수 있었던 이유

  • 입력 2019.02.07 06:42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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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드라마 'SKY 캐슬' 종영으로 만난 배우 김서형의 인터뷰, 1편에 이어.

이번 김주영의 엄청난 성공은 김주영이라는 독특한 캐릭터에도 있겠지만 그를 김서형이라는 배우가 연기했기 때문으로 평가되고 있다. 보통 캐릭터에 먼저 열광하고 그를 연기한 배우를 조명해가기 마련인데, 이번 김주영은 처음부터 끝까지 ‘김서형에 의한 김주영’으로 조명받았다. 김서형의 메소드 연기에 시청자들 역시 ‘갓서형’이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고 김서형과 염정아의 카리스마 연기 격돌을 보는 맛은 ‘캐슬 앓이’를 이끈 일등공신이다. 김서형은 손에 든 물건 하나, 찻잔을 놓고 내리는 동작까지도 전부 김주영에 맞춰 신경 썼다고 한다. 이는 극 중 김주영의 전세역전을 직관적으로 설명한다. 그럼에도 김서형은 조현탁 연출에게 모든 공을 돌리는 겸손을 보이기도 했다.

“저는 정말 얻은 게 많았어요. 카메라를 보고 연기한 타이트 샷도 전부 감독님이 시킨 거였고, 감독님의 연출에 의해 김주영이 마왕이라는 캐릭터가 된 거고, 그러면서 이후에 더 붐이 되지 않았나. 해서 촬영이 굉장히 힘들었어도 더 신났던 것 같고, 개인적으로는 대사톤을 어떻게 잡아야 하나, 자칫 사극 톤이 될 수 있어서 일단 김주영이라는 인물의 스타일링을 해보자. 가방을 손에 들고 걷는 장면에서도 (가방을) 크게 흔들지 않았어요. 딱 각지게 옆에 붙여 들고 있었고, 엄마들과 만났을 때도 처음에는 테이블 위에 손을 올려놓지도 않았죠. 같이 차를 마실 때도 찻잔을 입에서 떼는 모습, 손을 내리는 모습부터 시작했어요. 손을 올리는 순간 감정 표현이 많이 될까봐 자제했던 거예요. 그러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손을 올리게 되고 이후에 한서진을 만났을 때는 어깨를 툭툭 치기도 해요. 김주영이 판을 리드하게 된 거죠. 그리고 보통은 한 컷, 한 컷 끊어가면 그만일 수 있는 장면인데 감독님은 그걸 끝까지 따라오시더라고요. 내가 어떤 연기를 해도 감독님이 좋아하고 촬영 감독님은 그걸 계속 찍고 있고 그게 또 방송으로 나오고. 해서 내가 뭘 어디까지 연기했는지 모르다가 방송으로 확인하는 경우도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까 정말 힘들고 피곤한데 현장에만 가면 너무 즐겁고 재밌는 거예요. 이 작품하면서 내가 카메라를 이렇게 좋아했었나, 처음 알게 됐죠(웃음).”

김주영이라는 인물의 서사는 매우 불친철했다. 딸 케이(조미녀 분)와 관련된 남편과의 과거사, 오른팔과도 같은 조선생(이현진 분)과의 관계도 극 후반에서야 조금씩 밝혀졌다. 서사는 극히 부족하면서도 사건과 미스터리의 최전방에서 움직여야 하는 김주영을 연기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을 터다.

