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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김서형이 밝힌 '쓰앵님' 김주영의 A to Z

  • 입력 2019.02.07 06:03
  • 기자명 이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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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투데이뉴스=이은진 기자] 드라마 ‘SKY 캐슬’을 통해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배우 김서형이 드라마 종영과 함께 인터뷰에 나섰다.

JTBC ‘SKY 캐슬’은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SKY 캐슬 안에서 남편은 왕으로, 제 자식은 천하제일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명문가 출신 사모님들의 처절한 욕망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리얼 코믹 풍자극으로, 김서형은 극 중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으로 분했다.

의뢰를 받는 입장이지만 0.1% 사모님들도 쥐락펴락한 김주영의 다크 카리스마는 김서형에 의해 전무후무한 캐릭터로 완성됐다. 첫 전성기로 통하는 SBS ‘아내의 유혹’ 당시 줄곧 고함을 지르는 통에 ‘버럭애리’라는 별명을 얻은 바있었던 김서형은 이번 김주영 역할에서는 올백 헤어스타일, 검은 의상, 차분하면서도 단호한 목소리, 속을 알 수 없는 표정, 두려울 정도의 매서운 눈빛을 장착했다. 김주영을 둘러싼 사건과 반전이 연이어 터진 직후 13회 엔딩에서 슈베르트의 ‘마왕’을 들으며 야릇한 미소를 짓던 모습은 김서형의 제2의 전성기의 신호탄과 같았다. 이후 김주영 캐릭터에서 비롯된 ‘쓰앵님’, ‘마왕’을 주제로 “OO을 들이십시오”, “전적으로 믿으셔야합니다” 등의 대사는 온갖 패러디로 재생산됐다.

지난 달 29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진행된 배우 김서형의 이야기를 전해본다.

김서형은 1994년 KBS 16기 공채 탤런트 출신이다. 어느 덧 데뷔 26년을 맞은 베테랑 배우지만 작품으로 포상휴가를 가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동안 작품 많이 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포상 휴가를 가요(웃음). ‘캐슬’ 덕분에 ‘제2의 전성기’다 그런 좋은 말씀도 많이 들어서 정말 감사하고. 그런데 저는 오히려 편안해요. ‘전성기다’ 이런 분위기는 10년 전에 (‘아내의 유혹’으로) 찍어봤으니까. 그런데 그때랑은 또 다른 게 지금은 10대 친구들도 좋아해주시더라고요. 그만큼 팬층이 더 두터워졌다는 거. 다 ‘캐슬’ 덕분이죠. 밖에 나가면 알아봐주시고, 그건 저뿐만 아니라 다들 마찬가지일 거예요. 아무튼 좋아요. 다 같이 빛 보고 있는 거니까. 저에게도 지금이 전성기라고 한다면 정말 ‘캐슬’ 덕이고. 진짜 이 작품은 조현탁 감독님에게 너무나 감사한 작품이고요, 또 작가님이 ‘전적으로 믿으셔야합니다’ 그런 대사를 주셔서 또 감사하고요.”

김주영이라는 캐릭터가 이만큼 사랑받을 것을 짐작할 수 있었을까. 이 부분 만큼은 스스로도 놀랍다고 한다.

“입시라는 게 아이들과 학부모 모두 궁금해하고 공감하는 부분이잖아요. 그런 이유 때문인지 저런 선생님이면 공부를 더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인 건지, 그래서 사이비 종교가 생기나?(폭소), 저도 궁금해요, 이 정도까지인가. 교육이나 입시에 이런 강력한 선생님이 필요한가? 저도 신기하게 바라보는 게 있어요. 일단 스토리에서 휘몰아치는 전개와 캐릭터도 다들 강한 특색이 있고 누구 하나 빠지지 않게 주인공처럼 느껴지게 하고 있어서 김주영도 더 부각된 면이 있다고 보고요. 지금까지 보여줬던 규정된 선생님이 아니고, 그런 특색있는 역할에 목마름이 있었나 싶은 생각도 해요. 개인적인 제 생각으로는 어쩌면 만화에나 나올 법한 선생님이지 않나 싶고요.”

김서형은 그동안 사극, 현대극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3,40대 여배우로 필요한 ‘센 캐릭터’를 거의 도맡다시피 했다. ‘SKY 캐슬’도 마찬가지다. 많은 작품이 김서형의 이지적인 이미지와 연기력을 원했고 이는 특별출연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스스로야말로 자신의 기능을 가장 잘 알고 있는 터다. 가장 최근의 MBC ‘이리와 안아줘’는 분명 특별출연으로 제안받고 출연한 작품인데 분량도 상당했거니와 어느 순간 등장인물에서도 여섯 번째 순서로 바뀌었더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특별출연이라고 저를 왜 쓰겠어요(웃음). 뭔가 센 에너지를 원하시는 거죠. ‘이리와 안아줘’도 특별출연이었고 소시오패스 기자 역할이었는데 대충 할 수가 없었어요. ‘저기서는 잘해주고 여기서는 못해?’ 그러면 안 되니까. 어쨌든 그렇게 시작은 했는데 특별출연이 이렇게 분량이 많고 빡셀 줄이야(폭소). 나중에 보니까 인물소개란에 특별출연도 아니고 그냥 등장인물 여섯 번째로 순서로 바뀌어 있더라고요. 당시에 영화까지 4작품을 하고 이제 정말 에너지가 바닥 났을 때였는데 ‘캐슬’이 들어왔어요. 과연 이 어마어마한 배우들의 에너지 사이에서 또 할 수 있을까? 분명 나를 원할 때는 임펙트 있는 에너지를 원할 텐데 그게 과연 될까? 정말 걱정이 많았고 그렇게 솔직하게 말씀도 드렸어요. 그런데 감사하게도 감독님께서 원한다 하시고 너무 믿어주셔서 그렇게 발을 들이게 됐는데, 어쨌든 저는 또 그만큼 안 하면 안 될 것 같고(웃음). 해내야 하는 게 저의 몫이잖아요. 제가 들어가서 연기 못해서 이들에게 민폐가 되긴 싫었거든요. 그렇게 쥐어짜기까지 정말 힘들었어요. 그래도 시청률이 잘 나오니 또 좋고(웃음). 그런데 최근에 또 특별출연이 왔더라고요. 이번에는 정말 안 되겠다고 정중하게 말씀드렸죠.”