“시놉시스에 나와 있는 김주영, 대본에서 제가 아는 이야기는 정말로 그게 다였어요. 이후에 한서진과 김주영이 가장 같은 맥락에 있는 사람이라는 얘기를 들었고, 김주영이 악마 같다고는 하지만 정말 악만 있다면 그런 열등감과 패배감을 느낄 수 있을까? 연민이 있지 않다면 케이를 만났을 때 그렇게 울 수 없다고 생각했죠. 교통사고라든가 남편과의 관계는 살짝 듣기는 했지만 예상보다 더 뒤에 나왔는데, 그냥 감정을 쌓아둬야 하는 구나, 알아서 좋을 건 없겠다 싶었어요. 해서 한 번도 김주영에 대해서 묻지 않았어요. 오죽하면 쫑파티 때 작가님이 그동안 답답했을 텐데 어떻게 전화 한통을 안 하느냐고(웃음). 작가님도 김주영이 정말 어려웠다고 하시더라고요. 김주영은 제자리에 앉아서 수를 두는 패턴이이어서 그때그때의 감정 조절이며 표정이며 감을 찾기가 굉장히 어려웠는데, 사실 다른 작품을 할 때도 생각하고 추리하는 걸 좋아해서 시놉을 미리 보지 않는 편이에요. 이번에도 감독님이 안 가르쳐주시니까 그냥 또 그런가보다 물어보지 않았어요. 알고 하면 오히려 연기를 만들어내지 않을까 싶었던 것도 있고요. 저는 혜나가 죽는다는 것도 모르고 촬영했어요(폭소).”

그러한 김서형의 활약은 동료 배우들도 인정하고 있었다. 특히 극 중 우양우를 연기한 배우 조재윤은 최근 인터뷰에서 ‘SKY 캐슬’ 최고의 수훈갑으로 김서형을 꼽기도 했다.

“조재윤 씨 인터뷰 저도 봤어요. 아유, 정말 감사했죠. 조재윤 씨와는 ‘기황후’ 때 만났는데 이번에 김주영 역할을 200% 소화해줬다고, 김서형의 전성기라고 할 때, 뭔가 가족이 하는 말이 더 큰 위로가 되고 특별할 때가 있잖아요. 정말 고맙더라고요.”

무엇보다 ‘SKY 캐슬’은 좋은 작품, 훌륭한 연출, 내공 있는 배우들이 만난 시너지가 대한민국을 뒤흔들 성과와 화제성을 만들 수 있음을 입증한 점에 주목하게 한다. ‘SKY 캐슬’ 최종회는 23.779%(닐슨코리아 유료플랫봄 전국기준)라는 놀라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tvN 드라마 ‘도깨비’를 꺾고 비지상파 역대 최고 시청률 드라마로 우뚝 섰다. 이는 스타 마케팅을 최우선으로 하는 천편일률적인 드라마 제작 프레임에 경종을 울린 일대 사건으로도 꼽힌다.

“40대 배우들이 한꺼번에 나오는 이런 드라마 없다고 하는 기사들도 봤어요. 그런데 정말로 우리가 그렇게 할 게 없나? 있는데 안 쓰는 거죠. 대중이나 시청자들은 이미 눈높이가 높아졌는데, 누가 해도 내공 있는 사람이 해야 할 거 같은데 어린 배우들이 할 때가 있고, 그런 걸 보면 안타깝죠. 많은 배우들이 그런 콘텐츠에 목말라 있는데 왜 안 써줄까. 그래도 다행인 건 요즘에 드라마 제작 편수가 많아졌고, 자꾸 도전하는 작품들이 생기고 좋은 배우를 찾아내는 과도기에 있는 게 아닌가, 이게 지상파든 비지상파든 그런 상황이 아닌가 싶어요. 해서 넷플릭스 쪽에서 도전하는 드라마도 생기는 것 같고, 그리고 이제는 국내 시청자들도 해외 드라마를 찾아보는 시대잖아요. 저도 요즘 영국드라마를 봐요. 훨씬 디테일하더라고요. 그런 새로운 도전이 많아지면 찾는 배우도 다양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서형은 설 연휴에도 해외 화보 촬영일정이 잡혀 있고 연휴 직후인 2월 10일부터는 3박 5일간 태국 푸껫으로 ‘SKY 캐슬’팀의 포상휴가도 예정되어 있다. ‘쥐어짜듯’ 1년을 쉼 없이 달려왔지만 그런 김서형의 휴식은 길지 않을 전망이다. 인터뷰 말미 그는 “작품하면서 쉬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일하는 게 좋다.”며 또 빠른 시일 내에 차기작을 결정하고 싶다고 밝혔다. 26년차 배우의 열정은 세월과도 비례하는 모양이다. [사진제공=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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