그렇게 다시 에너지를 쥐어짠 김주영은 준비부터 철저했다. 제작발표회에서 김주영의 콘셉트를 블랙으로 잡았다고 언급한 바도 있었는데 이는 김주영의 다크한 이미지와 제대로 맞아떨어졌다.

“평상시에도 블랙을 좋아해요. 멋스럽기도 하고 상대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는 색이죠. 검정이 수축되어 보이기도 하지만 내가 입었을 때 제일 세련되고 멋스럽게 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사실 이후에 캐슬 엄마들과 어울리는 장면들이 않지 않을까, 그런 때에는 좀 더 화려해도 되지 않을까 했는데 이후에도 그냥 쭉 코디를 하고 있더라고요(웃음). 이미 이렇게 분위기를 탔는데 갑자기 머리를 풀고 색깔을 주려면 그 이유가 또 분명해야 하는데 계속 코디를 하고 있는 모습이 뚜렷해서 바꿀 수가 없는 거예요. 해서 김주영이 집에 있는 장면에서는 다른 분위기로 신경을 썼죠. 코디는 코디, 김주영은 김주영, 그런 대비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싶어서 특히 한서진을 집으로 불렀을 때는 한서진보다 더 화려하게 보이려고 일부러 머리도 풀고 립스틱도 진한 와인색을 바르고 굉장히 신경 썼던 기억이 있어요.”

김주영의 명장면을 13회 ‘마왕 엔딩’을 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김서형 역시 이 장면이 김주영 최고의 장면이 될 것을 짐작했던 터다. 혹시 엔딩이 바뀔까 노심초사 했다는 말에서 그를 짐작할 수 있었다.

“대본에 이미 배경음악이 ‘마왕’이라고 나와 있었고, 대본을 보면서 노래를 들었는데 정말 깜짝 놀랐어요. 그냥 음악을 들으면서 대본을 보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돋더라고요. 오죽하면 엔딩이 바뀔까봐 노심초사했을 정도에요(웃음). 원래는 ‘우주가 다칠 겁니다’하고 엔딩이었는데 갑자기 경찰차가 오고 하더라고요. 이게 벌써 나오면 다음에 뭘로 시작하지? 했는데, 그 장면이 엔딩에 나오더라고요. 와, 감독님이 괜히 엔딩 장인이 아니신 거예요. 저도 마왕 엔딩보면서 ‘어머 저거 누구야, 김서형 어디 갔어?’, 김서형이 없는 거예요. 처음으로 ‘김주영이다’, ‘김주영 되게 무섭다’ 그랬던 것 같아요.”

특히 예서(김혜윤 분)와 명상 교육을 하는 장면에서 김서형의 눈동자가 온통 검은색으로만 보여 ‘마왕’이라는 이미지를 더욱 크게 부각시켰는데, 이 장면을 두고 시청자들은 CG냐 실사 촬영이냐를 두고 이야기 꽃을 피우기도 했다. 더욱이 이 장면에서의 대사는 김서형의 아이디어였다고.

“저도 그 장면을 봤어요. 그런 이야기가 있더라고요(웃음). 저도 보면서는 뭐지? 신기하다 했는데 촬영은 항상 했던 것과 똑같았어요. 그런데 그날따라 카메라 각도를 훨씬 더 위에서 아래로 내려찍듯이 찍어서 그런지 정말 눈동자만 까맣게 보이더라고요. 그런 눈빛으로 ‘사랑해 예서야’ 하다보니까 더 그런가 싶기도 하고요. 원래는 대사가 없었는데 감독님이 하고 싶은 얘기가 있느냐고 하셔서 ‘사랑해 예서야’ 어떻겠느냐고 했더니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동안 한서진(염정아 분)에게서 예서를 많이 떨어뜨려 놓은 상태고 스티커 사진도 찍고 그렇게 쌓아온 것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정도면 이런 말이 가능할 것 같았어요. 그리고 이 당시가 김주영이 케이 때문에 그렇게 된 건가, 예서를 빼앗아오려는 건가, 그런 가상 시나리오를 막 내놓고 있었을 때였고, 항상 케이를 멀리서만 지켜보던 마음이 예서를 보면서 더욱 극대화 됐던 때라 그런 대사를 하는데도 아무렇지 않더라고요. 그렇게 완성된 장면이었죠.”

※ 드라마 'SKY 캐슬' 종영으로 만난 배우 김서형의 인터뷰, 2편으로 이어집니다. [사진제공=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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